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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5. 괴수와 괴물(6)
작성일 : 19-08-20 22:45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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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기지, 6군단 숙영지 토벌 부대 막사 -

 

 

 “키아아아악!”

 

 괴물은 모두를 노려보며 한 번 더 크게 울부짖었다. 그럴수록 배에 있는 가스가 미칠 듯이 쏟아져 나와서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저 자식 자신까지도 중독 시키고 있네.”

 

 리즌은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천 위에 수건을 두르고 있는 게 조금 모양새가 이상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눈앞의 괴물을 신경 써야 하니까.

 

 아델도 리즌처럼 손수건을 꺼내 입과 코를 감쌌다. 그래봐야 냄새가 새는 것은 비슷했지만, 조금 숨을 쉬기는 편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이 가스에 중독되어 쓰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니까 말이다.

 

 “흐..... 잔당 녀석들이 부대 안에 숨어 있었다는 얘기겠네?”

 

 아델은 툴툴대며 근처에 떨어져 있는 말뚝 하나를 집어 들었다. 리즌 역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란 막대기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렇지, 뭐. 돌을 회수하러 올 줄 알고는 있었지만 말이야. 근데, 가져온 지 하루도 안 돼서 찾으러 올 줄은 몰랐어. 어지간히 급했나봐.”

 

 “그러게. 그만큼.... 급했을 수도 있겠네!”

 

 그의 손에서 말뚝이 떨어져 앞으로 날아갔다. 말뚝은 마치 하나의 대형 쇠뇌의 화살처럼 빠르게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괴물은 그 모습에 팔을 휘둘러 말뚝을 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말뚝은 녀석의 팔에 꽂혀 거대한 상처를 낼 뿐이었다.

 

 “키... 키아아아악!”

 

 “명중!”

 

 “그럼 이번엔 내 차례지!”

 

 뒤이어 날아간 리즌의 막대기가 녀석의 상처를 더욱더 벌리며 괴물에게 고통을 주었다. 아까 전 공격과는 다른 힘에 놀란 괴물은 그런 그들의 공격에 눈알을 마구 굴리며 옆구리의 구멍들을 열기 위해 움직였다. 아델은 괴물을 바라보며 아멜과 스피넬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아멜! 스피넬! 주변의 괴수들 좀 부탁해도 되겠니?”

 

 “네! 알았어요!”

 

 녀석의 옆구리에서 또다시 수십 개의 알들이 튀어나왔다. 몇 개는 급하게 만들었는지 알들이 깨진 채로 나와 그대로 녹아내리는 게 보였다.

 

 “크.. 크오오....”

 

 “키아아악!”

 

 “십자섬!”

 

 아멜의 검이 푸르게 타오르며 녀석들을 베어나갔다. 스피넬 역시 그녀의 보조에 맞추어 괴수들의 숨통을 끊어냈다. 리즌은 한발 한발 교대로 전진하며, 앞에서 다가오는 괴수들을 처리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예전의 너희들이랑 닮았네.”

 

 “그러게. 정말 닮았지.”

 

 다음 말뚝과 창이 날아가 괴물을 꿰뚫었다. 다시 한 번 고통에 몸부림치는 괴물은 상처 난 팔을 뜯어내며 몸부림을 쳐댔다.

 

 “언제부터 눈치 챈 거야?”

 

 “최근에.”

 

 “그곳을 들리고?”

 

 “그렇지.”

 

 세 번째 말뚝이 날아가 괴물의 몸을 관통했다. 전의 말뚝과는 다른, 굉장히 감정이 실린 힘 있는 말뚝이었다. 리즌의 창 역시 감정이 실린 듯, 맹렬하게 날아가 괴물의 미간을 뚫었다. 동시에 그의 손 역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델은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어쩌면 우리들도 괴물일지 모르겠네. 죽지 않는 괴물이니까 말이야.”

 

 “그래, 죽지 않는 괴물이니까.”

 

 괴물은 마지막 발악을 위해 온몸에 가스를 축적하려고 몸을 부풀렸다. 물론 이것을 두고 볼 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천천히 말뚝을 집어 들어 괴물을 향해 던질 준비를 했다.

 

 “그럼 언제부터 ‘물려’받은 거야?”

 

 아델의 말에 리즌은 잠시 망설이는 듯 말뚝을 살포시 내려두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 잡은 듯 다시 말뚝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물려받았기보다는 나눠받았지.”

 

 “그렇기도 하겠네. 녀석의 신전에 아직도 흔적이 남아 있으니까.”

