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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러나 그는 죽지 않는다
작가 : 에르노
작품등록일 : 2016.10.5

누군가 그를 미친듯이 원한다! 영문도 모른 채 쫒기는 소년, 그는 어째서 납치당하는가?
벗어날수록 옭아매오는 그물, 그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치명적인 음모가 정체를 드러낸다!

강대한 라니냐 제국의 볼모가 되어버린 도림 왕국의 태자, 상냥하고 친절하나 실은 비성숙한 자아에 고통받는 그는 제국을 적대하는 식민지 독립파에 의해 납치당하고 만다. 탈출을 시도하고 흉악한 적들과 추격전을 벌이며 이색적인 해적과 조우한다. 스릴 넘치는 모험과 풋풋한 사랑을 통해 자아의 성장을 일궈나가는 다크판타지.



표지는 핀터레스트 펌입니다.

 
02.납치선에서
작성일 : 16-10-07 19:52     조회 : 611     추천 : 1     분량 : 6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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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이도는 잘 알 수 없었다. 일주일? 아니 이주일? 아니 보름? 다만 확실한 건 그에게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창고의 쓰레기 냄새이다. 그것만이 이도의 곁을 지켰다. 보름 정도라. 그 정도면 선화도 궁전에 충분히 적응했을 정도의 시간이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난 그동안 여기서 썩고 있었지. 시기심이 그를 가득 채웠다. 그 감정에 이도도 당황했다. 어두운 곳에 보름 동안 있다 보면 정신이 이상해지기 마련인 건가.

 

  “젠장.”

 

  놈들도 그를 불쌍하게 여겼는지 입의 재갈과 발을 묶은 밧줄은 풀어줬다. 하지만 밥 먹을 때는 영락없이 개꼴이었다. 손을 묶은 밧줄을 입으로 뜯어보았으나 헛짓거리였다. 이대로, 이대로 계속 쭉 이어지면 어찌될까. 협상이 잘 되어서 나는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이용 가치를 잃어 살해당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술통에 쇠구슬과 함께 처박혀서 바다 밑으로 수장? 생각만 해도 소름이 쭉 끼친다.

  이도는 그동안 벽에 가만히 귀를 대 엿들었던 정보들을 떠올렸다. 바로 옆이 선원들이 취침하는 곳이라 떠드는 소리가 잘 들렸다. 대자를 어떻게 독립에 이용할까, 제국이 협상에 응할까 하며 선원들끼리 나누던 대화들. 즉, 지금 그를 납치한 자들은 식민지 독립파의 끄나풀이 맞았다. 그리고 행선지는 람다 항구이다.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독립파의 본거지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순 없는데.”

 

  하지만 이도도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바다에 대한 믿음이다. 옛날, 해군 도독이었던 자에게 궁술 수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자는 항상 바다에 대해 말해주었다. 어느 날 이도가 바다는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 했다. 그래, 바다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암초를 만날 수도 있고, 태풍을 만날 수도 있고, 무시무시한 파도를 만날 수도 있고.

 

  운 나쁘게 해적을 만날 수도 있고.

 

  그 순간 포격으로 인한 굉음이 펑, 하고 울리더니 선체가 크게 흔들렸다. 이도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엎어졌다. 굉음은 멈추지 않고 계속 울렸다. 그 때마다 선체도 크게 요란을 쳤다. 이도는 떨리는 눈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설마, 이건 설마.

 

  “해적이다! 모두 전투 준비!”

 

  미세하게 괴한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해적이다. 이도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걸 좋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쩌면 해적에게 붙잡혀 더 나쁜 꼴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그래, 탈출 기회이다.

 

  “빌어먹을, 이 밧줄만 아니었어도.”

 

  그 순간 번개가 선체를 때린 마냥 굉음이 울려댔다. 순간 귀가 멍멍해진 이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래도 직격타인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선체가 포격에 의해 기울고 있었다. 그것도 당장 엎어질 것처럼. 끼기기긱, 뭔 소리지? 이도는 순간 뒤를 돌아보고 입을 떡 벌렸다. 창고의 온갖 선적품이 그를 향해 쏟아지는 것 아닌가!

 

  “으아아악!”

 

  이도는 옆으로 몸을 날렸다. 대량의 선적품이 이도가 있던 자리를 깔아뭉개며 문을 뚫고 나갔다. 먼지 사이로 뻥 트인 문이 보인다. 이도는 숨 죽여 쾌재를 올렸다. 선체도 다시 안정을 찾았는지 더 이상 기울지 않았다. 선적품이 반대쪽으로 쏠려버렸기 때문이다.

