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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Off Side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19.9.26

세계적인 축구 스타와의 로맨스,
실종된 아빠를 둘러싼 미스터리,
시간을 매개로 한 반전의 판타지!
페어 플레이 룰을 비웃듯 반칙이 난무하는 그라운드 위에서
오늘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 자기만의 경기를 뛰고 있는 중이다.
그 앞에 공을 차 주며,
나도 함께 뛰고 있다고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이 어려운 경기를 멋지게 이겨 보자고, 응원하는 목소리를 글에 담았다.

운명의 파트너, 시온과 정원이 펼치는 인생 최고의 경기!
휘슬은 불렸다. 원더골(Wondergoal)을 향해 함께 달려 보자, 내일이 없는 것처럼!

 
Seat Number 591 (3)
작성일 : 19-11-08 22:38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6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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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난 줄 어떻게……?”

 정원의 말 그대로였다. 그녀는 건장한 사내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얼굴 생김새, 목소리, 체형 모두 낯설었지만 말투며 눈빛은 조카의 것이 맞았다. 특히 저 초록빛이 감도는 갈색 눈동자!

 맏딸은 아빠를 닮는단 말에 갓난쟁이 조카의 얼굴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청준이다. 그런 그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 오묘한 빛의 눈동자였다. 색감뿐 아니라 잘 연마한 호박(琥珀)처럼 빛나는 것까지 근우를 닮았다. 그 안에 화석처럼 박힌 자신의 눈부처를 보며 청준은 정원을 진정시켰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네가 알려줘서 이렇게 찾아온 거야.”

 “내가?”

 “걱정 마라, 다 원래대로 돌아갈 거니까.”

 청준은 정원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이제 곧 본인이 직접 경험할 미래라,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었다.

 “하, 다행이다…….” 설명을 다 들은 정원이 마음을 내려놓던 순간, 주심의 종료 휘슬이 불렸다. 그와 동시에 정원이, 아니 그녀가 잠시 빌린 몸의 주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청준은 어어, 하며 청년이 다치지 않게 몸을 지탱해 주었다. 이내 그의 감긴 눈이 스르르 떠졌다.

 “뭐야…….” 정신이 들자마자 마주한 청준의 얼굴에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낯선 이의 품에서 깨어난 일이 적잖이 당황스러울 터였다.

 “정신 차리고 일어나요. 술에 많이 취한 모양인데.”

 “제가요? 이상하다, 나 맥주 한 잔밖에 안 마셨는데?”

 남자의 입에서 희미한 알코올 냄새가 났다. 청준은 순발력 있게 대처했다. 이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최대한 상식 선에서 정리해야 했다. 그러려면 그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대취하였다는 거짓 주장이 필요했다.

 “여긴 또 어디야…….”

 지난 90여 분의 기억이 전혀 없는 눈치다. 하,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멍청하게 앉아 있는 남자에게서 등을 돌려, 청준은 경기장을 나섰다. 두 시간 전, 정원을 품에 안고 걸었던 길을 되짚어간다.

 지정된 좌석에 앉아 있는 정원의 뒷모습을 눈에 담으며 계단을 내려갈 때까진 그 어떤 이상 신호도 감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45열에 들어섰을 때, 청준은 그녀 주위로 오묘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얼이 나가선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조카는 꼭 귀신 들린 사람 같았다.

 “유정원.”

 청준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입을 헤 벌린 정원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삼촌…….”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정원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는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이것 좀 봐”라고 말했다. “아빠 반지야.”

 그녀의 손바닥 위엔 금반지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얇지도 굵지도 않은 두께에 큐빅 하나 없는 민짜 반지였다. 두 사람의 시작이 얼마나 소박했는지를 가늠케 하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반지의 안쪽 면을 확인했다. 순금 함량을 표시하는 ‘14K’란 표식 외에 ‘Calla’란 글자를 새겨 넣었다. 동생이 고심 끝에 고른 꽃 이름이었다. ‘천 년의 사랑’이란 꽃말이 마음에 들었다나.

