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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어긋나다
작가 : 야차
작품등록일 : 2019.11.7

사랑을 믿지 않던 남자... 버려지기만 했던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다. 사랑도 인생도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이 교감되는 타이밍. 안타깝게 어긋난 그들의 사랑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데....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과는 달리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넣은 조금은 독특한 로맨스 소설.

 
어긋나다 4장(1부)
작성일 : 19-11-07 21:55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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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장.

 

 

  서희와 그렇게 헤어진 준식은 오피스텔에서 석훈과 함께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할머니와의 추억에 대한 기억. 구하기도 힘든 녹음기를 소중한 듯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는 서희의 이야기에 준식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날로그라?'

  디지털 시대에 그토록 아날로그에 집착하다니. 물론, 서희의 그런 모습은 그 기억이 서희에게 있어서 얼마나 의미 있는 기억인가를 반증하는 것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뒤로 추억이라 불릴 만한 기억을 단 하나도 만들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준식이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지나친 억측이었다. 그 뒤로 단 한번도 추억이라 부를 수 있는 기억이 없을 리가 없을 테니까. 십 수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그랬을 리가....

  순간, 준식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막상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그렇게 살고 있는 놈을 준식은 잘 알고 있었다. 그놈은 지금 살짝 굳어진 미간으로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무슨 생각해? 몇 번이나 불렀는데?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석훈의 눈빛에 준식이 굳어진 미간을 펴고는 고개를 돌려 석훈을 바라보았다.

  -생각? 인류 평화 기여를 위해 더 다국적인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인류애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지.

  -아무튼 넌.

  맥주를 다시 한 모금 마신 석훈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참 요즘 만나는 그 아가씬 어때? 이름이 서희라고 했던가?

  -어떻고 말고가 어딨어. 그냥 그렇지. 곧 잠자리 갖고 정리 해야지.

  무언가 이야기를 하려는 듯한 석훈을 보고는 준식이 피식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석훈이 입을 열기 전에 준식이 다시금 먼저 입을 열었다.

  -그거 알아? 술의 신 박카스가 왜 술을 만들었는지 알아? 인간들이 너무 심각하고 재미 없게 사는 게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야. 술은 기분 좋게 성적인 이야기나 하면서 마시는 거야. 술을 마시며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건 술을 만든 박카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갑자기 인간들을 향해 박카스가 마지막으로 외친 축복이 떠오르네. 하루의 피로는 박카스와 함께.

  웃으며 잔을 드는 준식의 모습에 석훈도 하려던 이야기를 삼키고는 자신의 잔을 들었다. 그리고 둘은 단숨에 맥주 한 캔을 비웠다.

  -참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부탁이 있다는 석훈의 이야기에 준식이 말없이 석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내일이 주미랑 만난지 200일 되는 날인데, 나 아무래도 내일 교수님이랑 세미나에 참석해야 돼서 밤늦게나 돼야 서울에 오게 될 것 같거든. 그래서 말인데. 니가 선물이랑 꽃다발이랑 주미에게 좀 전해줬으면 해서.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준식을 향해 석훈은 제발 부탁한다는 듯 두 손을 모으고는 간절한 표정으로 준식을 바라보았다. 연신 입술로 제발... 부디... 꼭.... 반드시....라고 중얼 거리며.

  다음날 결국 석훈의 바램을 들어주기 위해 준식은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자신의 손에 들려진 꽃다발을 다시금 바라본 준식에 입을 타고 조금은 짜증스런 말 한 마디가 흘러 나왔다.

  ‘감히 형님한테 이런 일을 시켜. 부탁한 게 니놈이라 간다 니놈이라. 나중에 술 거하게 얻어 먹어야지.’

  이내 천천히 걷던 준식의 걸음이 멈춰섰다. 5층 보라색 빌라 건물 앞에서 다시금 꽃다발을 한 번 바라본 준식이 빌라 현관 유리 앞에서 꽃다발을 들고는 웃는 연습을 했다. 어쨌든 오늘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그래서 너무 끔찍한 석훈이 놈의 사랑의 메신저로서 이곳에 온거니까.

  복도를 걸어 현관 앞에 멈춰선 준식은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현관 안으로 들어섰다. 다시금 입가엔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는. 하지만, 현관에 들어선 준식의 얼굴에선 이내 웃음이 지워졌다. 분명, 오늘 석훈이 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주미는 들었을 터였다. 하지만, 식탁엔 와인이 놓여져 있었고, 그리고 두 개의 잔이 놓여져 있었다. 조금은 정성스레 화장한 듯한 얼굴에 그리고 허벅지를 아슬아슬 하게 가리는 아이보리톤의 원피스를 입은 주미는 석훈이 오지 못하는 것이 전혀 아쉽지 않다는 표정으로 준식을 맞았다. 주미의 모습과 거실을 보며 준식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절대 단 한 번의 미소도 입가에 지을 수 없게 될 것임을.

  -전화로 들었겠지만, 석훈이가 오늘 올 수 없대. 그래서, 이걸 나한테 전해 달라고 해서. 여기다 놓을게.

  신발도 벗지 않은 준식이 현관 옆에 꽃다발을 내려 놓고 그리고 주머니에서 석훈이 정성스레 포장한 목걸이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나가려는 듯 현관 손잡이를 잡았다. 그때였다. 황급히 달려온 주미가 뒤에서 준식을 와락 안은 건.

  -가지 마요. 오빠. 사실, 처음부터 석훈이 오빠 사귄 건 오빠 때문이었어요. 오빠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빠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안 그랬으면 내가 왜 석훈이 오빠 같은 사람을 만났겠어요.

  준식의 얼굴이 얼마나 심하게 일그러지고 있는지 주미는 알아채지 못했다. 이내 잔뜩 찌푸렸던 준식의 얼굴이 다시금 아무런 표정 없는 얼굴로 바뀌었다. 준식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주미가 준식을 빤히 바라보았다.

  -사랑해요 오빠.... 처음부터 처음 본 순간부터 오빠를 사랑했어요.

  주미를 보던 준식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는 말없이 천천히 주미의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갔다. 주미는 무언가를 기대한 듯 눈을 반짝이며 준식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준식의 입에서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 감아.

  마치, 키스라도 할 듯한 준식의 분위기와 그리고 따스한 목소리에 주미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눈을 감은 주미의 입술에 거의 준식의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워졌다. 준식의 입술이 천천히 주미의 귓가로 향했다.

  -너 같은 게 날 바라보는 거 너무 역겨우니까 눈감고 들어. 날 사랑한다고? 이거 어쩌지. 난 단 한번도 너 같은 거 존재도, 이름조차도 떠올려 본 적이 없거든. 그리고 앞으로 그 입에 한번 더 석훈이 이름 올리면 그땐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해줄게. 명심해!!

  명심하라는 듯 준식이 손으로 주미의 이마를 밀었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현관문을 열고는 그대로 문을 쾅 닫고 돌아섰다. 멀어지는 준식의 발소리에 주미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붉게 물들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봉선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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