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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훼인
작가 : 려영
작품등록일 : 2019.11.5

이 픽션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중심 테마를 기점으로 해서 그 게임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게이머들의 생생한 실상과 우정 사랑 배신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데킬라 같은 사랑 우정 그리고 배신...... 21세기 현재의 시간속을 힘겹게 부딪치는 청춘의 군상들이 소리없는 독백처럼 숨결을 가다듬습니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또다른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처절한 자화상입니다

 
[훼인] 22회 - 생명의 검
작성일 : 19-11-07 11:49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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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검]

 

 게바던전 깊숙한 안쪽 - 이른바 쉼터라고 불리우는 공터 안에는

 많은 수의 캐릭터들이 운집해서 저마다 파티를 구하거나

 친한 유저들과 잡담을 하고 서로 재미삼아 상대방을 장난스레

 때리는 등 시장바닥처럼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와중에서도 요즘처럼 단검만 찾는 시대에 파티를 하기가 힘든

 스마트레인즈와 같은 궁수들은 홀홀단신으로 근처의 몹들을 한두마리씩

 사냥하면서 힘겹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도 눈에 비쳐 들어왔다.

 

 수범은 지금 아틸라가 쥐고 있는 '생명의 검'에 다시 한번 시선을 고정

 시켜보았다.

 

 생명의 검... 이 칼은 럭시사로부터 받은 비장의 선물이었다.

 

 사흘전, 게바던전에서 사냥을 하던중에 급박하게 뜬 긴급공지를

 보고 게임방까지 비우고서 5 킬로미터가 넘는 겨울 밤거리를 달려가서

 

 헌혈을 하고 돌아왔었는데, 그때의 일이 어떤 경로를 타고서 럭시사에

 

 아름다운 미담으로 접수가 되었던 모양이었다.

 

 당시 야간당직을 새고 있던 GM(게임마스터)들도 병원측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고서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좀처럼 보기힘든 공지사항을 날려

 

 본 것인데 뜻밖에도 수범과 같은 아름다운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사경을 헤매고 있던 환자도 무사히 살려낼 수 있었기에

 

 중앙일간지에도 5단크기 정도의 작은 칼럼이지만 미담기사로 소개가

 

 되었고, 덕분에 미니지게임의 이미지에도 큰 도움이 되었는지

 

 어제밤 접속을 하고 10분쯤 지나서였나 당직 GM 으로부터 그날의 상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확인절차를 거쳐서는 헌신적인 봉사에 대한 보상이

 

 라며 '생명의 검' 이라는 유일무일한 B급 무기를 받게 되었던 것인데...

 

 이 새로운 칼은 별도의 인첸트가 필요없을 정도의 B 급 최고의 공격력과

 

 데미지를 기본적으로 세팅하고 있었고,

 

 거기다가 사냥을 할때나 캐릭터들간의 P&P를 할때 몬스터나 상대방을 공격

 

 하면 상대방의 피를 바로 본인캐릭의 블러드 게이지로 흡수하는 특수 스킬

 

 이 내장되어 있어서 몹을 치면 칠수록 자신의 피가 증가하는 가공하리만치

 

 신비스런 기능까지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가 정탄을 별도로 사용하지 않아도 자체정탄 기능이 발휘되도록 만

 

 들어져 있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용가치가 파격적인 무기였다.

 

 그럼에도 이 생명의 검은 교환모드나 상점모드로 타인에게 교환 판매가

 

 절대 안되도록 되어 있어서 그 특별한 희귀성때문에 칼이 가지는 가치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이었다.

 

 더구나 당시 헌혈에 수범과 함께 참가했던 다른 두명의 유저들은

 

 엘리칸 서버라는 다른 서버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게이머라서 결국

 

 이 아리스 서버에서 생명의 검을 가진 사람이라고는

 

 아틸라-수범 혼자 뿐이었던지라,

 

 이러한 사실이 일파만파 서버전체에 알려지면서 수범의 명성과 평판은

 

 그야말로 상한가를 치닫고 있었으며

 

 어제 오늘에 걸친 다섯차례의 사냥을 통해서도 그 칼의 가공할 위력을

 

 더더욱 실감하고 확인할 수가 있었다.

