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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COSMIC
작가 : ant103683
작품등록일 : 2018.12.30

머나먼 곳. 알 수 없는 시대. 온 은하계로 뻗어나간 세상. 모험가, 용병, 사냥꾼, 그리고 암살자.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

 
6. 아미고(3)
작성일 : 19-01-24 19:56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5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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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이제야 돈 구경 좀 하게 생겼네.”

 그가 의뢰인의 우주선과 연결되는 우주선의 통로를 열어 재끼며 안도감에 하는 소리이다. 라마는 그런 그의 뒤를 말없이 따라갈 뿐이었다. 도대체 의뢰인들이라는 사람들은 뭘 하는 작자들이기에 이걸 원했던 걸까?

 ‘잘 생각해요. 당신들, 인공지능이 일으킨 반란 때문에 생긴 일들을 알고 있지? 차라리 날 파괴해. 섣불리 넘기다간 큰일이 날거라고.’

 “그깟 인공지능 하나가 뭘 할 수 있다고. 하나 정도야 어떻게든 되겠지. 안 그러냐?”

 건맨이 말했다. 라마는 다른 생각이 달랐다.

 “뭔 반란?”

 ‘아주 옛날에, 반란이 있었죠. 인공지능들이 자신보다 하등한 생물을 통제하기 위해 군대를 만들어 공화국에 맞섰어요.’

 “하등한 생물이라면, 우리?”

 ‘그렇죠. 저도 동참했고요.’

 “허,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이야, 역사 공부 좀 해야겠구먼. 인마, 이렇게 좋은 인공지능을 못 쓰게 하는 이유가 뭐겠냐? 공화국은 인공지능이라면 치를 떤다고.”

 건맨이 메모리를 보며 말했다.

 “그러니 이게 비싸게 팔릴 수밖에 없지. 하나 정도 팔아봤자 별 상관없을 거야.”

 자신의 행성의 집중 포위망에서 탈출하리라는 것은 인공지능이 변수에 두지 않은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사건에 ai는 속수무책으로 팔려나갈 일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라마와 건맨은 드디어 의뢰인을 만나게 될 수 있었다.

 “물건은 가져왔나?”

 “그럼.”

 그는 메모리를 보여줬다. 광나는 회색 제복 차림의 요원은 아무런 말없이 그들에게 자그마한 카드를 건네주려 했다. 145,000딜. 현상금의 정확한 액수가 담긴 요금을 의뢰인의 계좌에서 가져갈 수 있는 권한이 담긴 카드이다. 현찰만큼이나 안전한데다 이동이 간편한 지불 수단이다.

 “메모리 먼저.”

 요원이 카드를 가져가려는 건맨의 손을 붙잡고는 말했다.

 “그쪽 카드 먼저.”

 이쪽도 질 생각은 없었다.

 “메모리.”

 “카드.”

 “메모리.”

 순간적인 기싸움이 벌어지고 나서야 총잡이는 조심스레 메모리를 건네줄 수 있었다.

 “고맙군.”

 요원이 말하자 총잡이는 카드를 가져갔다.

 “뭐 하는 인간들이야?”

 “난들 알겠냐. 현상금 의뢰는 웬만해선 익명이니까.”

 “너도 저 사람들이 누군지를 모르는 거냐?”

 라마가 물었다.

 “모르지. 해적일수도 있고, 로봇일지도 모르고, 공화국 놈들일 수도 있지.”

 그는 받은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다시 중얼댔다.

 “14만 5000딜이라. 배에 이것저것 달 수 있겠군.”

 “잘 가라!”

 친절한 라마는 팔려나가는 인공지능에게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어줬다. 인성이 안 된 놈들이라는 결론을 인공지능은 추론해낼 수 있었다.

 “이제 거래는 끝난 거겠지. 그래도 테가까지는 바래다주마.”

 “뭔 소리야. 계속 현상금 사냥에 끼워달라니까.”

 “그건 또 뭔 소리야?”

 “그러니까, 처음 우리가 거래했을 때 내용이 내가 너랑 협력하는 거니까 그걸 앞으로도 연장하자는 거지.”

 “일 다 끝났잖아. 그럼 됐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붉어지며 경보가 울린다. 우주선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일 다 안 끝났나본데?”

 말도 안 될 정도로 흔들리는 선내에서 그들에게 뛰어오는 형체가 보인다. 라마와 건맨은 이내 형체가 방금 거래했던 요원이었음을 인지한다. 그들은 칼과 총을 거두고 그를 쳐다본다.

 “망할. 대체 뭘 끌고 온 거야? 꼬리 안 잡히게 조심하라고 하지 않았나?”

 “뭐가 공격하는 건데?”

 “해적! 쿠루 해적단이다!”

