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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lor
작가 : Bboil
작품등록일 : 2019.8.15

한 때의 추억은 그리움이 되어 ,그 이되 소녀를 갉아 먹느니
그 작은 몸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있구나-.

무엇을 바래, 그 곳에 있으니.
무엇이 영원하길 바래, 그 곳에서 정처없이 헤매느니.

아, 그 소녀는 자신의 체온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로구나-...

 
1. 글래스 ( Glass )
작성일 : 19-08-15 07:19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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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새까만 볼드 윙 칼라( Bold wing collar)와 모닝 코트( morning coat), 섬세히 접힌 아스코트 타이( Ascot tie)의 중년인이 다리미 판 위에서 섬세히 손을 움직이고 있다.

 

 변형이 올 수 있는 재질의 작은 옷감들을 아래로 두어 , 펼쳐진 수건 위로 다리미를 다루는 그의 손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음이니, 옷가지를 걸칠 상대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내비치고 있었다.

 

 창백한 이마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 하나 없는, 다듬어진 밤색 머리와 좁고 곧게 솟아오른 코 위의 코안경의 ,관철된 이의 모습을 품고 있었으나, 그의 표정은 마치 , 칭찬을 바라는 듯한 아이의 표정과도 같았음이니.

 그러한 그를 바라보고 있던 봉제 인형은 차마, 방관하지 못하여 한마디 내뱉는다.

 

 “ 그, 자네 표정을, 어찌 안되겠는가 .”

 

 뭉실, 통통한 엉덩이와 얇고 긴 발. 각 기의 단추를 눈으로 붙이곤, 서스펜더 팬츠( Suspender Pants)와 터질듯한 스펜서(Spencer)를 입은 봉제토끼는 뭉글한 그의 표정에 옮은듯, 추욱 늘어진 양 귀를 양 손으로 붙잡아, 몸을 비틀듯 돌고 있었다.

 

 하나, 그러한 봉제 토끼의 말은 익숙한 자연의 것들처럼 쉬이 흩어져 갔다.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와, 아침이 되면 대지 위로 뻗어 내리는 태양처럼.

 봉제 토끼의 말은 너무나 가벼이 ,그에게로 부터 흩어지어 떨어져 나갔다.

 

 봉제 토끼는 그에게 다가가 바짓가락을 잡아, 한 차례 말을 걸어보려 하나 , 그러하지 못했다.

 

 남색의 커튼 사이로 파고드는 새하얀 햇볕을 등지고서 그 작은 소녀를 위해 손을 움직이는 그를 보고 있자니, 어린 나이의 그의 모습의 보이는 듯하여 , 그저 그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마치, 부모가 아이의 작은 변화 하나까지도 , 사진기에 저장하려는 듯이-.

 

 그의 이러한 표정은 , 어릴적 ‘어머니’란 이로부터 한껏 끌어안겼을 떄에 이후로 본적 없는 것이기에, 봉제 토끼는 그의 행동에 제약을 둘 수 없었음이다.

 

 찰랑이는 작은 종 소리가 들려온다.

 

 크지 않은 모래 시계 위로 , 작게 달린 은색의 종은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듯, 스스로를 울리고 있다.

 

 그는 다리미 판의 한 구석에 놓아둔 회중시계를 손에 쥐었다.

 

 수 세기를 함께한 회중시계는, 자신의 나이를 알려오듯 조잡한 마찰음을 형성하여 그에게 자신을 알려왔다.

 

 부품과 때와 먼지라는 것은 언제든 지울 수 있는 것이나, 그것들과 함께한 시간이라는 것은 언제든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소중한 것도, 창피한 것도. 하물며 필요 없을 기억이라 할지라도 , 그 시간들은 결국 ‘나와 인연들의 시간 이었음’인 시간인 것을.

 그 속 에 새겨진 ,너무나 쉬이 지워지는 그것들을 어찌 가벼이 치워 버릴 수 있을까.

 

 그는 지금이라도 부수어질것 같은 회중시계를 고치고자, 바꾸고자 할 생각이 없었다.

 

 - 오전 8시 45분

 

 보통의 시간보다도 두 배라는 시간이 들었다는 것에 그는, 스스로에게 자책하듯 커프링크스( Cuff links) 를 꾸욱 쥐었다 , 놓았다. 이대로는 시간을 맞출 수 없다는 것에 그는,여전히 바지자락을 잡고 있는 봉제 토끼, 샤플로스테( Xaplóste)를 들어 , 다리미 판에 올렸다.

 

 “ 죄송합니다. 플로스. 뒷 마무리는 맡겨도 괜찮을까요 .”

 

 “ 험. 물론이지. 내 한번 믿어 보게. 잘해 보이겠네. “

 

 그에게 의지받는다는 것에 부끄러워, 양 귀로 단추의 눈을 가리던 샤플로스테는 멜빵을 한 번 튕겨내고는 , 앙증맞은 양 손으로 다리미를 쥐어 조심스레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자신에게로 부터 등을 돌리고, 양 귀가 다리미 아래로 들어가려는 것에 주춤이는 봉제토끼, 샤플로스테의 모습을 미소지어 바라보다, 걸음을 옮겼다.

 

 새의 날개처럼 활짝 펼쳐진, 창으로 부터 새하얀 빛이 복도를 물들인다.

 여명이 채 뜨지 않던 그 시간, 그토록 새까맣던 암막은 순간의 환몽인것 처럼.

 이처럼의 새하얀 햇빛이란 따사로움이, 복도를 가득 채워왔다.

