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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역대급 금손 플레이어
작가 : 파추
작품등록일 : 2018.12.31

뜨거운 불 속에서도 차가운 물 속에세도 강한 몬스터?
"어렵지 않잖아, 만들면 되지."

역대급 금손을 가진 랭커가 돌아왔다.

 
13화
작성일 : 18-12-31 23:06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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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탁구의 말에 롤로노와 로조가 말투와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대답했다.

 “아닌 것 같습니디만…….”

 “저희 오늘 랭커 오브 던전2 처음 시작합니다…….”

 롤로노가 순발력 있게 대응하자 로조가 이에 호응했다.

 “그래요? 왜 이렇게 낯이 있지?”

 눈이 살짝 풀린 탁구가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그들을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

 탁구의 행동에 놀란 롤로노와 로조가 재빨리 테이블에 머리를 갔다 박았다.

 툭!

 소리만 들어도 이마가 절로 아파왔다.

 “사장님, 그런데 이 두 분은 뭘 잘못했길래 혼내시는 거예요?”

 “아, 그게 말이야. 다 큰 어른들이 의자에 앉은 채 오ㅈ….”

 꽐라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롤로노가 재채기를 했다.

 “에에~ 취이이! 에취이! 여기 공기청정기 없죠? 미세먼지가 에에~ 취이이이~”

 인위적이면서도 목으로 나오는 소리였다.

 주위 신경 쓸 겨를도 롤로노가 그저 목에 핏대를 세웠다.

 최대한 꽐라의 소리가 탁구에게 들리지 않게 하려는 작전이었다.

 롤로노와 로조의 입장에선 최선의 방어 중 하나였다.

 “이놈이 갑자기 왜 이런데….”

 꽐라가 롤로노를 이상하게 바라보다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아니 그게 말이야. 이 총각들이 의자에 앉아 오ㅈ….”

 꽐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번엔 로조가 재채기를 했다.

 “에에~ 취이이! 에에~ 취이이! 여기 공기가 초미센먼지가 많이 떠다니네… 사장님 가게에 공기청정기 하다는 있어야 줘… 에취이!”

 갑자기 되도 안 하는 롤로노와 로조의 핀잔에 꽐라가 열이 올랐다.

 “아니, 술 잘 처먹어 놓고 갑자기 이것들이 쌍으로 미쳤나! 내가 더러운 너희 아랫도리부터 먼저 청정해 주마!!”

 꽐라가 갑자기 테이블에 있던 술을 들고 그들의 아랫도리에 부으려 했다.

 그들이 테이블에 고개를 박은 채 꽐라를 말렸다.

 

 “사, 사장님….

 “그, 그게 아니라….”

 이 상황이 도통 이해가 안 가는 탁구가 자리를 비켰다.

 “에이, 모르겠다. 술이나 더 먹자.”

 그때 탁구의 눈으로 주점 중앙에 보이는 술이 잔뜩 담긴 아이스박스를 가리켰다.

 “사장님, 나중에 결제하기 전에 이것도 포함해 주세요. 인벤토리에 담아 갈게요?”

 탁구가 술병을 가리키는 것 같아 이에 꽐라가 말했다.

 “예, 뭐 술 한 병 정도야. 담아가시면 되죠.”

 꽐라가 탁구의 말에 고개를 젓더니 허공에 동그라미 그려 아이스박스와 그 안에 들어 있는 술 전체를 가리켰다.

 “아뇨, 이거 다요!”

 “……예? 그걸 다요?!”

 얼굴이 붉어진 탁구가 건치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히이.”

 

 * * *

 

 썩은 나무들이 눈에 띄며 주변이 땅이 쩍쩍 갈라져 있다.

 바닥에는 수많은 뼈와 커다란 바위들이 보인다.

 그곳에 수많은 뼈로 만들어진 몬스터들이 수정구에 비치는 한 남자를 보고 있다.

 수정구 안에는 테이블 위에 몇 병의 술이 놓인 채 탁구가 이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술잔을 들어 올리며 건배 제의를 하는 탁구.

 이를 본 뼈로 만들어진 몬스터들이 못마땅했다.

 온몸이 뼈로 이루어진 원숭이가 이를 보고 말했다.

 -저, 저 새끼. 아니 7번째 후계자 갑자기 또 왜 저러고 있대?