 

 지금 수범으로서는 마치도 로또복권당첨과 같은 난데없는 행운과 즐거움에

 

 야릇한 흥분까지 느끼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일만 있는 것만도 아니었다.

 

 

 오늘 게임방에 출근해서 바로 접속을 해보니

 

 베르테르로부터 기다렸다는듯이 귓말이 다급스레 도착했는데......

 

  "아틸라 이제 왔니? ㅠㅠ"

 

  "네 베르형 짐 출근했어요"

 

  "문제가 생겼다. 그것도 크게;;"

 

  "문제라면......"

 

  "그저께 우리 게바던전 심장앞에서 킬리만자로 먹었을때 그거 가지고

 

  마을에 팔러간 놈 아이디가 스펙 뭐였지?"

 

 이미 베르테르의 말투속에 흥분과 짜증이 한참 부풀러 올라와 있는게 느껴

 

 지자 수범은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옴을 느꼈다.

 

  "네 스펙트라......"

 

  "그래 그놈이 사기를 쳤어;;"

 

 웬 사기? 수범은 사태가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리고서

 

 베르테르의 귓말속으로 집중해갔다.

 

  "어제 오늘 안보이더니 연락도 안되고해서 화신혈 총군한테 알아보니까

 

  그 스펙 뭔가 하는 놈 - 혈 가입한지 2주밖에 안되었는데, 자기들도

 

  전화번호도 모르고 연락두절이란다.

 

  같은 게임방에서 게임하는 혈원하고 겨우 연결이 되었는데, 그 참;;

 

  그 자식 게임방비도 열흘치나 외상이 밀렸는데 떼먹고 증발해버렸다

 

  면서 중간에서 자기도 미치겠다고 울상이래

 

  정말 저질 쌔끼야;;"

 

 베르테르는 특유의 다혈질 기질을 보이면서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날리고

 

 있었고 수범은 그저 채팅창을 허탈하게 바라보기만 할 뿐......

 

 빈속에 마신 블랙커피가 위장속에서 기분나쁜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게

 

 영 불편하지 않았다.

 

  "그 자슥, 3천만짜리면 현으로 150 만언정도 할건데 횡재했네.

 

  짐 자게(=자유게시판) 함 보면 난리가 아니다 가관이여;;"

 

  "네 일단 게시판 함 보구나서 저도 알아볼게요"

 

 베르테르의 따발총같은 귓말들을 머리속에서 정리하며 게시판을 열어

 

 보면서도 지금 와서는 어떤 대책이나 해결방안도 있을 수 없는 상황

 

 이라는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 있었다.

 

 정말이지 자게 전체가 그 문제로 난리법석중이었다.

 

 자유게시판을 열자말자 스펙트라가 단독범행을 저지른 그 킬리만자로

 

 완제 사기사건에 관한 글들이 두 페이지에 걸쳐서 도배하듯이 어지럽게

 

 장식하고 있었고, 문제의 '화신' 혈에서는 총군주가 직접 사과글까지

 

 발표하면서 애써 수습을 해보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강건너 가버린 먹이감인것을......

 

 혹시나 화신혈 혈맹차원에서 킬리만자로검이나 그에 상응하는 유라파를

 

 내놓지 않는 이상에는 -

 

 물론 그것은 더더욱 기대조차 하기힘든 상상일뿐.

 

  "아틸라님! 아니 아틸라 군주님 ㅠㅠ"

 

 난데없는 사건의 돌출에 또한번 복잡한 상념속에 빠져있던 수범은

 

 화면 좌측 하단에 누군가 자신을 급하게 불러대는 글씨를 뒤늦게야

 

 발견할 수 있었는데, 다름아닌 같은 라인 소속의 혈원인 '바람난처제'

 

 라는 아이디를 가진 여자힐러였다.

