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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바퀴벌레
작가 : Kingt
작품등록일 : 2019.9.8

어느 날 한 사이비 단체와 어느 제약 회사의 연구원이 인간에게 끝없는 배고픔과 분노만을 남기는 병원균을 공중에 살포하고 집단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은 건달들과 감염자가 바글대는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1막. 바퀴벌레들(1)
작성일 : 19-09-08 18:15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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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무런 말 없이 우리 가족은 광주 광산구에 있는 우리 아파트에 도착했다.

 

 무너진 아파트 창문 사이로 빼꼼히 쳐다보는 눈초리들만 이따금 느껴질 뿐, 다른 인기척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반쯤 무너진 집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당장 먹을 것이 필요했다.

 

  다리가 좋지 않으신 어머니와 허리가 좋지 않으신 아버지는 집에 모셔두고, 의대 출신 동생 서진이와 함께 어릴 때 어머니께서 사주신 장난감 무전기와 망원경 그리고 칼을 챙기고 식량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김서진 너 의대 나왔으니까 기본적인 응급처치 법은 알지?”

 

 “어 형. 근데 나 진짜 아직 기본 응급 처치법 밖에 아직 안 배웠어...”

 

 “의대생이란 놈이... 됐어. 괜찮아, 지금 같은 상황에 그 정도면 감지덕지하지. 천천히 이동해보자...”

 

 “응 형 알겠어...”

 

 나는 서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 제일 먼저 붕괴 직전의 집 앞 마트로 향했다.

 

 자동으로 열릴 리 없는 고장난 자동문을 힘겹게 열고 들어갔지만 역시나 음식이 있을 리 만무했다.

 

 조금의 허탈감이 느껴진 것일까 동생이 자그마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형 근데 이런 작은 마트나 편의점은 다 털렸을 것 같지 않아? 좀 더 큰 대형 마트로 가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식량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거기도 많이 털렸겠지만 그래도 여기보단 낫겟지...”

 

 “...그런가? 그럼 서진아 오늘은 집에 아버지 어머니 두 분만 계시면 위험할 것 같으니까, 제일 가까운 대형마트까지만 갔다가 일찍 돌아가자”

 

 “그래 형 그게 낫겠다”

 

 “항상 자세 낮추고 칼에서 손 떼지 말고 조용히 가보자”

 

 “응 형...”

 

 미필인 동생과 나는 천천히 대형 마트로 향했다.

 

 그러던 와중...

 

 “(...! 야! 조용히 해 멈춰! 자세 낮춰!)”

 

 “(왜 형 무슨 일인데...)”

 

 “(망원경 줘봐.. 저기 아직 개간 안 된 부지에 사람들이 텃밭 만들어 놓은 데 보이지. 거기 잘 살펴봐...)”

 

 “(헐... 형 저거 사람이야 감염자야? 막 쭈그려서 다니는 것 같은데?)”

 

 “(나도 몰라... 근데 혹시 사람이면 식량을 좀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성태야?)”

 

 “(응 형 그렇긴 한데 만약 아니면 어떻게 해... 나 좀 무섭단 말이야

 아직 감염자 한 번도 안 만나봐서...)”

 

 “(야 임마...그럼 나는 만나봐서 이러는 줄 아냐? 일단 식량을 구해서 목숨부터 연장해 놓아야 그다음이 있을 거 아니야...)”

 

 “(아... 씨 형 알겠어. 그럼 어떻게 저기까지 가서 확인 해볼 건데?)”

 

 “(저기 앞에 부서진 차 보이지)”

 

 “(응 형)”

 

 “(저기 숨어서 돌을 몇 개 던져보자...지가 감염자면 화딱지 나서 소리부터 고래고래 지를 테고 사람이면 누군가가 던지는 건 줄 알아채겠지. 어때...)”