 -지금 한시라도 빨리 레벨업 해서 루시칸 님을 도우진 못할망정…….

 -어둠의 원형사 중 레벨도 제일 낮은 놈이…….

 -안 되겠다. 백골, 니가 한번 가봐라.

 뼈로 이루어진 수많은 몬스터들이 머리만 있는 백골을 쳐다봤다.

 -……또 제, 제가요? 저 갔다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백골이 망설이자 뼈로만 이루어진 거대한 덩치의 매머드가 녀석을 보며 말했다.

 -그럼 이 짬에 내가 가리! 저놈 손재주가 무려 10에서 시작하는 놈이다. 루시칸 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이에 백골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저놈 말고 다른 놈 두 명 맡으면 안 되나요?

 “…….”

 백골의 말에 뼈로 된 매머드에 눈 하나 깜작하지 않았다.

 매머드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백골이 잠시 고개를 숙였다.

 유난히 매머드 앞에서 작아지는 백골이다.

 ‘저놈의 길잡이가 되었다간…. 내 입이 짚으로 남아나지가 않을 건데…….’

 이에 좀 더 목소리가 작아진 백골이 얘기했다.

 -그럼… 세, 세 명?

 -…….

 역시나 매머드가 무표정으로 바라봤다.

 -잔말 말고, 저놈이 다른 어둠의 원형사와 10레벨 차이가 나기 전까지는 돌아오지도 마라!

 매머드의 말에 놀란 백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 예?!

 -내 명을 어기곤 왔다간…….

 뼈로 된 거대한 매머드가 앞발을 올리더니 주위에 있던 커다란 바위 내리찍었다.

 팍!

 -이 이상 대화할 필요 없을 거라 본다.

 뼈로 된 매머드가 거대한 몸집을 돌리며 자리를 떴다.

 -…….

 벌써부터 탁구와 있을 생각에 백골이 고뇌가 담긴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아…… X됐네.

 

 ***

 

 빈 술병이 가득 놓인 테이블.

 짠!

 수많은 허수아비와 탁구가 술병을 들어 올렸다.

 꿀꺽. 꿀꺽. 꿀꺽.

 “캬하…. 아주 그냥 좋다. 이게 세상 사는 거지.”

 탁구가 맥주병 하나를 원샷하고는 입맛을 다셨다.

 펑!

 탁구가 기분이 좋은지 미소를 띠고 있는 가운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개골 하나가 나타났다.

 -어둠의 원형사의 루시칸 님의 후예여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서 사냥을 해서 레벨을 올려야 한다.”

 취한 탁구가 눈이 풀린 채 그를 보며 말했다.

 “어, 머야 가오충 쫄다구 아니야.”

 -쫄다구.

 탁구의 말에 허수아비도 따라 말했다.

 -쫄다구라니! 내가 살아온 세월이 무려 500년이 넘는데, 계속 반말이나 찍찍하고 말이냐.

 “뭐래는 거야. 너, 인마 잘 들어 이 게임 나온 지 1년도 안 됐어. 그니깐 내가 너보다 오래 살았으니깐 반말하는 거지.”

 -…….

 딱! 딱!

 탁구의 가슴을 후벼 파는 펙트에 백골이 아무 말 없이 이빨만 맞부딪혔다.

 그러곤 다시 백골이 입을 열기 시작했는데.

 -됐고. 어서 사냥에 나가 레벨을 올리든 재료를 모아 몬스터를 제작하든…….

 “아무튼 너 가오충 밑에서 고생한다 한잔해.”

 탁구가 빈 술잔에 맥주를 가득 채웠다.

 -어서 퍼플 가든을 벗어나 사냥을 하도록…….

 탁구가 술잔을 연속적으로 들어 그의 입으로 들이밀었다.

 꿀꺽 꿀꺽 꿀꺽.

 어느덧 탁구의 꾐에 빠진 두개골의 머릿속이 알딸딸했다.

 “자아, 어때 응? 어떠냐고 응?”

 탁구의 말에 허수아비들이 동조했다.

 -어때?

 -좋아?

 탁구의 말에 두개골이 부끄러운 듯 말을 망설이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좋, 좋군.

 동조된 두개골에 탁구가 크게 웃으며 반짝이는 두개골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그래, 이거라고 하하하핫.”

 이에 기분이 언짢은 두개골이 말했다.

