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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2
작성일 : 19-09-07 21:19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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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내가 마주한 그 아이. 실제로 보는 첫인상.

 

 너무나도 야위었다. 너무나도 나약했다. 너무나도 힘이 없었다. 곧.... 곧....... 죽을 것만 같은 인상을 풍겼다.

 

 반갑게 나를 맞을 줄로만 알았던 그 아이는 너무나도 허약하게 현실 속에 존재했다. 내가 봤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영상 속에 있던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허약해진 모습이었다. 그 아이를 처음 마주하면 너무나도 기쁘고 벅찰 줄 알았는데, 그 아이를 처음 만나고 느낀 감정은 충격이었다. 충격. 충격이라는 단어가 단어 그대로 내 가슴으로 파고 들어왔다. 그리고 원망. 충격이라는 감정 뒤로 나에게 닥친 감정은 원망이었다. 내 자신에 대한 원망. 저 정도로 아픈 아이에게 죽고 싶다고 한 나 자신에 대한 감정이었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멍청하고도 쓸모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나쁜 사람이었다.

 

 이럴 수가.... 아이를 실제로 보자 내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사람이었는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다. 몸이 아프지도 않으면서 죽고 싶다고 외쳐대고 아프다고 울부짖고 내 안을 끄집어내는 것이 힘들다고 했던 그 모든 것들이 그 아이의 앞에서는 그저 너무나도 나약한 소리였다. 정말 죽음이 다가온 사람 앞에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었다. 내가 울부짖으며 내 속을 꺼냈던 그 모든 말들도 그 아이의 상황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힘들다고 그저 화면 속에 들어있는 아이에게 그토록 힘들다고 했던 것이었다. 그 아이는 적어도 나보다는 몇 배는 힘들고 아팠을 것이 분명했는데.... 나는 멍청하고 이기적이게도 정말 아픈 사람 앞에서 아프다고 징징거렸던 것이었다.

 

 그렇게 그 아이를 실제로 마주하자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보다 훨씬 아프고 찢어졌을 그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충격이었다. 미안했다.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이고 나약한 사람인지 그 아이를 마주하고 깨닫게 되었다. 정말 아픈 사람 앞에서 아프다고 울부짖었다니.....

 

 순간, 그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너무나도 야위어있었기에 우는 것조차 버거워보였다. 그러나 그 아이의 눈물은 반가움의 눈물이 아니었다. 내 감정과 같은 것이었다. 그 아이의 울음은 나에 대한 원망을 품고 있었다. 그 아이가 울부짖으며 말했다. “너무 멀쩡하잖아...” 라고. 너무 멀쩡하다고....... 그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나와 같았다. 내가 너무 멀쩡해서..... 내가 너무 멀쩡해서..... 그토록 아프다고 말하고, 댓글을 남기고 했는데..... 그런 것 같아 보이지가 않아서 흘리는 눈물임이 분명했다.

 

 더 이상, 그 아이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미안했다. 두려웠다. 내 자신이 너무나도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차마 그 아이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뒤돌아섰다. 그리고는 병실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병실 문으로 달려 나갔다. 그런데 순간,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병실 안으로 달려오던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어떤 아줌마. 그 아이의 엄마일 것이다. 그 아이의 엄마는 그 아이와 매우 똑같았다. 내가 부러워하던. 자신의 딸을 사랑해 주던. 엄마. 순간이었지만 그 아줌마는 나를 바라보고는 바로 울고 있는 자신의 딸을 향해 뛰어갔다. “죄송합니다....” 나는 옅게 소리쳤다. 울음을 머금고 있어서 소리가 쉽게 나지 않았다. 그 아이의 엄마가 들었기를.. 제발. 내 사과를..... 나는 병실 문을 빠져나가면서 뒤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가 여전히 나를 보며 울고 있었다. 그리고 울고 있는 자신의 딸을 향해 달려가는 그 아이의 엄마. 부럽다. 자신의 딸이 울고 있다고 해서 바로 뛰어가주는 그 아이의 엄마가. 부러웠다. 끝까지.... 미안했다. 그 아이의 엄마께. 그리고 그 아이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했다.

 

 그렇게 나는 그 아이가 있는 병실을 빠져나왔다.

 

 정신없이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내 방을 향해서.... 갇혀있을 곳을 향해서....... 멍청하다. 멍청하다. 이기적이다. 나약하다. 그 아이를 실제로 만나자, 내가 얼마나 나쁘고 이기적이고 약한 사람인지 알 수가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내 방 안으로 돌아왔다.

 

 

 

 

 

 

 

 하늘이 너무나도 맑았다. 그 아이가 나에게 올까. 빨리 와줬으면. 창밖으로 구름이 보였다. 날이 좋았다.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나갈 수가 없다. 기운이 없어서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힘없이 그저 구름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바람에 날려서 해를 가렸다. 그렇게 햇빛이 가려졌다. 창문을 지나서 나를 따스하게 비춰주던 따스함이 날아온 구름에 가려져서는 빛을 내지 못했다. 구름이 빨리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햇빛이 나에게 닿지 않게 막고 있는 구름이 빨리 빨리 바람에 날려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람이 불지 않았다. 구름은 그렇게 계속해서 태양을 가렸다. 그렇게 나에게 햇빛이 닿지 않았다.

 

 

 

 드르르륵.