 

 그 여자힐러는 게바던전 쉼터 가장자리에 서 있던 아틸라 앞으로 바싹

 

 다가서왔다.

 

  "아 처제구나 무지 올만이네"

 

 그 힐러는 랩이 52 정도되는 중급 혈원이었는데, 맨처음의 열성적인 모습

 

 과는 다르게 요즘 들어서 접속률도 거의 미미하고 접속을 해도 인사만

 

 하는둥 하다가 이내 게임을 종료하는 등 사냥도 별로 안하는 모습이

 

 좀 이상하게 여겨지기도 했던 터였다.

 

 그러고보면 수범은 스스로도 근간에 와서 혈전이다 패치다 하며 외부

 

 적인 부분에 집중하다보니 혈원들에 대한 신경씀씀이가 좀 소홀해져있음이

 

 사실인지라 저도 모르게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다.

 

  "넹 간만에 접속했더니 생소하기도 하고, 또......"

 

 바람난처제가 뭔가 한참 망설이는 듯하면서 할려던 말까지 삼켜버리고

 

 가만히 있자 분위기가 더더욱 서먹해졌다.

 

 옆쪽으로 아는 몇몇 사람들이 간간히 인사를 건네고서 지나갔고 파티를

 

 구성중인 파티장들이 아틸라에게 같이 사냥을 하자는 섭외가 잇따라

 

 전해왔지만 그런것에 개의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처제야 무슨 일있어? 괜챦으니 편하게 얘기해봐"

 

  "군주님 저 이 캐릭 접고서 다른 것 키울까봐요;;"

 

  "갑자기 왜?"

 

  "파티도 안되고... 비엔나는 정말 짜증만나요 차라리 파리퀸을 새로 시작

 

  해볼까 해서요"

 

 

 하긴......

 

 힐러계열중에서도 파리퀸처럼 화려한 공격버프스킬을 가진것도 아니고

 

 모나코 골드처럼 방어버프나 파티리콜(=파티원전체의 순간마을귀환) 과

 

 같은 특별한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닌 것이,

 

 마치도 두 클래스를 어정쩡하게 믹스해놓은 듯한 형태로 일정한도의 버퍼와

 

 강력한 힐 빼고는 내세울 게 없는지라 비엔나리자는 갈수록 천덕꾸러기마냥

 

 인기가 점점 떨어져가고 있는 터여서 지금 바람난처제의 푸념섞인 하소연도

 

 그리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현실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캐릭터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도 문제가 많은 것인데.....

 

 그동안 그렇게 힘들게 애써키운 캐릭터를 버리고 지금에 와서 어찌 다시

 

 레벨 1부터 키운다는 말인가;;

 

  "음 조금만 기다려봐 럭시사에서도 각 캐릭터의 밸런싱 유지를 위해

 

  비엔나리자를 그렇게 내버려두지만은 않을테니까"

 

  "참 내;; 군주님은 어찌 GM 하고 똑같은 말씀을 하는군요 하두 답답

 

  해서 조금전에 진정상담을 넣었더니

 

  조나단 인가하는 GM 도 방금 군주님하고 같은 답변만 늘어놓더군요 ㅠㅠ"

 

  "ㅎㅎ 그래?"

 

  "기약도 없이 좋은 날만 기다리고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구, 어찌해서 겜을

 

  접하면 사냥하는 시간보다 파티자리 구하는 시간이 더 많으니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걸하는 게 낫겠어요."

 

  "아냐 얼마전 온라인게임포럼에 실린 기사에도 한달뒤에 카오스 3 로

 

  대규모 패치가 이루어지는데,

 

  그안에는 새로운 사냥터의 증설과 비엔나리자와 같은 비인기클래스의

 

  역할강화, 나이트계열 격수들에게는 전폭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진다고

 

  나오던데"

 

  "허엇. 정말여?"

