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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마지막 봄
작가 : 로리칼국수
작품등록일 : 2019.10.4

(정통소설/피폐)

전 세계의 질서가 무너져내린 이후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다.
남아있는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흩어졌고, 얼어붙은 세상에 남은 마지막 불씨는 꺼져버렸다.

이 버려진 도시에 홀로 남겨진 소녀는 이제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86화
작성일 : 19-11-07 20:42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6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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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는 여왕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침실을 나갔다. 매우 착잡한 기분이었다. 방금 전 직접 귀로 들은 여왕의 말이 혹시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너도 차출 대상이니까.’ 아니, 확실히 들었다. 잘못 들은 것 따위가 아니었다. 이제 봄이는 꼼짝없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전쟁에 휘말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저택의 유일한 출입구인 대문에는 소총을 맨 까마귀 대원이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놈들은 방독면 때문에 도대체 어딜 보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홀에 있는 창문은 죄다 나무판자나 철판으로 막혀 있었다. 2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다고 해도 저택 주변에 놈들의 순찰대가 얼마나 있을지 알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봄이는 정면돌파는 최대한 진중하기로 했다. 방금 전에야 여왕이 자길 빠르게 발견해서 망정이었지, 한 번만 더 놈들의 눈에 잘못 띄었다간...... 그 때도 과연 여왕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 때 멀리서 달려오는 누군가가 보였다. 베티의 허리춤에 걸린 방독면이 요란하게 휘날리고 있었다.

 

  “후배, 어디 있었어? 여왕님께선 너한테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말라고 하셨어. 네가 그렇게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나도 상당히 곤란한 처지가 된단 말이야. 앞으론 어디 갈 때 말이라도 하고 가.”

 

  봄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은 게 누군데.

 

  “그래서, 뭐 하다 왔어?”

 

  봄이는 자꾸만 귀찮게 구는 베티를 떨쳐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리란 걸 잘 알고 있었다. 내키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하소연할 상대는 베티뿐이었다.

 

  “여왕이랑...... 이야기를 좀 했어.”

 

  베티는 여왕이란 말이 나오자 잔뜩 흥분해서 되물었다.

 

  “여왕님이랑? 여왕님이 뭐라고 하셨는데?”

 

  “이제 곧...... 아니, 세 시간 후에 공원에 있는 자경단 초소를 공격한다고 했어. 전사들을 너무 많이 잃어서...... 원래는 아니었지만 우리들까지 차출 대상이라고도. 우린 이제 어쩌면 좋지?”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베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다만 베티의 표정은 황당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소식을 접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확실한 거지? 여왕님께서 직접 그렇게 말씀하신 거지?”

 

  봄이는 베티의 반응이 의아했지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성공이다! 드디어 실전에 나가서 마음껏 악의 무리들을 쳐부술 수 있게 됐어. 이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에는 나도 어엿한 까마귀 전사로서 인정받은 거야. 믿을 수가 없어. 여왕님, 감사합니다.”

 

  “뭐라고? 너 진심이야?”

 

  봄이는 베티를 붙잡고 정신 차리도록 흔들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난 지금껏 늘 멸시당하면서 살아왔어. 이전에 살던 빈민가에서도, 지금 이 곳 까마귀에서도. 왜냐하면 힘이 없었거든. 이제 갓 초등학생 티를 벗은 여자애가 뭘 할 수 있겠어? 그렇기 때문에 난 인정받으려고 노력했어. 내 주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이제 이번 기회야말로 우리 까마귀 자매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정신 나갔어? 너 전쟁이란 게........ 여기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는 명목 하나만으로 목숨까지 내버리겠다는 소리야?”

 

  “상관없어. 내게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어차피, 무리를 따라가지 못해서 뒤처진 짐승들에게 남는 것도 죽음뿐이니까.”

 

  “너 정말.......”

 

  “그렇지. 너,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다고 했었지? 내게도 비슷한 거야. 나는 까마귀고, 까마귀는 곧 내 가족이야.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

 

  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베티의 사상이 옳고 그른 것임을 떠나서 베티는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분명히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베티에게 동질감을 느꼈었는데....... 마치 봄이 자신과는 같고도 다른 존재 같았다.

 

  “그렇지, 오늘 기분도 좋은데 너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베티는 그렇게 말하며 봄이의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로 데려갔다. 거의 다 나간 전등만 깜빡이는 계단을 다시 내려갔고, 어둡고 습기 찬 지하통로를 다시 지났다. 그렇게 봄이와 베티가 도달한 곳은 커다란 지하 무기고였다.

 

  무기고에도 입구를 지키는 까마귀들이 있었다. 소총을 맨 까마귀 둘 중 하나가 봄이와 베티를 막아세웠다.

 

  “여긴 더 이상 들어오면 안 돼. 둘 다 돌아가렴.”

 

  “여왕님의 명령으로 새로 까마귀에 들어온 신입에게 본부를 안내해 주는 중이에요. 잠깐이면 될 거예요.”

 

  “여왕님에게서 그런 말씀은 없으셨는데.”