 라마를 계속 성가시게 하던 그 해적단이다. 덧붙이자면, 쿠루 해적단은 은하계에 있는 여타 해적단들보다도 규모가 훨씬 크다. 주요한 행성의 해적 무역 경로는 그들이 대부분 차지한 상태이다. 운 나쁘게도 테가와 오가니스, 그리고 그들의 우주선이 있는 이 빈 공간 역시 그들의 지역이었다.

 “젠장. 살고 싶지? 우리 따라와.”

 셋은 빨리 스카이 터틀로 향했다. 그들이 우주선이 완전히 부서지기 전에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다. 지금쯤이면 구멍 난 함선 밖으로 날아가는 사람들이 창밖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 쯤 그들은 비로소 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둘러 문을 열었다. 빨리 터틀로 들어가려 할 때 들리는 굉음이 셋의 발목을 잡았다.

 “이 소리.......”

 “빨리 들어가!”

 쉴드는 이미 꺼진지 오래다. 무차별 사격을 가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밟고 있는 갑판에 구멍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주는 진공, 무기압의 상태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그 차이가 클수록 공기의 흐름 역시 강해진다. 즉 선내에 구멍이 뚫리면 엄청난 속도로 공기가 우주로 빠져나가게 된다는 소리이다. 그 공기의 흐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기 그 자신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 역시 그 풍파를 이기지 못한 채 슬금슬금 빠져나가는 공기와 같이 함선 밖으로 몸이 밀려나가는 것이다. 자신과 우주 공간을 막는 아무런 제약이 없어지면 우주에 하염없이 끌려가 몸이 얼어버리든 불타든 안에서부터 터져 산산조각이 나든 하는 것은 뻔한 결과일 것이다. 건맨은 바로 문을 넘어 함선으로 연결된 짧은 통로로 들어갔다. 라마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뒤따라오던 이름 모를 요원에게서 생겼다. 앞으로 나아가려던 찰나 생긴 뒤편의 구멍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그를 끌어당겼다. 공간이 이어진 곳에 있던 칼잡이와 총잡이 역시 끌려들어갔다. 빨리 판단해 행동해야 했다. 라마는 저항하지 않고 그 흐름에 몸을 맡겨 오히려 빨리 끌려갔다. 그리고 한쪽 손을 쭉 뻗어 허우적대는 요원의 옷소매를 잡고, 다른 쪽 손을 뻗어 통로 끝부분의 벽면을 잡았다. 같이 날아온 건맨은 한 팔로 바람을 버티며 통로 문을 닫을 준비를 했다.

 “빨리......잡아!”

 요원 역시 필사적으로 그의 손을 잡으려 했다. 라마가 잡은 옷의 소매가 찢어지고 있었다.

 “으아아!”

 요원의 다른 손이 그를 잡기 직전, 소매가 끊어졌다. 그걸로 끝이었다. 요원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침착한 건맨은 문을 빨리 닫았다.

 “젠장!”

 뜯어진 소맷자락 부분을 여전히 붙잡은 채 라마는 소리쳤다. 한 명을 제외한 전부는 다행스럽게도 배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함선은 레이더를 띄우고, 쉴드를 올리고, 함포는 두세개만 내놓은 채 엄호 사격을 하며 최대 출력으로 해적들의 공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과분할 수준으로 큰 엔진 두 개가 이럴 때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대형 모선은 물론이거니와 기동성에 중점을 둔 작은 전투정조차 후발주자인 그들을 따라올 수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순항하던 그들은 이내 계산이 확정되자 해적에게서 벗어날 준비를 했다.

 “빨리 벗어날 거다! 뭐라도 꽉 잡아!”

 건맨이 접면관통이동을 준비했다. 조종간의 다이얼을 돌려서 접히는 강도를 조정했다. 20 정도를 생각했던 그는 살짝 고민을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65정도로 강도를 확 올려놓은 뒤 엔진에 과부하가 올 정도로 출력을 세게 높이기 위한 설정을 버튼을 툭툭 건드리며 만들었다.

 “아까 꽉 잡으랬지? 더 꽉 잡아!”

 그렇게 말하며 그는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구비된 좋은 의자에 앉아 몸을 지킬 준비를 했다.

 “난 뭐 없냐?”

 라마가 외쳤다.

 “있겠냐?”

 건맨이 레버를 위로 올렸다. 창문에 저절로 방호벽이 내려왔다. 엷은 주황색으로 빛나던 엔진은 이제 완전한 푸른색으로 반짝이며 뒤틀린 공간을 이동할 준비를 했다. 공간은 건맨이 설정한대로 65의 강도로 뒤틀리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와 그의 우주선이 그만큼 뒤틀린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는 소리였다. 함선의 접면 생성기(접면 이동기라고도 부른다)가 일그러진 우주 공간을 버틸 수 있는 강도는 65였다. 접면 생성기는 단순한 접면 생성만을 하는 기계장치가 아니라 접면 안에서도 어떤 형체가 그 본래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기도 한 것이다. 기계가 버틸 수 있는 한계치인 65, 그 이상을 넘기면 함선 자체와 함선의 내부 역시 일그러지게 된다. 일그러지고 사라지는 함선의 내부 구조의 결함이 생기면 그대로 끝장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그들이 낼 수 있는 전속력으로 도망을 가고 있었다.