 “꽃집에서 맨날 그 고생을 하고도 꽃이 좋아 죽겠냐? 나는 꽃 냄새만 맡아도 물린다 물려.”

 “오빠는, 꽃은 냄새가 아니라 향기라고 하는 거야.”

 “지랄도 풍년이다.” 저깟 반지가 뭐가 좋다고 눈을 떼지 못하는지, 청준은 괜히 실쭉거렸다. 하나뿐인 여동생을 시집 보내는 오라비 마음이 그랬다. 화려한 웨딩드레스도 값비싼 예물도 없는 조촐한 결혼식이었지만 서연은 직접 만든 하얀색 칼라꽃 부케를 손에 들고 서서 바보처럼 웃었다. 천 년의 사랑을 꿈꿨던 순백의 신부, 사랑하는 나의 동생.

 영면에 들 때도 같은 꽃을 들게 했다. 동생이 좋아할 것 같았다. 곱게 빗은 머리와 티 없이 깨끗한 얼굴, 서연 특유의 청초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 그는 파리한 동생의 손 위에 제 손을 살포시 얹었다. 손바닥에 차가운 금속이 닿았다. 근우와 나눠 낀 결혼반지였다.

 “잘 가라.”

 마지막 인사를 건넨 청준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걸렸다. 서연이 잠든 곳에서 포근한 분내가 은은히 퍼지고 있었다. 꽃향기였다.

 “이게 왜…….”

 청준은 반지에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지름이 2cm 조금 넘는 게 분명 남자의 것이었다. 겉면에 난 자잘한 스크래치 때문에 더 진짜처럼 보였다.

 “여기 있었어. 돌아와 보니까 여기에…….”

 “돌아와?” 청준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정원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단 표정이었다.

 “삼촌, 나…… 남자가 됐었어. 저기, 저쪽 반대편 자리에서.” 정원은 손을 길게 뻗어 검지로 앞쪽을 가리켰다.

 “뭐? 뭐가 돼?”

 들으면 들을수록 해괴한 말뿐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정원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정원을 품에 안고 청준은 관중석을 빠져 나왔다.

 게이트 밖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청준의 곁을 한 청년이 지나쳤다. 그는 핸드폰을 귀에 대고 친구와 통화 중이었다.

 “야, 김열민!”

 청년을 뒤를 돌아봤다. 전화를 걸어 어디 있느냐고 묻던 친구였다.

 “그새를 못 기다리고 먼저 들어왔냐? 의리 없는 놈.”

 게이트 바로 앞에 서 있던 청년의 친구를 뒤로 하고, 심각한 표정의 청준이 건물 밖으로 나갔다. 입장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사거리에 있는 신호등까지 길게 이어졌다. 도로 위의 교통경찰은 호루라기를 입에 문 채 이쪽 저쪽 수신호를 보내기 바빴다. 네 군데의 보행 신호가 동시에 초록불로 바뀌고, 청준은 복잡한 횡단보도 위로 올라섰다.

 마포 구청 주차장에 도착해선 바로 차 문을 열고 아이를 조수석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가만히 정원의 숨소리를 들었다. 꽤나 안정적이었다. 그저 잠든 건가? 확신할 순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켜고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정원은 간단한 검사를 받았다. 담당 의사는 메마른 목소리로 탈진이 온 거라 말했다. 거품 꺼지듯 침대 옆 의자에 깊숙이 앉아, 청준은 생각에 잠겼다. 10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정원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탈진까지 할 만큼 힘든 일이 대체 뭐란 말인가!

 정원이 의식을 되찾은 건 여덟 시 반을 조금 지나서였다. 의사의 조언에 따라 물을 좀 마시게 했다. 다소 지친 표정이었지만 괜찮아 보였다.

 “어떻게 된 거야?”

 “그건 내 쪽에서 물어야지. 나 없는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까 그 얘긴 또 뭐고.”