 

  두 까마귀는 잠시 서로를 쳐다보더니 가슴에 달린 무전기를 켜고 신호를 보냈다.

 

  “여기는 까마귀 21, 둥지 응답바람.”

 

  “반복한다. 여왕 둥지 입감요청.”

 

  “여왕님이 지금 바쁘신가 본데.”

 

  “뭐, 별일 있겠어....... 잠깐이면 괜찮을 텐데.”

 

  두 까마귀가 무전기를 끄고 말했다.

 

  “잠깐뿐이야. 우리도 출전 준비를 해야 돼서 시간이 얼마 없어.”

 

  “그리고 이곳은 함부로 들어오는 곳이 절대로 아냐. 명심해.”

 

  두 까마귀가 허락하자 베티는 봄이의 손을 놓았다. 무기고에 들어오기 전 지하통로나 계단에 빛이 얼마 없었던 것에 비하면 무기고는 그야말로 눈이 아플 정도로 백색등이 내리쬐고 있었다. 아마 지하에서 가장 밝은 곳일 것이었다. 여기에 쓰일 전등을 통로나 지하계단에 나눠서 달았으면 좋을 텐데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베티를 따라 들어서자마자 쓴 알코올 냄새가 풍겨왔다. 무기고 주변에는 잘 정돈된 술통들이 입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금 세상, 아니 질서가 붕괴되기 전인 예전 세상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고급스러운 오크나무 술통들이었다. 봄이는 호기심에 술통들을 두드려보았지만, 거의 다 빈 통이었다.

 

  “우리 까마귀가 저택에 들어온 후 지하실을 무기고로 사용하기 전에, 여긴 술 저장고였어. 주로 와인이나 보드카 같은 숙성 고급주를 보관하는 창고였지. 그래서 술통이 많은 거야. 지금은 바리케이드 자재나 그런 용도로 쓰이고 있지.”

 

  “그래서, 날 여기에 왜 데려온 거야?”

 

  “원래는 주방을 보여주고 난 다음에 데려올 생각이었는데, 너도 알다시피 긴급 소집이 떨어지는 바람에....... 저길 봐.”

 

  베티가 가리킨 장소에는 수없이 많은 무기로 장식된 콘크리트 벽이 있었다. 분명히 처음 와보는 곳이었지만 봄이에게는 왠지 모르게 낯익은 물건들이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자경단원이나 까마귀 할 것 없이 소지하고 있던 K-2 소총부터, K-5 권총, 그리고 봄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M60 권총도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진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있었다. 엄청난 수의 무기 그림자 밑에는 ‘화기주의’ 라고 씌인 상자에 쌓인 탄약들이 보였다.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고, 약간이었지만 지독한 염소(鹽素) 냄새도 났다.

 

  봄이는 엄청난 숫자의 무기들을 보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사람을 죽이는 도구, 생물체를 죽이는 데에 특화된 도구들이 조용히 잠든 채 숨겨둔 이빨을 번뜩이고 있었다. 누가 했던 말이었는지는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전에 치안이 좋지 않았던 지방을 중심으로 불법 총기거래가 성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이들이 그 중심이었던 것일까?

 

  “기분이 어때?”

 

  난데없이 기분이 어떻냐고 묻는 베티에게 봄이가 대답했다.

 

  “어....... 잘은 모르겠지만 대단하네.”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지금 봄이에게 경외심이나 존경심 같은 건 없었다. 봄이는 총기에 대해서는 그리 좋은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혐오감이 느껴졌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남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게 우리들의 ‘힘’ 이야. 너는 힘이란 게 뭐라고 생각해? 힘의 종류에는 단순히 떠오르는 부나 권력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 군중들을 통솔하는 데에 중요한 영향력이라던지 카리스마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바로 무력이야. 새로운 세계가 열렸을 때, 그 세계에서 살아가게 된 사람들은 누굴 따르게 될까? 바로 신세계의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의 무력을 가진 자들을 따르게 되겠지. 이건 인간 한정이지만 예전에 자신들을 인류라던지, 고등동물이라던지 해서 인간들이 뭐라도 되는 양 포장했지만, 실상은 결국 우리들도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그저 쥐와 같은 짐승일 뿐이야. 인간이 짐승들과 다른 게 뭐야? 있다면 지능이 높다는 것뿐이겠지.”

 

  무기고에 설치된 수많은 백열등 중 하나가 깜빡이다가 꺼졌다. 아마도 전지가 다 된 모양이었다.

 

  “내 생각에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은 바로 쥐야. 무리지어 다니면서 지능이 높고 또 번식력 하나는 끝장나게 높은 데다, 더럽지. 또 가족애는 높으면서 자기들에게 해를 끼치는 건 동족이라도 잔인하게 죽여버리고 말이야. 쥐를 잡는 데에는 함정이나 약을 치는 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아. 쥐는 똑똑하거든. 쥐를 잡는 데에는 그냥 뭐랄까, 단순히 밟아 죽이는 게 최고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봄이가 답답함을 불평이라도 하고 싶은 듯이 말했다.

