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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3
작성일 : 19-09-07 21:19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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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러나 서글픔에 젖어버린 내 마음은 내 눈을 녹였다. 그렇게 내 눈에서는 눈물이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눈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엄마가 나에게 다가와서는 그 친구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러나.... 그러나....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 친구에 대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자신의 힘겨움 속에서 용기를 내어 벗어난 그 친구를 좋게 맞아줬어야 했는데. 내 안에서는 내 몸에 대한 분노가 가득 들어섰기에. 그렇게 맞이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여전히.... 내 안에서는 내 몸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그렇게 건강한 몸을 가지고 죽고 싶다니!!!!! 내 몸에 대한 상처가 그 친구에 대한 미움으로 변해서 나를 찾아왔다. 미웠다. 그 친구가.... 아니 그 친구의 건강이... 아니 어쩌면 나의 아픔이....

 

 스마트 폰을 힘겹게 집었다. 그 친구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분노에 차서... 그 친구에 대한 분노인지, 내 아픔에 대한 분노인지 모를. 그렇게 나는 그 아이의 댓글을 삭제했다. 지워버렸다. 다 지워버렸다. 자신의 아픔을 얘기했던 글과 그 친구를 위해서 남겨주었던 글과 그 친구의 댓글을... 지웠다. 지워버렸다. 미워서. 미워서! 내 손으로.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죽음이었다. 정말로 죽은 것이었다. 그토록 메말랐던 나의 눈물이 때를 잘못 맞춘 것만 같은데.... 그제 서야 그렇게 눈물이 났다.

 

 그 아이의 글을 지우자 내 영상이 내 눈에 들어왔다. 멍청하게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자기 자신 상태도 모르면서 남이나 돕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멍청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만하고 싶었다. 지쳤다. 그토록 건강한 몸을 가지고 죽고 싶다고 하다니. 나는 죽어가면서 건강한 사람을 도와주었다.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처지면서 괜한 오지랖을 부렸다. 억울했다. 나도 그렇게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세상은 불공평했다. 나는 살고 싶은데 죽어야만 했고, 그 아이는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죽음을 바랬다. 그만하고 싶다. 지친다. 어차피 죽는 것은 나였기에. 나는 손에서 스마트 폰을 놓아버렸다.

 

 

 

 

 

 

 

 나는 집으로 들어와서 내 방 문을 강하게 걸어 잠갔다. 어머니라는 사람이 자신의 방에서 나와서는 나를 향해 소리쳤다. 나간 거냐고.... 나간 거냐고...... 그 말이 나를 위한 관심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내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는 것을 뜻한 것이 아니었다. 여전히 화난 말투. 방에서 안 나간다고 나를 비난하던 사람이. 왜 나갔다 와도 나에게 소리를 지르는 거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저 나에게 화를 풀고 싶은 거겠찌.... 평생. 그래왔던 것처럼....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았다. 관심이 없었다. 그 아이... 그 아이...... 그 아이를 본 충격이 지워지지를 않았다.

 

 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듯이 내 방 바닥에 쓰러지듯 내 몸을 내팽겨쳤다.

 

 아픈 사람에게 아프다고 징징거렸다니. 나는 너무나도 나약한 사람이었다. 나약하고 나약했다. 감사할 줄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그 아이의 말대로. 그렇게 나는 또다시 나를 가뒀다. 이제는 나를 위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나를 이 끔찍한 곳에서 꺼내줄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무너져 내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몇 번의 밤과. 몇 번의 낮이 흘렀다.

 

 스마트 폰을 켜보았다. 아무런 문자도. 아무런 전화도. 아무런 동영상도. 오지 않았다. 여전히 내 마음속에는 그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 그 아이를 마주하는 것이 미안했으나 나를 바라봐준 유일한 그 아이. 그 아이가 계속 생각이 났다. 미안하고 보고 싶었다.

 

 또다시 눈물이 났다. 그 아이에게 미안해서 그러나 동시에 다시 실제로 보고 싶기도 해서.... 내 손가락이 내 마음을 읽었는지 동영상 앱을 눌렀다. 그리고 그 아이의 채널을 찾았다. 그런데.... 그런데...... 그 곳에 내 댓글이 사라져 있었다. 댓글이 흔적도 없이 지워져 있었다. 이럴 수가....... 그 순간 내 귀로 그 아이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자신이 위로해주었던 내가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처절하게 울음을 터뜨렸던 그 울음. 그 울음이 다시 환청이 되어 나를 찾았다. 나는 그렇게 나를 도와준 아이에게 찢어지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던 것이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이럴 수가...... 내가 그 아이에게 얼마나 나쁜 짓을 한 것인지.... 미안했다. 미안했다. 댓글들은 다 지워져도 마땅했다. 나 같은 나쁜 사람의 글은....

 

 그렇게 나는 스마트 폰을 닫았다. 그렇게 내 스마트 폰 화면에서 그 아이가 사라지고 다시 어두움으로 덮어졌다.

