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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4. 요람(6)
작성일 : 19-07-30 22:51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8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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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하이브를 처리하러 들어갔었다. 녀석들의 흔적을 찾아서 들어갔으니 적어도 틀린 길로 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델은 그렇게 생각하며, 리즌의 부축을 받아 움직이고 있었다.

 

 “좋아, 그럼 이제 여기만 터뜨리면 되겠..... 어라?”

 

 모두들 앞에 있는 광경에 눈을 의심했다. 덩그러니 남겨진 살점덩어리 몇 개와 그 앞에 서있는 거대한 물체들.

 

 “키리릭?”

 

 “키리리리리......”

 

 기엔테라 앤트. 말 그대로 거대한 개미라는 녀석들. 습성은 절대 혼자 다니지 않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녀석들이다. 딱딱한 껍질과 거기서 나오는 턱 힘은 철로 만든 기둥도 잘라버릴 정도로 위협적이었지만, 제국의 대대적인 토벌과 괴수들의 등장으로 저 한편으로 사라졌던 녀석들이었다.

 

 “저... 저것들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아바르는 눈을 비비며 앞에 있는 녀석들일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게 앞에 있는 녀석들은 그저 책에서만 전해져 오는 녀석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그 거대한 곤충들은 굉장히 흥분한 모습으로 앞에 있는 괴수들을 물어뜯고 있었다.

 

 “어머? 안녕하세요, 용사 일행 분들? 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그러네요.”

 

 그 가운데에서 엄청난 살기를 내뿜고 있는 갈색 로브를 뒤집어쓴 사람이 아델들에게 말을 했다. 녀석은 하이브를 지키면서 거대한 개미들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수의 개미떼에 밀리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다.. 당신은 누구지?”

 

 아바르는 앞에 있는 갈색 로브를 경계하며 말을 했다. 그러자 녀석은 피식 웃고는, 가볍게 개미 한 마리를 날리며 말했다.

 

 “글쎄요? 제 이름을 버린 지가 오래 되어서.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이 꽤나 많네요? 안 그래요? *****씨? *****도 있고요.”

 

 순간 리즌과 데미아의 눈이 찌푸려졌다. 알아들을 수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해서, 다른 사람들은 누굴 얘기하는지 몰라서 그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멜은 그런 녀석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뭐라고?’

 

 저번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이 말들이 낯설지 않을까?

 

 “용사씨는.... 저번에 이어 두 번째네요? 이번에는 깜찍한 검이랑, 귀여운 애를 같이 데리고 올지는 몰랐지만요.”

 

 개미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면서 하이브 하나를 집어삼키는 녀석. 리즌은 녀석의 말에 고개를 살짝 돌려 아델에게 말했다.

 

 “아델. 녀석이랑 만난 적이 있어?”

 

 “저번에 아멜 도와주러가다가.”

 

 “그래? 용케도 살았었네?”

 

 “정말 다행이었지. 녀석이 의욕이 없었다는 게. 지금은 또 모르지만.”

 

 모두가 검을 꽉 쥐고 녀석을 노려봤다. 개미떼에 둘러싸여 고전하는 녀석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손사래를 쳤다.

 

 “워워... 진정하라고요. 이 녀석들에 당신들까지 상대하면 전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그럼 반대로 이때가 기회라는 거네?”

 

 아델의 사악한 미소에 갈색 로브는 검은 채찍을 소매에서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냅다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개미 한 마리가 그대로 박살나면서, 끈적끈적하고 붉은 액체들이 솟구쳐 올랐다. 갈색 로브는 그 개미의 내장을 집어 들고, 그대로 핥으면서 말했다.

 

 “참나, 용사는 여전히 치사한 존재들이네요. 매번 기습에, 기습에, 기습에, 기습에! 그렇게 꼭 뒤통수만 쳐야 하나요, 정말.......”

 

 “으.... 우웩....”

 

 “저... 저게 뭐야.....”

