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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러브 크리에이터
작가 : 모모제인
작품등록일 : 2018.12.31

 
3. 도련님의 행동 방식
작성일 : 18-12-31 22:27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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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도련님의 행동 방식

 

 사실 효찬은 할아버지인 권회장에게 청민고등학교 입학 결정을 통보 받았던 날 할아버지의 수족 중 가장 젊은 심비서를 은밀히 불렀다.

 

 “심비서님, 언제까지 저희 그룹에서 일하실 예정이세요?”

 

 “그거야, 회장님께서 결정하실 일이죠.”

 

 “회장님 결정보단 제 결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무슨 말씀으신지...”

 

 “아직 젊으시잖아요. 할아버지가 경영에서 물러나신 후에도 여기 계시려면 저랑 더 잘 맞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

 

 “그래서 심비서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요. 제가 오래 함께할 만한 분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게요.”

 

 “어떤 시험을 말씀하시는 건지...”

 

 “제 요구를 얼마나 유능하게 처리하실지... 그리고 제 부탁들을 할아버지께 보고하지 않을 용기가 있으신지까지요. 어때요? 해 보시겠어요?”

 

 “그게...”

 

 “투자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거 같은데... 제 명의로 된 재산들은 지금 처리하면 할아버지께 다 보고될 것들이라 당장 엄청난 대가를 드릴 수는 없지만 움직이시는 데 필요한 현금 정도는 만들어 드릴 거예요. 지금이야 심비서님께 좋은 게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 제가 그룹에서 일하게 되면 제 옆에 있을 확률이 높아지시는 거잖아요. 이 집에서 그저 그런 집사로 남으실지 그룹 권력의 중심에서 일하실지 스스로 결정하세요. 가급적 빨리요. 제가 할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인내심이 조금 부족하거든요.”

 

 효찬은 아직 고등학생도 되지 못한 16세 겨울에 겨우 몇 마디 말로 심비서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심비서를 통해 반배정 정보와 같은 반 학생들의 신상을 보고 받았다. 파볼 만한 정보는 없었다. 재력이라고는 집이 자가냐 아니냐 정도밖에 되지 않는 평범한 서민들이 가진 비밀이란 건 정보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하나, 유설아의 비밀은 눈길을 끌었다. 중학생 때 이미 100만 구독자를 만든 유명 크리에이터 유설아는 입양아였다. 영유아가 아닌 초등학생이 국내에서 입양되는 건 흔한 경우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유현기 성수아 부부에게 입양돼 유설아로 개명을 한 후 잠시 일본에 건너가 거주했고 근무지를 한국으로 옮긴 부모를 따라 서울로 전입했다. 유설아를 입양했던 부모는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해 동시에 즉사했고 지금은 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젖먹이 남동생과 살고 있다. 현재 유설아의 보호자는 무명의 웹툰 작가인 삼촌 유현수다. 재미있는 건 이 모든 정보가 포털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가십이 되고도 남을 드라마틱한 사연인데 대중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효찬의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 것과 같았다. 효찬이 대한민국 유명 재벌 코직 그룹의 장손이라는 것은 쉽게 검색되지만 어머니에게 사랑받아 본 적 없는 아이라는 건 아무도 모른다. 집안사람들 사이에선 효찬이 사생아일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어릴 때부터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것도 대중들은 알지 못한다.

 

 여느 때처럼 복도에서 진국의 무리들이 어깨로 효찬을 밀치며 낄낄거리고 지나갔다. 효찬이 떨어진 필통을 주울 때 마루가 다가왔다.

 

 “야, 너 저런 새끼들 왜 가만둬?”

 

 “가만 두는 거 아니야.”

 

 “벌써 니네 할아버지한테 벌써 일렀냐? 그럼 이제 쟤들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거냐?”

 

 “회장님 그렇게 한가하신 분 아니야. 그리고 쟤들이 그런 리스크 감수하면서 처리해야 할 정도로 대단하지도 않고.”

 

 “손자가 괴롭힘을 당하는데 가만히 계신 게 이상하지. 게다가 너는 특별하잖아. 중학교 때까지 본가에서 니네 할아버지가랑 같이 산 건 너 하나라며. 그래서 우리 엄마도 초등학교 때 니가 코직그룹 진짜 후계자라고 친하게 지내라고 그랬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넌 너무 조용해서 재미가 없어... 아무튼 솔직히 쟤들 손봐주는 건 니네 할아버지한테는 리스크도 아니고, 맘만 먹으면 쉽게 하실 일 아니냐.”

 

 “이미 내가 시작했어.”

 

 “뭘?”

 

 “쟤들 교육.”

 

 “교육? 설마 저 새끼들이 너한테 공부까지 가르쳐 달래? 그런 일까지 당하고 있어?”

 

 “아니, 학교 공부 말고 사회 교육. 스스로 깨달을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지.”

 

 “또 뭔 소리야. 제발 알아듣게 말 좀 해.”

 

 “니가 상관 안 해도 된다는 말이야. 쟤들 얘기하려고 온 거야?”

 

 “너 진짜 섭섭하다. 친구끼리 뭐 용건이 있어야 말 걸고 그러냐?”