 정원은 후, 하고 숨을 길게 내쉬더니 조심스레 운을 뗐다. 그녀의 얘기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티켓에 적힌 자리를 찾아갔더니 그 주변으로 신이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의자에 앉는 순간 밑으로 추락하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떠 보니 다른 이의 몸속이었다. 김열민이란 서른세 살 남자의 몸. 장소는 W구역이었고, 시간은 경기 시작 직후였다. 한 마디로, 정원은 다른 이의 몸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다녀온 것이다!

 “혹시 몰라서, 우리 자리로 가 삼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경기가 거의 끝나갈 때 삼촌이 나타났어.”

 “내가?”

 “응. 걱정하지 말라고, 다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그 말에 안심하던 차에 정원은 정신을 잃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정말 모든 게 원상 복귀되어 있었다.

 “반지는.” 청준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정원에게 주었다.

 “몰라. 돌아와 보니까 의자 위에 있었어. 이거 우리 아빠 반지 맞지, 삼촌?”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확실한 물증이 있었다. 5년 전, 근우와 함께 사라졌던 반지. 정원이 청준에게 재차 반지를 확인시키는 건 다 그 때문이다. 하지만 따지고 들자면, 그의 반지는 정원이 겪은 일의 그 어떤 부분도 설명하지 못한다. 시간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그 자리에 있었다, 가 전부인 상황이니까.

 그래도 5년간 실종 상태였던 근우의 반지가 하필 그 자리에 떨어져 있었다는 건 묘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 기상천외한 일이 근우의 실종과도 관련 있는 것일까.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걸까, 하는. 정원의 경우에 대입해 본다면, 근우가 병원에서 홀연히 사라진 것도 설명이 됐다. 그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만 빼면.

 “시간 여행이라…….” 청준은 쓰게 웃었다. 이번 일로 마음속에 일말의 희망을 품게 된 정원에게 맞장구를 쳐줘야 할지 판단이 안 섰다.

 “아빠도 나처럼, 우리가 모르는 시간 어딘가로 사라진 걸까?”

 “헛소리 하지 말고 잠이나 더 자.”

 일단 보류. 생각이 명확해질 때까지 조카의 말을 ‘헛소리’로 둔다.

 “삼촌!” 정원이 주먹까지 쥐어 보이며 청준에게 소리쳤다. “내 말 못 믿어? 여기 이렇게 반지가 있는데도?”

 예상대로 정원은 반지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청준 역시 의연하게 굴었다. 정원의 징징거림에 무시로 일관했다.

 “좋아, 그럼.” 정원의 눈빛이 변했다. 그녀는 결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가 믿게 해줄게.”

 그러더니 데스크에 있는 컴퓨터를 가리켰다.

 “전반 9분, 김승용 선수의 헤딩 골. 1:0으로 우리가 이겨. 경기 끝나고 기사 뜨면 인터넷으로 검색해 봐.”

 당당한 어투가 청준의 귀엔 도발적으로 들렸다.

 “경기 시작되기 전에 삼촌이 날 안고 여기로 왔지? 그동안 쭉 난 잠들어 있었고. 지켜봐서 알겠지만, 여기서 나한테 축구 경기 내용을 알려줄 만한 사람 따윈 없어. 아마 이 안의 대다수 사람이 오늘 경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걸?” 정원이 목소리를 한 톤 낮춰 말했다. “게다가 그 경기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어.”

 원래 이런 애였나. 서연이 죽고 아이들을 집에 데려온 이후로 정원이 지금처럼 생생했던 때가 있었나, 생각해 봤다. 말수가 없는 편이라고 여겼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 정원은 이런 아이였다. 고집이 세고 당돌했다.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성난 금화조(錦華鳥)처럼 떼를 썼다. 그럴 때마다 서연이 난처해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랬던 아이가 세상 의젓하게 변했다. 나이를 먹어 철이 든 게 아니다. 남의 집에 더부살이하며 점점 마음에 깃든 부채감이 그녀가 발톱을 드러내지 못하게 막은 것이지!

