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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Off Side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9.26

세계적인 축구 스타와의 로맨스,
실종된 아빠를 둘러싼 미스터리,
시간을 매개로 한 반전의 판타지!
페어 플레이 룰을 비웃듯 반칙이 난무하는 그라운드 위에서
오늘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자기만의 경기를 뛰고 있는 중이다.
그 앞에 공을 차 주며,
나도 함께 뛰고 있다고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이 어려운 경기를 멋지게 이겨 보자고, 응원하는 목소리를 글에 담았다.

운명의 파트너, 시온과 정원이 펼치는 인생 최고의 경기!
휘슬은 불렸다. 원더골(Wondergoal)을 향해 함께 달려 보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요술 반지
작성일 : 19-11-08 23:38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7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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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랑 병원에서 마주쳤던 날, 거기서 우연히 주웠어.”

 정원은 초롱초롱한 빛으로 시온을 쳐다봤다. “거기서?”

 “응. 벤치 위에 떨어져 있었어.”

 16년 전 그날, 시온은 답답한 응급실에서 나와 병원 쉼터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산소 마스크를 찬 형이 꼼짝 않고 누워 있는 모습은 어쩐지 무서웠다. 우울해하는 엄마를 위로할 말도 더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공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공 튀기는 일에 집중하니 슬픈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지 못했다.

 그러다 그 벤치 앞에 가게 되었다. 반짝이는 금반지가 어린 시온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금이 값나가는 물건임을 알고 혹하는 마음이 들어 그런 게 아니다. 반지가 공기 중에 둥둥 부유하고 있었다! 벤치에서부터 쟀을 때 그리 높은 위치에 있진 않았다. 그렇지만 분명 떠 있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그 놀라운 모습은 여전했다.

 “얘!” 그때 정원이 뒤에서 나타났다. 무의식적으로 시온은 정원에게서 그 광경을 숨겼다. 정원이 한바탕하고 돌아간 뒤, 시온은 잠깐 떨쳐내는 데 성공했던 형 생각에 다시 잠식되었다.

 “맞다!” 그러다 아까 본 반지 생각이 났다. 그는 황급히 다시 벤치 앞으로 갔다. 반지가 아직 있었다. 비록 신기한 마술은 끝난 상태였지만.

 시온은 벤치 위에 얌전히 놓여 있는 반지를 집어 올렸다. 아무 장식도 없는 반지를 보고 멋대가리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한테 갖다 줘야지.’ 그래도 반지를 주웠다고 하면 엄마가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엄마는 돈을 좋아하니까. 그런 엄마를 보고 속물이라고 욕한 적은 없다. 세 식구 먹여 살리기 위해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시온은 알았다.

 “얼른 제자리에 두고 와!”

 그러나 엄마의 반응은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남의 물건은 함부로 만지는 게 아니라고 혼까지 냈다. 시온은 억울했다. 딴에는 엄마를 위한답시고 한 행동이었다. 입가를 실룩이며 엄마에게 대들려던 시온이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쟤가!” 승자는 노기를 띤 채, 응급실에서 뛰쳐나가는 작은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병원 복도에 멈춰 서서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은 반지를 쳐다봤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엄만 내 맘도 모르고…….”

 그 순간! 반지가 다시 위로 떠올랐다. 재차 놀란 시온의 얼굴에 눈물이 싹 말랐다. 역시, 잘못 본 게 아니었어. 시온은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혼자 날아다니는 반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 멀리 정원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 치마를 입은 정원이 씩씩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응급실에 들렀다 가는 길인 듯싶었다. 반지가 정원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 뒤를 시온이 쫓았다.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반지를 잡으려 시온은 짧은 다리를 열심히 움직였다. 그러나 정원과 몇 발짝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반지가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온이 얼른 다가가 반지를 주워 들었다. 거침없는 걸음걸이의 정원은 코너를 돌아 사라지고 없었다.

 “……요술 반지.”