 

  "웅 생각을 잘해봐 지금의 카오스2가 나오기 전에는 스마트레인즈 같은

 

  궁수들이 솔로잉하면서 인기짱이었지만 지금은 영 아니자녀"

 

  "그건 그래요;;"

 

 두 사람의 대화는 귓말로 계속 이루어졌는지라 5분가까이 빨간색의 귓말

 

 챗팅창을 읽고 또 쓰고 해서 그런지 눈언저리가 조금씩 따가와져옴을

 

 느꼈다.

 

  "아무튼 좋은 말씀 감사하구요 하지만 오늘 제 파티자리는 아틸라군주

 

  님이 좀 책임져주세요 ㅋㅋ"

 

  "음 좋았어 나도 방금 접한거라... 어디 파티를 함 만들어볼까?"

 

 

 현실세계에서도 어느 집단이던지 리더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것이

 

 무슨 의무감이나 멍에와도 같이 당사자를 무겁게 짓누르기 십상인데,

 

 이러한 온라인 게임안에서도 혈맹의 군주나 총군주와 같은 간부급 리더

 

 한테는 혈원들이 원할하게 아니면 좀 더 스피드하게 게임을 즐기고 랩업

 

 할 수 있도록 파티자리도 구해주고 또 밀대기(=다른 캐릭의 성장을 도와

 

 주는 사람) 역할까지 해주고 하는 것이 어느듯 하나의 관행처럼 존재해

 

 가고 있었다.

 

 물론 그러다보면 정작 자기 캐릭의 성장 즉 랩업이 그만큼 지체될 수 밖에

 

 없는 등의 문제점도 뒤따르고 있었지만,

 

 그처럼 눈물겨운 희생과 노력들이 쌓이고 쌓인 시간위에서 혈맹의 결속

 

 력이 강인하게 다져지고 그만큼 혈맹의 파워도 커갈 수 있는 것인지라......

 

 수범과 같은 군주캐릭터들은 그처럼 무거운 운명의 그림자를 짊어지고서

 

 그저 묵묵히,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똑같은 길을 걸어갈 뿐이었다.

 

 한 혈맹의 총군주나 군주와 같은 지위를 맡아서 게임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지난번의 공성전처럼 한 성의 성주가 되어 경제적인 이권을 확보하는 것도

 

 있고 또한 큰 혈의 군주로서 누리는 일종의 명예욕이나 과시욕과 같은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수범과 같은 부류에게는 그러한

 

 이권이나 명예욕따위하고는 엮일 수 없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이고,

 

 다만... 누구나 하기 싫고 귀찮은 자리지만 서로들 그만큼 안하려고

 

 꺼리는 것인지라 어쩔 수 없이 떠밀리다시피 해서 맡아온 것이

 

 벌써 1년이 넘어섰는데......

 

 그렇다고 수범은 그러한 부분에 대해 후회를 하거나 망설임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어쩌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탄탄하고 파워풀한 혈맹

 

 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들만이 가슴 언저리를

 

 어지러이 맴돌고 있을 뿐......

 

 물론 조직내부에 그저 단물만 챙기고서 한마디 인사도 없이 떠나버리는

 

 배신자들이 생긴다 할지라도 지금의 이 일을 계속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 게임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번 생명의 검 사건 때문인지 아니면 파티 탱커로서의 아틸라의 실력

 

 인증과 평판이 좋게 난 때문인지

 

 수범이 만드는 파티는 어제도 오늘도 쉽사리 구성될 수가 있었다.

 

 바람난처제와 시나브로 등의 같은 가즈솔져 혈원들을 주축으로해서

 

 다른 혈맹 소속의 유저들 3명과 지난번에 같이 사냥을 했었던 '섹쉬엉덩이'

 

 라는 블랙댄서로 구성된 수범의 파티는 일사불란하게 게바둥지 안쪽으로

 

 들어갔다,

 

 생명의 검은 참으로 대단한 무기였다.

