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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러브 크리에이터
작가 : 모모제인
작품등록일 : 2018.12.31

 
8. 반별 숙박형 체험학습
작성일 : 18-12-31 22:45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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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반별 숙박형 체험학습

 

 모나의 집을 다녀온 뒤부터 설아는 정마루뿐만 아니라 임모나에게도 문자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었다. 두 사람 모두 본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고 영상을 올릴 때마다 폭풍 칭찬 문자를 보내고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댔다. 모나는 설아가 영상 작업을 핑계로 전화를 받지 않자 편집자를 구해 주겠다는 제안까지 해 왔다. 설아는 두 사람에게 지쳐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는 권효찬에게 괜히 고마운 마음까지 들 지경이었다.

 

 6월 초가 되자 1학년 반별 숙박형 체험학습이 다가왔다. 설아는 같은 반이라 어쩔 수 없이 24시간 넘게 정마루와 동행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쉬는 시간마다 찾아오는 모나를 피하지 않아도 되기에 피로가 덜 한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정마루와 같은 조도 아니었다. 설아가 학기초에 가장 조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권효찬과 한 조가 되었지만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권효찬은 학교에서 이미 임모나와 비공식 커플로 여겨지고 있었고, 모나네 집에 함께 다녀온 뒤로도 딱히 친한 척하거나 연락해 오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설아는 반별 숙박형 체험학습 준비를 위해 메이크업 도구를 잔뜩 챙겼다. 혹시나 모를 피부 트러블을 위해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까지 준비했다. 사진을 많이 찍힐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유명 크리에이터가 된 후부터 외출을 하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고 사진 찍자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감사한 마음으로 다 찍었었는데 이상한 각도로 찍혀 못생기게 나온 사진을 올려놓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런 사진들일수록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중학교 때 경험으로는 체험학습은 사진 찍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숙박형으로 가게 되면 아침마다 여자애들이 친한 척을 하면서 화장을 부탁해 올 게 뻔했다. 누구는 해 주고 누구는 해 주지 않으면 서운하다고 욕하는 애들이 생기게 된다. 중학교 때처럼 이번 체험학습 때도 팔이 빠져라 화장을 해 주고 광대에 경련이 날 정도로 웃어 주면서 사진을 찍게 될 것이다. 설아는 이 모든 게 다 정마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설아는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어 입학했을 때부터 낯가림을 핑계로 철벽을 치며 반 애들을 멀리했었다. 그런데 정마루가 같은 반에서 시도 때도 없이 말을 걸어 오니 대답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걸 본 애들도 모두 정마루의 영향으로 설아를 편하게 대하고 말을 걸어왔다. 설아의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이라 말걸기 어려운 이미지 전략이 실패해 버린 것이다.

 설아는 반별 체험학습 날은 새벽부터 움직여야 했다. 설아네 반은 다른 반과 달리 강원도로 글램핑을 떠나는 거라 일찍 출발해야했다. 설아는 새벽부터 부기를 빼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냉장고에 넣어뒀던 페이스 마사지스틱으로 얼굴도 문질렀다. 화장이 밤까지 지워지지 않게 자주 쓰지 않던 프라이머와 픽서까지 이용해 공들여 메이크업을 끝낸 후 최대한 신경 쓰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머리 만지고 학교로 향했다.

 

 “조별로 모여서 서 보자.”

 

 담임의 말에 아이들이 조별로 모였다. 마루는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설아와 효찬이 함께 서 있는 조를 바라봤다.

 

 “선생님! 지금이라도 저 조 바꿔 주시면 안 돼요? 설아는 제가 지켜야 한다구요!”

 

 “정마루! 고만 좀 해. 지긋지긋하다. 너 한 번만 더 그 소리하면 방학할 때까지 너 혼자 교실 청소시킨다.”

 

 “바꿔 주실 수도 있잖아요! 너무하세요!”

 

 “그렇게 유설아랑 같은 조가 되고 싶으면 제비뽑기를 잘하든가. 너 자꾸 그러면 유설아가 너 싫어해. 설아야, 너도 저런 질척이는 타입 별로지?”

 

 담임 선생님의 말에 같은 반 아이들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설아는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설아를 제외하면 웃지 않는 사람은 마루와 효찬뿐이었다. 버스에서 시끄러움을 방지하겠다고 같은 조 남자 여자를 짝지어 앉게 한 담임 때문에 설아는 효찬 옆에 앉게 됐다. 이어폰을 끼고 창밖을 보는 효찬을 흘낏 쳐다본 설아는 조용히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밀려오는 잠이었다. 지난 밤에 반별체험학습 가서 화장 지우고 어떻게 자냐고 칭얼거리는 모나의 문자에 대꾸해 주느라 잠을 설쳤다. 화장을 안 지우고 자면 되지 않느냐고 하면 그럼 피부가 상한다고 슬퍼하고, 애들이 잠들고 나서 화장을 지우라고 하면 아침에 생얼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고 괴로워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된다고 위로하면 자기는 아침잠이 많아서 누가 깨워주지 않으면 일어나지 못한다고 칭얼대는 모나랑 문자를 끝내니까 새벽 2시가 넘었다.

