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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능력1: 루트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8.11.8

언제나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당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행동과 노력에 따라 변하는 갈대 같은 미래보다 과거가 튼튼하면 미래도 튼튼하다고 생각하여 이 능력을 드립니다.
부디 악용은 하지 말아 주세요.

 
『19』그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작성일 : 19-01-01 03:00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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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무단 지각이래..."

  맞다, 난 그렇다 쳐도 그녀는 지금 학교를 지각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시간 9시 30분, 아까 9시일 때 눈치챘어야 했었는데.

  효민과 둘이서 병원을 돌아다닐 상상을 하니 지각이란 단어는 내 뇌 속에서 지워졌다.

  "일단 학교 가. 병원은 내가 잘 처리해 볼게."

  "... 싫은데..."

  효민의 변심이, 효민의 억지가, 효민의 고집이- 날 붙잡는다.

  하지만 잡히면 안 된다. 그녀는 전교 3등 안에 드는 엄청나게 완벽한 우등생, 그녀의 생활 기록부에 무단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대학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나라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 아니, 사실 알아도 할 건 없다.

  솔직히 그녀와 함께 있고 싶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효민의 미래가 힘들어진다면 난 분명 오늘을 후회하며 헛된 희망을 품고 이 날로 돌아가려고 루트를 반복하겠지.

  그러므로 난 지금의 나를 억제해야 한다. 효민의 달콤한 유혹에도 난 울면서 뿌리쳐야 한다.

  "안 돼."

  "그럼... 갈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에 있는 핸드폰을 집고 카페를 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이 쓸쓸하고, 괴롭고, 슬퍼 보였다.

  테이블에 한 입도 먹지 않은 티라미수, 아메리카노가 날 보며 말했다 『그녀를 잡아라』라고.

  난 그 즉시 카페를 뛰쳐나갔다. 병원에서 빨리 뛰는 건 아마 어릴 때 이후로 처음이다. 맞바람을 맞으며 병원을 달리면 뭔가 시원한 기분이 든다.

  이제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쫓아왔다. 손을 뻗었지만 잡기가 힘들다.

  분명 내가 그녀를 잡으면 지각으로는 끝나지 않고 오늘 학교를 완전히 빼먹을 것이다. 난 그녀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번 오늘에 책임을 지지 못하면-

  다음 오늘에 또 최선을 다하면 된다.

  난 효민의 어깨를 세게 잡았다.

  효민은 뒤를 돌아 귀재를 보며 말한다.

  "잡아줘서 고마워."

  난 대답 대신 웃었다. 후회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그녀를 책임져야 한다. 근데, 어떻게 책임지지?

  "내 사랑스러운 동생아."

  "응 오빠?"

  "나 뭐 해야 돼?"

  효민은 순식간에 눈빛을 바꾸고 뾰로통해졌다.

  "아야!!!"

  효민은 내 정강이를 발로 차고 카페로 저벅저벅 발걸음을 옮긴다.

  "같이 가!!!"

  난 그녀를 뒤쫓기 위해 뛰어 카페로 갔고,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 효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오빠랑은 말 안 해요."

  완전히 삐졌구나... 흔히 있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말자. 아니!!! 여기서 신경 쓰지 않으면 큰일 난다! 무조건 풀어줘야 한다.

  "에이~ 그건 장난이지!!!"

  "진짜?"

  귀재를 올려보는 효민의 눈빛에 귀재는 얼굴을 붉혔고 시선은 효민으로부터 탈주했다.

  "모르네."

  "아니야!!!"

  알고 있다고 해도 효민을 볼 수 없다고!!! 지금 귀여워! 그래서... 말할 수가 없어...

  귀재는 미인 공포증이 있나 보다. 이해해 주자.

  "음... 일단 형군이 형에게 가 보자."

  "형군이 형? 누구야?"

  효민은 티라미수를 자르며 말했다.

  효민이 형군이 형을 모른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형군이 형은, 나랑 싸웠던 스토커야."

  "... 뭐?"

  뭐, 뭔가 잘못했나...? 왜 효민이 티라미수를 자르다 말고 포크로 날 겨누는 거야??

  "오빠, 다시 한 번 더 말해줘. 누구라고?"

  왜 죽은 눈을 하는 건데???!!! 이것도 나름 매력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금기하고 있단 말이야!!

  "그게!! 사실 그 형이 날 구해줬어!!! 날 병원까지 옮겨준 사람이 형군이 형이야."

  난 있지도 않은 거짓말을 지어냈다. 효민이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건 좋지 않지만 일단 내가 살고 볼 일이다.

  "뭐... 그렇다면... 좋은 사람이겠지?"

  "아침에 네가 오기 전에 만나고 왔어."

  "오빠가 그렇다면 믿을게..."

  효민은 고개를 숙여 아메리카노를 조금씩 마셨다.

  뭔가 데이트를 하는 느낌이 들어 무심코 효민의 머리에 손이 갔다. 고운 머리카락, 작은 머리 크기, 좋은 샴푸의 향.

  이대로 이마에 키스하고 싶지만 그러면 누군가가 불평하겠지.(독자라던가) 그러니까 안 해!!! 쫄보여서 못 하는 거 아니야!!

  "뭐야, 기분... 나빠..."

  효민은 머리를 흔들어 내 손을 떼어내고 말했다.

  "아, 아니... 먼지가 있어서."

  날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효민, 그 눈빛 때문에 내 등은 식은땀투성이가 됐다.

