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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교환 학생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11.4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비밀리에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온 교환학생을 받는다.
교환학생이래 봤자, 100년 후 미래에서 사학을 전공하는 동문들이지만.
2018년 서울의 생활사를 연구하러 온 2118년의 남자, 현호.
그런 그의 시크릿 멘토로 간택된 국사학과 수석, 다희.
두 사람의 유쾌한 룸메이트 생활이 궁금하다면
학기 '등록'을 서두를 것!

-내 일상을 망치러 온, 나의 교환 학생.

 
A.I. Phobia (2)
작성일 : 19-11-10 16:57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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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AI 로봇이 진짜 사람을 죽여?”

 “어. 떠나오기 이틀 전에도 살인 사건이 났었어.”

 “살벌하구나, 그 동네.”

 로봇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현호는 집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다. 다희가 집 안 어딘가 숨겨 놓은 로봇 청소기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침 배도 고픈 차에, 다희는 점심을 먹으러 가자며 그를 데리고 나왔다.

 “안심해. 아직 여긴 그 정도로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거든. 볼래?”

 다희는 핸드폰을 꺼내 잠시 만지작거리더니 송화구에 입을 바짝 갖다 댔다.

 “‘산쪼메’ 가는 길 알려줘.”

 그러자 화면에 우는 표시와 함께 글자가 나타났다.

 -다시 말해주세요.

 마이크를 가리지 않았는지 확인하신 후 자연스럽게 말해 주세요. 여자 로봇의 음성이 화면에 표시된 안내 말을 읽어주었다. 다희는 짧게 한숨을 쉬고 다시 명령했다. “사안쪼오메에!” 이번엔 더 정확하게 식당 이름을 발음했다.

 -주변의 산 정보예요.

 “아니, 아니, 산 정보 말고! 날도 더운데 누가 등산을 가?”

 -오후 날씨는 영상 30도로 많이 덥겠어요. 무더운 여름이지만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화이팅!

 다희는 묻지도 않은 날씨 얘기를 꺼내는 핸드폰 액정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의사 소통 안 돼서 복창 터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화병 걸려 죽는 게 아니고서야, 얘한테 살해 당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셔!”

 풉, 하고 현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옆에서 쉴 새 없이 떠드는 다희의 말소리에 마음이 안정을 되찾았다. 학교에서 골라준 멘토에 대한 의심이 조금은 거둬졌다. 이 아이, 한번 의지해 봐도 좋을 것 같아.

 “이게 일본 라멘이라는 거야. 네 건 돈코츠라멘이고 내 건 카라카라, 매운 거야.”

 맵다는 말에 현호는 으,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낮에 맛본 고추장 맛이 떠오르는지 혓바닥을 날름거린다.

 “왜 일본 음식점에 왔어? 난 한식이 더 좋은데.”

 다희가 데려온 라멘집은 5평 남짓의 작은 가게였다. 가까스로 들여 놓은 네 개의 테이블과 벽면에 일렬로 쭉 세워 놓은 피규어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일본 특유의 감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일본인인지 주문을 도우러 왔는데 어째 한국말이 어눌했다.

 “하루에 세끼, 네 달이면 못해도 360낀데 뭐가 걱정이야? 한식 아주 지겹도록 먹게 해줄 테니까 오늘은 그냥 이거 먹자. 배고프단 말이야, 나도.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돌아다녀서. 여긴 내 단골집이자 맛집이야. 먹고 맛 없으면 내가 살게!”

 “이거, 내가 사는 걸로 돼 있는 거야?”

 부잣집 도련님이란 소리에 아무 죄책감 없이 얻어 먹으려고 했다. 뜨끔한 다희가 눈꺼풀을 여러 번 깜박이며 말했다.

 “그 옷…! 아침에 먹은 삼각 김밥! 그거 다 내가 사줬으니까, 이번엔 네 차례지. 카드도 받았잖아.”

 “계산이 빠르네.”

 현호가 젓가락을 집었다. 계산 건은 이렇게 넘어가주려나 보다 생각하고 다희도 국수 그릇을 잡았다. 젓가락으로 라멘을 휘적거리더니 현호가 국수를 조금 집어 올렸다. 입에 넣는 순간까지 마주 앉은 다희를 쳐다보았다. 다희는 현호의 반응이 궁금했다. 이곳에 와 하는 제대로 된 첫 식사였다. 입맛에 맞기를 바랐다.

 “맛이… 있네.”

 “진짜?” 다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응, 괜찮아. 식감도 부드럽고, 담백하고.”

 “많이 먹어.” 다희는 그제야 국물 한술을 떴다. 칼칼한 국물에 밴 숙주 향이 아주 일품이었다.