 

 리즌의 얼굴을 두르고 있던 천이 조금씩 흘러내렸다. 금발의 머리카락과 밝은 갈색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지만, 아델이 기억하고 있는, 그 책에 기록되어있는 모습과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대신 그가 가장 그리워하는 얼굴과 많이 닮아 있었다.

 

 “이름값은 하네.”

 

 “그렇지? 푸른 머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말이야.”

 

 그 말에 아델은 피식 웃으며 리즌을 바라보았다. 여러 복잡한 감정이 섞여있는 웃음을 보며, 리즌은 그런 그의 웃음을 바라보며, 그저 풀린 천을 다시 감을 뿐이었다.

 

 “그럼. 일단 마무리나 하자고.”

 

 “그래.”

 

 두 사람은 말뚝을 들어올려, 괴물을 향해 있는 힘껏 던졌다. 괴물은 날아오는 말뚝을 바라보며, 아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걸 맞으면 죽는다. 모든 생물들이 겪는 죽음의 공포를 말이다.

 

 “키.. 키아아아악!”

 

 괴물은 몸부림치며 뒤로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들의 말뚝과 창은 괴물의 숨통을 끊기 위해 매섭게 날아왔다. 푹! 녀석의 심장과 목을 뚫고 들어간 말뚝과 창은, 그대로 관통하여 반대편의 천막을 그대로 뭉개버렸다.

 

 “키아아아아악! 키아아아악!”

 

 괴물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가누다가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다.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와 근처의 천막들을 적셔나갔다. 동시에 녀석이 깔아놓은 가스가 피에 섞여서 점점 옅어져갔다. 덕분에 모두들 정신을 차리며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으.... 괴물은.....”

 

 “괴수들은......”

 

 그리고 반대편에서, 토벌부대원들과 아바르의 지원군이 뛰어왔다. 중간에 녀석이 뿌린 괴수들을 만나 싸우느라 오는데 시간이 걸린 것이었다.

 

 “이봐! 다들 괜찮아?!”

 

 아바르의 외침에 아델과 리즌은 고개를 바로 가로저으며, 팔로 X자를 그렸다.

 

 “빨리 와! 아파 죽겠으니까!”

 

 “이... 이런! 알았어!”

 

 아바르는 눈살을 찌푸리며 괴물이 어지럽힌 숙영지를 바라보았다. 철저하게 부서진 천막과 자재에 깔린 사람들을 보며, 괴수들 시체 사이사이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나 압도적이잖아.”

 

 의무 대원들이 빠르게 뛰어와 사람들의 상태를 보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분명 엊그제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괴수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들떠 있었는데 말이다.

 

 “우린... 이길 수 있을까?”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신음소리에 병사들의 마음도 한층 꺾여버렸다. 다시금 괴물의 압도적인 힘을 느끼고 겁을 먹은 것이다. 모두가 혼란해하며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 와중에 울프강은 열심히 뛰어다니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이.. 이런! 빨리 찾아야 하는데?!”

 

 “울프강! 괜찮아?!”

 

 옆에 잔해에서 에트만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란 울프강이 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우.. 우와왁! 깜짝이야!”

 

 하필 괴수 시체랑 같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괴수가 기습하는 줄 알았다. 울프강이 검을 뽑아들어 그를 노리고 있자, 에트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응? 왜 그래? 갑자기 칼을 겨누고.”

 

 “깜짝 놀랐잖아! 괴수가 살아나는 줄 알았네.”

 

 에트만에게 겨눈 칼을 치우며, 울프강은 다시 눈을 부릅뜨며 주변을 살폈다. 그런 그를 보며 에트만은 그저 맹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누구 찾아?”

 

 “아... 아! 부하들 괜찮은지 보고 있어!”

 

 이렇게 말을 해도, 아무리 멍청한 그라도 대강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는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으로 가봐. 그럼 될 거야.”

 

 “뭐.. 뭐? 갑자기?”

 

 “가 보래도, 이 바보야.”

 

 그에게 바보 소리를 들은 게 기분이 나빴지만, 그의 등에 떠밀려 울프강은 앞쪽으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그에게는 오직 그녀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

 

 “참, 저 녀석도 어지간히 바보라니까.”

 

 에트만은 뛰어가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짓고는, 반대편으로 걸어 사람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서. 암, 잘 되었으면 좋긴 하겠는......

 

 “아아악!”

 

 잘 될는지 모르겠다....... 잘 될지......

 

 

 

 

 - 연합정부 수도, 1군단 지휘부 -

 

 

 

 “흐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라.”