 “이래도 부족하면 직접 가서 확인해 보든가.” 정원이 말했다. “다른 사람 몸 속에 들어가 있는 나.”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함을 남긴 채 집으로 돌아간다면 후회할 것 같았다. 분명히 해 둘 문제, 라고 결론 지으니 그 다음부턴 생각이 또렷해졌다. 재입장을 막는 스태프들에게 조카를 잃어버렸다고, 경기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들여보내주면 안 되느냐고 인정에 호소했다. 겨우겨우 관중석까지 찾아갔을 때, 청준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정원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남자, 그리고 그 몸을 차지한 정원.

 

  * * *

 

 “어디가 아픈 거래요?”

 “뭐가.”

 “정원이요, 병원에서 오는 길이잖아요.”

 귀신 같은 놈. 청준은 언짢은 기색으로 미성을 바라봤다. 제 아들이라지만, 가끔씩 이렇게 소름 끼치게 할 때면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미성은 팔오금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링겔 자국.”

 집에 들어오기 전에 오늘 일은 일단 둘 사이의 비밀로 하자고 정원과 합의를 본 상황이었다. 입만 꾹 다물면 아무도 모르리라 생각했는데, 의대생인 미성의 눈을 속일 순 없었던 모양이다.

 “아까 잠깐 정신을 잃었어.”

 “그래서요”라고 미성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병원 가서 링겔 하나 맞고 온 거지! 다 알면서 뭘 자꾸 물어봐!”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청준이 미성은 의심쩍었다. 남에게 무언가를 숨기려 할 때 흔히 보이는 반응이었다. 불편한 질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죄송해요, 피곤하실 텐데 들어가서 쉬세요.”

 미성은 한 발 물러났다. 지금 청준을 몰아붙여서 얻을 수 있는 답이 아니었다. 차라리 내일 아침에 정원에게 넌지시 물어보는 편이 더 쉬울 것이다. 청준은 알아서 꼬리를 내리는 미성에게 잘 자란 인사 한 마디 없이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침실이 아닌 서재로 들어갈 리 없다. 미성은 고개를 돌려 정원의 방 쪽을 쳐다봤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대체.’

 의자에 털썩 앉은 청준은 그대로 헤드 레스트에 머리를 기댔다. 한쪽 벽을 전부 차지한 책장엔 온통 축구 관련 서적들뿐이었다.

 “미래를 알 수 있다?” 청준은 허공에 대고 중얼거렸다. 지친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살아 있었다.

 정원은 오늘 시공간을 뛰어넘었다. 그건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간 여행이 정말 가능했단 말인가! 아니다, 아직 그리 결론 내리긴 이르다.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정원이 시간 여행자라는 명제를 확립하기 위해선 재현성을 시험해 봐야 했다.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엔? 확인이 모두 끝난 다음엔?’

 청준은 생각에 잠겼다. 조카의 능력을 이용하고픈 마음이 스멀스멀 생겨났다. 하늘이 준 기회, 란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상황은 없으리라. 경기 상황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상대와 붙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정원도 기꺼이 협조해줄 것이다. 제게 얹혀사는 것에 늘 미안해했으니까.

 “아니야…….” 오랜 고민 끝에 청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조카에게 못할 짓이었다. 편법까지 써가면서 이겨 뭘 하나, 한동안 구겨져 있던 자존심도 고개를 쳐들었다. 몸을 앞으로 숙인 청준은 한쪽 팔꿈치를 책상에 대고 그 손으로 이마를 받쳤다. 그렇게 끝 모를 고뇌에 빠졌다.

 서재에 들어오자마자 켜둔 스탠드 불빛이 참나무로 짠 책상 위를 비추었다. 납부기한이 적시된 각종 고지서들과 은행 로고가 찍힌 우편물들이 한쪽에 널브러져 있었다. 하나같이 가장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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