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Color
작가 : Bboil
작품등록일 : 2019.8.15

한 때의 추억은 그리움이 되어 ,그 이되 소녀를 갉아 먹느니
그 작은 몸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있구나-.

무엇을 바래, 그 곳에 있으니.
무엇이 영원하길 바래, 그 곳에서 정처없이 헤매느니.

아, 그 소녀는 자신의 체온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로구나-...

 
2.공 ( Ball, Sunyata )
작성일 : 19-08-15 07:30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416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겨울 철, 속을 파고드는 해충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옷을 입는 나무처럼.

 

 스스로조차 지키지 못할 소녀란 앙상한 나무는, 두터이 옷을 입고도, 헤벨이란 옷에 안기어 좁은 가로수 길 위를 노닐고 있다.

 

 사위를 조여오는 얕은 빗바람은 , 순간의 때릴 노리듯 소녀를 파고드려 하나, 그라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우산이라는 그늘에 의해, 가벼이 다가 오지 못했다.

 

 가을의 색처럼 ,

 등불에 의해 내려앉은 동그란 주홍빛 달들이 비 안개에 가려진 길을 비추어, 그들을 이끌어 당긴다.

 

 토도독, 우산을 두들기는 빗소리와 ,두 사람이 거닐고 있는 돌 길 위로 튀어 오르는 빗방울은 마치 소녀가 자신들을 보아달라는 듯 재롱을 부리고 있음이니-.

 

 소녀, 에바는 자신이 몽환 속에 놓인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듯한 감각을 받았다.

 

 그 처럼의 조막만한 몸을 울리고도, 소녀 자신의 양 귀와 그의 귓가에 마저 울리는 거대한 심장소리는 빗소리와 어우러져, 소녀의 손끝으로 아찔함을 전했다.

 

 그, 헤벨은 소녀의 듣기 좋은 고동 소리란 박자에, 쉼표를 넣어주듯 찬찬히 걸음을 옮기며 .

 혹여나 소녀가 흔들릴까, 품은 손에 한껏 힘을 주어보았다.

 

 꼼지락 하며, 인버네스케이프 ( Inverness cape)에 숨바꼭질 하듯 숨어 있던 소녀가 헤벨의 어깨를 배게 삼아, 얼굴을 빼꼼히 빼내어 숨을 크게 들이 내 쉬어 본다.

 

 이곳에서 눈을 떠 , 처음으로 맞이해보는 바람 내음.

 

 그 날의 바다의 부둣가와 비슷한 장소에 앉아 발목을 적시었을 때, 누군가와 함께 한 순간이 떠올랐다.

 

 평생을 잊지 않아야 할 , 잊지 못할 이와 함께 했음인거 같음 인데-.

 

 고개를 기울여 기억을 되짚어보던 소녀가 헤벨의 어깨를 붙잡아, 자신들이 지나쳐 온 길을 되돌아 보았다.

 

 공허한 내음 만이 가득 채워진 그곳엔, 소녀가 바라는 것은 없었다.

 

 괜한 들뜸 이었을까.

 아니면 괜한 생각을, 행동을 했음 일까.

 

 쉬이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너무도 가벼이 지워져 버렸다.

 

 내려 앉을 하늘을 지탱 하려는 듯, 곧고 높게 솟아 오른 성에서 뿌려오는 빛은 신기루처럼 소녀의 눈망울을 가득채워와 , 위로 하는 듯 하다.

 

 여려 줄기를 묶어 내어 소녀에게 바치는 꽃다발처럼, 빛이란 꽃들은 소녀에게 순간의 안식을 가져다 주었다.

 

 “ 아가씨. 바람이 이롭지 않을지도 모르니, 이리 들어오시지요 .”

 

 가로수 길 너머, 강 위로 놓여진 잿빛의 라멘교( Rahmen brigde )에는 천연덕스러운 오리들이 늘어 앉아 ,소녀와 헤벨의 길을 막고 있음이니.

 

 그는 조심스레 구둣발로 돌멩이를 걷어차 내려 하나, 이내 그러고자 함을 내려 놓았다.

 

 새끼들을 날개 사이로 업어 올리고서, 뒤뚱거리는 어미를 어찌 위협할 수 있을까-.