 

 “(어 형 괜찮다 그렇게 해보자)”

 

 “(만약 감염자면 저 뒤쪽 옥수수 텃밭 쪽으로 돌아가자 저 정도 옥수수 크기면 우릴 충분히 가려주고도 남을 거야 그리고 저 언덕 넘어서 마트로 가보자고.)”

 

 “(오케이 형 알겠어. 그럼 한번 해보자)”

 

 사태 발발 이후로 처음으로 보는 생명체 였기 때문에 우리는 굉장히 두려웠지만,

 천천히 그 방향을 향해서 돌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텃밭 쪽에서 나던 부스럭 소리는

 어느새 멈췄고 사방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때.

 

 (저벅...저벅...)

 

 이쪽으로 오는 조심스러운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다가왔다.

 

 “(형 이거 그냥 좀 침착한 감염자 아니야...? 우리 죽으면 어떻게 해...)”

 

 겁에 질린 동생이 내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

 

 “(저기요…? 누구 계세요…?)”

 

 낮지만 단단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나지막히 속삭였다.

 

 “...네 여기 있습니다”

 

 너무나도 두렵고 식은 땀이 삐질삐질 나는 상황이였지만, 나는 기죽은 것 처럼 보이기 싫어 담담히 짧게 대답하고 천천히 모습을 나타냈다.

 

 “!!!”

 

 그곳에는 목소리와 굉장히 어울리는  다부진 몸을 한 사내 한 명이 서 있었다.

 

 사내는 여차하면 공격 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몸으로 하듯 한 쪽 다리를 뒤로 빼며 말했다.

 

 “무슨 일이신데 저한테 돌을 던지신 건가요?”

 

 “아 죄송합니다. 저희 입장에선 선생님이 감염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느라 그랬습니다.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나는 이 시국에 싸움이 나기를 원치 않아 정중히 사과했다.

 

 “괜찮습니다... 근데 무슨 일로 저를 이렇게 돌까지 던져가면서 보려고 하신 건가요?”

 

 “아, 저희는 식량을 구하러 대형 마트에 가는 중이었는데, 여기 텃밭이 있는 걸 보고 혹시 식량을 좀 얻어 갈 수 있나 해서 와봤습니다.”

 

 “...왜 내가 생판 모르는, 나쁜 사람일지도 모르는 당신들한테 내가 발견한 식량을 나눠줘야 하는 거죠?”

 

 듣고 보니 그것도 저 사람 입장에선 맞는 말이였다.

 

 그러나 저 사람도 중요하지만, 당장 우리 가족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저랑 제 동생이 이 칼로 미리 손을 썼겠지요.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희 가족을 위해 조금만 식량을 나눠 주실 수 있을까요?”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사내가 대답했다.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네요. 여기 고구마랑 오이 조금 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다 행방불명이 돼서 그렇게 많이 필요가 없네요...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죠... 많지는 않지만 가져가세요.”

 

 다부진 사내는 눈시울을 조금 붉히면서 식량을 건네주었다.

 

 나는 생각했다. 조금, 아니 어쩌면 많이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이 사내와 함께라면 우리 가족의 안전, 그리고 식량을 얻고 살아가는데 앞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기적인 마음보다 당장 우리 가족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사내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저기 혹시 저희와 함께 다니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나이도 엇비슷해 보이고, 갈 곳이 없으시면 저희와 함께 다니는 것도 서로한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떠신가요?”

 

 머릿속에서는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자꾸 말렸지만, 이미 입에서는 그 말들이 내뱉어졌다.

 

 덩치 큰 사내는 조금의 고민 후에 대답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저는 혼자 다니는 게 감염자랑 나쁜 사람들 사이에서 덜 들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나는 매우 아쉬웠지만, 강요는 할 수 없고 무력으로는 더더욱 데려갈 수 없을 터,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형 아까 그 사람 우리랑 같이 다니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게 말이다. 서진아”

 

 우리는 다시 조용히 옥수수 밭의 길다란 옥수수를 은폐 삼아 언덕을 넘어 대형 마트로 향했다.