 “건들지 마!”

 딱! 딱!

 루시칸의 수정구에서 이를 본 뼈로 이루어진 수많은 몬스터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탁구가 꽐라에게 말했다.

 “사장님, 이 집에 있는 메뉴 몽땅 다 테이블마다 갖다 주세요.”

 “예… 예?”

 탁구의 말에 처음엔 꽐라가 알아듣는 듯했으나 뒤늦게 당황했다.

 수많은 테이블에 전 메뉴를 모두 갔다 달라는 말은 이제껏 처음 들어봤기 때문이다.

 “테이블마다 전 메뉴 주시면 됩니다. 아시겠죠?”

 탁구의 말에 꽐라가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예, 예….”

 

 수많은 테이블에 먹다 만 과일 안주, 육회, 모둠 튀김, 마른안주, 떡볶이, 나쵸부터 시작해서 양주, 맥주, 소주, 와인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탁구가 카운터 쪽으로 가자 주점 주인 꽐라가 다가왔다.

 탁구가 갈색 지갑에서 당당히 카드를 하나 꺼냈다.

 “사장님, 계산할게요.”

 “네, 총 1,020만 원 나왔습니다. 20만 원은 깎아 드리겠습니다.

 “에이, 깎긴 뭘 깎아요.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내는 게 맞죠. 다 계산해 주세요.”

 “예, 예…….”

 꽐라는 생각했다. 탁구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역대급 큰 손이라는걸.

 물론 단텔의 카드였다.

 아직 단텔의 분실 신고를 운영자가 보지 못 했는지 그대로 결제됐다.

 만약 단텔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또 한번 귀하디 귀한 머리카락이 더 뽑혔을 것이다.

 “여기 있습니다.”

 꽐라가 다시 탁구에게 카드를 건넸다.

 이를 받은 탁구가 수많은 허수아비들을 이끌고 주점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퉁! 통!

 탁구가 알딸딸한 기분으로 몸을 휘청이자, 수많은 허수아비들도 따라 휘청였다.

 “참나, 술도 처음 먹어 보는 것들이 따라하기는. 아이고, 잘 먹었네. 하아. 졸려라.”

 -좋다.

 -술 좋아.

 탁구의 말에 몇몇의 허수아비들이 올 때와 같이 자신들의 팔로 가마를 준비했다.

 그 모습이 흐뭇하기라도 한 듯 탁구가 입꼬리를 올렸다.

 술에 취한 채 허수아비에게 누워 두 발을 쫙 편 탁구.

 그가 허수아비들에게 천하태평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어디로 가고 싶어?”

 그런데 그때 탁구의 근처에 있던 백골이 소리쳤다.

 -가긴 어디를 또 가! 당연히 서쪽 동굴로 가 더 많은 몬스터를 만들어야지!

 “맞다, 헤라가 걸린 퀘스트가 있었지. 자, 가자 서쪽 동굴로!”

 -똥굴. 가자.

 -똥굴, 좋아.

 탁구의 말에 허수아비들이 흥에 넘쳐 소리쳤다.

 신난 허수아비의 모습에 백골이 말했다.

 -그건 좋은 게 아닐 텐데…….

 통! 통! 통! 통!

 그렇게 수많은 허수아비들이 그를 따랐다.

 

 한편 이를 귀담아 들은 롤로노와 로조 비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서쪽 동굴이라 그곳이 네놈의 무덤이 될 거다.”

 그때 그들의 뒤에 있던 꽐라가 소리쳤다.

 “무덤은 무슨!”

 롤로노가 이에 답답한 가슴을 쥐어짜며 말했다.

 “…저희가 로그아웃 해서 돈으로 드린다니깐요.”

 “네가 너희 같은 놈들을 한두 번 본 줄 알아! 그리고 이 나이 먹고 오줌도 못 가리는 것들이 퍽이나 돈이 있겠다.”

 흥분한 꽐라에게 로조가 침착하게 말했다.

 “아, 그러니깐 그건 오해….”

 “오해는 무슨! 시끄럽고 청소 똑바로 안 하면 여기가 네놈들의 무덤이 될 줄 알아!”

 “네…….”

 롤로노와 로조가 힘없이 대답하며 걸레에 세제를 묻혀 의자, 나무로 된 바닥을 빡빡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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