 

 병사들은 눈을 돌리고 헛구역질을 해댔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갈색 로브는 깔깔 웃으며 손을 들어올렸다.

 

 “그럼 재미있는 걸 한번 해볼.......”

 

 “선수 필승!” / “문답 무용!”

 

 아델과 리즌이 동시에 녀석에게 뛰어들었다. 뭐, 아델은 리즌에게서 던져지다 시피 한 것이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갈색 로브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깔끔하게 다리 양쪽 모두를 베고 들어가서 녀석이 중심을 흐트러뜨렸다. 덕분에 녀석은 그대로 앞으로 넘어져버렸다.

 

 “이... 말하는데 두 사람 다 뭐하는 짓이에요!”

 

 “이봐,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걸 나두는 건 멍청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그래도 궁금할 수 있잖아요! 이걸 준비하는 사람은......”

 

 “악당에게.” / “자비란 없어.”

 

 두 사람은 다시 연속으로 달려들어 녀석에게 상처를 입혔다. 하지만 무엇인가 이변을 눈치 챈 아바르는 두 사람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거기서 빠져나와!”

 

 “하하. 역시 수인이라 눈치가 빠르네요.”

 

 푸화화확!

 

 갑자기 녀석의 몸에서 초록색의 가스가 마구 분출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리즌과 아델은 그대로 가스를 뒤집어쓰게 되어버렸다.

 

 “이.. 무... 무슨....”

 

 “그럼! 이만 저는 사라질게요!”

 

 “자.. 잠깐....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건 뒤에 분들에게.......”

 

 스르륵 사라지는 녀석의 형체에 당황한 아델과 리즌은 즉시 검을 고쳐 잡고 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흥분해있던 개미 녀석들이 일제히 그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 이런!”

 

 “이... 끈적끈적한 액체는 뭐지...... 그리고 왜 이 자식들이 달려드는 거야?!”

 

 “녀석, 페로몬을 뿌려놨어! 아까 쓰러진 녀석은 아마 여왕개미였으니까.”

 

 아바르의 말에 두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 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뒤집어쓴 것은 일종의 공격 신호를 가진 물질. 특히 군체가 가장 위험한 순간에 뿜어지는 것으로, 대개 이런것들은 여왕이 관리하곤 했다. 덕분에 그 신호를 가진 것을 잔뜩 뒤집어쓴 두 사람은 그대로 개미들의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던 것이었다.

 

 “크윽! 일단 물러나야 할 것 같은데?!”

 

 데미아와 아멜이 급히 그들을 돕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수적으로 너무나도 열세였다. 거기다 괴수들과 상대하면서 성한 무기라고는 1도 남지 않은 상태인지라, 이대로 가다가는 녀석들의 저녁반찬이 될지도 몰랐다.

 

 “이... 이런! 도망쳐! 모두!”

 

 

 그렇게 몰리게 된 이들은, 급히 왔던 길로 되돌아 뛰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거기서, 리엔 일행을 만난 것이었다. 덕분에 다 같이 개미떼에 깔리게 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진짜! 왜 자꾸 관리관님은 매번 이상한 것만 끌고 다녀요!”

 

 “내가 끌고 다니고 싶어서 끌고 다니는 게 아니라고!”

 

 “시끄러워! 무거워 죽겠단 말이야.”

 

 다친 그를 부축하며 뛰고 있는 리즌이 투덜대는 리엔과 그걸 또 맞받아치고 있는 아델을 보고 소리쳤다. 물론 그렇게 말해봤자 들을 그가 아니지만 말이다. 거기다 리즌과 아델의 목소리가 크게 울릴수록 개미들은 더욱더 흥분한 듯 날뛰기 시작했다.

 

 다 같이 열심히 뛰고 있는 와중에, 스피넬의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그녀는 그것을 유심히 본 다음, 즉시 고개를 돌려 그쪽을 가리키며 모두에게 말했다.

 

 “저쪽에 개미가 못 지나갈 만한 통로가 있는데요?”