 

  이도는 박살난 문의 잔해와 선적품을 피해 빠져나왔다. 경비병의 시체가 화물에 깔려있다. 이도는 피 웅덩이를 보다가 눈썹을 찡그렸다. 칼이 보였다. 이도는 칼을 집고 바닥에 꽂았다. 그리고 손을 묶은 밧줄을 칼날에 비벼댔다. 밧줄이 툭, 하고 끊어졌다. 다행히 잘 드는 칼이다. 아니, 이제 보니 원래 이도의 장검이다. 칼집이 평범한 모양새인데다가 보름이나 지나 몰라 본 모양이다.

 

  “썩을 놈, 영광인 줄 알라고.”

 

  이도는 장검을 챙겼다. 그리고 옷도 그 놈의 것으로 바꿔 입었다. 냄새나고 더러웠지만 들키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머리에 놈의 검은 모자를 써서 은발을 감췄다. 나무가 삐걱대는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갔다. 위쪽은 여전히 굉음과 함성과 싸움 소리로 가득 차있다. 자, 이제 어떻게 하지? 맞아, 작은 배. 모든 배에는 비상탈출 용으로 작은 배가 있어. 아마 배의 좌측이나 우측에 밧줄로 매달려있지 않을까? 좋아. 어떻게든 난장판을 뚫고 나가야해.

 

  마음을 다잡고 나가려 했는데 또 선체가 뒤흔들렸다. 이도는 이를 악물며 버텼다.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무언가 다른 소리가 더해졌다. 바람소리와 빗소리. 그것도 장난이 아닌 정도로.

 

  이도는 천천히 배 위로 나왔다. 후두두둑 떨어지는 비가 먼저 이도를 습격했다.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미친 듯한 호우 속에서 괴한들과 해적들이 칼을 맞대고 화승총처럼 보이는 걸 쏘아대며 싸우고 있었다. 숲에서의 일전과 버금갈 정도로 치열했다. 이도는 순간 나가길 망설였다. 그러나 뺨을 짝짝 치고 마음을 다잡았다. 가야해.

 

  “어디 있지.”

 

  이도는 주위를 둘러봤다. 갤리온 해적선이 납치선의 좌측에 딱 달라붙어있었다. 무서워라. 근데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머리에 빨간 스카프를 두른 여자였다. 여자 해적? 역시 여기도 서방이구나. 여자가 해적도 하고. 이도는 잽싸게 우측으로 내뺐다. 그리고 아래를 살펴봤다. 역시나 작은 배가 있었다. 하지만 선체 전면부에 있었다. 이도는 상당히 후미에 있던 것이다. 이도는 살금살금 앞 쪽으로 걸어갔다. 갑자기 눈앞에 칼싸움을 벌이는 해적과 괴한이 난입했다.

 

  괴한! 이도의 눈에 불이 붙는다. 이도는 장검을 빼어든다. 괴한의 옆구리 깊숙이 찔러 넣는다. 보름간의 유폐의 대가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 괴한은 단말마를 내지른다. 풀썩 쓰러진다. 그 해적은 이도의 어깨를 세게 토닥인다. 순간 이도의 머리털이 쭈뼛 선다. 날 해치려는 건가? 근데 그 해적의 웃는 인상이 호탕하다.

 

  “잘 했다, 신참! 그렇게 하는 거야!”

 

  그 해적은 다른 적을 찾아갔다. 내가 해적 신참으로 보이나 보다. 피 묻은 검정 모자를 써서 그런가? 이도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계속 걸어갔다. 어느덧 작은 배를 지탱하는 밧줄이 감겨있는 쇠막대기에 다다랐다. 밧줄에 칼을 대는 순간 선체가 또 흔들렸다. 이번엔 제대로 서기 힘들 정도였다. 파도가 어찌 센지 위로 튀어 올라 이도를 때릴 정도였다.

 

  이도는 바다를 보았다. 이렇게나 포악한 바다는 처음이다. 마치 신의 분노 같다. 바닷가의 잔잔한 바다만 보아온 그에게 이런 바다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근데, 이런 바다에 내가 무작정 나아가는 게 현명할까? 오히려 개죽음 아니야?’

 

  이도는 딜레마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런 그를 갑자기 한 괴한이 습격한다. 멀리서 이도가 자기편을 죽인 걸 보고 해적이라 오인한 것이다. 이도는 그와 칼을 맞댄다. 챙, 챙. 몇 번이나 칼과 칼이 합주곡을 울린다. 앗! 이도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만다. 바닷물에 미끄러졌다. 이도는 몸을 옆으로 돌린다. 간신히 칼질을 피한다. 다시 일어난다. 침착하자, 배운 대로 하는 거야. 이도는 찔러 들어오는 놈의 칼을 옆으로 흘린다. 놈의 심장에 칼을 꽂는다. 괴한은 피를 토한다. 천천히 쓰러진다.