  티라미수를 다 먹은 효민을 보고 "이제 일어날까?"라며 제안하는 귀재, 뭔가 계획이 있나 보다.

  효민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순종적으로 귀재를 따라간다.

  "어디로 갈 거야?"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하는 효민의 모습에 내 심장이 요동쳤고, 일단 눈을 피하며 말했다.

  "아... 도연이 누나부터 만나려고. 근데 형이랑 같이 있을 것 같은데..."

  "이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

  효민은 역시 성격까지 완벽하구나.

  "어, 어. 아마도 형의 병실에서 자고 있을 거야."

  효민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고개만 끄덕였다.

  우리는 엘리베이터에서 14층을 누르고 기다린다. 이상하게 엘리베이터는 왜 계속 나 혼자 타는 것인지 모르겠다.

  뭐, 덕분에 지금은 효민과 둘이 됐으니 괜찮지만 솔직히 심심하다고! 지금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띵』

  안절부절 하는 사이에 도착했다.

  익숙한 복도, 에탄올 냄새, 내가 숨어 있었던 스테이션. 다시는 이 장소가 테러 현장이 아니었으면...

  "여기야."

  난 이형군이라고 써져있는 병실 앞에서 효민과 마주하고 있다.

  "들어가자."

  난 미닫이문을 열고 침실이 보일 때까지 걸었다. 왜인지 조용한 병실, 다행히도 바닥에 시체나 피로 덮여있지는 않았다.

  "하아, 하앙, 하아."

  "여기야?"

  "으~ 응~"

  누가 들으면 오해할 소리, 내 귀는 뜨겁게 달궈졌고 효민의 얼굴을 보니 놀란 기색을 숨길 수 없는 얼굴이었다.

  들어올 때 소리는 분명 못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갈 때도 똑같지는 않으리라.

  "아, 아닐 거야..."

  "그러겠지...?"

  난 효민과 손을 잡고 계속 들어갔다.

  "이, 이게 뭐야!!!!!!"

  효민은 소리를 질렀다. 하긴, 그럴 수밖에...

  간호사 치마와 환자복이 의자에 걸려있고, 형군이 형은 도연이 누나 위에 올라타 누나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리고 이불이 형의 하반신과 누나의 하반신을 동시에 가려주니 원...

  "어? 귀재 또 왔네~?"

  도연이 누나의 능글맞은 인사.

  "오, 아직 퇴원 안 했구나."

  당당한 형군이 형.

  "뭐예요!!!!????"

  얼굴이 붉어진 효민.

 

  "아~ 그러셨구나... 죄송해요, 오해해서..."

  효민은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

  "하하하! 그렇게도 보이긴 하지!"

  "하긴~"

  언제나 당당하고 능글맞은 형군이 형과 도연이 누나는 수위 조작- 아니 건전해서 좋다.

  상황은 간단하다.

  사연을 들어보니 도연이 누나가 일어나 형군이 형과 같이 술을 마시다가 어깨에 갑작스럽게 담이 왔다.

  그것 때문에 술이 둘의 치마와 바지를 적셨고, 대충 정리하고 형군이 형은 누나의 담을 풀어준 것이다.

  "그게~ 담이 오면 엄~~~청 아프니까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더라고..."

  "너희들!! 도대체 무슨 상상을 한 거니!!? 특히 숙녀분!!"

  당황하는 효민을 보며 둘은 즐기고 있다.

  "그, 그, 그게..."

  우물거리며 대답하지 못하는 효민이가 귀엽기도 하면서 불쌍해졌다.

  "효민이 그만 놀리세요!! 기죽잖아요!!"

  난 효민이를 안으며 말했다. 아... 따뜻해.

  "그런가? 하하하!"

  효민은 내 가슴팍을 세게 잡았다.

  좋아 좋아~ 이게 바로 오빠의 권리다! 귀여운 효민이를 제일 가까운 곳에서 지킬 수 있어!

  누나와 형은 세 번째 서랍에 들어 있는 여분의 환자복을 입었다. 형은 괜찮지만 누나는 정말 보기 껄끄러운 패션이다.

  "근데, 왜 다시 온 거야??"

  시선따위 신경 쓰지 않고 물어보는 도연이 누나.

  "아, 물어볼 게 있어서요."

  난 효민을 반려견처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지 마..."

  조용히 손을 뿌리치는 효민, 난 웃으며 얼버무렸다.

  "뭐가 궁금하니?"

  도연이 누나의 말에 난 바로 대답했다.

  "둘이 어떻게 만났는지 알려 주세요."

  ""오?!""

  누나와 형은 서로 마주 보더니 웃었다.

  "듣기로는 위험한 만남이라던데..."

  난 효민을 내 무릎에 앉히며 말했다.

  "하지 말라고!!"

  『퍽』

  "아야..."

  효민은 주먹으로 명치를 때렸고 누나와 형은 동시에 웃었다.

  "아... 왜 웃으세요?"

  신음하며 말하는 날 보고 형군이 형은 크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아니, 우리가 만났을 때랑 똑같아서."

  "그러네~ 그때는 조금 미안하네."

  "에이~ 내가 더 미안하지. 우리가 나빴는데."

  서로만 아는 이랴기를 하니 답답한 나와 효민은 언성을 높여 말했다.

  ""둘이서 얘기하지 말고 얼른 말해주세요!!!""

  둘은 씩 웃으며 입을 연다.

 
작가의 말
 

 리메이크 전 내용입니다.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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