 

 “오! 딱 알맞은 크기잖아!”

 

 “좋았어~! 스피넬!”

 

 우선 가장 빠르게 움직인 울프강이 빠르게 통로로 뛰어들어 안쪽에 괴수가 있는지 확인했다.

 

 “군단장님! 안쪽은 이상 없습니다!”

 

 “알았어! 모두 저기로 들어가! 나랑 데미아가 시간을 끌게!”

 

 데미아와 아바르는 즉시 몸을 돌려 개미들을 무기로 세게 쳐서 날렸다. 갑자기 되돌아와서 공격을 가해서, 개미들은 그대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덩치 값은 하는 녀석들이라 그런지 얼마 안 밀려나가고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키리리릭.......”

 

 “덤벼! 덤비라고!”

 

 “키리릭!”

 

 개미들과의 격렬한 사투를 벌이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무기도 그대로 부서져버렸다. 그래도 시간은 벌수 있을 정도였으니 다행이었다. 르뮘과 에트만이 빠르게 사람들을 유도해나가서, 지친 병사들과 아멜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었다. 거기다 다친 아델을 아이엘과 리즌이 부축해 통로 반대로 넘어가기에 충분했다. 스피넬과 리엔은 모두가 넘어간 것을 보고 마지막으로 들어갔고, 그것을 본 에트만은 큰소리로 외쳤다.

 

 “군단장님! 다 지나갔습니다!”

 

 “좋아! 그럼 빠르게 빠지자고! 아바르!”

 

 “알았어! 그럼... 마지막 선물이다!”

 

 아바르는 주머니에서, 마지막에 마지막으로 아껴두었던 폭약을 꺼내들었다. 빠르게 성냥에 불을 지핀 그는 폭약의 심지에 불을 붙이고 냅다 개미들을 향해 던졌다. 치이이이이....... 썩은 냄새와 함께 타들어가는 폭약의 심지가 개미들은 맑고 투명한 눈앞에 비쳐졌다.

 

 “키리릭?”

 

 “키리리리릭!”

 

 마지막 사람의 몸이 완전히 통로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개미들은 그들을 더 이상 쫓지 못하는 것에 흥분해 벽에 몸을 박기 시작했다. 덕분에 폭약이 떨어진 자리에 개미들이 몰리게 되었고, 그대로 거대한 폭음과 함께 검붉은 액체들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폭음과 함께, 개미들의 울음소리도 사라져갔다.

 

 

 

 “후.... 하.......”

 

 “겨우 살았네......”

 

 개미들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진동했다. 냄새 때문에 울프강과 에트만, 아바르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기침을 해댔다. 개과에 가까운 수인이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흐..... 이제 어떻게 하지..... 위로 올라갈 수도 없잖아?”

 

 리즌의 말대로 급하게 좁은 통로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 길인 듯싶었다. 한숨을 돌리기는 했어도 여기에 갇히게 된 것이었다. 개미들은 흥분해 있고, 괴수들도 아마 소리에 반응해서 몰려오고 있을 게 뻔했다.

 

 “어떻게 하긴, 길이라도 찾아봐야지 뭐.”

 

 아바르는 말을 마치자마자, 작은 벌레 한 마리를 꺼내 날려보았다. 반짝거리는 벌레는 전에 꺼냈던 것과 같아보였다. 상태는 별로 안 좋아보여서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건 그렇고 여기는 어디지?”

 

 데미아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했다. 돌로 조각된 기괴한 석상들과 원형 탁자, 그리고 많은 수의 관들이 놓여있었다. 모두들 그 모습에 유심히 주변을 둘러보던 와중에, 갑자기 아델이 눈을 찌푸리며 한쪽으로 걸어갔다. 어떤 관 하나에 서서 그는 잠시 무릎을 꿇고 그걸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 이건.......”

 

 “아저씨? 무슨 일 있으세요?”

 

 아멜이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아델은 그녀의 말에도 가만히 그 관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무수히 많은 석상들. 기괴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 세월의 흔적 때문에 부식된 탓일 것이다.