 

 옥수수 밭은 우리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무나도 푸르렀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 탓에 우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푸른 옥수수 밭을 넘어 대형 마트에 도착했다.

 

 아웃렛과 함께 중앙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이곳 대형 마트는 이제 이전의 반짝반짝한 외관이 아닌 담쟁이 넝쿨들이 너풀대는 초라한 모습으로 바뀌는 중이었다.

 

 우리는 넓디 넓은 아웃렛과 마트 입구들을 전부 다 돌아 보았지만 단 한개도 열려있는 출입구를 찾을 수 가 없었다.

 

 굉장히 많은 출입구가 있었지만 전부 다 굳게 닫혀있는 것을 보고 동생이 조금 짜증이 나는 듯이 말했다.

 

 “형 우리 이제 어디로 들어가야 해?”

 

 “일단은 남은 입구가 지하 주차장 밖에 없으니까 거기로 한번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은데?”

 

 “아 형 제발 그런 말은 안하면 안돼...? 이런 상황에 불도 안 들어 오는데 그런 곳을 왜 들어가자고 하는 거야...”

 

 “야 인마, 우리가 여길 안 들어가면 식량은 어디서 찾고 혹시나 우리가 잘못 될까 봐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계시는 아버지 어머니는 어떻게 할 건데? 어? 대답해봐 인마!”

 

 솔직히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상태라면 앞으로 계속 동생은 투덜댈 것이 눈에 선해 조금 화난척 대답했다.

 

 “...알겠어 형 미안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녀석이 자꾸 아까부터 왜 이렇게 투덜대는 거야 정말. 우리는 무조건 들어가야 하니까 형 말 잘 듣고 허튼짓 하지 말고 잘 따라와 알겠어?”

 

 “응 형...”

 

 동생은 그래도 부모님 생각이 났는지 삐죽 나온 입이 이전보단 들어간 것 같았다.

 

 우리는 건물 뒤에 있는 강에 내려가 잠시 다리 밑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솜사탕보다 달콤하게 느껴지는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인  후에 다시 마트로 향했다.

 

 이 건물은 아웃렛과 마트가 연결되어 있어, 두 곳의 지하 주차장이 있었지만 우리는 아웃렛 보다는 마트 쪽이 더 절실했기에 마트 쪽 지하 주차장을 들어가기로 했다.

 

 해가 점점 지고 있는 주황색의 시간이었지만, 양 옆과 위가 모두 막힌 주차장은 더없이 캄캄하게만 보였다.

 

 “서진아 일단 들어가면 형 뒤에 바짝 붙어서 뒤쪽을 봐줘. 형이 앞쪽을 볼 테니까... 솔직히 형도 여기서 뭐가 나올지 상황이 어떻게 될지 하나도 모르겠으니까 여차하면 도망가는 거로 하자고 알겠지?”

 

 “어 형 알겠어...”

 

 우리는 빛을 밝히는 도구 하나 없이 어두운 지하 주차장으로 한 걸음씩 내디뎠다.

 

 바람이라도 불면 조금 나았을까, 바람 한 점 없는 실내라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 우리를 더욱 불안하고 예민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던 나는 저쪽에서 연녹색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비상구 표지판을 발견했다.

 

 “(서진아 저기 비상구 있다 보이지?)”

 

 “(어 형...형 근데 나 진짜 불안해 저기로 들어가도 되는 거 맞을까?)”

 

 “(서진아 나도 불안해...내가 실수로 널 데리고 갔다가 너 어떻게 돼버리면 나는 부모님 앞에서 얼굴도 못들어. 그러니까 최대한 조용히 하고 절대 방심하지 말고 둘 다 살아 나가자...)”

 

 

 나는 출발 전 부모님께서 내 손을 꼭 붙잡고 하셨던 말씀들이 떠올라 동생을 최대한 안심시키고  우리는 평상시 보다 더욱 크고 어두워 보이는 비상구의 문을 살며시 열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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