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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호(岵) 황국(皇國)의 고민거리 -10-
작성일 : 19-10-16 12:05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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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음~~그래도 특반하고 가까운 건 맞지요?”

 

  순간 좀 전 이태윤과의 짧은 대화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일’…때문이군.’

 

  “네. 가깝죠.”

 

  “흠흠, 이제부터는 아주 중요한 거에요. 선생님이 오늘 듣기론 여진양이 오빠를 만나러 갔다고 들었어요. 거기서부터 본 것을 빠짐없이 얘기해주었으면 해서 이렇게 불렀어요. 별로 어려운 거 아니죠? 거짓은 한 톨도 없이 진실만을, 오로지 여진양이 본 것 그대로를 얘기해줄 것을 원해요.”

 

  담임의 말에 최여진은 기억을 더듬어갔다. 멀리 더듬을 것도 없었지만 너무 강렬해서 확하고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리가 끝났는지 조심스럽게 자신의 시야에, 머리에 박힌 것들 꺼냈다.

 

  “그러니까 도시락을…….”

 

 *.*.*

 

  무슨 일이 있으려고 그랬는지 오늘따라 생전 꾸지도 않던 꿈을 그렇다고 좋은 꿈도 아닌 것으로 침대에서 떨어진 최여진은 멍한 눈으로 천정을 바라봤다. 시선은 점차 천정에서 멀어지더니 벽에 걸린 시계로 향해졌다.

 

  “아아악!! 느…늦었다!!”

 

  요란하게 2층에서 내려오는 그녀를 맞이한 것은 빛나는 국자였다.

  휘익-탕!

  경쾌하게 벽에 부딪혀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국자가 목표물에 맞추지 못한 것이 아까운 가보다. 이어서 아침에 듣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높은 목소리가 공격해 들어왔다.

 

  “이놈의 계집애! 매일 그렇게 늦장 부릴 때부터 알아봤어! 이구! 속 터져! 냉큼 이거나 가져가지 못해! 네 오라비는 바빠서 깜빡했다 치지만 뭐 그리 할 일이 많다고 늦잠까지 잔 주제에 이것도 안 가지고 가려고 그래!”

 

  정확하게 최여진의 뚱한 얼굴 쪽으로 날아오는 도시락 두 개.

  날렵하지만 능숙해 보이는 자세로 자신의 얼굴이 아닌 두 손으로 받아낸 그녀는 뒤돌아 현관으로 빠르게 나갔다.

 

  “…학교 다녀올게요!!”

 

  들려오는 말은 없었다.

  그녀조차도 별 기대는 없었던 모양인지 따끈한 도시락 두 개를 품에 안은 채 신경 쓰지 않고 달렸다.

  학교와 집은 10분 거리에 있어서 열심히 달리면 지각은 면할 것 같았다.

  그걸 이용해 평소에도 잠을 더 잔 것이 아무래도 화근이 된 듯 싶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침잠이 많은 건 순전히 아버지를 닮은 탓인 것을.

  다행히도 도착한 교실에서는 애들의 시끄러운 소음만 들릴 뿐 그걸 저지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에 안도했다. 그래서 더욱 마음 편히 느긋하게 자리로 가는 중에 은회색 머리에 짙은 초록색의 눈을 가진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헤헤~”

 

  소녀는 싱긋 웃어주는 최여진을 보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웃음이 나와? 내 언젠간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집도 최고로 가까우면서 매일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다니더니. 으그~으그~~!!”

 

  “이보세요, 너까지 잔소리 안 해도 되거든요??”

 

  “하이고~~어련하시겠어요? 네 어머니께서도 오죽하면 나도 하는 잔소릴 하시겠냐?”

 

  “예예~”

 

  “엄머! 건성으로 듣지 마. 나도 네 잔소리하는 거 지쳐.”

 

  얘가 오늘 따라 왜 이래. 정말 오늘 뭔 일 있으려고 그러나?

  그녀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미간 모으기가 살짝 드러났다. 분명 듣기 싫어한다는 것을 풍기는 느낌만으로도 웬만해서는 알 텐데 전혀 눈치 채지 못했나보다.

