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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안녕하세요, 검은머리 아가씨
작가 : 김뎃뎅
작품등록일 : 2019.3.18

교역이 끊긴 동 제국의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는 서 제국의 티보치나 백작가 둘째 딸로 입양된 로사의 이야기.

유일하게 동방문화를 배울 수 있는 제국학교에 입학한 로사. 모범생으로 학교 생활을 하지만 언제 들킬지 모르는 본 모습 때문에 속은 초조하다.

하지만 곁엔 본래의 모습까지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감추지마, 로사. 머리색이 검든 아니든 눈이 검은 색이든 아니든 로사 넌 예뻐. 그러니까 숨기지마. 네가 예쁜 건 다른 뭐도 아닌 로사라서 예쁜 거야."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는 로사에게 내려온 황제의 명.

"동방과의 교역을 위해 네 스승이 들고 도망간 동 제국 시황제의 인장을 찾아오라. "

[아카데미물/ 여주성장물/ 동서양 혼합 배경/ 일편단심 남주/ 세계최강 든든한 언니/ 유일하게 서방에서 동양 문화를 공부한 동양인/ 스승을 찾는 과정에서 만난 진짜 가족]


매주 월화수목 한편씩 차근차근 업로드 예정입니다.

 
9. 팔려간 로사와 버지니아의 출격(5)
작성일 : 19-05-30 00:07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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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을 하며 로사가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까 주변을 살피다 발견한 마차 천장 이음새를 만지작거렸다.

 

 한번 부서진 전적이 있는지 얼기설기 묶어놓고 그 위에 천만 덮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구멍도 조금 나 있어 거기를 파면 충분히 찢고 나갈 수 있어 보였다.

 

 

 “이렇게 빨리 달리는 마차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할 거야?”

 

 “필요하면 그렇게 해야죠.”

 

 

 로사가 교복 리본에 달린 핀을 뽑아 밧줄을 뜯으려 했다.

 

 하지만 겨우 핀 하나로 여러 겹을 밧줄을 뜯는 건 무모해 보였다.

 

 소년이 그 모습을 보며 허탈하게 숨을 내뱉었다.

 

 몇 번 핀을 찔러보던 로사가 포기하고 밧줄에 입을 가져다 댔다.

 

 아까 소년이 그랬던 것처럼 이로 끊어볼 생각이었다.

 

 덜컹!

 

 마차가 돌을 밟은 모양이다.

 

 크게 한 번 덜컹거리더니 로사의 몸이 휘청거렸다.

 

 

 “조심해!”

 

 

 소년이 재빨리 로사를 붙잡았다.

 

 

 “고마워요.”

 

 “너 되게 곱게 자란 모양이다. 할 줄 아는 게 없네.”

 

 

 어느 순간 소년은 로사에게 반말을 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소년은 깔끄러운 밧줄에 쓸린 로사의 입 주변을 손으로 닦아주며 다른 손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팔다리 다 부서져. 어차피 저 샊……아니 일단 저놈들 중간에 한 번 쉴 거야. 그때 도망가.”

 

 “같이 안 가고요?”

 

 

 그러려고 밧줄을 푼 거 아니냐며 로사가 의아하게 소년을 바라보았다.

 

 로사의 시선을 느낀 소년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귀찮게 왜. 어차피 팔릴 거고, 있다 보면 좋은 주인도 있어.

 

 나쁜 주인이어도 삼시 세끼 해결 가능하고 잠 잘 곳 주겠다 그냥 떠도는 것보다 나아.”

 

 “하지만…….”

 

 

 소년이 피식 웃었다.

 

 뒤로 느슨하게 앉은 채 세상만사 다 겪어봐서 미련 없단 얼굴로 로사를 바라봤다.

 

 그 시선이 갓 태어난 햇병아리에게 동정을 보내는 것처럼 보여서 로사는 입술을 꽉 물었다.

 

 

 “어지간히 잘 살았나 보네.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걸 보니. 좋겠다. 그런 주인이 있어서.”

