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손가락을 튕기자 누군가 짠 듯이 모든 사람과 시간이 멈추었다. 의외로 시간을 멈추는 능력은 쓸모가 있었다. 어느 정도는. 교통사고가 눈앞에 보이면 나는 시간을 멈추고는 사람들을 구해주다시피 하고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긴 한데, 그래. 이 능력 편리하다. 오늘도 손을 튕기며 시간을 멈추었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다른 느낌이 들었다.
"어, 뭐야... 시간이 멈췄어...?"
움찔. 뭐지. 분명 시간은 멈췄을 텐데. 어째서... 나는 천천히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몸을 돌리니 보이는 여자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움, 움직였어... 어떻게..."
"어, 그쪽도 움직이네? 이거 그쪽이 쓴 능력이에요?"
뭐야, 뭔데 움직이고 있는데. 도대체 저 여자는 정체가 뭐야... 나에게 다가오는 여자를 멍하게 바라보며 패닉에 빠졌다.
"저기요? 정신 차려봐요. 이봐요!"
"어, 어떻게..."
나는 애써 정신을 부여잡고는 여자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당신 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분명 시간은 멈췄는데..."
"역시 그쪽이 멈춘 거 맞는구나!"
나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밀려오는 헛웃음.
"하-, 이게 대체..."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요."
나도 똑같은 능력자인데. 여자의 말에 나는 더욱 아파져 오는 머리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