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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작가 : Aksu
작품등록일 : 2019.11.5

거듭된 불행에 절망한 청년은 신을 원망하며 자신의 목숨을 내버리려 했다.

하지만 자신을 '신'이라 지칭하는 사내가 나타나 1440분, 신의 지혜를 쓸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해주고 절망으로부터 청년을 구원해준다.

5년 후, 스스로 신이라 소개한 사내로부터 구원 받은 청년은 한 중견기업의 CEO가 되었고, 자신을 구원해준 그 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5년 전 자신이 목격한 신의 권능을 사용하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구원하는 자와 구원 받은 자, 구원을 희망하는 자와 구원을 빼앗으려는 자.
이 수라장에서 현수는 다짐한다.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이 시간을 쓰겠다'고.

 
27화
작성일 : 19-11-09 02:32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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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누구 전홥니까?”

  경현이 책상 위에 맨발을 올려놓은 채 벅벅 긁으며 석연에게 물었다. 이에 석연은 그런 그의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흘겨보며 대꾸조차 해주지 않은 채, 곧장 기혁이 보냈다는 문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는 김기혁 서장이 전하려는 게 무엇인지 알아챘고, 진정되지 않는 마음과 떨리는 손을 애써 참아내며 경현을 향해 고조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외쳤다.

 “강 경위! 지금 안 경사 팀이랑 다 있지? 바로 출동 준비해!”

 “에엥? 지금요? 아, 설마…,”

  경현은 더 이상 묻지 않아도 석연의 표정을 보고 그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오늘 당직을 자진해서 지원한 것도 그 이유였기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국제 보육원의 실마리가 잡혔다. 그 메시지를 알아챈 경현은 테이블로 주먹을 한 번 내리치며 흥분된 마음을 표출했고,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로 연락을 취했다.

  석연도 가만히 서 있질 못하고 서둘러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현이 경찰 조끼를 챙겨 입으며 석연에게 다가가 걱정스럽다는 투로 그에게 물었다.

 “팀장 님, 정말 가실 생각이십니까?”

  경현의 눈에 석연의 움직이지 않는 왼쪽 팔이 눈에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짙게 묻어났다. 이에 석연은 권총 주머니에 총 한자루를 찔러 넣고는 그의 오른손을 경현의 어깨 위에 올려놓고 자신의 결의를 표현하기라도 하려는 듯 꽉 잡으며 답했다.

 “강 경위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는 알겠는데, 이건 내가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이야. 어쩌면 신이 그 놈들 아직 살아있으니 얼른 잡아서 조지라고 살려준 것일 수도 있지.”

 “하지만 고작 한 손으로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그 때 사건은 제 사건이기도 합니다. 가시지 말라고는 안 하겠습니다. 그러니 현장지휘는 안 경사와 제게 맡겨주시죠.”

  그의 말에 석연이 쓴웃음을 지으며 그의 어깨에서 손을 떨어트렸다. 그리고는 책상 위에 놓여있던 액자를 집어 들어 바라보았다. 무언의 거절. 부탁을 말로 거절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그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걸 경현이 모를 리 없었다.

 “팀장님!”

 “나 경찰대학 때부터 백발백중이라 불리던 사람이야~ 뭘 그리 걱정하나? 놈들 따위는 이 한 손으로도 충분해.”

  충분할 리 없다. 안석연은 열이면 아홉, 사격만 했다하면 목표물을 대부분 명중시킬 만큼의 실력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손 사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8구경 총을 쏘면 그만큼 반동이 있을 것이고 오랜 기간 쉬었었기 때문에 그 반동을 든든하게 받쳐줄 근육도 부족하다.