 시온은 반지를 두 손으로 꼭 쥐었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가야지만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집중을 하고 봤는지 모른다. 시온은 빈틈없이 포갠 두 손을 내려다보며 씩 웃었다. 친구네 집 TV따윈 이제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제게는 진짜 요술 반지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날 이후 반지가 다시 떠오르는 일 따윈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제가 봤던 것에 의심을 품었다. 중력에 저항해 반지가 공중에 뜨는 건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란 걸 학교에서 가르쳤던 까닭이다.

 그래도 늘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다.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는 남몰래 반지에 입을 맞추며 행운을 빌기도 했다. 중지에 껴도 커서 빙빙 돌아가던 반지가 어느새 약지로 넘어가고, 이젠 새끼 손가락에 겨우 밀어 넣을 정도로 작아졌다. 그래서 시합 때마다 들고 다니는 가방 안쪽에 고리를 만들어 끼웠다.

 청준에게서 가로챈 반지를 정원에게 바로 돌려주지 않은 건 확인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가방 안에 고이 모셔둔 반지와 나란히 놓고 보니, 두 개의 반지는 한 쌍이 맞았다. 시온은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이 반지가 현재 정원의 것이라면, 과거엔 부모님의 소유였을 가능성이 컸다. 2002년에 정원에게 약혼자가 있었던 게 아니라면.

 “그랬어……, 아빠가 그때…….”

 얘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정원은 주저앉았다. 반지 쥔 손을 입가에 가져가며 울었다. 시온은 그 울먹임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대충 짐작은 가는데, 이거 혹시 너희 부모님 반지야?”

 정원이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요술 반지인 줄 알았는데…….” 시온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빠야, 우리 아빠가 그런 거야.”

 아빠가 그때 그 자리에 있었다. 신시내티 미술관에서 만났을 때처럼, 투명 인간 상태로 곁에 있었던 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으며 정원은 확신했다.

 “감독님이 그런 거라고? 뭘?” 시온의 마음에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벤치 앞에 섰던 16년 전 그 순간처럼.

 “넌 말해 줘도 몰라.” 정원이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다리를 움직이자, 시온이 어깨를 누르며 서지 못하게 막았다.

 “말해, 나도 이제 관계자야.”

 16년간 반지를 맡아온 사람으로서의 요구였다. 어물쩍 넘어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 반지가 부렸던 요술에 대해 정원은 분명 알고 있다.

 “설명해 보라니까?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믿을 거야.”

 “싫어.”

 “왜?”

 “다 말해야 하니까!”

 아빠가 투명 인간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고, 그건 시간 여행 중이라 그런 거라고. 나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그래서 그걸 다 알고 있는 거라고.

 “그럼 다 말하면 되잖아.”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정원을 시온이 재우쳤다.

 “누구 좋으라고?”

 손을 뿌리치려고 하자, 그가 어깨를 더 세게 눌렀다. 시온이 멈칫했다. 고개를 갸웃하는 그의 눈빛이 날카롭다. “안 아파하네?”

 정원은 순간 아차 싶었다. 그러나 한 발 늦었다. 화악, 하고 시온이 정원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어깨엔 미성이 드레싱한 밴드가 붙어 있었다.

 “무슨 짓이야!” 정원은 황급히 옷을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그렇게 세게 눌렀음, 아프다고 빽 소릴 지르는 게 정상이야.”

 “우리 오빠 솜씨가 워낙 좋아, 괜히 권위자 소리 듣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솜씨가 좋으면 써전(surgeon)이 됐어야지.”

 할 말이 없었다. 정원은 시온을 노려보다가 말했다. “너, 내가 성추행으로 고소해버릴 거야.”

 “해, 나도 할 말 많으니까.”

 “뭐라고 그럴 건데. 반지가 제멋대로 날아다닌다고? 그 반지가 16년 전에 실종된 유근우 감독 거라고? 그 허황된 말을 사람들이 믿어줄 거 같니? 아무 증거도 댈 수 없으면서 계속 우기기만 하면 네 정신 건강만 의심 받게 될 거야. 너 같은 프로 선수한테 육체적인 결함만큼이나 치명적인 게 정신적인 문제란 걸 모르지 않겠지? 그건 물리적으로 확인할 방법도 없거니와 명확한 치료책도 없으니까!”

