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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여동생을 주워 왔더니 마교 교주라고 합니다만?
작가 :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9.11.10

여동생이 가지고 싶었던 나. 어느날 갑자기 그 꿈이 이루어졌다.

 
아라의 카페 생활은 무림보다 지옥이다(1)
작성일 : 19-11-10 15:22     조회 : 358     추천 : 0     분량 : 7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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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랜만에 나온 바깥세상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맑은 공기에 취해 심호흡을 하며 기지개를 쭉 폈다. 이제 그럼 여동생을 찾으러 가 볼까?

 

 “음?”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지.

  수려한 자연 속에서 결코 맡을 수 없는 익숙한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고기다. 틀림없다! 이건 고기를 굽는 냄새다! 내내 잊고 지냈던 공복감이 완전히 상실된 게 아니라고 증명하듯 뱃속에서 꿈틀거리며 고개를 든다. 군침이 돌았다.

 

 ‘저쪽인가?’

 

  수련동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연기. 깊은 산속인데 무언가를 태우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냄새의 방향으로 봐도 분명 저곳이 고기를 굽는 장소임에 틀림없었다. 난 재빨리 몸을 날렸다. 마치 활처럼 쏘아지는 육체에 스스로 놀라버린다.

 

  슈퍼맨이 된 기분이다. 조폭 수십 명을 때려잡는 무도가처럼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난 두어 번의 도약으로 그 장소에 다다랐다.

 

 “엥?”

 “오, 나왔네.”

 “하여간 굶어 죽을 팔자는 안되는군요. 어떻게든 살고자 발악하는 그 생존 본능에 경의를 표합니다.”

 

  연비와 서연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곁에서 고기를 자르고 굽고 불을 관리하며 시중을 드는 남자들도 있었다.

  문지기를 하던 자들이다.

 

 “어때, 좀 도움이 되었어?”

 

  태연히 묻는 여동생을 떨리는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유령을 본 것 같다.

 

 “대, 대체 어떻게 너희가 여기 있냐? 혹시 내가 나올 날을 미리 알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으~ 이렇게 감격스러울 데가. 아무리 무시한다고 해도 오빠는 오빠라는 건가! 여동생과 식객의 세심함에 감동하여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ㅡ

 

 “무슨 소리야? 너 들어간 지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어.”

 

  연비가 무참히 그것을 무너뜨렸다.

 

 “……어째서?”

 “설명 못 들었어? 그곳은 명계로 향하는 통로와도 같아. 당연히 지상의 시간과는 흘러가는 시간이 다르지. 아예 명계로 들어가 버리면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지만.”

 “아, 그러냐.”

 

  에휴, 그럼 그렇지. 그래도 이렇게 허기진 날 위해 고기 구워 주고 있다는 거에 만족하자.

 

  그런데 왜 내 밥그릇으로 보이는 게 없을까?

 

 “교주님, 다 익었습니다. 호호 불어가며 드시지요.”

 “음, 고맙다. 엇? 오돌뼈가 있잖아! 당장 잘라내어라!”

 “존명!”

 

  저 개그 조직을 일망타진하지 않으면 전국에 있는 수많은 오빠가 울 거다. 이것은 성전이다. 전국의 오빠들을 대신하여 몹쓸 여동생과 그의 일당을 해치우는 게 나의 소명인 것이다.

 

  그리고 고기는 나의 차지다.

 

 “나도 고기 내놔!”

 

  성난 사자처럼 달려들었다. 뒷짐을 지고 서 있던 남자가 재빨리 앞을 가로막는다. 그러고 보니 이 자식, 전에 날 동굴로 집어던졌겠다?

 

  재빨리 다리를 움직여 잠행삼보의 수법으로 그의 측면으로 돌아갔다.

  남자의 경악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대로 주먹을 뻗었다.

 

 “으랏차, 한성호 식 붕권!”

 “커어억!”

 

  무언가 반탄력을 느끼는 순간 그는 나의 강맹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붕 날아갔다. 막상 사람을 패 보니 새삼 이 힘이 놀랍다. 조금 더 강하게 내질렀다면 뼈라도 부러졌을 거다.

 

  커다란 배신감에 날 약오르는 그들에 대한 복수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인간의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자극하는 식탁 앞에서 내 주먹은 거침없었다. 배고파 죽겠단 말이다!

 

 “호오, 제법 성취를 이루었구나. 뭐 본래 그 정도는 했었으니, 놀랄 것도 없지.”

 “시끄러워! 다음은 너다. 정의의 꿀밤을 받아라!”

 “과연 이래도 날 공격할 수 있을까?”