 

 “여기는........ 아니 것보다 왜 이런 지하에 이곳이 묻힌 거지?”

 

 “아저씨..... 여기가 어딘 줄 아는 건가요?”

 

 아멜의 말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게, 여기는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장소니까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이야?”

 

 데미아와 리즌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말을 했다. 아바르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왔다.

 

 “여기가 아는 장소라고?”

 

 “응. 거의 매번 여길 방문 했었으니까.”

 

 그는 관을 꽉 붙잡으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리즌과 데미아는 그 관을 보고는 그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있었다. 관에 적혀 있는 사람의 이름, ‘알벨 드웰 트레이만’. 다른 이명은 ‘제국 제일의 검사, 신을 죽인 자’.

 

 용사의 요람. 역대 용사의 안식처이자, 용사들의 문헌이 모여 있는 곳이다. 용사 임명식을 할 때 이곳에서 하고, 그 뒤로 용사로서 활약하다 죽으면 이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기 있는, 이 석상들은 살아생전에 그들이 가장 빛났던 순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장엄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럼... 이분이...... 아저씨의 스승님인 건가요?”

 

 “그래. 망할 영감탱이가........”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깜빡한 모양이다. 아니, 잊고 있었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저주를 받아 갇혀있기 전에, 매년 이곳을 찾아왔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될지도 모르겠네.”

 

 것보다 이곳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생각해보면, 녀석들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여길 거점으로 삼은 거니까 말이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탁자에서 노닥거리며 있었던 것도.

 

 “제국의 유물 중 하나라는 건가?”

 

 아바르는 그의 말을 듣고는 주변을 둘러보며 연신 감탄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그는 잠시 작은 폭죽을 하나 꺼내들어 머리 위로 쏘아 올렸다. 팡! 강한 섬광과 함께 동공 안은 대낮처럼 환하게 변했다.

 

 “우와........ 이게 다 뭐야.......”

 

 때가 타기는 했어도, 천장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모두가 감탄을 뱉었다. 관에는 각각의 용사들이 썼던 무기들과 갑옷이 놓여 있었다. 그런데 그 중 몇 개가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지금 다른 사람 손에 들려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럼 이 창은.......”

 

 “그래 스피넬. 이 창은 한때 저 녀석이 쓰던 창이었지.”

 

 스피넬이 바라보고 있는 관에는 마지막 일곱 용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훌륭한 창술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그 화려한 창술과 창의 힘으로 적을 바람처럼 쓸고 다녔다는 내용도 같이 적혀 있었다.

 

 한편 다른 이들의 무기를 보고 있던 르뮘은 순간 스피넬과 아멜을 보더니 손바닥을 주먹으로 쳤다. 생각해보니 고대 무구들을 사용하는 자들인 무구 적합자들이 앞에 있다. 그리고 몇 종은 지금 이 앞에 있는 아이들이 쓰고 있다. 이런 무구들을 가질 수 있다면, 어쩌면 다룰 수 있게 된다면 가질 수 있다면.........

 

 “이 무기들, 우리가 챙겨 가면 되지 않을까....”

 

 “아서라. 이건 함부로 건들게 못 돼. 그 무구들은 나도 건들지 못했던 것들이야. 함부로 썼다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르뮘의 말에 아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애초에 이 무구들은 그의 말처럼 함부로 쓸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거기다 이 무구들에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해놨을지도 모르니 건드려서 좋을 것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역대 용사들의 쉼터. 아델에게 있어서 여기는 아주 중요한 곳이다. 근데 이곳의 무구들을 그에게 묻지도 않고 가져가겠다는 것은 그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얘기였다.

 

 “르뮘도 참..... 당사자 앞에서 대놓고 그런 얘기를 하다니.....”

 

 에트만이 고개를 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바보 같은 에트만이 이렇게 말할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 생각 역시 어떻겠나....... 그저 그를 보며 한숨만 쉴 뿐이었다.