 반별 체험학습에 들떠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도 버스가 움직이자 대부분 졸기 시작했다. 설아도 졸음이 몰려 왔지만 자는 얼굴이 찍히는 게 두려워 억지로 잠을 깨려고 몸부림쳤다. 스트레칭도 하고 펜으로 손가락도 찌르고 다리도 떨었다. 효찬이 설아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졸리면 자. 도착하면 깨워 줄게.”

 

 “아니야, 괜찮아. 고마워.”

 

 “방금 전에 앞자리에 머리 박을 뻔 했는데 괜찮다고? 잘못하면 이마에 멍들겠던데... 그냥 뒤로 기대서 자는 게 낫지 않겠어?”

 

 “자면...”

 

 “자면 뭐?”

 

 “자면 이상한 사진 찍히잖아. 아직 안 자는 애들 많단 말이야...”

 

 설아의 대답을 들은 효찬이 갑자기 입고 있던 얇은 잠바를 벗었다.

 

 “이거 얼굴에 덮고 자. 어차피 슬슬 더워져서 벗으려고 그랬어. 옆에서 거슬리게 자꾸 움직이지 말고.”

 

 “...”

 

 설아는 효찬의 말대로 잠바를 얼굴 위에 덮고 잠을 청했다. 너무 졸려서 더 버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아가 버스가 덜컹거리는 소리에 깨어 보니 오른쪽 뺨에 뜨겁고 끈적이는 게 느껴졌다. 침이었다. 문제는 침을 흘린 게 아니었다. 권효찬 다리에 베고 누워 거기에 침을 흘린 게 문제였다. 설아는 깜짝 놀라 손으로 침을 닦으면서 일어나는 동시에 얼굴 위에 있던 잠바를 치웠다.

 

 “헉! 어떡해...”

 

 조용히 하라는 신호로 효찬이 검지손가락으로 설아의 입을 가리고 설아에게 귓속말을 했다.

 

 “조용히 해... 사진 찍히는 거 싫다며? 너 내 무릎에 누워서 침 흘리고 잤던 사진 찍히고 싶어?”

 

 “아니... 미안해...”

 

 “무거운 머리를 내 다리에 얹어 놨던 게 미안한 거냐, 아니면 내 바지에 침 흘리고 잔 게 미안한 거냐?”

 

 “둘 다 미안해... 정말 미안...”

 

 효찬이 티슈를 꺼내 생수를 묻혀 설아에게 건네며 말했다.

 

 “우선 침이나 닦아. 내 바지 어떻게 보상 받을지는 생각해 보고 나중에 말할게.”

 

 효찬이 준 티슈로 얼굴을 닦은 설아가 고맙다고 말하려고 효찬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효찬은 창가에 얼굴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설아는 텀블러에 담아 온 커피를 마시고 잽싸게 가방에서 파우치를 꺼내 수정화장을 했다.

 

 “혼자 마시냐?”

 

  자고 있던 거 같던 효찬이 말했다.

 

 “마실래?”

 

 설아가 텀블러를 건네자 효찬이 입을 대고 커피를 마셨다.

 

 “흠... 확실히...”

 

 “확실히 뭐?”

 

 “확실히 침 냄새가 좀 나는 거 같다.”

 

 “정말?”

 

 설아는 깜짝 놀라 텀블러를 낚아 채 코를 가져가 댔다.

 

 “큭큭!”

 

 “뭐야? 너 왜 웃어?”

 

 “지금 표정 찍혔으면 엄청난 짤이 될 텐데 아쉬워서.”

 

 “뭐라고!”

 

 “조용히 해. 니가 애들 다 깨우겠어. 난 잔다.”

 

 설아는 창피하고 화가 나서 얼굴에 열이 났다. 눈은 감은 효찬은 방금 전에 유설아가 지은 당황한 표정을 떠올리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야, 침 냄새. 일어나!”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설아가 깜짝 놀라 잠이 깼다. 얼굴에 또 효찬의 잠바가 덮혀 있었다.

 

 “어떻게 그러고도 다시 자냐. 너도 참 대단하다.”

 

 설아가 황급히 입부터 가리자 효찬이 말했다.

 

 “이번엔 침은 안 흘리더라. 입 벌린 채로 엄청 못생긴 표정으로 자긴 했지만... 일찍 일어난 애들이 사진 찍으러 돌아다녀서 얼굴은 가려 줬다. 고마운 줄 알아.”