 

  연비는 길길이 날뛰는 날 비웃듯이 말하며 삼겹살을 입에 물었다. 반쯤 삐죽 나온 고기가 혓바닥처럼 꿈틀거리며 날 약 올린다.

 

  뭔 더러운 짓거리야. 고기를 먹을 거면 불판에 있는 걸 먹으면 되는데.

 

 “엥?”

 “후후, 이미 삼겹살은 모조리 제 뱃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교주님께서 취하신 저것이 마지막 한 점이죠. 멋집니다, 교주님! 이런 무뢰한에게 줄 고기는 필요 없습니다. 어서 드시죠!”

 

  그 새 다 먹었다고? 꽤 남아 있었는데?

 

  아니, 서연이 두드리고 있는 배를 보니 진짜인가 보다. 임신 몇 개월 되었다고 해도 믿겠다. 연비를 잘 따르는 건 좋지만 저 기이한 식성까지 본받을 필요는 없잖아.

 

 “후후후, 어때? 먹고 싶지?”

 “너 그 상태로 잘도 말하네. 안 힘드냐?”

 “시끄러워. 너 따위에게 본좌의 손을 더럽힐 필요도 없지. 어떠냐?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빌면 이 고기라도 뱉어 주마. 아하하ㅡ 웁!!!”

 

  안됐지만 지금의 내게 그따위 짓은 도발 축에도 들지 못한다.

  그 단호한 생각을 가슴에 품은 채 여동생의 입술과 고기를 한꺼번에 맛봤다.

  뒤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뒤통수를 꽉 움켜쥐고 있는 건 옵션이다.

 

 “교, 교주니이이이이임~!”

 

  서연의 외마디 비명이 산천을 흔들었다.

 

 “웁, 우웁.”

 “쭙~ 쭈웁~ 할짝. 푸하아~!”

 

  음, 맛 좋군.

  질겅질겅 되새김질을 하며 득의양양하게 서 있는 나와 달리, 연비는 젤리처럼 흐물흐물 움직이며 무너져 내렸다.

 

  조금 부끄럽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세이프다. 오빠가 여동생과 뽀뽀할 수도ㅡ 있지는 않겠지만 놀리는 녀석에게 굴복할 수는 없단 말이다.

 

 “미, 미쳤어! 당신은 미친 것입니까!”

 “미치지 않고서야 버티겠냐. 빛도 물도 없는 곳에 설명도 없이 처박아 두더니 나오자마자 약 올리기나 하고. 진짜 배고프다고. 거기 너.”

 

  뻣뻣하게 서 있는 남자를 불렀다. 동료가 나가떨어진 후 내내 굳어 있던 문지기다. 사색이 된 그는 차려 자세로 답했다.

 

 “네, 넵!”

 “내 밥도 좀 준비해 줘라. 배고파 죽겠다고.”

 

  앞으로 더욱 뻔뻔하고 파렴치한 남자가 되어주마. 이들의 죄목은 내 결심을 우습게 봤다는 거다.

 

 “……야.”

 

  음? 뭐지. 이 살기는. 단번에 날 짓이길 듯 무겁게 압박하는 기운이 바늘처럼 전신을 찔러온다. 급히 내력을 운용해 암수에 대비하며 몸을 돌렸다.

 

 “헐.”

 

  진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선명히 보일 정도로 무지막지한 힘을 내뿜는다. 그건 이제껏 봐온 모든 무림인을 통틀어 비할 자가 없을 정도로 흉흉했다.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며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여동생이 저승사자처럼 보인다. 아니, 악마 그 자체다!

 

  연비는 식탁 옆에 세워 둔 천검보를 들어 끌렀다. 칠흑처럼 까만 매끄러운 검 집이 빛에 휘감긴다.

 

 “이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녀석이, 사람이 계속 도와주고 있는데 감히…….”

 “야야, 진정해. 오빠다! 오빠라고! 진! 정! 해!”

 “본좌의 첫 키스를 가지고 갔단 말이냐!!”

 

  마침내 그녀의 검이 검집 밖으로 뽑혀 나오는 순간.

  거대한 폭발이 숲을 뒤흔들었다.

 

 

 

 

 

  힘겹게 밥을 우물거리며 씹었다. 입안이 아프다. 전신 타박상에 상처투성이. 이만하길 다행이다. 내력을 총동원하여 강기를 만들지 않았다면 진작에 가루가 되어버렸을 거다.

 

  겨우 배를 채우니 좀 이성이 돌아온다. 살 것 같았다.

