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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약속의 향기
작가 : 살리에르
작품등록일 : 2019.10.3

향기를 잃어 절망에 빠진 여자

사랑을 잃어 슬픔에 잠긴 남자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여자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남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향긋한 아로마 향기처럼 다가오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오늘도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향기를 느낀다.

 
약속의 향기 - #2. 노력은 가끔 배신한다.
작성일 : 19-10-03 19:20     조회 : 170     추천 : 0     분량 : 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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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향기 - #2. 노력은 가끔 배신한다.

 

 

 새벽은 아까 찾았던 화장실 칸 안에 들어와 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과 자신의 잘못으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던 그 조향사의 얼굴이 생각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왈칵 눈물이 나고 엉엉 소리를 내어 울고 싶은 것을 겨우겨우 참아 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화장실의 불이 꺼지고, 화장실이 어두워졌다.

 

 새벽은 화들짝 놀라며 튕겨지듯 화장실 칸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화장실 밖으로 급하게 뛰어나갔다.

 

 화장실 밖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런 새벽을 보고 놀라서 주춤거렸다.

 

 어둠은 새벽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보다도 아직은 어둠이 더 무섭다고 느꼈다.

 

 새벽은 힘 없이 사무실로 돌아간다.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새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진다.

 

 새벽은 애써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려고 하지만 자꾸 눈치를 보게 된다.

 

 오늘 자신을 우러러보는 시선과, 축하만으로 가득했어야 하는 사무실이 뭔가 조용하고 낮은 웅성거림만 가득하다.

 

 새벽은 그런 시선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코로 크게 숨을 들이마셨지만 아무런 향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변함없었다.

 

 새벽은 급하게 회사 인트라넷을 이용해서 반차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금은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자신이 냄새를 못 맡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벽은 간단하게 직원들에게 몸이 안 좋아서 먼저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했다.

 

 새벽 입장에서는 오늘 만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도 너무 억울한 일이었다.

 

 오늘 만찬장에서 그녀는 조향사들에게 줄 선물도 스스로 준비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인해서 모든 것이 헝클어져 버린 것이다.

 

 사무실을 대충 정리해두고 밖으로 나오니 봄기운이 완연한 날씨였다.

 

 평소였다면 매연과 꽃향기가 섞인 멜랑꼴리한 냄새가 났어야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에게 도시는 너무나도 짙은 회색빛이었다.

 

 새벽은 회사 앞에서 급하게 택시를 잡았다.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주세요.”

 

 택시 기사는 트로트를 들으면서 ‘네~’ 하고서는 택시를 출발했다.

 

 아침에는 그렇게 역하게 느껴지던 택시에서 아무런 향이 나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담배를 피웠는지 자동차 기어 옆에 말려 있는 담배꽁초에서도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다.

 

 새벽은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믿지 못하고, 아무 일 없기를 바라며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한 새벽은 급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비인후과 병동을 향해 빠르게 걸었다.

 

 병원에서 나는 특유의 에탄올 냄새도 하나도 느낄 수 없었다.

 

 “오늘 손민아 선생님 나오셨나요?”

 

 “네, 지금 진료 중이신데요.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예약은 안 했고요. 혹시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아.. 그럼 마지막 타임으로 예약 잡아 드릴까요?”

 

 “네..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네. 성함하고 어디가 안 좋아서 오셨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예약을 마친 새벽은 병원 구석에 앉아 있었다.

 

 신경도 못 쓰고 있었던 핸드폰이 울리고, 새벽은 핸드폰을 꺼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안부 문자가 가득했다.

 

 그리고 정혁에게서 온 문자도 있었다.

 

 정혁 - 괜찮아요? 갑자기 반차 썼다고 해서 놀랐어요. 어디가 아픈 거에요?

 새벽 -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몸이 조금 안 좋았나 봐요.

 정혁 - 여기는 아무 일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요. 오늘 일은 괜찮아요. 잘했어요.

 새벽 - 네.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문자를 나누고 핸드폰을 가방에 욱여넣는다.

 

 옆에는 온 얼굴과 손에 케첩으로 마사지를 하며 핫도그를 먹는 어린아이와 엄마가 앉아 있다.

 

 평소 같으면 냄새 때문에 자리를 옮겼을 그녀였지만 오늘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새벽 환자분. 들어오세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새벽은 급하게 진료실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믿고 있는 단 한 사람. 민아가 앉아 있었다.

 

 “또 술병이야, 너는? 우리 과에서는 술병 진료 안 해. 근데 왜 자꾸 이비인후과를 오냐. 다른데 가.”

