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자 다들 오셨죠? 그러면 다시 시작합니다"
사흘전에 새로 업데이트된 일명 '카오스3 '라 불리우는
대대적인 패치를 통해서 새로 오픈된 사냥터인 트로이성 10층
입구에서 5 분간의 짧은 휴식타임을 마친 9 명의 파티원들은
오늘도 탱커를 맡고 있는 아틸라의 신호에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 무리안에는 마치 아틸라의 분신과도 같은 시나브로
캐릭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지금 아틸라의 머리위에는 '사하라' 라는 혈이름과
대문자 S 자를 갈겨 쓴 듯한 진홍색 혈마크가 반짝이고 있었다.
사하라...... 이것은 구 가즈솔져 혈맹이 혈전패배로 인해
거의 와해되고 나서 백두총군이 게임을 접고서 떠나가자
수범과 베르테르 등이 잔존혈원들을 규합하여 새로이 만들어낸
혈맹이었다.
근 3개월 가까이 지루하게 끌고가던 연합과 동맹의 피비린내
나는 혈전은 2차, 3차공성전과 자바계곡이나 게바던전등지의
사냥터에서 벌어진 무한필드전투들을 수십차례 치루면서
결국에는 숫적우세의 '여명' 혈이 주축이 된 메이저 연합의
승리로 돌아갔고,
그동안 동맹 측의 수장역할을 맡고 있던 가즈솔져는
패배를 자인하고서
총군주캐릭봉인과 혈맹해체라는 비극적 종말을 보이면서
붕괴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비록 가즈솔져의 간판은 내려졌지만 기존 혈원들의 진퇴여부는
자유의사에 맡겨졌는지라 베르테르의 주도하에
아틸라,시나브로 등 주요 핵심 캐릭들의 혼신의 노력과 희생에
힘입어서 '사하라' 라는 3개라인 - 60 여명 규모의 중소규모 혈로
재탄생하기에 이르렀던 것인데,
물론 그러한 눈물겨운 부활속에는 아틸라의 지명도와 평판 또한
지대한 공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70 대랩을 돌파한 플레인 솔져 지존이라는
명성과 아리스 서버 안에서 유일무이하게 소지하고 있는
생명의 검이라는 가공할 장비의 위력 거기에다 그동안 쌓아온
아틸라의 치밀하고 노련한 테크니컬 전술이며 군주로서의
덕망과 인품이 높이 평가받아오고 있었던 터인지라
한번 무너진 혈은 재기할 수 없다는 불문율과도 같은 원칙을
깨뜨리고서 이처럼 화려한 부활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사하라혈은 수범이 이끄는 본군과 함께베르테르가 담당하는
전사라인 그리고 라파엘라라는 스마트 레인즈가 수장인
궁수라인의 3개 부대로 구성되어졌고
1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재정비과정을 거치면서
어느정도의 안정감을 되찾고서 서서히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여명혈을 중심으로 한 연합세력의 견제와 탐색과 같은
노련한 움직임 또한 만만치 않게 도사리고 있는 상황인지라
아직은 과거의 패배에 대한 설욕과 보복과 같은 혈전이나 공성전
같은 무리수까지 취할 처지는 아니였다.
물론 연합세력쪽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사건이 여명 드림라인과 함께 연합세력의 주축을
구성하고 있던 다크블러드의 이탈이었다.
원래 다크블러드가 연합측에 가담할때에는 그 반대급부로서
자바성을 차지하기로 사전약조가 되어 있었는데 지존혈의
갑작스런 가담으로 인해 그만 웨일즈성만을 챙기는 데 그치고
말았었다.
다크블러드의 총군주인 헤라는 모나코골드라는
여자캐릭이었는데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골드마켓' 이라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사장이라는 확인 안된 루머도 있는 터였다.
문제는 그 헤라군주가 당초의 약속이행을 자꾸만 미루고 있는
답답한 상황을 참다 못해서 여명혈의 션 총군주와
최후의 담판까지 시도했지만
그 회담자체가 30분만에 아무 합의점도 없이 결렬되고 말자
다크블러드는 연합측과의 결별과 독자행보를 걷는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자유게시판에 올리고 말았던 것이다.
다크블러드 혈 휘하에는 예전 황제혈에 있던 강력한
노엘리자 군단이 포함되어 있는지라 공성이나 혈전에 있어서
가공할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오고 있었는데
아무리 헤라군주가 다혈절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나오더라도
어느정도의 타협점을 찾았어야 하는데
나이가 아직 20대중반이라는 션군주는 역시 어린 나이탓인지
같이 흥분을 해서 서투른 대응을 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결국에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각자의 길을 그렇게 선택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거기에다가 연합측에는 악운이 연속적으로 겹쳐왔으니......
첫번째 공성에서 순식간에 연합측으로 돌아서서 자바성을 차지
했던 지존혈의 세력규모가 급격하게 약화되어서 원래 300 명
가까운 인원수를 보유하고 있던 것이 구 영웅혈의 독립과
혈원들의 연이은 자진이탈등으로 이제는 50명도 채 안되는
소규모 혈맹으로 초라하게 전락해버린지라
자바성의 공성이 있을때면 항상 여명측에서 전면적인 지원을
해주어야지만 겨우 수성을 할 수 있을 지경에까지 와버린
것이었으니......
그러한 볼썽 사나운 사태에 대해 여명혈 내부에서조차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들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션군주로서도 달리 선택을 할 방법도 없었다,
가즈솔져의 몰락으로 인해 아무리 여명혈이 주축이 된
연합측에서 아리스서버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손 치더라도
이미 다크블러드까지 이탈해버린 작금의 상황에서
지존혈마저 포기한다면
여명과 드림라인 두 개 혈맹만의 동맹관계로 버텨나간다는
것은좀 무리였고,
그러한 이유에서도 좀 골칫거리인것은 사실이지만 지존혈을
부둥켜 안고서 나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던 것이다.
물론 션군주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면에는
첫 공성전 전날밤
지존혈의 군주인 나천석과 직접 영동의 룸살롱에서 만나
전격적으로 서면계약서까지 사인을 했던 추잡스런 거래라는
무거운 굴레가 도사리고 있었던 것인데,
지존혈의 참여와 자바성의 양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현금 300 과 그날밤의 현란한 향응 - 2차까지해서 200만원은
족히 넘을듯한 풀코스 접대 - 까지 받아 챙긴 션군주......
아무튼 아리스 서버안에서는 그러한 추잡한 형태의 계략과
권모술수들이 일반유저들도 모르게 어지러이 진행되어 왔고
또 새로운 모략전과 액션들이
다음을 위해 또 준비되고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