 

 몹들을 치면 칠수록 아틸라의 블러드게이지는 오히려 늘어만 가는 지라

 

 힐러들은 거의 힐을 할 필요도 없었고,

 

 그만큼 파티의 마나량도 여유있는 정도도 아니고 넘쳐흐를 지경이라서

 

 같이 사냥을 하던 파티원들의 입에서는 탄성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었다.

 

 파티에서 힐러가 죽거나 팅겨버리면 그 파티는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게 탱커의 부재이다.

 

 그것은 바로 파티 자체의 전멸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이렇게 파티가 안정적이고 아무일없이 평온하게 유지될수록 탱커를

 

 맡고 있는 수범으로서는 일말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인데,

 

 클릭과 클릭의 반복적인 동작이 연속되어지고 어떤 위험도 긴장도 없는

 

 상태에서는 파티원들의 집중력도 그만큼 약화되어서

 

 딴짓을 하는 유저가 생긴다거나 힐러들이 힐 타임을 놓쳐서

 

 파티원이 죽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들이 이따금씩 생겨나곤 했던

 

 것이다.

 

  "우와 정말 짱이네염 아틸라님이 탱커를 하시면 그랜드아리스 레이드도

 

  충분히 성공할수 있겠는데여"

 

  "ㅎㅎ 정말 그럴듯여"

 

 그랜드 아리스 레이드 - 이번의 카오스2 패치에서 새로이 공개된

 

 보스몹 레이드......

 

 이 미니지게임에서는 반복적인 사냥에서 누적되는 지루함과 식상함을

 

 해결하고자 혈전이나 레이드와 같은 특별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2명 - 10명 안쪽의 소수 인원들만이 참여하는 일반 사냥과는 다르게

 

 '레이드' 에서는 레벨 70 이 넘는 거대한 보스몹과 그 부하 몬스터

 

 들로 구성된 10 여마리정도의 대형 몬스터집단들을 상대하는 대규모

 

 수준의 사냥으로서 일반적으로 5 - 20 파티정도가 연합을 해서 참가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며, 몬스터들의 가공한 위력과 데미지때문

 

 에 파티전멸과 경험치 하락등의 위험성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레이드 성공시에는 상상을 초월한 규모의 보상도 뒤따르는 것이기에

 

 많은 고랩 유저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실정이었다.

 

  "제 친구는 노엘섭에서 겜을 하는데 거기건 지난주말에 그랜드아리스

 

  레이드를 성공했답니다"

 

  "오옷 정말여? 그랜드 아리스 잡으면 에이급 완제가 확 쏟아진다던데"

 

  "네네 친구말로는 에이급 방어구인 마스터피스랑 에이급 활-알파 보우

 

  그리고 아리스 목걸이가 드랍되었데요 총 17파티-150 여명이 참가했

 

  는데 1인당 5천만 유라파씩 정산되었다더군요 ㅋㅋ"

 

  "1인당 5천만! 우와 대박이네"

 

  "그러게요 우리 섭에서도 얼른 시도해보아야하는데;; 아틸라님이 함

 

  추진해보시죠? ㅎㅎ"

 

  "마자여 아틸라님이 레이드 진행하신다면 고랩 유저들 금방 모을 수

 

  있을텐데"

 

 그렇게...... 이런저런 잡답도 나누면서 두시간 가까이 사냥을 했을까

 

 아까부터 수범의 뇌리속에서 괜스리 맴돌고 있던 그 불안감과 걱정

 

 들이 여지없이 현실로 나타나고야 말았으니......

 

 

 그것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수범이 저만치까지 뛰어가서 몹들을 열댓마리 한꺼번에 몰아오자

 

 이상스럽게도 몹들은 탱커인 아틸라 대신 블랙댄서인 섹쉬엉덩이에게로

 

 덤벼들었고 그 와중에 힐러들이 힐을 채 할 틈도 없이 집중공격을 받던

 

 블랙댄서가 그만 눕고 말았던 것이다.