 

 “술병 아니거든!. 민아야 나 큰일 난 것 같아. 냄새가 않나. 아무 냄새도..”

 

 새벽은 민아의 주변을 코로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았다.

 

 “뭐? 내가 그러니까 너 술 작작 마시라고 했지. 넌 그래도 싸.”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 민아였다.

 

 “민아야, 나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고 진짜 아무 냄새도 안 나거든. 나 오늘 회사에서 사고까지 쳤단 말이야.”

 

 민아는 이렇게 다급한 새벽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다소 왈가닥스럽긴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는 항상 요조숙녀였던 새벽이었기 때문이다.

 

 새벽은 오늘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민아에게 전부 이야기했다.

 

 민아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심각하게 표정이 변해갔다.

 

 새벽의 이야기를 들은 민아는 새벽을 진료 의자에 앉히고 여러 가지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를 하는 동안 새벽은 계속해서 불안함을 떨치지 못했다.

 

 “이비인후과 소견으로는 아무 이상 없는데.. 언제부터 그랬어?”

 

 “오늘 행사하기 직전부터.. 그러니까.. 오전 10시 정도..?”

 

 “그럼 바로 병원에 와야지. 지금 봐서는 이비인후과 소견으로는 아무 이상 없는데.

 최근에 약 먹는 거 있어? 아니면 술 많이 마시고 그랬던 적은?“

 

 “없어.. 오늘 행사 준비하느라고 1주일 동안 술도 안 마셨고, 약도 안 먹었어. 생리통도 약 안 먹고 버텼단 말이야.”

 

 “우선 감각이 마비가 온 거라고 보면, 심리적인 문제일 수도 있으니까.. 잠시만.”

 

 민아는 시계를 한 번 확인하고 급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네. 선배. 저예요. 네. 제 친구가 약간 문제가 있어서. 선배한테 진료를 조금 받아보고 싶어서요. 오늘 진료는 끝나신 거죠?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바로 트렌스포 할게요.”

 

 전화를 끊고 민아는 새벽에게 말했다.

 

 “내가 여기 정신과 전문의 김희형 선생님한테 이야기했으니까. 지금 빨리 가봐.”

 

 “병원 진료 끝날 시간인데 지금?”

 

 “선배가 내 친구라고 지금 바로 봐주신다고 하니까 빨리 가봐. 너 질료 정보는 여기서 트랜스포 해 놓을 테니까.”

 

 새벽은 급하게 정신과로 향해갔다.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일을 끝내고, 정상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새벽은 정신과에 도착해서 민아의 선배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김희형에게 진료를 받았다.

 

 “정확하게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아지거나 하면 안면에 마비가 오거나 할 수 있는데요, 새벽 씨의 경우는 그 마비가 후각으로 온 것 같거든요. 최근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나요?”

 

 “네..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느라 조금..”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물리적으로 나타나는 마비는 치료할 수 있는데 이렇게 감각적인 마비는 해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우선 절대적으로 안정을 취하시고, 안정제를 처방해 드릴 테니까 드시면서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죠.”

 

 “선생님.. 근데 이거 일시적인 거죠?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다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거죠?”

 

 “대부분 스트레스가 해결되면 그렇게 해결되는데요. 마비가 지속적으로 혹은 영구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까 관리를 잘 하셔야 하는 거예요. 술 절대 드시지 말고요.”

 

 “네.. 늦은 시간인데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니에요. 우리 민아가 부탁하는 건데 당연히 해드려야죠. 약 잘 챙겨 드세요.”

 

 새벽은 한숨을 쉬며 진찰실을 나왔다.

 

 평소 같았으면 민아에게 달려가 저 선배가 너 좋아하는 것 같다며 엄청나게 놀려야 했지만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친 새벽은 민아에게 간단한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온 새벽은 침대에 털썩하고 엎드렸다.

 

 집안은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에 자신이 준비하느라 헝클어진 집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자신의 하루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마치 지금 정리 안 된 자신의 집처럼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새벽은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왔다.

 

 어쩌면 오늘 하루 종일 이렇게 울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새벽은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화가 났다.

 

 남들이 한다는 대학교 소개팅 한번 해본 적 없이 공부를 했다.

 

 독한 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공부했고, 항상 장학금은 그녀의 것이어야 했다.

 

 싹수없다는 눈총도 그냥 무시했다.

 

 남몰래 코피를 쏟아도 미래의 자신을 보면서 그렇게 노력해 왔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끝나버린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났다.

 

 당장 내일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새벽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그 어떤 때보다 서럽게 아이처럼 큰 소리로 울었다.

 

 새벽에게 오늘은 노력에게 배신당한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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