 

 “..... 으...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는 거냐고...... 확실히 쓸 수 있는 것은 써야 하지 않겠어? 안 그래?”

 

 르뮘은 그런 시선들에 당황해 하며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그것들보다 중요한 게 있으니까 말이다.

 

 아델은 기억을 천천히 더듬어보았다. 분명 이쪽 어딘 가라면 길이 있을 것이다. 들어왔던 통로를 보니, 그쪽이 정상적인 입구와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더욱더 기억 속을 더듬어 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항상 입구로 들어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용사가 역대 용사들의 무덤에 들어가는 것은 오직 죽었을 때뿐이다.’라는 미신 때문에, 임명식을 할 때는 용사가 아니기에 예외지만, 그 이후로는 함부로 출입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번 이곳을 찾을 때면 그의 스승이 알려준 길을 따라 들어오곤 했었으니까 말이다.

 

 ‘나의 스승님이 죽고, 나는 이곳에 몰래 들어오는 방법을 그에게서 배웠었지. 너는 그 방법을 알아두기는 해도 써먹을 일이 없었으면 좋겠구나.’

 

 ‘그게 무슨 소리에요. 결국 알려준다는 거잖아요.’

 

 ‘하하하하. 그냥 한번 해본 소리란다. 그래도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제자의 젯밥은 얻어먹어야 하지 않겠냐?! 그리고 이곳에서 몰래 그들의 도움을 받아가기도 하려무나.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 어려운 일도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 일어서서 그의 관 뒤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중간에 낯익은 석상이 서있는 모습에, 그는 피식 웃으며 그것을 힐끗 노려보았다. 데미아 역시 그가 본 석상을 보면서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참, 당사자가 버젓이 살아있는데, 저런 석상이 있다니.‘

 

 리즌 역시 말은 없지만 기분이 나쁜 듯 눈썹을 꿈틀거리며(어차피 천이라 보이지도 않지만.) 그것을 바라보았다. 아이엘 역시 두 사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아마 두 사람을 제외하고 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되었으니 말이다.

 

 “음, 이거 왠지 관리관님 닮았는데........”

 

 리엔은 지금의 아델과 석상의 모습을 비교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비슷하지만, 석상의 모습이 조금 더 인상이 강해보였기 때문에, 지금의 아델의 능글능글한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모두가 석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아델은 석상들이 보고 있는 한 시선을 쫓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용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작은 벽돌이 튀어나와있는 벽이 있었다. 다른 조형물에 가려져서, 이 시선들을 쫓지 않는 이상 이곳에 올 수 없게끔 되어있는 곳이었다.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헤쳐 나갈 수 있다.”

 

 딸각. 석상과 석상들 사이의 벽에 튀어나와 있는 작은 벽돌 하나를 그는 세게 밀어 벽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석상들 사이에 조그마한 균열이 생기면서, 벽 한 쪽에 작은 통로가 열리기 시작했다.

 

 “자자, 모두들! 길 찾았어. 이제 이 지옥 같은 곳을 빠져나가자.......”

 

 점점 흐릿해져가는 시야가, 아마도 이제 몸에 한계가 왔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에디터와 싸울 때, 그리고 그 녀석과 싸우면서 축적된 통증과 피로가 몰려온 듯싶었다.

 

 “아저씨!”/ “아델!” / “관리관님!”

 

 그의 비틀거리는 모습에 모두가 급히 달려와 그를 붙잡아 주었다. 그때는 혼자였지만, 지금은 모두가 있었다. 그게... 정말이지 다행이다 싶었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괜찮아..... 조금 피곤해서 그런 것뿐이야. 빨리 나가자. 녀석들이 오기 전에 말이야.”

 

 아멜과 리즌이 주축으로 그를 부축하고, 그가 열어둔 통로로 모두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묘소를 밝히는 섬광탄이 점점 꺼져갔다.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무도 없었다는 듯 묘소는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후.... 벌써 8월이라니... 8월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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