 

 구름 위의 신전이라면, 이러할까.

 그는 자각몽을 꾸는 듯하여, 그 작은 소녀가 어디론가 사라질까 , 조금은 빠르게 걸음을 옮겨갔다.

 

 이제는 자신이 모셔야 할 , 작은 소녀가 있을 방 앞에 선 그가 한 차례 숨을 가다듬는 듯 , 생각을 넓혀갔다.

 

 이제껏 연습해 오던, 그리고 그리 오던 상황에 따른 자신의 행동과 변화에 따른 자신의 변화를 머리 속에서, 몇 차례 움직여보았다.

 

 그는 완벽이란 단어에 있어 신용하지 않았다.

 완벽이란 것은 상대적이며, 순간마다 변화하는 기복과 같은 것 이기에.

 

 그는 그저 ,자신으로 말미암아, 자그마한 만족만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 떼를 쓰고자 하는 것이다.

 

 숨을 깊게 내뱉은 그가, 내용물이 담긴 은 그릇과 나무수저가 올려진 은 쟁반을, 손에 올리어 방으로 들어선다.

 

 어두움 암막 속에, 벽난로의 불씨는 꺼져 있지만 , 더 이상 이 공간은 차갑지도, 공허 하지도 않았다.

 

 이리도 커다란 공간임인데, 고작의 작은 한 생명의 체온만 으로도 변화는 커다랗게 다가왔다.

 

 그에게 있어 , 암막은 자그마한 돌멩이 조차도 되지 않았다.

 

 그는 채 치우지 아니하고 놓여진 책 한 권과 식어버린 찻잔이 놓여진 소파테이블을 바라보다 , 그를 외면 한다.

 

 캐노피란 장막 속, 듀베이 커버 아래엔 , 언덕 아래의 작은 씨앗이 발아하길 기다리는 듯 고운 울림을 흘려내고 있다.

 

 씨앗은 자그마한 도움으로 생명을 펼치어, 이내 스스로 성장하리라.

 그라는 자그마한 물줄기로-.

 

 생명의 발아를 방해하는 , 커튼이란 암막이 그의 손으로 부터 걷어진다.

 

 이내, 빛 줄기란 거미줄이 듀베이 커버 속의 씨앗을 두드리니, 금이가기 시작했다.

 

 하나, 아직은 떄가 아니라는 듯 숨으려만 드는 작은 생명에 ,그가 다가가 귀를 간질였다.

 

 “ 아가씨 “

 

 그의 손길이라는 물줄기로 억지스레, 발아하듯 몸을 일으키는 작은 소녀.

 풍선처럼 부풀었다, 사르르 내려 앉는 가느다란 검은 머리카락. 빛에 굴절되어 고매한 백일홍꽃 처럼 내려앉은 눈동자의 작은 소녀는 순간의 놀람에 눈을 크게 뜨고서 그를 바라보았다.

 

 “ 밤새 편안하셨나요, 아가씨 .”

 

 어찌 그리도 차가이 느껴지는 새파란 눈동자를 가지고서 , 이처럼의 따스함을 품어 내비칠 수 있는지 , 넋 놓아 그를 바라보던 소녀는 귓볼을 붉히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여명이 뜨기전까지 , 그와 함께한 순간이 다시 상기되어, 차마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소녀는 그의 시선을 피하듯 고갤 숙였다.

 

 애써 미소지어 , 소녀의 아래에 쟁반을 내려놓는 그.

 그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비록 ,이 작은소녀와 함께하는 공간이란 속에는 빛이란 거미줄이 가득하건만 그의 마음엔, 대등한 그림자가 자릴 잡고 있었다.

 

 “ 아직은 식사가 불편하실 듯 하여, 수프를 준비해 봤습니다. 식기전에 드시지요. “

 

 창피함을 뒤로 하여, 조심스레 ‘붉은 샘’를 입에 담는 소녀.

 그는 소녀가 ‘붉은 샘’을 입에 담을 수록 표정이 어두워져 갔다.

 

 그는 오늘부로, 훗날 용서받지 못할 일을 시작 했음이다.

 

 과거, ‘어머니’께서 스스로 눈을 감아 오래이 잠에 빠질때까지도, 거부감을 드러내었던 그 것을 그는 작은 소녀가 입에 담도록 했다.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 .

 

 만족스러운 듯 얇은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애원하는 것과도 같았다.

 하나 소녀는 그러한 그를 보지 못한 듯 조용히 작은 입 속에 그 것을 담아내고 있다.

 

 그는 소녀의 앎과 모름에 의미를 두지 아니하며, 시작을 멈추지 아니할 것을 다짐한다.

 

 훗날 작은 소녀라는 꽃봉우리가 꽃을 피어낼 때, 결국 ‘ 붉은 샘’은 뿌리들이 되어, 이 외롭고 고독할 소녀를 지켜줄 것 이기에-.

 그는 기꺼이 소녀라는 꽃봉우리의 그림자가 될 것이라.

 

 그가 입술에 침을 적시어 묻는다.

 

 “ 만족하셨습니까. “

 

 텅빈 그릇 위로, 미소짓고 있던 소녀가 부끄러운듯 ,그 백일홍의 눈망울만을 돌려 그에게로 향한다.

 

 그의 얼굴에 어린 아이의 것과도 같은 미소가 걸렸다.

 

 그가 원하던 그 것을 소녀가 보여주었음에.

 

 그는,과거의 그때처럼 오늘도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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