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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우양미제사건
작가 : 지니0
작품등록일 : 201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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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형사 김재희는 어느날 우연히 경찰서로 배달된 익명의 택배 상자를 받게 된다.
상자 안에는 사진 두 장이 들어있었는데 5년 전 미제로 남은 한 사건과 관련된 사진들이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사건 자료를 열람하게 되고 사건 자료집을 다 읽고 난 김재희는 의문에 빠진다. 결국 우양미제사건 용의자들을 만나보기로 마음먹고 용의자들을 찾아다니게 된다. 그러던 중 한 명이 연쇄살인범에 의해 죽고 나머지들도 연이어 죽음을 당하는 불의한 상황을 겪게 된다. 김재희는 우양사건 이후 돌연 은퇴한 담당 형사를 찾아가게 되고 그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재희 2
작성일 : 19-11-01 12:13     조회 : 72     추천 : 0     분량 : 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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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 날, 경찰서 안으로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힐끔거리며 수근대거나 한심하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 눈이 마주치자 별안간 엄지척을 해 보였다.

 씨발, 관심 좀 끄시지.

 모른척 지나쳤다.

 강력반 1팀 사무실로 들어선 순간 신참 박준호 형사가 벌떡 일어섰다. 그냥 앉아 있으라는 손짓을 했다. 같은 식구가 된 지 석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내무반에 갓 들어온 이등병 같다. 여기가 무슨 군대도 아니고….

 책상 위로 느긋히 양다리를 올리고 앉은 이기자를 힐끗 보았다. 저쪽은 말년 병장이고.

 이기자가 나를 보고 읽고 있던 신문을 접으며 생긋 웃었다.

 "만족하냐?"

 "뭘요?"

 그가 신문을 흔들었다.

 법원 주차장에서 기자를 때린 사진이 한때 실시간 검색어 4위에 오른 기염을 토한 일을 말하는 건지, 조상혁의 재판 결과를 말하는 건지 헷갈렸다.

 오늘 아침 일간지를 보고 기자도 형사들처럼 파트너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진은 전문가 솜씨였다). 형사생활 11년이지만 아직도 배울 게 많다.

 "반장님은?”

 신참에게 물었다.

 "아까 서장님 호출받고 올라가셨어요."

 서장...불길한 징조다. 아무래도 이번엔 대충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이 일을 빌미로 미운 털 뽑기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서장은 내심 이런 기회를 노리고 있었을 테니까.

 멍청한 놈. 스스로 무덤을 파다니.

 이기자가 약을 올렸다.

 "김재희. 반장님이 너에게 휴가를 선물해 줄지도 몰라. 그렇게되면 괌을 추천하마. 두산이 그리로 원정훈련 떠났다는 소식이 스포츠 일면에 실렸더라. 린드블럼 사인공 좀 받아주면 정말 고맙겠는데.."

 아주 신났군.

 "저 더운데 싫어해요."

 그때 나동기가 허겁지겁 사무실로 들어왔다.

 벽시계를 힐끔보고 인상을 썼다. 8시 42분. 출근 시간은 40분까지다. 지각은 면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나동기가 물었다.

 "근데 주차장 내 자리에 검정 서민차 누구 건지 알아?"

 "서민차?"

 "그런 차도 있어?"

 "그래. SM."

 신참이 풋, 웃음을 터뜨렸다.

 "서민차는 폭스바겐 아닙니까?"

 "임마, 그건 외국 서민차고, 우리나라 서민차는 SM. 며칠 전부터 자꾸 내 자리를 거져 먹고 있어. 차 댈 데가 없어서 주차장을 세 번이나 돌았다니까. 잡히기만 해봐.... "

 씩씩거리고 앉아 있는 나동기의 정수리가 자석에 끌린 것처럼 둥둥 떠있다. 눈 뜨자마자 부리나케 달려나온 것 같았다.

 나동기가 옆자리에 앉으며 나를 툭 건드렸다. 능글능글 웃고 있었다.

 "자식, 한 건 했더라. 뒤태가 끝내주는 게 큭, 무슨 블레이드 러너인줄… 와이프도 네 기사보고...."

 갑자기 신참이 요란스레 기침을 해댔다.

 얼른 돌아보니 고무상 반장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문앞에 서 있었다. 나동기가 후딱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반장이 말했다.

 "나동기, 어젯밤 8시까지 HI 게시판(강력사건 조사 보고서)에 올려놓으라고 한 게 있었을텐데?”

 "아, 죄송합니다. 둘째가 갑자기 열이나서 응급실에 다녀오는 바람에 깜빡했습니다."

 나동기에게는 7살 된 아들과 5살. 3살 딸들이 있다. 아내는 임신 8개월째다. 낮에는 장모님이 두 아이를 봐주고 있다가 퇴근 후에는 나동기가 육아를 도맡는다.

 “제때 퇴근하라고 밖으로 안돌리고 일부러 서류 업무 맡긴 건데 그것도 제때 안올리면 어쩌란 거야?”

 반장이 잔소리도 귀찮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됐고. 김재희. 내 방으로 들어와!"

 "고맙다. 동기야."

 나동기가 속삭였다.

 문득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자뷰처럼...