 

 블댄의 사망후에 몬스터들의 다음 타겟은 처음부터 배틀힐을 난사하던

 

 시나브로였다.

 

 그때까지도 다른 2명의 힐러들은 졸고있었는지 아니면 또 딴짓을 하고

 

 있는지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서는 힐을 할 생각도 않고 있었기에

 

 몹들은 시나브로에게만 애꿎게 공격을 퍼붓고 있었고,

 

 시나브로의 블러드게이지는 어느새 제로수치가 되어서는 "아악!" 하는

 

 처량한 비명소리와 함께 시나브로까지 바닥에 드러눕고 말았으니......

 

 물론 그 중간에 아틸라는 몹들의 자신에 대한 헤이트 수치를 극대화

 

 시키는 독특한 스킬까지 사용하며 몹들을 자신에게로 유인하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블댄과 시나브로의 사망 이후에 몹들의 분노게이지만

 

 증가시켜버려서 아틸라의 피까지 급격하게 줄어들고 말았으니

 

 이미 두명의 파티원이 누워버리고 탱커까지 위태로워지자 파티원들은

 

 이내 혼란스러워졌다.

 

 1.4 어시스트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서 당혹스런 표정으로 우왕좌왕

 

 하고 있었으며 결국에는 불과 세마리의 몬스터만을 남기고서 아틸라까지

 

 그만 누워버리는 초유의 대형사고가 벌어지고 말았다.

 

  "헛 이런;;"

 

  "ㅠㅠ"

 

 레벨 68 의 플레인솔져 지존캐릭으로서도 이런 상황에서는 불가항력

 

 그 자체였던 것이다

 

 물론 피가 급격히 빠지는 도중에 특귀환주문서라는 아이템을 사용

 

 해서 혼자서 마을로 귀환해 살아남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나머지 파티원 전체가 전멸해버리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었으니......

 

  "침착! 침착! 절대침착 베르테르 형님이 임시 탱커입니다 베르형 클릭

 

  하는 몹만 1.4!!"

 

 수범은 자신의 캐릭이 누워버린 절대절명의 상황하에서도 침착성을 잃지

 

 않고서 차근차근 마무리 지시를 했다.

 

 그렇게 해서 남아있던 3마리 몹들을 겨우 정리하고 나자, "휴우" 하는

 

 한숨소리들이 둥지 앞쪽으로 흘러퍼졌다.

 

  "아니 어떻게 된거야 힐러들은 뭘하구서;;"

 

 베르테르 특유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파티챗창을 쩌렁쩌렁 울렸다.

 

 물론 누워있는 시나브로를 보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다른 두 명의 무책

 

 임한 힐러들을 보고서 하는 질책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누워있는 3명 다 같은 가즈솔져 소속 혈원이었다.

 

  "ㅠㅠ 정말 ㅈㅅ해요 힐을 할 틈도 없이 피가 순식간에 확 빠져버려서;;"

 

 물론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다.

 

 애시당초 처음에 섹쉬엉덩이가 집중난사를 당할때부터 시나브로가 눕기

 

 까지는 1분이 넘는 시간의 공백이 있었고 두명의 힐러들은 결국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는 잠수상태였다는 얘기인데......

 

  "......"

 

 게바던전 용바위근처에서 볼썽사납게 누워있는 3구의 시체들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는 파티원들 사이로 견딜수없는 무거운 침묵의 시간들이

 

 어색하게 흘러만 가고 있었다.

 

  "음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부활부터 얼른 하죠 이러다가 몹들이 다시 리젠

 

  되면 전체가 위험하니"

 

  "그러죠 특부해야죠?"

 

  "당근이죠! 근데 전 특부활주문서가 없는데 ㅠㅠ"

 

  "저도;;"

 

  "특부 가져오신 분 아무도 없나요?"

 

 모두들 난감해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마치도 실컷 잘 놀고 난 술자리 끝에 비싼 술값을 계산해야할때

 

 서로의 눈치만 보며 미루는 분위기처럼.....