 

  그 순간 해적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철수! 철수! 오늘은 파도가 우리를 거부한다! 모두 철수해!”

 

  파도들의 무서움을 잘 아는 해적들이니, 재빨리 튀려는 것이다.

 

  “이봐, 신참!”

 

  방금 이도가 도와준 해적이 그의 어깨를 잡았다.

 

  “거기서 뭐해? 방금 못 들었어? 철수해야지!”

 

  “어, 어?”

 

  이도는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말했다.

 

  “그, 그. 제가, 제가 그 오늘 처음이라. 어, 잘, 잘 못 들었나 봐요.”

 

  “쯧! 처음은 다 그래! 그래도 넌 처음치곤 훌륭해! 두 명이나 죽였잖냐! 넌 특별히 내가 귀여워해주지. 자, 가자고! 신참!”

 

  그 해적은 히죽 웃었다. 볼에 있는 깊게 패인 상처가 일그러져 꽤나 징그러웠다. 하지만 어딘가 편한 느낌이 들었다. 자기보다는 키가 작은 이도를 위해 굳이 몸을 낮추어서 말을 걸었기 때문일까. 그는 굳어있는 이도의 팔을 끌고 해적선으로 돌아갔다. 수많은 해적들이 괴상한 함성을 내고 있었다.

 

 "철수다, 철수~ 럼주 대신 비만 잔뜩 먹고~"

 

  아까 이도가 본 빨간 스카프의 여해적이었다. 그녀가 선장인 듯하다. 대단하다. 저렇게 젊은데도. 이도는 약간 질투심을 느꼈다. 몸을 약간 뒤로 젖힌 그녀의 자세에서는 자신감으로 차있었다.

 

  “다 돌아왔습니다!”

 

  선원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럼, 다음을 기약하며!”

 

  선장이 칼을 올려들며 함성을 지르자, 선원들도 똑같이 따라했다. 해적선은 괴한의 배를 떠나 바다 저편으로 항해했다. 이도는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선뜻 이해가 안 되었다. 난 분명히 작은 배를 타고 도망치려고 했는데.

 

  이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바보야. 항해도 뭣도 모르는 네가 망망대해에서 탈출해봤자 뭐 하게? 오히려 이게 잘 된 거야. 이제 기회를 노리라고.’ 그렇다. 오히려 이게 잘 된 거야.

 

  얼굴에 상처 난 해적이 이도를 봤다.

 

  “어때, 신참? 이게 혹시 첫 전투였냐?”

 

  “아, 네. 그렇습니다.”

 

  “오호라, 그럼 지금까지 잡일만 했던 거로군. 그래서 내 눈에 안 보였구만. 난 돌격대장이거든! 하지만 지금까지 잡일을 했다고? 말도 안 돼. 네가 잠깐 봤지만, 네 그 검술은 아주 훌륭하진 않아도 꽤나 훈련받은 듯했어. 그러니까 네놈은, 꽤 쓸 만한 놈이라는 거지! 인재 발탁이다, 인재 발탁!”

 

  그 해적은 호탕하게 웃어댔다. 이도는 머쓱하게 웃어주며 해적선을 둘러보았다. 어라? 생각보다는 깔끔했다. 돛대에는 해골들이 막 걸려있고, 검정색 바탕에 여기저기 구멍이 난 돛, 마스트 맨 위에 달린 해골 모양의 깃발, 여기저기 썩은 선체와 녹이 슨 대포, 흉악한 생김새의 선원들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돛대는 깔끔한 옅은 갈색에, 구멍은 전혀 없는 하얀색의 돛, 알 수 없는 문장이 그려진 깃발, 정교하고 멋진 밤갈색의 선체와 세밀한 장식들. 이게 정말 해적선인가? 하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해적이었는데.

 

  “어이, 누니임! 이 놈 좀 보쇼!”

 

  돌격대장은 이도를 끌고 선장에게 갔다.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흘겨봤다.

 

  “또 뭐야, 설마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는 아니겠지?”

 

  “이 신참 말이에요, 제법 쓸 만한 놈입니다!”

 

  “신참?”

 

  여해적은 이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도도 그녀를 살펴보았다.