 “근데, 거기선 식사를 어떻게 해? 식량난 같은 게 있는 모양인데.”

 질문을 하나 던지고, 다희는 국수 한 젓가락을 후루룩 입에 넣었다.

 “곤충.”

 턱, 하고 면발이 목젖을 강타했다.

 “뭐?”

 “누에, 귀뚜라미, 메뚜기.”

 “그만 그만……!”

 입맛을 뚝 떨어뜨리는 현호의 설명을 다희는 멈춰야만 했다. 당황해 하는 다희를 보며 현호가 미소를 지었다. 왠지 더 골려 주고 싶단 말이야.

 “배추벌레 터진 색깔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먹기가 아까울 정도라니까.”

 “그만해, 토 나올 거 같아.”

 큭큭, 하며 현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곤충만 먹고 사는 건 아니야. 배양육이나 식물 공장에서 배양된 채소, 곡류로 요리를 해먹기도 해. 귀찮을 땐 그냥 알약 하나 먹고. 하루 영양분이 다 들어 있거든.”

 “먹는 행복이 얼마나 큰데, 우리 후손들 참 불쌍하네.”

 설명을 마친 현호는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이맛살을 모으며 먹는 모습이 정말 맛있어하는 것 같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고 싶은 기분이 이런 걸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아!”

 식당을 나서는 다희가 농담조로 고개까지 숙이며 밥 얻어 먹은 인사를 했다.

 “좋아, 불쌍한 후손 등쳐먹으니까?”

 “등쳐먹다니, 오해가 깊네, 이 친구. 다, 너 돈 계산하는 거 연습 시키려고 그런 거야.”

 핑계 좋네, 하며 현호는 카드를 주머니에 넣었다. 계산 후 받은 영수증은 신기한지 자꾸 들여다봤지만.

 “기분이다, 후식은 이 누나가 쏠게!”

 다희는 근처 편의점에 쏙 들어가 금방 아이스크림 두 개를 들고 나왔다.

 “뭐 먹을래?”

 그녀의 왼손엔 나선형 모양의 붉은 포장지가, 오른손엔 메론이 그려진 녹색 포장지가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었다.

 “이게 뭔데?”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뭐야, 설마 이것도 못 먹어 봤니?”

 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충격을 받은 다희의 입이 좀처럼 다물어지지 않았다. 어머니, 아버지, 지금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100년 후에 태어났더라면 전 분명 굶어 죽었을 거예요.

 현호는 조심스레 붉은색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색감도 모양도 그쪽이 더 자극적이었다.

 “그건 입안에 넣고 돌돌 굴려가며 먹어야 제맛인데.”

 다희는 오, 하는 입모양과 함께 입 앞에 가져간 두 손을 비볐다. 현호가 그 모양을 그대로 따라서 했다.

 “맛있어?”

 “응.”

 눈썹을 들어올린 채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현호는 꼭 이유식을 처음 시작한 아기 같았다. 세상에 내가 모르는 맛이 너무도 많아, 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다희는 흐뭇한 표정으로 메론 맛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었다. 냉동 상태가 안 좋았는지 다소 흐물거렸다.

 “그건 무슨 맛이야?”

 “메론. 달달해.”

 “먹어보고 싶어.”

 “안 돼, 네 거나 먹어.”

 다희는 현호를 지나쳐 앞서 걸었다. 신호등 앞에 서서 보란 듯이 아이스크림을 반이나 끊어 먹었다.

 “치사해서 안 뺏어 먹어.”

 먹어 치우는 속도를 높이는 다희에게 현호가 순순히 포기 선언을 했다. 다희는 흥, 하며 입가를 실룩였다.

 “이다희……!”

 그때,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누군가 크게 다희의 이름을 불렀다. 팔을 열심히 흔들며 여기, 여기, 하는 건 다름 아닌 수빈이었다.

 헙. 기회는 이때다 하고, 현호가 고개를 쑥 들이밀어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먹었다. 방심했다.

 “야, 김현호……!”

 “달달하네.”

 “너이씨!”

 “이게 더 맛있는 거 같은데? 너 일부러 나 이거 줬지?”

 “주긴 뭘 줘! 네가 고른 거잖아!”

 “내 쪽으로 살짝 미는 거 다 봤어. 사기꾼.”

 “사기… 하, 죽을래?”

 “어? 흐른다!”

 다희가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이 햇볕에 녹아, 연두색 국물이 밑으로 죽 흘렀다. 현호와 다희는 순간적으로 아이스크림을 향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대조되는 온기가 입술에서 느껴졌다. 이내 진한 메론향이 후각을 마비시켰다.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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