 

 헤벨은 자신의 케이프 속에 고개만을 내민, 소녀를 바라보아 미소지어 보였다.

 

 오리 가족 또한 다리를 건너는지, 두 사람으로부터 등을 돌리어 인사하듯 엉덩이를 흔들고 있다.

 

 두 노소는 꼬리잡기를 하듯, 오리 가족의 엉덩이를 따라 걸음을 옮기,조금 씩 걸음을 진행시켰다.

 

 강 위로 떠오른 연꽃 들은 ,여인들이 상대를 받아들여 치마자락을 늘어뜨리듯 , 잎을 늘어뜨리어 자신을 내보이니.

 

 대지에 내려선 오리 가족은 비를 피하려, 무수한 요쳥을 뒤로하고 외로이 떠도는 하나의 연꽃의 치맛자락의 아래로 들어가, 서로에게 비비대었다.

 

 오순도순한 가족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오리 가족을 지나쳐 , 길게 늘어진 퍼골라( pergola) 아래를 지나친 두 사람은 이내 철문에 다다른다.

 

 오래이 사용되지 않은 듯, 덩굴에 휘감긴 철문 위로 미처 비를 피하지 못한 나비가 앉아 있다, 사람의 발소리에 놀란 듯 훨훨 날아간다.

 

 혹여 비에 맞아 떨어질까 지켜보던 소녀는 ,나비가 멀리 나아 갔음을 알았을 때, 조심스레 손을 쥐었다 펴기를 해본다.

 

 잡으려 했다면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나비는 자유로이 노닐어야 만이 살 수 있는 길임에, 그 작은 생명을 놓아 본다.

 

 녹이 슬어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두터운 철문이 열리고 -.

 

 사람이 가득 한 ,도시의 비릿한 향이 소녀의 끝을 스치고 간다.

 

 안개 속에서 점멸되는 등불은 골목 길을 밝히려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 것에 점점 의지를 잃어 가는 것인지 , 그 빛은 점차 옅어져 갔다.

 

 듣기 좋은 그의 구둣발 소리는 안개 속을 헤치고 퍼져 나가, 흩어진 돌 길을 안내한다.

 

 “ 미처, 제대로 닦아두지 못해 ,아가씨를 뫼시기 쑥스럽습니다. 부디, 조금만 버티어 주시겠습니까 .”

 

 고매하게 피어 있는 야생화들이 그의 아래에 놓인 돌 길 위로 솟아 올라 자연스레 융단을 펄쳐주니, 자연과 사람이란 사이에 놓인 다리를 건너는 듯 하다.

 

 생명은 뭉개져도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야생화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었다.

 

 “ 꽤나 느긋한 걸음이십니다. 헤벨. “

 

 다리 너머, 두 사람을 마중 나오기라도 한 듯.

 

 새까만 우산을 쓰고서, 비를 맞이하는 그의 모습은 하나의 현상 사진처럼 느껴졌다.

 

 비가 그치면 어디론가 사라질 듯한 공허함이 느껴지니 , 소녀 에바는 괜스레 가까워진 거리에 놓인 두 사람 사이에서 시스의 옷깃을 잡았다.

 

 “ 아 “

 

 길 위로 내려 앉은 등불의 보름달 속의 소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붉었다.

 

 재빨리 손을 내리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보는 에바는 , 이내 어찌 할 줄 모르겠다는 듯 헤벨의 케이프 속으로 얼굴 마저 가려버렸다.

 

 정신의 변화로 부터 시작 된 것일까, 혹은 행동의 변화에 따라 자신이 이처럼 맞이 하고 있는 것일까.

 

 단 한 걸음 이었을 시작은 , 두 세 걸음이 되어, 이내 뜀박질이 되려 준비하고 있었다.

 

 각기의 이야기를 담은 사람들이 비를 맞아가며, 즐기고 있는, 쑥스러워하는 밤 거리 속에 세 사람은 녹아들어 간다.

 

 아이의 손을 잡고, 순간의 행복을 누리려 나란히 걸음을 맞추어 가는 이들.