 

  빨간 스카프 아래에는 밤갈색의 멋지게 관리한 장발이 하늘거렸다. 선박 생활이 고될 텐데도 상당히 잘 관리했다. 갈대처럼 살짝 처진 눈꺼풀을 지녔고 아래에 검게 칠하는 눈 화장을 했다. 그것이 그녀를 고혹적으로 보이게 했다. 입매는 끝이 살짝 올라가있어 자존감 넘쳐 보였다. 게다가 누가 봐도 미인이다. 이도는 뺨이 붉어지는 걸 들키기 싫어 고개를 숙였다.

 

  “흐으음.”

 

  아리아는 이도를 응시했다. 허리를 굽혀가며 이도를 찬찬히 훑었다. 그녀에게서 바다의 짠내와 달콤함이 톡톡 튀는 듯한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났다.

 

  “아리아 누님, 이 놈이 꽤 맘에 드나보죠?”

 

  아리아는 콧바람을 치고는 턱을 들어올렸다.

 

  “흥! 웃기는 소리.”

 

  그 말로로 한 순간 피어오른 가슴의 고동과 당황스러움을 가렸다.

 

  “얘가 신참이라고? 난 기억이 안 나는데.”

 

  이도는 뜨끔했다. 돌격대장이 와하하 웃었다.

 

  “그럼 뭐겠습니까? 우리의 적을 죽이고, 피 묻은 검정모자, 더러운 옷! 신참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하늘에서 솟아난 아군이게요?”

 

  “그 말도 일리가 있군. 내 기억력이 별로인가보지. 근데 이 놈의 검이 쓸 만하다고? 그러기엔 너무 예쁘장한데. 그래, 너 여자냐 남자냐?”

 

  아리아는 구부정할 자세를 취하고 오른 손바닥을 펴보였다. 오른손목에 걸어둔 여러 장의 금빛 팔찌가 짤랑거렸다. 손이 예쁘다. 전체적으로 거친 외양 속에서 그 손만이 유일하게 유약해보였다.

 

  “나, 남자입니다! 선장님.”

 

  “남자라.”

 

  아리아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몸을 틀어 돌격대장을 봤다. 때가 끼고 쭈글쭈글한 평상복이 뒤틀렸다.

 

  “신대륙에는 꽤나 뒤틀린 성욕을 가진 귀족들이 많지. 그런 놈들한테 비싸게 팔리겠는데? 검술 쪽보단 아무래도 ‘그쪽’이 낫지 않겠어?”

 

  이도는 순간 배에서 뛰어내릴까 하고 생각했다.

 

  “누님! 그건, 그런 건 노예잖습니까! 우린 노예는 취급 안 하잖아요!”

 

  돌격대장이 역정을 내자 아리아는 휘파람을 불며 먼 바다를 바라봤다.

 

  “왜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 너처럼 농담 따먹기 좀 한 건데.”

 

  “그래도 그런 농담은 하지 마세요!”

 

  “알았어,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 그래, 너. 신참. 이름은?”

 

  “도리아입니다.”

 

  “이름도 계집애같군. 좋아, 대포는 좀 쏠 줄 아나?”

 

  “전혀 모릅니다. 저는 검만 쓸 줄 압니다.”

 

  “좋아, 도리아. 그럼 내일부터 여기 이 아저씨한테 포격술을 배우도록. 아무래도 잡일 하는 놈을 또 고용해야겠군.”

 

  갑자기 아리아에게 누가 다가왔다.

 

  “선장님! 다음 항로는 어디로 할까요?”

 

  “항해사냐? 그래. 다음 목적지는 렐리아나 항구다. 럼주를 팔아먹어야지. 게다가 우리 늦었다고!”

 

  “네!”

 

  아리아는 자신의 선원들을 향해 우렁차게 외쳤다.

 

  “제군들, 우리가 럼주를 다 팔고나면, 그 돈으로 렐리아나의 선술집을 전부 털어버릴 거다! 모두 각오됐나!”

 

  선원들은 깔깔 웃으며 그녀에게 호응했다. 이도는 하늘을 보았다. 먹구름이 우중충하다. 아, 제발 이게 산 넘어 산이 아니라면 참 좋을 텐데.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왠지 모험의 시작 같다는, 뭔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두근거림이 있었다.

 

  그리고 의심도.

 

  눈앞에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웃는 아리아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알천 16-11-09 21:42
 
잘 읽었습니다^^ 초반 진행 속도가 빨라서 몰입감이 좋네요. 나머지도 즐감하겠습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에르노 16-11-11 14:51
 
/알천 1막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몰입감이 좋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완독까지 즐거우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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