 

 “으, 배부르다. 그런데 신기하네. 고작 그것밖에 지나지 않았다니.”

 “세상의 인지에 벗어나 있는 곳이니까. 그래서 본교에서도 특별한 사람들만 출입하는 거다.”

 “누가 제대로 설명해 줬으면 좋았잖아.”

 

  째릿.

 

 “하지만 결과가 좋으니 다행이지, 으흠.”

 

  역시 저 녀석은 무섭다. 아직은 몸을 좀 사릴 때다. 무림지존의 길은 험하군.

 

 “정말이지, 진짜 믿을 수 없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평소라면 쿨하게 넘기던 연비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길 수 없었나 보다. 내가 생각해도 좀 돌발행동이기는 하지만 원인 제공을 한 건 저쪽이 아니던가. 볼을 긁적이며 표독스러운 시선을 회피했다.

 

 “남매인데 뭐 어때.”

 “치, 친남매는 아니잖아!”

 “고기도 너도 좋으니까 그렇지.”

 

  그녀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우리 사이에서 눈을 좌우로 굴리며 노려보고 있는 서연이 아니었다면 한 소리 더 했을 것이다.

 

 “그쯤 해 두시죠. 교주님도 지나치셨습니다. 물론 저 파렴치한 호색한의 행동은 용납 받을 수 없는, 인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었지만 교주님도 힘을 너무 쓰셨어요.”

 “그, 그건.”

 “덕분에 본교의 수련동이 훤히 드러나게 생겼습니다. 저거, 어쩔 겁니까?”

 

  서연이 가리키는 곳을 차마 보지 못하고 연비는 고개를 숙였다.

  나 역시 폭언에 대거리를 할 수 없다.

  책임감을 느끼고 여동생과 함께 반성했다.

 

  동굴을 가려줘야 할 숲의 상당수가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날아갔다. 고작 검을 한 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그런 상식적인 잣대를 들이댈 때가 아니다. 이대로면 다른 무림 세력에게는 물론 인간들에게도 이 일이 알려질 것이다.

 

  서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두 사람을 불렀다. 재빨리 부복하는 건 한 명뿐. 내게 얻어맞은 남자는 비틀거리며 걸어오다 자빠진다. 그녀의 눈가에 드리워진 그늘이 짙어졌다.

 

 “정말이지.”

 “하, 하명하십시오.”

 “본교에 연락해서 이 일대를 당분간 폐쇄하라 하십시오. 이 일이 다른 문파의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잘 알고 있죠?”

 “존명!”

 

  괜히 일만 만들어준 것 같아서 조금 미안했다.

 

 “그런데 이 수련동, 단순히 내가 무공을 익힐 수 있게 준비한 건 아니지?”

 “그야 당연하지. 그 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었잖아.”

 “저…… 연비야. 그런데 열 살 때 내가 받았다는 내단은ㅡ”

 “……볼일 끝났으면 돌아가자.”

 

  역시 이쪽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하네. 어색한 분위기에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일어났다.

 

  터덜터덜 기차역으로 향하며 가만히 그녀들의 눈치를 살폈다. 덕분에 힘도 찾고 여행도 했는데 이 무거운 공기를 바꾸고 싶었다. 백팩 안에 넣어둔 상자를 만지작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그것을 꺼냈다.

 

 “잠깐만.”

 

  상자를 받아든 그녀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귀여운 여동생들에게 초연한 듯 헛기침을 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떠들었다.

 

 “그, 그거 별거 아니야. 그냥 너희 휴대폰도 없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현세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스마트폰 정도는 필수가 아닐까 하고 있었거든.”

 “흠, 뇌물입니까? 그렇다 해도 당신의 위치가 바뀌지는 않습니다만 뭐 비싼 거니까 넓은 아량으로 특별히 용서해 드리죠. 아메바에서 벌레로 승격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거냐?

  내심 기뻐하는 서연과 달리 연비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부터 느낀 건데, 이 녀석은 나와 가깝게 지내면서도 그 이상 다가오려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새침한 성격 때문에 힘든 줄 알았는데 그것과는 다른 이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그 붉은 눈동자에 실려 있다.

 

 “저기…….”

 

  살짝 그 감정을 엿보려 한순간, 여동생은 날 외면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고마워.”

 

  연비가 지금껏 내게 보여준 수많은 모습들 중 어느 게 진짜일까.

  나는 아직도 집에서 연비가 내 등에 달라붙어 떨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어쩌면 내 여동생은, 상상하기도 힘든 삶의 무게를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난 그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저 애가 말했던 것처럼,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 의심은 필요 없다.