 

 타오를 것 같은 붉은 눈으로, 앞에 있는 부관에게서 보고를 듣고 있는 다이에스터는 잠시 고개를 돌려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먼저 치고 들어가는 것은 무리였나....... 점점 전선이 고착화 되면서 수도와 주변 도시들에게도 영향이 가는 것이 느껴졌다.

 

 연신 사람들은 오르는 물가와 병사들, 괴수들의 이야기에 열심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중간에 승전에 관한 기사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불안감에 불만이 조금씩 싹트는 게 보였다.

 

 “하아..... 참 이거 골치 아픈데?”

 

 “그래서 지원군을 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군단장님.”

 

 그의 말에 다이에스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이상 연합정부의 힘을 투입했다가는, 지역에 대한 균형을 맞출 수가 없다. 당장 수도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 입장에서, 군대를 뺐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병력은 지원할 수 없어. 여기서 병사들을 뽑아냈다가는 분리주의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니까 말이야.”

 

 참 이럴 때 일수록 인간들이라는 존재가 간사하게 느껴졌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족이고 뭐고 없으니까 말이다.

 

 “대신 최대한 많은 무기랑 구호품을 보내줘.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알겠습니다. 최대한 역량에 맞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다이에스터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다이에스터는 그대로 의자에 털썩 앉으며 다시 한 번 깊게 숨을 내쉬었다.

 

 ‘하아...... 정말이지, 요즘 따라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단 말이지.’

 

 그나저나 그녀에게서 직접 온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다. 어째서 분명, 그가 잡았다는 트린다미어가 다시 나타났단 말인가.

 

 “정확히는 몸체뿐이라고는 했지만, 그건 그것대로 위협이지.”

 

 아무래도 그의 몸 상태가 예전만큼 좋지 않기 때문에 해치우지 못했던 것 같았다. 하기야 지금 그의 상태는 전성기 때의 1할도 못 미치는 힘이지. 그나마 그 힘으로 여기까지 버티고 있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임무로 인해 그의 몸은 망가질 때로 망가졌다는 것이다. 매번 리즌 녀석이 찾아와 약을 받아갔는데, 이번 토벌전이 개전되면서 그 요청 빈도가 크게 늘어났으니까. 그 약은 귀무족 전사들이 일반 치료로는 죽는 상태에 놓였을 때, 전사로서 마지막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쓰는 극약이었다. 마실 경우 세포의 재생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대신 그 후에는 금방 세포들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수명을 받치는 비약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런 약을 무려 6개나 가져갔지.’

 

 그런 약을 6개나 가지고 가서 마셨으니, 지금 그가 걷고 있다면 그것은 기적이나 다름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더 약을 요청할 경우에는 그의 목숨은 이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아. 어떻게 하지........”

 

 그의 앞에 놓여 진 보고서를 보면서, 그는 말없이 책상에 턱을 괸 채로 밖을 바라만 보았다. 창밖의 짙게 깔린 구름이 그의 기분을 대신해주는 것 같았다. 이제 막 비가 올 것 같은 그런 하늘이.

 

 똑똑.

 

 “군단장님! 계십니까?!”

 

 “누군가?”

 

 “적색 기사단장입니다! 군단장님 앞으로 편지가 왔기에 가져왔습니다!”

 

 기사단장이 들어와 그에게 편지 한통을 건네주었다. 다이에스터는 그 편지를 받아들고는 천천히 돌려 수신인을 바라보았다.

 

 “음? 수신인이 없네?”

 

 “당연하죠. 수신인은 바로 앞에 있으니까요.”

 

 “응? 그게 무슨 소리......”

 

 콰지직. 기사단장의 배에서 작은 촉수가 뻗어 나와 그를 덮치려고 했다. 하지만, 쉽게 당할 그가 아니었다. 그는 즉시 책상을 걷어 차올려 그대로 촉수를 위로 쳐냈다. 동시에 오른발로 녀석을 향해 세게 뒤돌려 차 문밖으로 보내버렸다.

 

 쾅......

 

 “크... 크윽.....”

 

 “기습이라고는 하지만 조금 어설펐다, 아가야. 내가 그렇게 쉽게 보였나?”

 

 다이에스터는 가볍게 말을 하며 자신의 칼을 뽑아들어 녀석에게로 다가왔다. 녀석은 그런 그의 모습에 당황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눈치 챈 거지?”