 

 순간 병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엄만가. 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런데..... 그곳에 있는 사람은 엄마가 아니었다. 화상 통화를 했을 때 보았던 그 사람이.... 그 친구가.... 그곳에 있었다.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반가웠다. 화면 속에서만 보던 아이를 실제로 만나게 돼서.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내가 죽기 전. 유일하게 이루고 죽고 싶었던 일. 그 아이가 스스로 가두고 있는 감옥에서 벗어나길 바랬던 일. 그 일을 이뤄줘서. 고마웠다. 감동적인 마음에 의해 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렇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스스로 가두고 있던 감옥에서 나서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나를 찾아와 줘서 고마웠다.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말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맙다고 해야 하나....

 

 그 친구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런데.... 그런데..... 그 친구의 눈빛이 이상했다. 반가움을 담은 얼굴이 아니었다. 그 친구의 얼굴은.... 내가 병원에 들어와서 보았던 사람들의 눈빛과 같은 것이었다. 그 친구의 눈빛이 나를 동정심으로 안타깝게 바라보았던 그 사람들과 같았다. 싫었다. 나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왜....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거지.... 만나면 반가울 줄 알았는데.... 슬펐다. 왠지 모르게...... 스마트 폰으로 마주했을 때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현실에서 마주한 그 친구는.... 나와 같지 않았다. 나와 같은 줄 알았는데.

 

 그 친구가 나를 향해 점점 다가왔다. 그 친구가 나를 향해 다가오자, 해를 가리고 있던 구름이 바람에 의해 밀려나면서 햇빛을 위한 길을 터주었다. 그렇게 가려졌던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햇빛이 나에게 다가오는 그 친구를 비쳤다. 그러자 그 친구의 표정이 더욱 정확하게 내 눈으로 들어왔다. 나를 바라보는 그 친구의 피부가 보였다. 너무나도 생생한 피부가. 너무나도 건강했다. 그 친구의 몸은. 햇빛에 비치는 그 친구의 생기 넘치는 피부는 자신 안에 건강하게 뛰고 있는 핏줄을 품고 있었다. 너무나도 멀쩡했다. 너무 건강했다. 생생했다. 그 친구의 몸은. 죽고 싶다고 말하고 죽을 것만 같다고 아프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의 몸은 나와는 달랐다. 정말 죽을 것은 나였다. 내 몸은 이미 누랬으며 피부 아래는 바로 뼈가 앙상하게 붙어 있었다. 그렇게 건강과 생생함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나약하고 연약했다. 죽을 것만 같은 것은 내 몸이었다. 그 친구가 나에게 죽을 것 같다고 울부짖고, 자신의 아픔을 나에게 글로 전했을 때마다 나는 그 친구가 나만큼 아픈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런데..... 실제로 마주한 그 친구는 너무나도 건강했다. “너무 멀쩡하잖아...” 순간 내 입 밖으로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튀어나왔다. 그 친구의 겉모습은 전혀 아픈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멍청하게도 그런 사람을 위해서 걱정을 한 것이었다. 나는 정말 죽음 앞에 서있었으면서. 내 자신이 너무나도 바보같다고 느껴졌다. 어리석게도 내가 더 아프면서 그렇게 그 친구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그 친구를 위해서 전화를 하고 글을 썼던 것이었다. 눈물이 났다. 나도 모르게. 서글펐다. 내가 너무 멍청한 것만 같아서. 내 건강도 스스로 어찌할 수 없으면서 괜한 오지랖으로 나보다 건강한 사람을 위해주었다니. 너무나도 멍청했다. 어리석었다. 억울했다. 미웠다. 내 앞에서 너무나도 건강하게 서 있는 저 사람이.... 어째서... 어째서... 살 수 없다는 거지...... 스마트 폰 속에서만 봤을 때는 그토록 애절하고 살아주기를 바랬는데. 실제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니 왜 저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지 못한다는 거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 나에게.... 저 사람과 같이 건강한 몸이 주어진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살아갈 텐데..... 화가 났다. 억울했다. 왜 죽음은 나에게 닥친 걸까...... 죽음을 원하는 사람에게 닥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원하지 않는 나에게..... 싫다. 싫다. 그 사람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자신도 알겠지. 내 처지를. 이렇게 야위고 곧 죽을 것만 같은 내 상태를 보면....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인지. 저 사람도 지금 깨닫고 있음이 분명했다. 미웠다.

 

 갑자기 그 사람이 뒤돌아 병실 문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있는 병실 밖으로... 밖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퍽! 하고 병실 안으로 들어오던 엄마와 부딪히고 말았다. 그 친구는 엄마에게 죄송하다고 중얼거리다가 급히 병실 밖으로 빠져나갔다. 도망가듯이... 그렇게 내 곁에서 멀어져갔다....... 그 아이의 뒷모습이 너무나도 아련했다. 막상 멀어지는 그 친구를 보니 내 마음이 더 찢어져나갔다. 그 친구를 실제로 보기 전까지만 해도 제발 내가 죽기 전까지 그 친구를 볼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친구를 실제로 만나고 보니 나와 그 친구는 같은 처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냉정하게 와 닿았고...... 그래서 서글펐다. 마음이 찢어지게도 무너져 내렸다. 내가.... 내가 지금보다 조금 더 건강했을 때, 그 친구를 만났다면 이 정도까지 슬프지는 않았을 텐데... 그러나 그 친구는 나에게 너무 늦게 왔다. 그리고 나는 너무 빠르게 죽어갔다. 그래서... 그래서.... 우리의 순간은 서로 맞지 않았다. 내가... 내가.. 조금만 더 삶 쪽에 가까웠을 때, 그 친구를 만났다면....... 그랬다면....... 그 친구 또한 조금 더 삶을 바라고 죽음을 바라지 않았으며..... 나 또한 조금 더 행복하게 그 친구를 맞이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서글펐다. 우리의 시간이 맞았다면. 우리가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이렇게 어긋나지는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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