 

 이런 상황에서는 나머지 살아남은 파티원들이 엔분의일(1/n)을 해서라도

 

 특부활주문서를 분담해서 누워 있는 사람들을 살려주어야만 하는데,

 

 모두들 그냥 미루고 있는 느낌마저 들정도로 우두커니 있었으니

 

 아틸라로서도 답답할 노릇이었다.

 

 하기야 요즘 1장당 100만 유라파를 웃돌고 있는 시세에 문제의 특부활

 

 주문서를 선뜻 내놓을 사람이 있을지 조차도 의문이었으니

 

 3장이면 300만;; 6명이서 1/n 하면 오늘 사냥에서 남는게 없는 것이다.

 

 그렇다손치더라도......

 

 모두들 우물쭈물 서로의 눈치만 살피고 있자 누워있던 시나브로가

 

 더이상은 못참겠다는 듯 끼어들었다.

 

  "저한테 2장 있는데요 이걸로 일단 부활하고 나서 정산을 하죠;;"

 

  "그러죠 일단 아틸라님부터 살리고......"

 

  "ㄴㄴ 2장뿐이면 시나브로하고 섹쉬엉덩이님 두 사람부터 얼른 살려

 

  주세요 난 걍 부활하져"

 

  "네? 안돼요 말도 안돼"

 

 시나브로가 기함을 하면서 반대했다.

 

  "아틸라오빠 그 겸치(=경험치) 다시 복구할려면 얼마나 힘들건데;;"

 

  "ㄴㄴ 어여 빨리 내말대로 해줘"

 

  "일단 더이상 이러다가는 진짜루 위험하니 그렇게라도 우선하죠"

 

 어느새 주위에 몹들이 한 두마리씩 리젠이 되고 있었다.

 

  '아틸라! 왜 그래?"

 

  '수범오빠;; 오빠 랩으로 힐러부활받아서는 1주일을 해야 복구가 되염;;'

 

 베르테르와 시나브로의 빨간 색 귓말이 어지러이 교차하면서 들려오고

 

 있었지만 수범은 애써 외면하고 부활작업을 재촉했다.

 

 그렇게해서 시나브로와 섹쉬엉덩이는 특부활주문서로 100% 경험치복구가

 

 되었지만 문제는 아틸라 차례였다.

 

  "어쩌죠? 저 부활스킬로는 30% 복구 밖에 안되는데;;"

 

  "ㅇㅋ 얼른 빨리 해주세요"

 

  "정말 ㅈㅅ염 하지만 아틸라님 맘에 단단한 각오는 하셔야....."

 

 진짜로 미안한건지 아니면 겉치례인사인지 아까 사고당시에 잠수만 타고

 

 있던 그 힐러는 말꼬리를 흐리며 부활스킬을 시전하였다.

 

 30% 복구를 한다손 치더라도 이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손실임이 분명한

 

 것이다.

 

 잃어버린 70% 를 다시 복구할려면 하루에 적어도 10시간 이상씩 1주일이

 

 넘게 걸리는데......

 

 하지만 탱커의 역할을 맡고 있는 아틸라로서는 얼른 파티의 원상회복과

 

 안정이라는 명제가 중요한 것이었고,

 

 더군다나 가즈솔져 단검라인의 군주로서 차마 자기만 랩이 높다는 이유

 

 만으로 100% 부활을 받을수 만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수범의 마음은 바보스러울만치 순수하였고 혈원들에 대한 애정도

 

 애틋함 그자체였다.

 

 장내에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의 물결이 격하게 격하게 흐르고

 

 있었다.

 

 비록 30% 부활이지만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 아틸라는 생명의 검을

 

 움켜잡고서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또다시 몹들의 무리속으로 늠름하게 뛰어갔다.

 

 

 그러한 아틸라의 뒷모습을 시나브로 - 유진이 뜨겁게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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