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탁탁탁!
“야!! 버려!! 버리라고!! 걔 버리고 뛰라고!!”
“어떻게 버리냐고!! 어제까지 너랑 밥 먹던 애인데!!”
“헛소리 집어치우고 너 죽기 싫으면 버리고 뛰란 말이야 인마!!”
“갈려면 너 혼자 가!! 난 인간으로서 마지막 양심을 지킬 거야...”
“......멍청한 놈”
...
...나는 김서환. 26살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다.
가족으로는 동생 김서진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가 계신다.
아, 그리고 슬프지만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 전 무엇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제약 회사의 연구원과 지구를 위해 인간이 사라져야 한다는 한 사이비 종교가 힘을 합쳐, 끝없는 배고픔과 멈추지 않는 분노만을 느끼게 하는 병원균을 공중에 살포하고 집단 자살하는 한사건이 발생했다.
즉시 국가에서는 방독면을 전 국민에게 분배하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조치를 취했지만, 수십 년간 안전 불감증과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국민들이였기에이미 상황은 역 부족이었고, 수 많은 감염자들이 발생해 국가는 초비상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군부대 내는 물론, 청와대 내부 그리고 일반 가정까지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으며, 정부는 주변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와줄 리 만무했다.
자신의 가족과 국가가 쓰러져 가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 대통령은 관저에서 목을맸고, 그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 상태였다.
점점 상황은 악화만 되어가고, 국민들은 입을 것, 먹을 것이 없어 감염자들과 나쁜 사람들을 피해 하수구 안의 바퀴벌레처럼 밤에 몰래 몰래 돌아다니기 일쑤였다.
법이 사라지고 규칙이 무너지자 전국 각지에서 살인, 방화, 강간 등 강력 범죄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고, 지역구 건달들은 양아치들을 긁어모아 죄 없는 시민들을 약탈하며 세력을 키워갔다.
이런 무정부 상태와 감염자들을 본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더 이상 놔두면 본인들 국가에 피해가 올게 뻔하기에, 대한민국에 공습을 하는 것을 UN에건의했고. UN에서 마저도 그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동의해 결국 공습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2가 사라지고, 건물의 절반 이상이 무너졌다. 주변에 살아 움직이는 것은 찾기가 힘들어졌다.
사람들은 무너진 건물에서라도 굶주린 배를 부여잡으며 꾸역꾸역 잠을 청했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낚시가 취미였던 나는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 되자마자 가족을 이끌고, 과거에 낚시 다니면서 봐뒀던 살면서 제일 안전할 것 같은 바다 근처 갯바위 주변에 있는동굴로 피신했다. (나도 왜 이곳이 가장 먼저 생각 났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숨은곳 바로 앞바다까지 눈먼 포탄이 떨어졌고, 우리 가족은 누구에게 비는지도 모르는 기도를 손이 닳도록 했다.
가져간 식량이 다 떨어져 갈 때쯤 우리 가족은 가려 놓은 동굴 입구를 치우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 가족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참담한 광경에 말없이 그저 바라만 봤다.
주변은 온통 그을린 자국과 파여버린 도로, 썩은 시체 냄새, 부서진 건물 투성이였으며,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바람에 흔들리는 반쯤 꺾인 풀뿌리 뿐이였다.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우리 가족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도
못한 채 동굴 옆에 고이 놓아두었던 차를 타고 침묵한 가운데 광주에 위치한 집으로 향했다.
하늘은 이런 우리의 마음을 모르는지 티 없이 맑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