 시온이 정원의 상처 부위를 가리켰다. “적어도, 얘가 하는 말은 믿겠지.”

 사람마다 회복 속도가 다 다르지만, 총에 맞고 하루 만에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순 없다. 적어도 보통의 인간이라면.

 정원은 입을 꾹 다물었다. 이렇게까지 몰아세우는데도 대답하지 않는 건 다 그만 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해 하나도 안 되는데! 그냥 넘어가 볼게.” 마음이 약해진 시온이 포기를 선언했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 다신 총 같은 거 맞지 않는다고.”

 새끼 손가락을 들이대는 시온을 정원은 멀뚱히 쳐다만 봤다.

 “도와주지도 못하게 할 거면, 어제처럼 그렇게 위험한 일 당하지 마. 혼자 밤에 돌아다니지 말고, 남자 화장실도 들락거리지 말고, 알았어?”

 눈앞에서 흔들어대는 시온의 오른손을 빤히 들여다보다 정원이 말했다. “신경 꺼.”

 정원은 그대로 뒤를 돌았다.

 “야, 유정원!” 빠르게 멀어지는 정원의 등에 대고 시온이 외쳤다. 하여튼 재수없는 여자라니까.

 

 * * *

 

 일이 터졌다.

 뭘 잘못 먹었는지 주전 골키퍼인 기혁이 아침부터 복통을 호소했다. 그의 룸메이트인 이진의 증언에 따르면, 화장실에 들어간 기혁이 큰 일을 보는지 작은 일을 보는지 소리론 전혀 분간할 수 없다고 한다. 체내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 침대에 간신히 기대 앉은 기혁을 보며 청준을 고개를 휘저었다. 오늘 그의 출장은 불가하다.

 “저요? 제가요? 진짜예요?”

 기혁이 지키던 골문은 호세의 차지가 되었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결정이었지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나이가 어리긴 해도 데려온 세 명의 골키퍼 중 순위를 매기라면 단연 호세가 2등이었다. 그는 청준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새로이 발굴해낸 골키퍼였다. 그가 대표팀 서브 골키퍼 자리를 감당할 만한 재목인지 이번 기회에 시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청준은 생각했다.

 “엄청난 실험이 되겠네요.” 위로를 한답시고 일수가 청준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넸다. “평가전에서 너무 결과만 내려고 한다, 뻔한 라인업으로 안정적인 운영만 할 거면 감독은 뭐 하러 있는 거냐, 말들이 좀 많아요? 차라리 잘 됐어요.”

 “코치님, 혹시 청심환 같은 거 있을까요?”

 아무리 마음을 달래려 애써 봐도, 스무 살 문호세가 A매치 데뷔전을 어떻게 치러낼지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얘 데려가서 청심환이든 뭐든 먹여서 진정 시키고, 정원이 좀 불러와.”

 “정원일요?” 일수가 되물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은 꼴이 더 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을 듯싶다.

 정원은 일수와 함께 청준의 방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사정은 대충 전해 들었다. 청준이 왜 지금 자기를 보고 싶어하는지 짐작이 갔다.

 “혼자 들어갈게요.” 청준의 방문 앞에서 걸음을 멈춘 정원이 일수에게 말했다. 그녀는 한 번 싱긋 웃고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같은 편끼리, 치사하게.”

 일수의 걸음이 점점 멀어지는 걸 확인한 뒤, 정원은 청준의 곁으로 다가갔다.

 “제가 가서 볼게요, 호세가 잘하는지 어쩌는지.”

 지금 상황에서 청준의 근심을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은 정원뿐이었다.

 “어깨는.”

 “멀쩡해요. 누가 짓눌러도 아프단 소리 한번 안 지를 정도로.”

 무거운 한숨 끝에 청준이 말했다. “그럼 부탁 좀 하자.”

 

 윈저 파크(Windsor Park)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미성이 거머리처럼 따라붙었다. 그는 기어이 정원을 경기장에 내보낸다고 이를 갈았다. 내내 뚱한 미성을 달래느라, 정원은 괜찮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가야 했다. 그녀는 슬쩍 고개를 뒤로 돌려 시온을 살폈다. 아침에 잠깐 마주쳤을 때 먼저 시선을 피한 건 정원이었다. 몰래 훔쳐보는 걸 들키면 꼴이 우스워질 것이다.