 

 “고마워...”

 

 “맨입으로 고마워하지 말고. 이것도 나중에 어떻게 감사의 표시를 받고 싶은지 알려줄게, 기다려.”

 

 첫 번째 목적지인 해상케이블카 장소 근처 황태해장국 집에서 단체로 아침식사를 했다.

 

 “배 안 고파도 먹어라. 이거 다 니네 부모님께서 피 같은 돈으로 사 주신 거 알지? 중간에 따로 편의점 가서 간식 사먹다 일행 놓치는 사람 하나라도 나오면 그 조가 오늘 저녁 전체 설거지니까 알아서들 해.”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의 말에 야유를 보냈지만 학교가 아닌 곳에서 다 같이 무언가를 먹는 색다른 기분이 좋았는지 거의 다 깨끗하게 밥을 비웠다.

 

 “지금부터 조별 미션이다. 조장들한테 나눠준 지도를 보고 가도 좋고, 니들이 알아서 폰에 있는 지도 앱에다 목적지 넣고 가도 되고. 하여튼 조별로 추억 사진 다섯 장 찍고 케이블카 매표소까지 찾아 와라. 혹시나 문제 생기면 나한테 바로바로 전화하고.”

 

 담임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조별로 흩어져 걷기 시작했다. 설아의 예상대로 여자애들이 설아에게 어떤 화장품을 갖고 왔는지 물어 보기 시작했다. 설아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화장품을 보여 주고 발라보고 싶다는 애들에게 빌려도 줬다. 이것저것 꺼내고 바르고를 반복하다 보니 남자애들과 떨어져 있었다.

 

 “너네 빨리 좀 와. 니들이 유설아랑 똑같은 화장품 쓴다고 설아만큼 예뻐지겠냐?”

 “뭐라고 가만 안 둬. 거기 딱 서 있어라.”

 

 남자애들의 놀리는 소리와 화가 나서 쫓아가는 여자애들의 소리가 활기찼다. 그때 효찬이 설아에게 다가왔다.

 

 “침 냄새. 커피 남았냐?”

 

 “커피는 아까 니가 다 마셨잖아. 그리고 침 냄새라고 부르지 마.”

 

 “알았다. 침루미.”

 

 “침루미는 또 뭐야?”

 

 “니가 영상에서 뷰루미라고 하잖아. 두루미도 아니고.”

 

 “그런 뷰티랑 루미의 합성어거든. 룸메이트할 때 루미. 두루미가 아니고.”

 

 “침루미도 그런 거야. 침이랑 루미를 합친 거지. 클래스메이트할 때 루미. 침 흘리는 같은 반 친구를 지칭하는 말이랄까.”

 

 “너 정마루랑 같은 학교 나온 거 맞구나.”

 

 “그게 무슨 소리야?”

 

 “안 그런 척하더니 깐족거리는 게 정마루급이라는 소리야.”

 

 “너는 임모나랑 같은 학교 나오지도 않았는데 비슷하다. 친절한 척은 모나보다 훨씬 잘하는데 가식 안 부릴 때 본성은 꽤 사납네. 침 흘리고 사나운 걸 보니 너한테 어울리는 멘트가 생각난다.”

 

 “무슨 말?”

 

 “개.조.심.”

 

 “뭐라고! 권효찬, 너 지금 뭐라고 했어?”

 

 효찬이 잠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더니 뛰어 가며서 말했다.

 

 “니 속도로는 나 못 잡아. 문자나 확인해.”

 

 설아는 자신이 알려준 적 없는 번호를 효찬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하면서 폴더폰을 열어 효찬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 오늘 내가 소원 하나 킵해 놓은 거 잊지 마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투명카약을 타러 갔다. 담임이 일부러 물에 빠지는 조는 엄벌을 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남학생들이 조금만 흔들거리면 공포에 떠는 여학생들을 봐줄 리 없었다. 너도 나도 카약을 흔들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카약이 뒤집혔다. 설아네 조 카약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담임은 업주에게 굽신굽신 사과를 하고 설아네 반 학생들은 뜨거운 볕이 내리쬐는 길바닥에서 젖은 채 쪼그리고 앉아 담임의 길고 긴 훈계를 들어야했다.

 설아는 바다에 빠진 후부터 얼굴이 조금씩 가려운 게 신경 쓰였다. 물에도 지워지지 않을 워터프루프로 겹겹이 한 화장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릴 때 수영장을 가면 두드러기가 자주 나던 기억 때문에 불안했다. 그렇다고 일정이 많이 남은 지금 어디에 가서 메이크업을 다 지울 수도 없었다.

 다시 버스에 타 박물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들은 분주하게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고치느라 애를 썼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서는 젖은 옷을 갈아입는 학생들 때문에 화장실을 쓰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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