 

 

 소년이 퉁명스럽게 턱을 괴며 말했다.

 

 로사는 가만히 소년을 바라봤다.

 

 자신을 노예상에 넘긴 동방인 하녀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어려서부터 노예로만 살아서 아예 도망간다거나 새로운 삶을 산다는 건 생각도 못 하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기만 하는 그런 기분.

 

 그래서 자기보다 안락하고 사랑받으며 자란 로사를 시기했던 건가.

 

 그 모습이 꼴 보기 싫어 팔아넘겼나. 동족이라 반가워하는 건 오로지 자신뿐인 것 같아 로사는 씁쓸했다.

 

 아레나의 하녀도 이 소년도.

 

 

 “……!”

 

 

 아레나. 로사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녀가 한 말이 생각났다.

 

 

 [대금은 필요 없으니 그저 멀리 치워 달라 하셨습니다]

 

 

 하셨습니다.

 

 그 말을 떠올린 로사가 황망하게 웃었다.

 

 이번에도 너인가. 아레나 푸치.

 

 수업 때마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불을 쏘아 정체를 탄로 나게 한 것도 모자라 학생들을 대동 단결시켜 학교에서 내쫓더니 이젠 노예로 팔아치우기까지 해?

 

 로사가 웃음을 터뜨리자 앞에 있던 소년이 당황한 듯 눈을 껌벅였다.

 

 이 황당한 상황에 웃던 로사가 싸늘하게 웃음을 거뒀다.

 

 도가 지나쳤다. 아레나가 이번엔 지나쳤다.

 

 로사가 차분하게 앞에 있던 소년을 바라봤다.

 

 소년이 그 시선에 저도 모르게 건들거리던 자세를 바로 했다.

 

 

 “왜, 왜?”

 

 

 소년이 로사에게 말했다. 마차가 또 한 번 덜컹거렸다.

 

 마차 밖으로 들리는 소리론 잠시 뒤 쉼터에 도착할 예정인 듯했다.

 

 

 “이름이 뭐예요?”

 

 

 로사가 물었다. 소년이 미심쩍은 눈으로 로사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가리.”

 

 “몇 살이에요?”

 

 

 로사가 다시 물었다.

 

 

 “14살.”

 

 

 저보다 훨씬 어린 소년의 나이를 들은 로사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가리에게 손을 뻗고 악수를 청했다.

 

 

 “난 로사 티보치나, 티보치나 백작의 둘째딸이에요.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줘요. 그럼 내가 당신을 도와줄게요.”

 

 

 가리가 무의식중에 손을 맞잡으려 하다 멈칫했다.

 

 상당히 의뭉스럽단 듯 로사를 바라보며 손을 잡는 걸 머뭇거렸다.

 

 

 “백작? 귀족이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가리가 로사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로사는 담담히 그를 바라봤다.

 

 자신의 비꼼에도 당당하게 있는 로사의 모습에 가리가 미심쩍은 얼굴로 물었다.

 

 

 “뭘 어떻게 도와줄 건데.”

 

 

 완전히 믿진 않았지만 로사의 제안에 관심이 갔다.

 

 로사가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사실 전혀 여유롭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공부하고 싶다면 공부를 하게 해 줄 거고, 일하고 싶다면 일자리를 알아봐 줄게요.

 

 우리가 온 동쪽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아는 분을 통해 동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가족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로사는 자신에게 왔던 강의 편지를 떠올리며 가리에게 말했다.

 

 가리는 공부도 일자리도 동으로 돌아가는 것도 다 관심 없어 하더니 가족을 찾을 수 있단 말에 덥석 로사의 손을 잡았다.

 

 

 “가족, 꼭 찾아줘야 해.”

 

 

 가리의 눈이 반짝였다.

 

 로사가 그에 응답하듯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애 처음 누군가와 거래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그 무게가 상당히 묵직했다.

 

 열네 살짜리 소년은 가족을 만나겠단 일념으로 열여덟짜리 소녀는 다시 제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겠단 마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일단 여기서 나갑시다, 아가씨.”