  이제는 아예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앞자리에 앉으면서도 입을 멈추지 않았기에.

  소녀가 말을 계속 할 때마다 미간 모으기는 누가 봐도 점점 진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이쯤 되면 둔치도 보통 둔치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소녀의 말을 듣기 싫은 그녀가 그냥 흘러 넘기면 될 일인 것을 아쉽게도 오늘의 그녀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게 문제였다. 꿈자리 사납더니 늦게 일어났고 잔소리를 배경으로 겨우 지각을 아슬아슬하게 면했지만 잔소리를 또 들어야했다는 것이 하루를 시작하는 상쾌해야할 아침에 한꺼번에 일어났으니.

  그러니 평소였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을 눈앞의 소녀를 미간을 잔뜩 구기며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여진아, 학교에 일찍 와서 나쁠 건 없어. 우선 네가 그토록 좋아하는 잠도 조용해서 잘 잘 수 있다고. 그리고 운동 같은 거 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말야.”

 

  “알았으니까 그만해.”

 

  “또 뭣보다도 지…!”

 

  “야! 안방아(鞍龐芽)! 그만하라고!”

 

  의외의 반응인지 소녀를 비롯해서 교실은 최여진의 외침에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있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책상으로 내리깔고는 약간 수그러든 목소리로 말했다.

 

  “……소리…질러서 미안해.”

 

  “…아, 아냐.”

 

  “……”

 

  “……”

 

  어색함이 최여진과 안방아를 감싸고돌았다.

  그에 더 이상의 재미거리가 발생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는지 교실은 다시 각자의 이야기 속으로 시끄럽게 변했다.

 

  “…음, 그럼 나 갈께.”

 

  “어…그래.”

 

  그렇게 시간은 점심시간을 앞둔 쉬는 시간이 되었고 최여진은 그때서야 도시락이 생각났다.

 

  “아…어쩐다….”

 

  아침이 엉망이니 분명 끝까지 엉망일 것이 뻔했다. 그래서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빠의 얼굴을 보면 짜증 반 투정 반을 낼 것 같아서 가기가 싫어졌다.

  어쩌나하는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책상에 그늘이 졌다. 고개를 드니 이태윤이 싱긋하고 웃고 있었다.

 

  “왔어?”

 

  여태까지 말을 한마디도 안 해서인지 갈라지는 음색이 튀어나왔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나름 반갑게 맞았다.

  이태윤 또한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반갑게 웃어주었다.

 

  “그래, 내가 왔다.”

 

  그러다 자신이 왔음에도 반응이 와야 할 한 소녀와 최여진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뭐야? 방아랑 싸웠어?”

 

  “…아냐. 그래, 잘 왔다. 나 오빠한테 좀 갖다 올게. 혹시 늦으면 잘 좀 말해줘.”

 

  “어, 그래.”

 

  이휴 학교는 친절하게도(?) 학년별로 층수가 나뉘어져 있었다. 즉 1학년이면 1층, 2학년이면 2층 이런 식으로.

  그녀의 오빠는 7학년이라 7층으로 가야했다. 그녀는 5학년인 게 이때만큼은 좋았다. 두 계층만 올라가면 됐으니까. 6학년이라면 더없이 좋고 7학년이면 말할 것도 없지만 아직은 그만한 실력이 안 되서 4학년이나 3학년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만약 그랬으면 절대로 도시락을 갖다 주겠다는 생각 따윈 하지 않았을 테니.

  물론 ‘힘’을 사용하면 1층에서 7층쯤이야 우습겠지만 학교에서 ‘힘’을 사용하는 것은 수업을 제외하곤 금지였다. 누구를 막론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즉시 처벌을 받았다.

  그래서 누구나 위아래로 볼일이 있는 경우에는 계단을 이용해야했다. 체력을 길러야한다는 명목(名目)아래.

  솔직히 말이 좋아 체력이지 1층에서 7층이라는 건 꽤나 숙련되지 않고는 오르내리기 버거운 일이었다. 특히나 교무실에 오라고 하는 경우는 최악이었다. 교무실은 8층에서 위풍당당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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