 

  “인간을 잡거나 다스리는 데에도 무력이 최고라는 거야. 즉, 힘이지. 그리고 우리는 그런 신세계에 대비할 수 있을 만한 힘이 있다는 거고. 깊이 생각할 필요 없어. 아주 원초적인 거니까.”

 

  원초적인 사회에서 사람들은 힘을 따른다. 그리고 까마귀는 힘을 가졌다. 따라서 사람들은 까마귀를 따를 것이다.

 

  베티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 너희들은?”

 

  “물론이지. 당연한 거야. 힘은 절대적이거든. 힘은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어. 그리고 우리는 그 힘을 가졌지. 새로운 세계의 절대자가 될 힘을 말이야.”

 

  봄이는 그저 그곳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알겠어. 잘 알았으니...... 이제 돌아가자.”

 

  봄이는 베티를 앞서가며 또다시 어두운 통로와 계단을 올랐다. 홀에 걸린 괘종시계를 보니 이제 여왕이 말했던 전쟁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포자기한 봄이가 침실로 돌아가 마음이라도 추슬러야겠다고 생각하며 걸어가는 도중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홀 가장자리가 소란스러웠다.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렸고, 물건이 깨지고 박살나는 요란한 소리도 들렸다. 침실로 돌아가려던 봄이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틀었다.

 

 * * *

 

  “배신자!”

 

  “아니야, 나는.......”

 

  이미 홀 주위에는 군중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그 소란의 중심에는 커다란 주먹을 쓰다듬으며 씩씩대는 한 사람과 방독면이 벗겨진 채 피가 흐르는 코를 움켜쥔 젊은 여성이 보였다.

 

  “믿어 줘. 나는 아니야. 맹세코 녀석들과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고.”

 

  젊은 여성은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애써 항변했다. 그러자 군중들 중 하나가 무언가를 높이 치켜들고 외쳤다.

 

  “그러면 이건 뭐야? 왜 이게 네 품속에서 나온 거지? 해명해 봐. 우리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말이지.”

 

  군중이 손에 들고 흔드는 것은 다름아닌 흰 문양에 조잡한 알루미늄으로 만든 자경단 뱃지였다.

 

  봄이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다른 이들이, 적어도 바로 옆의 베티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재킷 주머니를 뒤졌다. 그러자 무엇인가가 손에 잡혔다. 분명히 삼촌이 손에 쥐어준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봄이의 눈앞에서 젊은 여성을 모함하는 자들이 치켜든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젊은 여성이 흐르는 코피를 소매로 닦고 일어나 군중들에게서 뱃지를 빼앗으려 하자 놈들 몇 명이 일제히 달려들어 두들겨 팼다. 여성은 끽소리도 내지 못하고 바닥을 기었다. 이윽고 선동자로 보이는 사람이 널브러진 여성을 짓밟고 침을 뱉으며 말했다.

 

  “너 같은 퇴폐분자나 반역자들은 이 세계에 남아있어선 안 돼. 씨를 말려버려야 한다고.”

 

  다른 군중이 말했다.

 

  “놈들의 정보원이 틀림없을 거야. 알고 있는 정보는 죄다 털어놓아야 할 걸.”

 

  짓밟힌 여성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끅끅 하는 신음만 흘렸다. 얼굴이 시뻘개진 그녀는 거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젠장, 이러지 마. 말할 시간만 준다면 전부 해명하겠어. 해명할 수 있어.”

 

  그러나 선동자는 허리에 찬 권총을 꺼냈다.

 

  “잠깐 기다려, 해명할 수 있다잖아? 놈들에 대한 중요한 정보에 도움이 될지도 몰라.”

 

  “도움? 이런 배신자는 죽는 게 도와주는 거야.”

 

  그러고는 가차없이 배신자의 이마에 방아쇠를 당겼다.

 

  넓은 저택 홀 한가운데에 찢어지는 총성이 울려퍼졌다. 입구나 주변시설을 지키던 수비대원 몇 명이 총성을 듣고 달려왔다. 하지만 수비대원들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이미 모든 상황은 종료되었다.

 

  몸싸움의 흔적으로 보이는 박살난 가구에 짙은 핏방울이 뿌려졌다. 선동자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권총을 다시 집어넣고 군중들에게 시체를 치우라고 태연하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군중들이 그녀의 시신을 들어올렸다. 그 잔혹한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지켜본 봄이의 동공이 무섭게 흔들렸다.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다리가 힘없는 갈대처럼 파르르 떨렸다. 왜 그러느냐고 묻는 베티에게 금방 돌아오겠다고 하고선 봄이는 조용히 2층으로 계단을 올랐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봄이는 창문을 열고 주머니 속의 자경단 뱃지를 멀리 던져버렸다. 뱃지를 내던지고 나서도 공포는 가라앉지 않았다. 가슴이 계속해서 요동쳤다. 토할 것 같았다. 조금 뒤에 따라온 베티는 창문을 열어둔 채 가쁜 숨을 내쉬는 봄이를 의아하다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그 때 층계참 천장에 설치된 낡은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왕의 전원 집합 지시가 내려지자 까마귀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저택의 1층 홀에 빽빽이 모였다.

 

  “드디어 시간이 됐어. 자, 가야 할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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