 

  반드시 될 것이다. 여동생이 기댈 만큼 든든한 오빠가.

 

 

 

 

 

  집에 돌아오니 비로소 묵은 피로가 밀려온다. 빨리 들어가서 씻고 드러눕고 싶었다. 몇 달은 여행하고 돌아온 기분이다. 실제로는 하루도 안 지났지만.

 

  그런데 문에 꽂혀 있는 괴상한 편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건 뭐지?”

 

  분홍색 편지봉투에 분홍색 편지지. 딱 봐도 소녀스러운 기운이 물씬 풍기는 게 수상쩍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어떤 결론에 도달했다.

 

 “내게 온 러브레터!”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잖아. 줘 봐.”

 

  연비의 푸념에 편지를 넘겼다. 너무하다.

 

  그것을 읽어 내려가는 여동생의 낯이 점점 잿빛이 된다. 대체 뭘까? 혹시 마교에 뭔가 큰일이 터진 건가? 이제 힘이 있으니 여동생과 함께 싸울 수 있다. 속으로 각오를 다지며 편지의 결과를 기다렸다.

 

 “이럴 수가.”

 

  마침내 눈을 뗀 연비는 긴 탄식을 늘어놓았다. 심연에 잠긴 듯한 눈동자가 나로 하여금 끝없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역시 저건 보통 편지가 아니다. 마교의 서신이 분명하다. 귀여운 편지지는 적의 눈을 속이기 위한 눈속임! 아니, 그런데 기왕 속일 거면 가스요금 이런 걸로 위장하는 편이 낫지 않나?

 

  조심스럽게 여동생에게 물었다.

 

 “뭔가 문제가 생긴 거야?”

 “있잖아.”

 

  갑자기 날 돌아본 여동생은 애절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너, 내 오빠지?”

 “응? 어어 뭐 그렇지. 하하~ 오빠지.”

 “그렇다면 동생의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줄 수 있겠지? 예를 들어 내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걸 변호해 준다든가, 합의금을 지불해 준다든가.”

 “너 뭐 경찰서에 소환될 만한 짓 했냐?”

 

  미심쩍은 눈으로 되묻자 여동생은 발끈하며 외쳤다.

 

 “내가 아니야! 홍 장로라고!”

 

  홍 장로?

  아아, 아라 말이구나.

 

  뭔가 사고라도 친 건가. 합의금? 아니, 그런데 돈이 들어갈 일이면 굳이 내게 말할 필요도 없잖아. 난 아무 재력도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그렇다면 연비의 말은 단순한 예시일 뿐, 실제로는 아라가 굉장히 귀찮은 일에 휘말린 게 틀림없다.

 

  좋아, 피곤하기는 하지만 나서 보자. 이제 무림인 따위 겁나지도 않는다. 팔을 걷어붙인 후 연비의 어깨를 꽉 잡았다.

 

 “걱정 마. 이 오빠만 믿어라. 대신 앞으로는 때리지 말고. 말도 좀 잘 듣고.”

 “응? 그, 글쎄 그건 상황을 보고…… 아무튼! 홍 장로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난 가기 싫어. 네가 대신 가서 좀 수습해주지 않을래? 나 이 애만 보면 이젠 머리가 아파.”

 

  쩝, 통제하기 어려운 녀석 같으니.

 

 “아라가 왜? 싸움이라도 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야.”

 

  어깨너머로 슬쩍 편지를 본 서연은 고개를 내저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태도로 보아하니 이런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여동생이 가기 싫다는 이유는 대강 안다. 애초에 꺼려 하고 있었으니까. 흠, 하지만 나도 피곤하고 귀찮은데 이거 맨입으로 받아야 하나.

 

  음, 여기서는 딜을 하는 게 합당하다.

 

 “알겠어. 내가 해결할게. 대신 맨입으로는 안 돼.”

 “이, 이미 입술도…….”

 “그런 게 아니야 멍청아! 어떤 오빠가 여동생을 그런 대상으로 보겠냐!”

 

  연비는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날 노려보았다. 어쩌라고. 나는 떳떳하다.

 

  마침내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내게 물었다.

 

 “알았어. 뭘 원하는데?”

 

  원하는 거야 간단하지.

  검지를 세우며 제안했다.

 

 “하루 동안 착한 여동생이 되어 볼 것. 그것만 지킨다면 내 당장 달려가 아라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어.”

 

  마침내 교섭이 타결되었다. 불타오르는 의욕을 한껏 드러내며 여동생에게서 편지를 건네받았다.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 교주님께.

 - 아르바이트 잘릴 것 같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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