  물론 그는 한 손 사격술 훈련을 받긴 했었지만 당시에도 명중률이 크게 떨어졌었다. 이런 몸 상태로 총을 쏜다면 당연히 총을 제대로 쓸 수 있을 리 없는 것이다. 그랬기에 석연은 자신의 권총실력 보다는 튼튼한 발차기를 주력으로 삼고자 하지만 그것마저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 실로 현장에 바로 투입되기에는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도 그가 이 사건에 직접 관여하고자 하는 건, 누구보다도 그 때의 참상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에 의해 고통만 받다가 결국에는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수아를 위해,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아가 죽은 것에 대해 분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놈들이 수아를 노린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런 판단에 석연은 모든 원인을 라이다 조직에게 두고 자신의 목숨을 잃는 한이 있어서라도 자기 손으로 직접 놈들을 척살하고자 이렇게나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나 설득할 생각하지 말고 어서 준비나 해. 늦겠다.”

  석연이 경현의 등을 몇 번 토닥이고는 서둘러 밖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무슨 말을 한들 그가 멈출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말리려 노력해도 그의 고집을 꺾을 정도의 기량은 경현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석연을 설득하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사실 수아가 죽고 경현도 많은 생각을 했었다. 자기가 그 때 놀이동산에 같이 갔다면 지금과는 결말이 달라졌을까. 그 때 수아나 팀장님을 설득했더라면 수아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그래도 강경현, 그에게는 결코 잘못이 없다. 하지만 그걸 어렴풋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현은 자신을 계속해서 자책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의 머릿속에서 해맑게 자신과 같이 놀던 수아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는다.

  결국 경현은 더 이상 후회하지 일이 없도록 어떻게 해서든 석연을 지키겠노라 마음먹으며 바지 주머니에 걸쳐 놓았던 선글라스를 얼굴에 착용했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춤에 꽂혀 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불출된 총알을 확인하고는 자신의 이마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주름을 만들었다.

 

 *

 

  현수가 검은 밴을 쫓아 도착한 곳은 광명시의 어느 산자락이었다. 물론 현수는 밴을 입구까지 쫓을 생각도 없었을 뿐더러 자가용을 탄 채로 그 정도 까지 접근한다면 누구라도 수상하게 여길게 당연했다. 그랬기에 그는 산 아래쪽의 한 구석에 자가용을 바친 뒤, 휴대폰 불빛에 의존하며 산을 타기 시작했다.

  시야에서 검은 밴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그의 권능으로 알아낸 머릿속의 지도는 완벽하게 그들의 경로를 기억하고 있다. 현수는 그 경로를 따라 최대한 들키지 않도록 완벽하게 은·엄폐를 시도하며 리아가 잡혀 있을 국제 보육원으로 향했다.

  비록 자신이 지금 저 곳에 돌입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마 극히 적을 테지만 경찰이 왔을 도착하게 되면 마치 벌집 쑤신 것 마냥 국제 보육원 내부에서 날뛰거나 핵심 인물들이 도망갈 가능성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그걸 미연에 조금이라도 방지하고자 그가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혜의 권능을 이용해 안의 내부를 파악, 경찰들이 좀 더 빠르게 진압할 수 있도록 길을 열고 할 수만 있다면 핵심 인물들을 잡아 놓는 것이 현수가 생각한 자신의 역할.

  이런 기회는 그리 흔히 오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놈들은 이곳에서 또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고 그 사이 몇 십 명의 아이들이 팔려가거나 유괴 당할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건 아마 또 몇 년이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렇게 수배가 내려진 것도 몇 년 만이니 말이다. 이런 생각에 현수는 좀 더 완벽을 기하고자 국제 보육원에 홀로 침입을 시도하려 하는 것이다.

  그렇게 몇 분이나 걸었을까. 환하게 숲 사이에 스며드는 달빛 아래로 작은 오두막 하나가 현수의 눈에 들어왔다. 그 오두막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현수는 그들의 전력과 집의 구조를 대충 파악하기 위해 눈을 옅은 노란 빛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그가 알 수 있는 건 오두막 옆에 검은 밴이 주차되어 있다는 것과 불행 중 다행인지 지금 그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 뿐. 오두막 내부는 아예 창문을 막아버려서 알 수 없었다. 그의 눈으로 알 수 있는 건 오직 볼 수 있는 지혜에 한정되어 있으니 막혀 있거나 안과 연결된 구멍이 없으면 볼 수 없는 것이다.

