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어. 미쳤냐고 왜 그런말을 해서. 사기 칠 배짱도 없으면서 사기칠 배짱은 무슨 그럴 배짱이면 벌써 회사다니고있겠다.
연락바랍니다. 만나서 얘기하시죠
어제는 정신없이 집에오고 잠이 들었다. 기절하듯 잠이 들고 늦은 오후 눈을 떠보니 문자 한통이 와 있었다. 전화를 보니 명함에 있는 번호였다. 전화가 오는지도 모르고 잠이 들었다.
“아직도 자?”
문 너머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엄마가 윗옷을 벗고있었다.
“엄마, 언제왔어?”
“아까. 지금 일어난거야?”
“응. 어제 늦게자서. 밖에 날씨 춥지?”
“으슬으슬하더라”
엄마의 어깨에 선명한 부항자국. 전신거울에 비친 내 꼴이 너무 우습다.
“엄마. 오늘은 저녁 혼자먹어. 나 오늘 저녁에 약속있어”
“누구랑?”
“있어.”
쉬는기간이 길어질수록 내 스스로에게 눈치가 보였다. 새벽일찍 나가는 엄마, 뜨거운 기계옆에서 온몸이 데여가면 일하는 아빠.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장면들이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침대 이불 속을 어서빨리 벗어나야지 하면서 따뜻한 침대 밖을 나가기 싫었다. 이중적인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다.
휴…
카페 창문 너머로 바삐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보였다. 퇴근시간이었다.
이겨내자. 숨을 들이쉬고 내뱉을때마다 그말만 되내였다.
나는 절대 사기를 칠려는게 아냐. 그저 응당한 대가를 받기를 위해서야.
“유수하씨?”
시선을 돌리니 그 남자가 서 있었다.
이겨내자. 이겨내야지
눈을 마주친 순간 다시금 되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