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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호(岵) 황국(皇國)의 고민거리 -11-
작성일 : 19-10-16 12:11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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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그것도 다 갓 입학한 1학년들의 경우겠지만. 아, 2학년들도…아니 3학년까지는 버겁겠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두 계층은 가벼웠던 모양이었다. 왠지 아쉬움이 밀려오는 것처럼 묘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7-2라 써져있는 교실 안을 힐끔 보았다.

  적어도 복도에 한 사람이라도 나와 있었으면 아니 못해도 다섯 명 정도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죄지은 사람처럼 힐끔거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교실 안에는 다들 쉬는 시간이라는 걸 잊은 건지 몇몇만 제외하면 모두 책 같은 걸 뒤적이며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어쨌거나 조용한 것에 한 몫 하는 것은 별다를 바가 없었다.

 

  ‘가만? 지금은 쉬는 시간이잖아. 괜히 내가 쫄 건 없지? 게다가 오빠한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밥 굶을까봐 도시락 갖다 주는 건데, 뭘. 저 사람들이 이상한 거야. 그렇고말고. 세상에 쉬는 시간에 저러고 있는 게 말이나 되냐고.’

 

  뒷문에서 서성이던 그녀는 이내 마음을 추슬렀는지 막 문을 열려고 할 때였다. 그녀의 뒤에서 무척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 반에 볼 일이 있나?”

 

  그에 괜히 죄지은 것도 없으면서 깜짝 놀란 최여진은 도시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타당-

  대굴대굴-

  탁-

 

  “…없나? 그러면 좀 비켜주겠어? 난 그 반에 볼일이 있거든.”

 

  보통은 왜 그러냐고 묻지 않나?

  아니 그보다…도시락. 어쩌지.

  정말 아침부터 일진이 사납다, 사납다 하지만 도시락까지 이렇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도시락으로 시선을 내렸다. 아니 누구나 예상하지 못하지만 오늘 하루는 끝까지 안 좋으려나보다라고 결론을 확실히 내렸는지 그녀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 그녀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있음에도.

 

  “귀가 먹었나? 이젠 별게 다 짜증나게 하는군.”

 

  귀? 전혀 먹지 않았다. 그저 대답할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었다.

  듣기 좋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성격이 무척 급한지 끝까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는 앞문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빨리 뒤돌아본다고 뒤돌아 봤지만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복도에는 다시 그녀 혼자였다.

 

  “……”

 

  교실은 뒷문만 있는 게 아니다.

  7층엔 오빠만 아니면 아니 떨어져버린 도시락만 아니었어도 올 일이 없었다.

  혹 오빠한테 볼 일이 많아서 매일같이 7층을 온다고 치자. 그 중에서 앞문을 어쩌다 사용한다 해도 어찌 당당하게 앞문을 사용하겠는가 말이다.

  같은 반이라도 앞문은 가급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앞문은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드나드는 문’이라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있어서 누구든지 앞문으로 들어오면 대부분의 시선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선받기를 원하거나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녀는 그런 것들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되도록 조용히,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자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라 평소에 이것을 실천하는 것만도 벅찬데 일부러 튈 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니 열이 더더욱 났다. 정 급했다면 애초부터 앞문으로 갔으면 되는 게 아닌가. 게다가 별게라는 취급까지 받아서 더 그랬다.

 

  ‘지가 뭔데 별게래? 날 언제 봤다고. 성격이 저모양이니 생긴 것도 엉망이겠지. 아니 생긴 게 잘났어도 성격이 그 모양이라서 엄청난 문제아에 최악, 최하, 최저의 인간일거야.’

 

  곧 그녀의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것을 몰랐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했다.

  결국 황금보단 작지만 그래도 아깝기는 마찬가지인 쉬는 시간을 이렇게 날렸다 생각하니 얼굴이라도 보자 싶어 최여진은 뒷문을 거칠게 열었다. 이미 시선 따위는 얼마든지 참아 주마에 도시락 때문에 여기 또 올 텐데 어쩔 거냐 하는 마음으로.

  바닥에 떨어뜨렸던 도시락을 한 손에 들고는 포부도 당당히 들어서는데 아무도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몇 걸음 떼지도 않았는데 살갗이 따끔하다고 느껴졌다.

 

  ‘……뭐지??’

 

  그녀의 생각은 거기서 끝이었다.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와 비명들이 교실을 에워쌌기 때문이다.

  와장창!

 

  “꺄아!”

 

  “아아악!”

 

  뒤이어 바보라도 알아차릴 만큼 무척이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착각이 아니라면 복도에서 들었던 목소리하고 똑같은 음성이었다.

 

  “하여간……실력이 없는 것들이 꼭 그러지.”

 

  최여진은 웅크렸던 몸을 풀어내며 살며시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 짧은 순간에 교실의 유리는 죄다 박살나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재빠르게 막거나 피한 이들도 있는 반면 자잘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다친 이들도 보였다.

  거창하게 치료라고는 하지만 응급치료정도면 괜찮을 듯 보였다. 역시 7학년이다 싶었지만 누구도 이렇게 만든 저들을 막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역시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는 구경 중 하나이기 때문인 건지 아직 덜 자라 그런 건지는 모를 일이지만.

 

  ‘선생님을 불러오면 좋을 텐데. 층도 제일 가까운데 왜 아무도 안 오는 거야? 응?!’

 

  그녀는 교실의 앞뒷문 할 것 없이 구경할 수 있는 곳 모든 곳에 구경하고 있는 학생들을 둘러보다가 누군가가 움직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

 

  못 들은 모양인지 자잘하게 상처 입은, 최여진에게 오빠라 불린 최진성(崔眞性)이 책상 밑에서 나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곳에 다가갔다.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사나운 경고성이 날라 왔다.

 

  “꺼져. 방해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교내에서 싸움은 금지야. 그것도 ‘힘’을 이용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건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그러니까 그 쯤 해.”

 

  “내가 왜? 시비를 건 저 새끼가 그만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래, 알았어. 내가 책임지고 말리지. 그러니 이만 볼일을 보고 가주겠어?”

 

  “푸하핫-나도 못한 걸 네가 한다고? 봐봐, 저 표정. 씹어 먹어도 소화 안 될 저 망할 새끼 표정 봐보라고. ‘말리기만 해봐, 날려버린다’란 표정을 짓고 있어. 어찌 말리려고 그래? 그리고 내가 친절하게도 너 따위는 상대도 안 된다고 유리란 유리는 다 박살내줬는데 ‘능력자’란 말이 우습게도 제대로 막은 건 하나도 없는데 뭐가 그리도 의기양양한지. 흠, 못 막은 건 너 또한 마찬가지로군. 아니 여기 있는 모두인가? 쿡!”

 

  유려한 뒷모습이 아깝게 빈정대는 것도 모자라 오만함까지 일품이었다.

  최여진은 상황이 상황이지만 울컥함이 느껴져 벌떡 일어나려다가 말았다. 자신조차도 이럴진대 이곳에 있는 모두가 그리 느껴지지 않았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서지 못 한다는 건 꼭 학교의 규칙 때문이 아니더라도 분명 저 자신이 뱉은 말들을 지킬 힘이 있기에 저러는 거라고 하는 수밖에는 없는 듯 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준에선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꼴불견이로세. 저저-다른 사람들 움찔하는 거 보이지도 않나? 그나저나 오빠한데 저런 면이 있었다니. 의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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