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액이 합당할꺼같은데요.”

　 절대 보험처리안하고 고소할꺼라고 . 합의해줄 생각도 없다. 모든게 그쪽 잘못아니냐. 깽판치듯 말을 내뱉었다. 솔직히 무슨말을 하는지 나 조차도 몰랐다. 그러자 남자가 포기하듯 금액을 얘기했다. 나에겐 큰 금액이었고 오히려 합당한 금액이 아니었다. 더 쎄게 나갈까 망설이고 있는 순간 그가 말했다.

　“어떤 일 하세요?”

　뜬금없는 질문. 뭐지. 내가 사기꾼같이 보이나.

　“그냥 회사다니고 있어요”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시계를 봤다.

　“죄송하지만 나중에 다시 만나시죠. 제가 약속이 있어서. 빠른 시일내에 연락드리겠습니다. ”

　뭐라말할새도 없이 가방을 들곤 훌쩍 카페를 나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줬다 뺏는 기분이 들었다. 원래부터 내것이 아닌데도.

　며칠후 화창한 낮에 그를 다시 만났다. 어디서 근무하냐고 시간에 맞춰서 가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말문이 막힐뻔했지만 그대로 잘 넘어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뜻한 아메리카노

　녹아내리는 얼음과 김이나는 아메리카노가 테이블에 나란히 놓여있었다.

　“먼저 사과 말씀 먼저드릴께요. 미안합니다. 제가 유수하씨 뒷조사를했습니다.”

　“네?”

　동공지진. 말 그대로

　“보험사기. 그럴경우엔 저도 대비를 해야겠다 싶더라구요. 알아본 결과 전과기록없고 깨끗하시더군요”

　한템포깊게 숨을 내쉬고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왜 이런 짓을 하시는건지 생각해봤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척하는 취준생이”

　나는 어떤표정일까. 면접을 보면서 내 입이 어떤 모양인지 내 눈은 어떤지 신경이 쓰일때마다 오히려 더 어색한 표정을 짓는 듯했다. 평생을 봐 온 내 얼굴인데 .

　지금의 나는 어떤 표정일까.

　“그것도 고소할꺼에요. 싹다 고소할꺼에요. 저 뒷조사한거 그리고 교통사고 다 해서 고소…”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하필 지금 이순간에.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눈물은 쉴새없이 나왔다. 카페 사람들이 나를 쳐다봐도 그남자가 휴지 한 장도 건네지 않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봐도 눈물이 그칠 때 쯤 그가 입을 열었다.

　“유수하씨를 책망하려는게 아니에요. 나도 잘못한 점이 있고 유수하씨도 잘못한점이 있으니 다른 대안을 제시하려고하는겁니다”

　코를 훌쩍거리며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