 

 그렇게 나는 어두운 스마트 폰을 쥐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 아이에게 내 몸을 주고 싶다. 이렇게 요동치는 생명을 그 아이에게 줄 수 있다면. 내 인생의 유통기한은 이미 지나버린 것만 같은데. 버려지지 못하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나를 대신하여 내 심장이 그 아이에게로 향할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냉장고 어딘가에 박혀있는지 조차 까먹혀서 나를 버리는 것을 잊어버린 듯이 존재하는 사람이다. 나는 석은 내를 풍기며 냉장고 안을 악취로 물들이고 있는 존재다. 그러니 아직 살아있는 내 심장을 살고 싶어 하는 그 아이에게 양보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좋겠다. 내가 잘하면 그 아이가 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떻게 하면 내 심장을 그 아이에게 내어줄 수 있을까. 그러나 생각만으로도 심각한 범죄였다. 어떻게 죽어야지 그 아이에게 내 심장이 가는지도 몰랐다. 과연 그럴 수가 있는지 조차 흐릿하기만 했다. 할 수만 있다면. 할 수만 있다면. 서로 다른 것을 가지고 있어서 서글펐다. 원하는 것을 줄 수가 없어서. 그 아이는 내 심장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나에게 있어서 쓸모없는 이 뛰어대는 심장이 나를 이 곳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그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내어주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말조차 그 아이의 마지막 표정에 가려져서 쉽사리 전할 수가 없었다. 이 또한 건강한 육체를 가진 나를 그 아이가 더욱 미워하게 만들 것만 같았다. 어떻게 죽어야 내 심장이 그 아이에게로 가는지도. 그 아이의 몸에 맞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다 놓아버리고만 싶다. 그만.

 

 꿈속에서 나는 그 아이를 만났다. 나는 그것이 꿈인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병원 옥상에 있었다. 그 아이는 전보다 더 허약해 보였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금방이라고 앞으로 고꾸라질 것만 같았다. 내가. 내가 그 아이의 죽음을 대신 맞이하고 싶었다. 나는 그것을 원했다. 내가 죽어도 그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아이는 달랐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 아이가 입을 열었다. 그러나 곧 그조차 버거웠는지 아이의 입은 다시 닫히고 말았다. 아이의 입과 함께 아이의 눈도 감겼다. 그러더니 아이가 내 앞으로 쓰러지듯이 몸을 기울였다. 나는 가슴으로 그 아이를 안았다. 내 두 팔에 그 아이가 끌어안아졌다. 부서져버릴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세게 안을 수는 없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나를 안았다. 그 아이의 귀가 내 심장에 닿았다. 그 아이가 내 건강한 심장소리를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이런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창피했다. 아니 이런 몸을 가지고 그 아이에게 아프다고 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수치스러운 존재였다. 당장이라도 내 가슴에서 심장을 도려내어 그 아이에게 주고 이 세상을 떠나고만 싶었다. 수많은 나쁜 방법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갔으나 그 무엇도 난 실행할 수가 없었다. 두려웠다. 해를 가하는 것이. 그것이 나라고 해도. 죽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죽일 수는 없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죽었기에. 죽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아이는 움직임 없이 내 요동치는 심장소리를 들었다. 나는 그 아이를 내려다보며 얼마나 나를 미워하고 이 몸을 원할까 괴로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아이에게 나를 도와달라고 했으니 얼마나 파렴치한 짓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죄책감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아이가 내 가슴에서 얼굴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내 머리를 잡고는 자신의 심장에 대었다. 그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기 전 까지만 해도 나는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아이의 심장소리는 비교하기조차 미안한 소리를 내었다. 내가 얼굴을 대고 있는 아이의 살결을 뚫고 나올 정도로 아이의 심장은 발광했다. 내 뺨에 심장의 발악이 와 닿았다. 내 뺨을 때리듯이 뛰어대던 심장이 갑자기 제 움직임을 멈췄다. 분명히 내 뺨에는 더 이상 그 아이의 심장 뜀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그 아이의 심장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뭔가 이상했다. 뛰지 않는 심장에서 소리가 들리다니. 나는 그 아이의 심장에서 얼굴을 떼고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 순간 마주친 아이의 텅 빈 눈. 그러자 시끄럽게 요동치던 심장소리가 더욱이 거세졌다. 내 소리였다. 내 심장소리. 그 아이와 같은 소리로 내 심장이 뛰고 있었다. 내 심장 소리가 내 밖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흡수했다. 그렇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순간 텅 빈 그 아이의 눈이 다시 내 눈에 담겼다. 그러더니 아무 힘없이 쓰러져 버린 아이. 무서웠다. 그러나 그 아이를 살려야한다는 마음에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러나 내 몸이 더 이상 굽혀지지 않았다. 그 아이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내 몸은 앞으로 향할 줄을 몰랐다. 다가가야만 했다. 살려야만 했다. 제발. 그러나 그 아이와 나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막이 쳐져 있는 듯 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아무런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닿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우리 사이를 막고 있는 틈을 깨뜨리려 했다. 그러나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더 이상 내 몸조차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내 몸에서 내 간절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은 오직 눈물밖에 없었다. 눈물만이 찢어질 듯이 괴로운 내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눈에 눈물이 차올라서 나에게 달라붙은 서글픈 감정을 잘라내기 위해 두 눈꺼풀을 껌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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