 옅은 비 안개 속에서도 뚜렷하게, 자신을 비추어 보이는 , 길거리 상가 안에 진열된 순간의 욕심을 보며 훗날의 꿈을 꾸어 보는 이들.

 

 연인의 손을 잡고 , 한 우산에서 서로에게 미소지어보이는 이들.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이들은 ,소녀 에바의 눈망울에 조금 씩 색을 채워 나갔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감정.

 붉음은 같은 붉음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푸름은 모두 같은 푸름만이 아니었다.

 

 이곳도 그곳과 별반 다름없는, 또 다른 현실 이었다.

 

 “ 제가 전해드린 건 제대로 큰 여왕님께 전하셨습니까요 .헤벨. “

 

 빗 방울에 어우러져, 붉은 선들을 고이 만들어 내는 조명이 가득한 길에는 전의 보았던 거리보다도 더욱 활기차다 .

 

 근처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체온은 늪처럼 끈적이었으며 , 눈으로 부터는 채 내뱉지 못한 열기를 내뿜기 라도 하는지 빛나고 있었음 이다.

 

 웃음짓고, 소리를 내어 질러보는 아이들이 비를 뚫고 달려 나간다.

 

 “ 예 . 다만, 아가씨께서 착용하시기에 불편하실지 몰라, 다른 곳으로 옮겨보았습니다만 , 괜찮겠습니까 . “

 

 칭얼거리는 아이의 이불보를 빼앗듯, 소녀가 쥐고 있던 헤벨의 케이프를 활짝 걷어내보이는 시스는, 순간의 시선을 헤벨에게로 돌렸다.

 

 “ 헤벨. 전에도 그랬었지만, 당신은 정말 해괴한 짓은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해도, 이 또한 괜찮은거 같으니 문제없습니다. “

 

 소녀의 가벼이 묶어 내린 머리 위로, 끈을 대신하고 있는 가죽 스트랩.

 

 엷은 아지랑이 같은 에바의 머리카락 위에 걸터 앉은 가죽 스트랩은 ,혹여나 떨어지진 않을까 했으나, 용케도 그곳에 매달려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소녀 에바가 마치, 그 헤벨에게로 부터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케이프를 꼬옥 쥐고 있는 것처럼 -.

 

 “큰 여왕님. 헤벨과 떨어지지 않게 꼭 붙어계셔야 할겁니다. “

 

 소녀의 손에 쥐인 그라는 울타리는 , 소녀가 설령 놓아버릴 지라도, 울타리 스스로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하나, 울타리라는 것은 결국 낡고 부수어져 ,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됨 이다.

 

 생명이 가진 것 중엔 결코, 영원한 것은 없음이니-.

 

 붉게 타오르는 서커스 천막 아래로 들어서는 사람들과 볼썽사나운 광대의 얼굴로, 들어서려는 사람들을 진두 지휘 하는 이는 마치 하나의 지휘자와 같다.

 

 음정도, 박자도 맞지 않아 소음 만이 될 뿐인 오케스트라.

 

 하나 ,광대는 그 엉뚱한 오케스트라 마저 하나의 놀음으로 만들어 내어 , 너무나 쉬이 사람을 웃게 만들어 보였다.

 

 사람들의 체온을 들이켜 취한 광대는 이내 소녀에게 다가와 , 그 붉은 입술을 활 대처럼 휘어 보였다.

 

 “ 어서와요, 귀족 아가씨 ! 위대한 우리 마니아의 서커스는 여러분들이 오시길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

 

 과장스럽고, 과장스러운, 젊은 여인의 광대 목소리.

 

 광대의 초대장은 소녀를 지나쳐 두 사람에게 까지 닿아 ,이내 스며 들어 녹아든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1 2.공 ( Ball, Sunyata ) 2019 / 8 / 15 193 0 4169   
10 2.공 ( Ball, Sunyata ) 2019 / 8 / 15 185 0 4722   
9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208 0 4047   
8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80 0 4106   
7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87 0 4448   
6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86 0 4337   
5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86 0 4403   
4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94 0 3844   
3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87 0 3726   
2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189 0 4123   
1 1. 글래스 ( Glass ) 2019 / 8 / 15 311 0 307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