 

 푹. 칼을 녀석의 심장에 꽂고 그대로 비틀어버리며,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미 며칠 전부터 몇몇 인물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들어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크... 크윽.... 제.. 제기랄.”

 

 “그러니 조금 더 연기를 했었어야지. 안 그래?”

 

 사람의 모습을 한 괴수는 자신의 촉수를 최대한 뽑아 그를 집어 삼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에게 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가볍게 그 촉수들을 모조리 잡아 땅으로 끌어내린 다음 검으로 세게 꽂아 고정시켰다.

 

 “크.. 크아아악!”

 

 “무.. 무슨 소리야?!”

 

 “군단장님! 괜찮으십니까?!”

 

 경비병들과 직속 근위병들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그런 그들을 보며 중후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모두 동작 그만! 나는 괜찮으니, 각자의 자리를 지켜라!”

 

 “아... 알겠습니다!”

 

 그의 불호령에, 병사들은 다시 뛰어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그를 보며 괴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나름의 배려인건가?”

 

 “배려라기보다는 이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기 귀찮거든. 그리고 녀석들이 있으면 심문하기가 꽤나 불편해서 말이야.”

 

 “하하하... 심문이라. 나한테 그딴 게 통할 것 같으.......”

 

 붉게 타오르는 눈이 그의 눈과 마주쳤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타오르는 눈에는 엄청난 살기가 담겨있었다. 만약 이런 눈이랑 마주치게 된다면, 오금이 저리고 그대로 바지에 실례를 할지도 모를 것이었다.

 

 “이... 이게 무슨.......”

 

 “나도 오랜만에 쓰는 거라 조금 힘들긴 하지만 말이야. 이 눈을 바라보고 있다면 어떤 녀석이든 겁에 질리게 되거든. 실제로도 너희들한테 통하는지 실험도 해봤고.”

 

 물론 반은 거짓말이긴 하지만, 녀석을 속이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다. 괴수는 그런 그의 태도와 말에 당황을 넘어서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자꾸만 규격 외의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크... 크으.....”

 

 “그럼 지금부터 재미있는 시간이 될 거야. 각오는 됐겠지?”

 

 천천히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촉수와 팔다리를 모조리 잘라버렸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괴수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는지도, 아픔이란 고통이, 잘린 자리의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대신 바닥에 피가 함박 흘러내리며 웅덩이를 만드는 것이 눈에 보였다. 온전한 시각만이 그의 의식을 따라갈 뿐이었다.

 

 “쿠.. 쿠으으으윽!”

 

 “부관! 형틀을 가져와라!”

 

 순식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부관이 나타나 형틀을 가져왔다. 그 모습에 괴수의 눈은 떨리다 못해 툭 치면 튀어오를 것 같아보였다. 분명 이 자식 밖으로 나가는 것을 봤을 텐데, 어디서 나타난 거지?!

 

 “피웅덩이는 어떻게 할까요?”

 

 “그건 비번 병사들 시켜서 지우라고 해.”

 

 “알겠습니다. 군단장님.”

 

 부관은 고개를 숙이고, 그대로 능숙하게 괴수를 묶어버린 뒤 밖으로 나가버렸다. 십자 형틀에 그대로 묶여버린 괴수는 몸을 빠져나가게 하려고 온힘을 다해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리 움직여도 형틀과 자신을 묶은 밧줄이 단단해 빠져나가지 못했다.

 

 “그럼 내 묻는 말에 대답할 준비나 해라. 뭐, 물론 살려둘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끄.. 끄아아악! 싫어! 싫다고!”

 

 “흐음? 괴수 녀석들도 싫다는 감정이 있는 건가?”

 

 “살려줘! 살려..... 끄아아악!”

 

 그의 무자비한 검이 녀석의 급소 옆을 그대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그의 타오를 것 같은 눈동자와 이마에 난 섬뜩한 뿔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의 눈빛 역시 증오로 끓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살려달라니. 내 부하를 삼켜놓고서는 잘도 말하는 군.”

 

 “끄아아아아악!”

 

 괴수는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무리 괴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부하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는 망설임 하나 없이 검을 꽂을 뿐이었다. 괜히 그가 귀무왕이라고 불리는지, 냉철한 살인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자, 그럼 심문 시작이다. 어디 한 번 잘 견뎌보라고.”

 

 그의 말을 끝으로, 다시 한 번 더 검이 급소를 옆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마치 화풀이를 하는 것처럼. 아주 힘 있는 검이 말이다.

 
작가의 말
 

 후아.. 몸에 열이 많아서 더위에는 진짜 쥐약이네요... 살려주세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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