 그러나 시온이 정원을 발견할 일은 없을 듯싶었다. 그는 의자를 뒤로 넘긴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요 며칠 정원 때문에 바이오 리듬이 깨진 시온은 경기를 앞두고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그에게 있어 잠은 만병통치약이었다. 숙면을 취하고 나면 특별히 좋은 음식을 챙겨 먹지 않아도 기운이 펄펄 났다.

 시선을 거두고 바로 앉은 정원이 속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오늘 다치기만 해 봐.”

 

 라커룸에 들어간 시온은 옷을 갈아입다 그만 물병을 팔꿈치로 툭 쳐 쓰러트렸다. 줄줄 흐르는 물을 보며 시온이 고개를 저었다. “……불길해.”

 몸을 풀면서는 계속 스텝이 꼬여 몇 차례 보기 좋게 엎어질 뻔했다.

 “괜찮아요?” 찬영이 다가와 물었다. 시온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잔디 위에 앉아 있었다.

 “안 괜찮아. 오늘은 부적이 없거든.”

 “부적? 혹시 빨간 팬티 다 떨어졌어요?”

 “나 빨간 팬티 같은 거 안 입거든?”

 “왜요? 그거 효과 좋은데.”

 ‘너 지금 입었구나!’라는 눈빛으로 시온이 음흉하게 웃었다. 바지를 벗기려는 시늉을 하며 찬영의 뒤를 쫓자, 찬영이 질겁하여 도망쳤다.

 

 경기 한 시간 전, 정원은 관중석으로 가 591번 자리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물론 미성도 함께였다.

 “선수들한테 안 가 봐?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응원이라도 해줘.”

 “내가 지금 걔들보다 더 떨려, 너 어떻게 될까 봐.”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니, 이 벽창호야? 나 진짜 괜찮다니까?”

 “봐봐”라고 하며 정원이 오른쪽 어깨를 빙빙 돌렸다.

 “아빤 나보다 약골이었나 봐. 이깟 상처, 하루 만에 다 나아버리던걸?”

 “바보야, 당장 통증이 안 느껴진다고 다 나은 줄 알아?”

 잔소리를 이제 막 시작한 참인데, 미성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나 받아.”

 미성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

 “……어, 그래. 알았어.”

 간단히 통화를 끊은 미성에게 정원이 물었다. “왜?”

 “신고 전화.”

 “무슨?”

 “윤찬영이 정시온 정신 상태 이상하다고, 한번 와서 봐달라네.”

 “정시온이?”

 “부적이 없어졌다나? 하루 종일 불길하다고 하는 통에 자기까지 불안해졌다고.”

 정원이 목에 건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혹시 이거 때문에?

 “정시온이 그 정도로 정신력이 약했었나? 부적이 뭐였길래…….” 옆에서 구시렁댈 뿐 엉덩이를 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안 가 봐?” 정원은 미성의 등을 떠밀며 말했다. “에이스가 실력 발휘 못해서 경기 망치면 오빠가 책임질 거야?”

 “됐어, 이 경기 지든 말든 난 관심 없어.”

 “오빠 여기 있는다고 도움 안 돼. 오프 사이드로 나랑 같이 가줄 수 있어? 아니잖아. 오빤 오빠를 필요로 하는 데로 가.”

 “정시온이 걱정 돼?”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런 말로 들려.”

 정원이 뭐라 변명하려는데 미성이 “알았어”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리하지 마.” 쓸쓸한 빛으로 미성은 정원에게서 등을 돌렸다.

 ‘사람 괜히 미안해지게…….’ 정원은 그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한숨을 쉬며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는데, 보였다! 홀로 빛을 내고 있는 591번 자리가.

 

 “하……!”

 눈 깜짝할 사이, 정원이 시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녀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를 짚은 손이 미끄러져 바닥에 그만 엎어졌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시온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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