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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종신형
작가 : 종신형
작품등록일 : 2019.10.14

부동의 백야
얼굴장인
모독적 십자가
무너진 하늘의 별자리
그 끝에서 나는
변화하는 기둥을 오를 것이다.

언제부터 일까 나는 물방울이 그릇에 떨어지는 것 처럼 뜬금없는 꿈을 꾼다.

 
십자가 마을
작성일 : 19-11-10 17:49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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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일단 미인 누나도 웃으며 배웅하고 대머리 아저씨도 당당하게 이동하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니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은 생각을 멈추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할 것 같지만 멈추면 반은 가다고들 하지 않은가? 스스로 자기 합리화는 궤변을 낳지만 그렇다면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여기다."

 

 대머리 아저씨가 가르친 곳은 높고 아름다운 십자가였다. 이곳은 하나하나가 화려하기 짝이 없었지만, 저 십자가만큼은 별다른 장식이 없었고 별다른 재질을 사용하지 않고 오롯이 나무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왜일까 그십자가는

 

 "아름답다.."

 

 그저 더없이 아름다웠다. 선하나에 감정과 생각 그리고 고뇌가 가득 찬 모습은 절로 울컥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나는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제각각 추모하는 모습은 달랐지만, 그 감정은 모두 같을 것이다.

 

 잭 다니엘

 

 나의 두번째친구

 

 든든한 아군

 

 감정을 나눈 친구

 

 행동을 공유하는 가족

 

 그를 서술할 수 있는 단어는 수없이 많다.

 

 "좋은 곳에 가기를"

 

 잭 다니엘

 

 그의 죽음을 서술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

 

 상실

 

 고통

 

 얄팍한 부정으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내장 속에서 소용돌이친다. 바닥에는 십자가의 역광으로 생긴 그림자가 보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슬퍼하는 것이 아녔다.

 

 "잘 있어"

 

 축복해주는 것이다. 그의 얼굴도 그의 늠름한 어깨도 그의 비범함도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의 목숨이란 이리도 덧없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고 그 가치보다 그 묵계가 가벼워 바람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와의 추억은 이곳에 묻고 갈 것이다.

 

 그의 얼굴

 

 그의 행동

 

 그의 말투

 

 그의 생각

 

 그의 감정

 

 모두 이곳에 놓고 갈 것이다

 

 "만약... 만약에.. 한번 생각이 나면 다시 와도 되지?.."

 

 어느순간 나는 울고 있었다 대답할 일 없는 질문을 허공에 던지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죽음이란 것은 어느 것보다 강렬했으며 끈적이는 감정이었다.

 감정은 시간에 의해 마모되고 언젠가 그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 소중하게 보관할게"

 

 그러니

 모든 것을 이곳에 놓고 갈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조금쯤 사용해도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흐윽.."

 

 어두운 밀실에 2명의 훌쩍임이 가득했다.

 

 

 

 

 

 

 

 

 

 

 

 

 

 

 

 

 

 

 

 

 

 

 

 

 

 

 "으흑.."

 

 눈이 부어 까졌다. 이것 참 뭐라 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교회 앞 계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대머리 아저씨와 함께 있었다. 그의 근육도 눈이 부어버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듯했다.

 

 "하하하!"

 

 그의 근육질 얼굴에 퉁퉁 부은 눈구덩이가 퍽 우스워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의 표정은 약간 부르퉁해보였지만 안심한 표정이었다. 그러고는 그는 계단에 누워 하늘을 보며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계단에 누운 것은 그다지 선호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개운한 표정은 나도 덩달아 눕고 싶어지게 했다.

 

 "아저씨 이제 어떻게 할거여?"

 

 여차저차 해서 여기까지 동행하게 되었으나 그와의 인연은 어디까지나 잭 다니엘을 거친 것이었다. 이제는 더는 그가 나와 동행할 이유는 없었다. 그 사실은 불안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이별의 설렘일 것이다.

 

 "글쎄... 그리고 언제까지 아저씨라고 부를 거느냐? 내 이름은.."

 

 "앗 차가!!"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다. 뒤에서 다가온 엠브라의 찬 손 공격 나의 목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무슨 이야기해?"

 

 그녀가 다정하게 물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내민 것은 뜨거운 음료였다.검은 비닐봉지에 넣어둔 3개의 다른 맛의 음료를 직접 나누어주고 내 옆에 앉았다.

 

 "이제 어떡할지 고민 중이야"

 

 그녀가 건네준 따뜻한 무엇인가의 캔을 따며 말했다. 그 따뜻함은 이곳의 추위에서 이겨낼 수 있는 약간의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잭 다니엘의 시신을 찾고 싶어"

 

 대머리 아저씨가 말했다. 그가 말한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 복잡한 동굴이 무너졌으니 어디에 묻혀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고 그곳에는 상당히 많은 시체가 묻어있으니 만약 얼굴에 문제가 생겼다면 식별조차 쉬운 것이 아녔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을 결코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나는 세상을 여행해보고 싶어"

 

 근 1달 동안의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내가 전부라고 생각한 것은 LED 속 검은 철자들일 뿐이었다. 세상은 너무나도 풍부했고 무자비했으며 무의미했다. 나는 이제 겨우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알려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괴로운 사건일 것이다. 이 결정은 추후 분명 후회할 것이란 예감이 들었지만, 나에게는 선택이란 권리가 존재했다.

 

 "나는 밤바다랑 같이 가고 싶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엠브라가 말했다. 나의 의사를 묻기도 전에 대답했지만, 그 호의 가득한 미소는 내가 미소로 화답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들과 있다면 나는 그들을 행복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다.

 

 관계란것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것이었다. 설원에 봄을 가져온 돌팔이 의사가 말했다. 사람은 잊힐 때 죽는 것이라고

 

 그렇기에

 

 나는 지금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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