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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로즈 앤 스노우
작가 : 쿠페
작품등록일 : 2018.12.31

옛 동료들에게 쫓기게 된 두 킬러의 이야기

 
17
작성일 : 18-12-31 23:58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2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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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후안에 사는 카를로는 노련한 어부였다. 평생 강가에서 고기를 낚아온 그는 산 후안 일대의 모든 지류와 그곳에서 나는 고기의 종류까지 모두 꿰고 있었다. 하지만 평생 동안 물질을 해온 그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평소 습관대로 일단 건져놓고 봤지만 어떤 조치를 취해야 적당할지까지는 그의 지식 속에 없었다.

  카를로는 미심쩍은 눈으로 뱃전에 널부러진 두 남녀를 바라보았다.

  어선에 쳐놓은 그물에 사람의 형체가 보였을 때 카를로는 익사체를 발견한 줄 알고 기겁했다. 시체를 굳이 만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어부인 카를로는 미신에 대해 깊은 신앙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시체를 배에 올리면 재수가 없다는 생각과 그래도 물에 사는 사람으로서 사람 몸을 고기밥이 되게 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고민 끝에 그들을 건져 올릴 때 핏기가 있었던 걸 봐서 시체가 아님을 확인하긴 했지만(카를로는 이중의 의미로 안도했다) 여전히 둘 다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

  배를 항구에 정박시킨 카를로는 애타는 발걸음으로 그의 오랜 친구인 늙은 의사를 찾아갔다. 카를로가 집 문을 두드리고 가는귀가 반쯤 먹은 그의 친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의사가 오랫동안 쓰지 않은 왕진가방을 챙겨 다시 두 노인이 항구로 돌아가기까지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구체적으로 부연하자면 의식을 잃은 환자를 구조하러 가는 것보다는 아까 쳐놓은 낚싯대에 뭔가 걸려 있는지 확인하러 가는 것에 좀 더 가까운 시간이었다.

  카를로의 낡은 배에 도착한 두 노인은 귀신에 홀린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카를로의 배는 텅 비어있었다.

 

 

  블랑코는 흠뻑 젖은 몸으로 로제를 엎고 걷고 있었다. 평소의 블랑코라면 뭔가 들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무게였지만 지금 블랑코에겐 자기 몸조차 무겁게 느껴졌다. 마론의 목숨을 건 마지막 일격은 강렬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탈출했지만 그 와중에 블랑코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그 데미지는 외부적인 것이기도 했지만 내부적인 것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그의 파트너에게도.

  사실 블랑코보다는 로제가 더 급했다. 블러드 로터스는 아직 완전히 개발된 약물이 아니었다. 불완전하게 완성된 도프를, 그것도 부상당한 몸으로 사용한 로제는 그 대가를 처절하게 치르고 있었다.

  시골 어촌을 헤메던 블랑코는 강가 근처에 적당한 창고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일단 로제를 그곳에 눕힌 블랑코는 먹을 것을 구하러 마을로 나갔다.

  산 후안은 고즈넉한 마을이었다. 에펠에서 하류로 좀 내려와서 산 호엘로로 들어가기 전의 변경에 해당하는 작은 어촌이었다. 주머니를 뒤져 식료품점에서 간단한 먹을 것을 구입한 블랑코는 대충 그것을 입에 털어 넣고 약국에 들렀다. 약국 주인은 호기심 많게 생긴 장년 남성이었다. 그는 블랑코가 사는 약이 진통제와 소독제라는 것을 알았다. 블랑코는 약을 살 때 약국 주인이 보이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불안함을 느꼈다. 블랑코의 불안함은 적중했다. 마을에 온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거리의 모든 사람이 블랑코를 알아보았다.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낯선 외지인에 대한 소문은 좋은 이야깃거리였다. 약국주인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심상치 않은 상처를 입고 진통제를 구입하는 고급 양복의 거한’에 대해 얘기했고 소문은 저 혼자 살아 숨 쉬는 생명체처럼 ‘고독한 눈빛의’, ‘한 마리 늑대 같은’, ‘차갑지만 자기 여자에겐 따듯한’ 따위의 수식어를 계속 늘려나갔다. 마침내 블랑코가 다시 거리에 나갔을 때 그는 자기에게 대한 소문이 ‘악의 조직에 침투해서 끝내 임무를 성공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여인은 지키지 못한 비밀요원’까지 부풀어 있는 걸 알고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그런 상황에서 블랑코가 두려워하던 일이 마침내 일어났다. 로제가 깨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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