 초등학교때 나는 벌로 자주 운동장을 돌았고, 중학교때 생활지도부장은 한번만 더 PC방에서 싸움을 벌였다가는 정학을 면치 못할 거라고 경고했다. 고등학교때는… 그때는 뭘 하며 지냈는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늘 자고 있었던 것 같다. 덕분에 무럭무럭 자라 입학때보다 키가 30센티미터 이상 커서 졸업했다. 아무튼 학창시절 나는 늘 불려다녔던 것 같다. 사회에 나와서도 불려다닌다. 군대에, 훈련에, 연수에, 현장에… 지금은 37살 나이에 반장에게 불려가고 있다.

 순간 변병거리라도 생각해 둘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래도 기죽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등을 쭉 폈다. 그리고 반장의 집무실 문을 활짝 열었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누런봉투가 눈앞에서 흔들렸다.

 나도 모르게 기가 죽었다.

 "김재희. 너 이제 어쩔거야? 서장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조상혁 변호사가 보낸 고소장이다. 분명히 법원에 버려두고 온 것 같았는데….

 반장이 이번엔 책상 위에 있던 신문을 집어들었다. 일면 제목에 경찰, 주먹, 어쩌고저쩌고 라고 쓰여진 게 보였다.

 "그리고 재판 끝났으면 곱게 나올 일이지 왜 법원 앞에서 그 지랄이야. 경찰이 깡패야? 누구는 재판 결과에 만족해서 그냥 참고 있는 줄 알아?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어. 이게 네 녀석이 나나 서장 물 먹이려고 한 짓이라면 아주 제대로 해냈어...."

 얌전히 반장의 화가 풀리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방문이 활짝 열렸다. 반장이 용수철 튀어오르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공서 김기철 서장이다.

 서장이 외나무 다리에서 원수 만난듯 천천히 다가왔다. 열린 문 뒤로 이쪽을 힐끔거리는 동료들의 얼굴이 보였다.

 "참, 낯짝도 두껍지. 안그래요. 반장?"

 특유의 비아냥거리는 말투. 잊을만 하면 듣게 된다. 다 내가 자초한 일이다.

 슬쩍 서장을 쳐다보았다.

 금테 안경위로 맨질맨질한 이마. 깔보는 듯한 눈빛. 보습제가 듬뿍 발린 입술. 여기도 익숙해진 면면이지만 참 정이 안가는 인간이다.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쓴침이 고인다.

 "그래, 실검스타가 되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존댓말. 서장은 상대를 깔아 뭉개기 직전, 극존칭을 쓰는 버릇이 있다.

 차라리 그냥 한대 치시지...

 "우리 소공서에서 가장 창피한 경찰이 바로 김재희 형사입니다! 당신의 무식한 행동이 대한민국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죠. 어쩌면 그런 행동을 하고도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출근을 할 수가 있는 지 놀라울 지경입니다. 나 같으면 진즉에 다른 일을 알아봤을 텐데 말입니다."

 네평 남짓한 반장의 조그만 집무실이 고성으로 들썩거렸다.

 "이번 기자 폭행...차마 입에 담기도 싫군요. 아무튼 공무원의 위신을 손상시키는 김재희 형사의 행동을 그냥 넘어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오늘 퇴근 때까지 시말서가 제 책상에 올려져 있어야 할 겁니다. 그 안에는 사고 경위가 낱낱이, 그리고 아주 상세하게 적혀 있어야 하고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쓰게 될 줄 아세요. 그리고 이 시간부터 지금 맡고 있는 사건에서 일절 손을 떼고 징계위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자숙하고 계세요. 며칠내로 결정이 내려지면 통보가 갈 겁니다."

 창너머로 이기자가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간만에 저 인간의 얼굴에서 미소를 본다.

 "징계위 결정에 따라 복귀시점이 결정될 겁니다. 빠르면 다음주 일수도 있고 아니면 몇 달이…. 뭐, 물론 아무것도 확신할 순 없지만요."

 여차하면 내치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고 반장도 이 결정에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 네. 당연한 말씀입니다."

 반장이 고개를 숙였다.

 서장이 방을 나섰다. 반장도 뒤를 따라 나섰다. 문뒤에서 부산스런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나동기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잠시 출장 다녀온다고 생각해. 참, 근데 너 이거 못봤지?"

 다짜고짜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아들이 유치원 발표회에서 춤을 추고 있는 영상이었다. 나에겐 조카나 다름없는 놈이다. 선글라스를 쓰고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폼이 어찌나 심각한지 절로 미소가 나왔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상황에 아들 사진을 들이미는 건 아니지 않나?

 한마디 하려는데 신참이 쪼르르 달려왔다. 나동기의 아이들 사진을 보더니 결혼해도 자신은 절대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동기가 발끈했다. 철이 없다느니, 애를 가져보면 세상이 달라진다느니 온갖 사례를 주워섬겼다. 그러다 갑자기 화살이 나에게 돌아왔다. 어떤 징계가 내려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래 출산계획 따위가 머릿속에 있을 리 없다.

 대답이 없자 설마 모태솔로가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나... 비혼주의야."

 무심결에 내뱉었다.

 나동기와 신참이 세상에 없을 불쌍한 놈보듯 나를 쳐다보았다.

 "아... 그러셨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동기는 자리에 앉자마자 다시 신참에게 아이들 사진을 들이밀었다. 신참은 여전히 시큰둥한 얼굴이었다. 나동기가 갑자기 신참의 목에 헤드락을 걸었다. 신참이 항복의 의미로 양손을 들었다.

 모두 즐거워보인다.

 동료의 걱정은 일도 안해준다.

 멋진 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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