  현수는 곧이어 자신의 눈을 더욱 노란빛으로 물들이며 시간 관계상 자세히는 보지 못하고 간략하게 그곳의 잔상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의 눈앞에서 잔상처럼 흩어졌다 사라지는 여러 명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데려가는 부자들과 외국인들. 잠깐 훑어보았을 뿐인데 이미 제법 많은 아이들이 들어오고 팔려 나갔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오두막은 고작해야 8평 남짓한 작은 오두막, 겉으로 보기에는 별장이나 공원 시설 관리용 오두막처럼 생겼다. 저렇게나 작은 오두막에 저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현수가 본 잔상이 설명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저 오두막은 그저 페이크. 실제로는 지하나 다른 곳에 더 넓은 공간이 있을 것이다.

  지금 현수가 저 오두막의 진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직접 들어가는 것 뿐 이다. 현수는 오른쪽 손목에 찬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경찰이 오려면 아직 좀 시간 남아있다. 그 전에 안에 들어가 놈들이 경찰소리를 듣고 도망가는 일이 생기게 해선 안 된다.

  현수가 노란빛의 눈을 반짝이며 결심했다. 저 오두막 안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저 앞을 지키는 사람은 없고, CCTV라고는 검은 밴에 달려 있는 블랙박스 뿐. 그 외에 그를 감시할 장치는 없다. 문 앞에 CCTV가 달려 있긴 했지만 현수의 눈으로 그건 진짜 CCTV가 아니라 가짜 모형이라는 것 정도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너무나 허술한 보안체계에 현수는 조금 의심을 품었지만 그렇다고 들어가지 않고서는 일을 진행 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최대한 경계를 풀지 않은 채 오두막 가까이 다가가 몸을 기대었다.

  숲 속에서 풀벌레 소리를 배제하면 오두막 안 쪽은 상당히 적막했다. 하지만 현수가 조금 더 집중을 해 들으니 아주 미세하게 어린아이들의 소리와 성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멀리서, 굳이 위치를 특정하자면 깊은 지하로부터 들려오는 소리. 그 외에 가까이 들리는 소리는 없었다.

  오두막 안에 아마 사람이 없을 것이라 확신한 그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렸다. 잠겨 있을 줄 알았던 문은 열려있었고, 이에 현수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그 생각을 밀어내며 몸을 최대한 낮춘 채 오리 걸음으로 집 안에 들어갔다.

  나무로 된 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게끔 최대한 조심스럽게 기어가며 현수는 다시 한 번 권능을 사용했다. 다행히 그의 예상대로 오두막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부엌이나 화장실에 생활의 흔적이 보였다. 그렇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 때 그는 책꽂이 앞에 어울리지 않게 나무판자가 여럿 덮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수가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그 나무판자를 치워내니 아니나 다를까 현수가 예측한 그대로 그 아래에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제법 큰 돌로 된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수는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며 다시 한 번 권능을 사용해 그 안을 살폈다.

  옛날 성을 연상케 하는 나선형 구조의 돌계단, 우리나라의 옛 건축물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너무나 이질적인 건축물이 이 작은 오두막 아래 있는 것이다. 심지어 계단 중간 중간에는 문도 여러 개 달려 있고, 얼마나 깊은 지 현수의 권능으로도 어렴풋하게만 파악할 수 있을 뿐,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도망갈 곳도 미리 준비해 놓았을 것이라는 건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일. 현수는 그 시설을 목격해 버린 이상 더더욱 발걸음을 무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조금만 더 들어가 본다면 현수의 권능으로 지하의 구조를 알아내는 건 간단한 일. 이렇게 주저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현수는 계단에 들어가기 전 떨리는 다리를 애써 무시하고는 침을 한 번 삼켜 마른 목을 적셨다. 그리고 한 발짝, 지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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