 

 

 가리가 씩 웃으며 자기 옷 안쪽에 고이 숨겨둔 무언가를 꺼냈다.

 

 그 순간 마차가 덜컹거리며 쉼터에 도착했다.

 

 ***

 

 준비할 게 많았다.

 

 강은 쉐이른 황제의 서명이 담긴 교역 조건 서를 들고 티보치나 백작이 안내하는 게이트로 향했다.

 

 이걸 이용하면 바로 동국과 서국의 경계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강이 웃었다.

 

 쉐이른의 황제가 똥줄이 타나보다며.

 

 리오가 사람들이 많은데서 웃지 말아달라 강에게 조언했지만, 웃음은 쉽게 거둬지지 않았다.

 

 

 “그럼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다시 동국 황제의 서명을 들고 와야 했다.

 

 모닝라이트 공작의 입회 아래 강과 티보치나 백작이 함께 게이트에 올랐다.

 

 강은 동국 입장의 교역 서를, 티보치나 백작은 서국 입장의 교역 서를 들고 동국 황제를 알현해야 했다.

 

 본래 강 혼자 간다고 하는 걸 일부 귀족들이 강을 신용하지 못해 사절단으로 함께했던 티보치나 백작을 함께 보내기로 한 것이다.

 

 대신 강은 리오를 쉐이른에 남겼다. 리오에게 강이 돌아올 때까지 트라로 가서 유물들을 챙기라 명했다.

 

 

 “잘 다녀오십시오.”

 

 

 황제의 대리로 나온 모닝라이트 공작이 두 사람을 배웅했다.

 

 티보치나 백작의 얼굴이 밝았다. 큰딸이 학교로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아서였다.

 

 서둘러 조약을 완성하고 딸들에게 가보리라.

 

 자유롭게 거리를 거닐 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아버지는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

 

 

 로사가 없어진 걸 안 뒤 버지니아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사람을 찾는 마법을 쓰는 것이었다.

 

 버지니아의 손길 한 번에 옅은 노란색 빛이 트라 일대를 훑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 없어?”

 

 

 안절부절못하는 세이지가 조심스레 버지니아에게 물었다.

 

 버지니아는 말을 거는 세이지에게 눈길 한번 보낸 후 다른 마법을 펼쳤다.

 

 이번엔 흔적을 찾는 마법이었다. 원하는 만큼 시간도 조정할 수 있었다.

 

 최대 1년 전까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마법.

 

 잃어버린 물건이나 실종된 사람을 찾는데 많이 쓰였다.

 

 학교에서 이어진 로사의 흔적이 박물관 쪽으로 나 있었다.

 

 버지니아는 흔적 중에서 오늘 그것도 점심 이후의 흔적으로 범위를 줄였다.

 

 학교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말은 즉 학교엔 오지 않았다는 것.

 

 

 “어!”

 

 

 한 눈에 상황을 살피기 위해 버지니아가 하늘을 날았다.

 

 저 혼자 척척 움직이는 버지니아를 따라가기 바쁜 세이지와 살몬이 탄성을 내질렀다.

 

 그들은 버지니아를 따라 광장 근처까지 달렸다.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버지니아를 보면서.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붕 위에 서서 광장 주변을 훑었다.

 

 로사의 흔적이 끊겼다. 그러다 저 멀리서 반응을 보였다.

 

 상업지구. 그것도 노예상이 많은.

 

 버지니아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그리고 공중을 걷듯이 지붕 위를 날아다녔다.

 

 

 “버지니아!”

 

 

 뭔가 찾은 듯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약혼녀를 보며 살몬이 소리쳤다.

 

 같이 가자고, 어디로 가는 지라도 알려달라는 의미로 불렀지만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있었다.

 

 굉장히 큰 폭발음이 들렸으니까.

 

 세이지와 살몬은 또 달렸다.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에 다 무너진 건물과 기겁한 표정의 사람들.

 

 그리고 머리가 벗겨진 배불뚝이 중년 남자가 버지니아의 발밑에 깔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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