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몇 년이나 따라다닌 모 신문사의 기자에 의해 그 소식이 세상에 까발려지면서 전 더욱 밖의 출입이 어려워졌습니다. 영화 속의 ‘닥터 맨허튼’은 암을 몰고 다니는 것으로 나오는데 제가 그렇다는 건 너무 터무니없는 거 아닙니까. 왓치맨은 영화 속 이야기 아닙니까. 사람들은 기자가 까발린 그 소식을 듣고 군부대에서 무슨 실험을 당했나부터 시작해서 나에게 다가오면 암에 걸려 버리는 것처럼 생각을 하고 믿어 버리는 것입니다.
나를 인터뷰한 어떠한 아나운서는 장갑에 마스크까지 쓰고 왔습니다. 암이 전염성입니까?
5번째 번개를 맞지 않아도 사람들의 간섭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저의 불편한 생활과 겪는 고충을 이야기해보자는 프로듀서를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인상이 참 좋았죠. 하지만 전 이미 너무 지쳐있었습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갔지만 모든 병원에서 저와 한 시간이상 상담을 하면 암세포가 전이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전 사람들과 좀 다를 뿐이지 틀린 인간이 아니었거든요. 제 마음은 물에 불은 신문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마른다고 해서 원형의 모습을 찾아 갈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