 “이제 어떡하게?”

 가만히 앉아 라마가 물었다.

 ‘당신들과의 질긴 인연이 끝나지를 않는군요.’

 라마가 붙잡았던 소맷자락 사이에 들어가 있던 메모리가 말한다. 인공지능은 어떻게든 살아있었던 모양이다.

 “허, 참 질긴 놈이구먼.”

 ‘누군 여기 오고 싶어서 온 줄 아나. 해적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그래, 해적! 저놈들이 우릴 어떻게 따라온 거야?”

 ‘선내 스캔은 해봤어요?’

 인공지능이 그들에게 심드렁하다는 듯 물었다.

 “아.”

 그제야 총잡이는 함선의 안을 쭉 조사할 생각이 났다. 스캔의 결과를 통해 그들은 어떻게 그들을 쫓아갈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군. 더스트 캠이었어. 아무래도 네놈 몸에 해적들이 뿌렸던 게로군.”

 건맨이 라마를 보며 말했다. 더스트 캠이란 아주 작은 초소형 카메라를 의미한다. 진드기처럼 붙을 수 있게 개발되어 선내 이곳저곳의 모습을 그대로 그들의 주인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로봇들이다.

 “테가에서부터 조종간의 모습을 찍어서 좌표를 알아냈나보군.”

 ‘당신들, 내 말 좀 들어봐요.’

 뜬금없는 인공지능의 부름에 라마와 건맨은 메모리를 바라보았다.

 ‘해적단은 분명 오가니스의 존재를 알아챘어요. 바보가 아닌 이상 오가니스에 왔다 간 기록으로 그곳에 뭐가 있다는 걸 눈치 채겠죠.’

 “그래서?”

 별 상관없다는 투로 총잡이는 물었다.

 ‘도와줘요.’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절박한 모습의 인공지능이었다. 그들은 그 같은 말에 순간 흠칫했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공화국에 연락해. 충분히 잡아줄 걸.”

 라마가 말했다.

 ‘너무 늦어요. 어떻게든 도와줄 수......’

 “보상은?”

 ‘..........’

 “안 되겠네. 다른 판매상을 찾아야지.”

 ‘오가니스의 정체를 들키면 인공지능 시설 전체가 빼앗겨요. 해적들이 그 증강된 전력으로 벌일 일을 모르겠어요?’

 설득에 이은 위협이다. 물론 통할 리가 없다.

 “모르겠는데? 나는 여기서 빠질거다.”

 건맨이 말하고는 돌아서려는 찰나, 라마가 그와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

 “조건을 걸자.”

 건맨이 라마를 봤다.

 “공화국에 연락해서 해적들을 잡게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 나랑 이놈이 해적들이 오가니스에 오지 못하게 시간을 벌어줄 테니 이게 성공한다면.......”

 그는 씩 웃었다.

 “네가 우리 배를 관리해라.”

 “미쳤냐?”

 어이없다는 듯 총잡이는 말했다.

 ‘무슨 소리에요?’

 “동료가 되라고.”

 그 소리에 건맨이 흠칫했다. 기습적으로 들어온 옛 기억을 빨리 떨쳐내려는 총잡이를 뒤로 하고 라마는 계속 말했다.

 “내가 이래보여도 의리 하나는 끝내주지. 잘 챙겨줄 테니 여기 돌대가리 두 명 관리만 해주면 돼. 어때?”

 ‘당신들의 제안이 제일 손실이 적은 쪽이로군요.’

 “동의한다는 거지? 총잡이, 너는?”

 “너 새꺄, 언제부터 내 동료였냐?”

 “이 배 탄 순간부터 친구 아니었어?”

 추억에서 깨어난 순간 건맨은 오랜만에 자신을 둘러싼 생기를 늦게도 느꼈다. 생명과 생명 간의 유대에서 나오는 편안함은 혼자 활동하게 된 이후, 어언 3년의 세월동안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낯설지만 익숙한 기분을 눈치 채게 된 것은 방금 라마의 말 덕이었다.

 “어이구.”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우직한 사내는 둔감하게도 이제야 눈치 챘다. 친구라는 말이 돈으로만 굴러가던 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인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 역시도 마음을 나눌 동료가 내심 필요했던 것이었을까. 이번만은 그 역시 흔쾌히 수락해줬다.

 “나쁠 것 없지. 이번 한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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