 

 “용건 없다는 얘기지? 그럼 난 간다.”

 

 마루가 수줍은 표정으로 교실로 들어가려는 효찬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 없는 건 아니고... 내가 애들한테 물어 보니까 유설아 모태솔로인 거 같던데... 내가 또 모쏠은 만나 본 적이 없어서... 한국 여자애들 취향도 아직 잘 모르겠고... 혹시 뭐 아는 거 없냐?”

 

 “뭘 알아?”

 

 “여자애들이 뭐 좋아하는지 그런 거. 나 고백 한 번 해볼까 하거든.”

 

 “유설아한테?”

 

 “응. 당연하지. 내가 첫날부터 유설아 괜찮다고 그랬잖아.”

 

 “유설아가 왜 좋은데? 너 캐나다 있을 때 사귀던 애들은 쭉쭉빵빵 아니었어? 유설아랑 많이 다르던데.”

 

 “니가 그걸 어떻게 아냐?”

 

 “인별에서 봤어.”

 

 “어라? 너도 그런 거 하냐? 완전 안 어울린다.”

 

 “보기만 하는 거지. 트렌드는 알아야 하니까, 소비자 니즈 파악 겸.”

 

 “열일곱 살 주제에 사장실에 앉아 있는 노인네 같은 소리만 한다. 너 이런 또라인 거 애들이 아냐?”

 

 “너만 알지.”

 

 “나만 안다고? 헤헤, 그건 또 기분이 괜찮네.”

 

 “비밀 하나 더 알려 줄게.”

 

 “그게 뭔데?”

 

 “니 헤어스타일 완전 별로야. 유설아가 딱 싫어할 스타일이야. 향수 냄새도 그렇고. 그러니까 유설아는 포기해.”

 

 효찬은 냉정한 말투로 마루에게 설아를 포기하라고 말한 뒤 생각했다.

 

 ‘신마루가 유설아를 사귀든 말든 내가 무슨 상관인데 이러지...’

 

 종례 시간, 담임이 진국을 교무실로 불렀다. 효찬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미소지었다.

 

 “양진국, 행정실에서 부모님께 연락을 넣긴 했는데 연결이 잘 안 되나 보더라고. 우리 반 반별체험학습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코스들이 많아서 스쿨뱅킹 입금이 빨리 끝나야 하는데 아직 안 하셨나 보더라. 니가 오늘 집에 가서 말씀 꼭 드려라. 이게 개인 예약이 아니고 단체 예약이라 입금이 한 명이라도 안 되면 예약이 불가능해. 그러니까 꼭 전해라.”

 

 진국은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숙이고 담임 선생의 말을 듣고 있다가 교무실에서 뛰쳐나가 듯 떠났다. 효찬이 받고 싶다던 생일선물을 권회장이 일사천리로 처리해 주셨고, 효찬은 진국의 아버지가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는 카센터 바로 옆 건물을 코직 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자동자종합정비센터 장소로 선정했다. 개업기념 파격할인 행사를 밀어붙이자 오래된 작은 카센터는 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인건비밖에 줄일 게 없는 사장은 진국의 아버지를 해고시켰다. 심비서가 카센터 사장에게 돈을 발라 사주해서 해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효찬은 디테일한 과정까지 보고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진국에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각 없는 전학생 정마루가 학급회의 때 반별체험학습 장소를 비싼 곳들로만 추천했던 것이다. 친화력이 좋은 잘생긴 전학생이 추천한 장소는 쉽게 몰표를 받았고 겨우 1박 2일인 반별체험학습 비용이 몇 십만 원이 되어 버렸다. 담임이 선정지와 숙박처를 보고 반 아이들을 회유해 봤지만 학생들이 학급회의 투표로 결정한 사안을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었다. 오히려 비싼 글램핑을 한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반 학생들의 부러움을 받게 된 아이들은 기뻐하는 눈치였다. 방과후수업 강사에게 복통을 핑계로 일찍 집에 가겠다고 한 효찬이 자동차정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던 최기사를 학교로 불렀다.

 

 “도련님,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나오셨네요. 혹시 어디 안 좋으신가요?”

 

 “최기사님, 문자 온 거 같은데 확인부터 하시죠.”

 

 “아닙니다. 나중에 확인해도 됩니다. 오늘도 본가로 모시면 돼죠?”

 

 “확인하세요. 제가 신경 쓰여서 그래요.”

 

 최기사가 휴대전화를 열자 차에 앉아 있는 효찬에게서 온 문자가 있었다.

 

 - 저 돌아보지 마시고 조용히 지금 바로 차 블랙박스 끄세요. 당장.

 

 최기사는 당황스러웠지만 고용주의 손자가 시키는 대로 블랙박스부터 껐다.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 저 이제 돌아봐도 됩니까?”

 

 “그러세요. 집안 어른들이 모르시는 게 좋을 일정이 있어서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네?”

 

 “지금부터 제가 어딜 좀 가달라고 요청할 건데, 어머니랑 할아버지껜 비밀로 하셔야 한다는 얘기에요.”

 

 “네... 알겠습니다...”

 

 효찬은 차시트에 기대 심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바로 저랑 같은 반 양진국이 어디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못하시면 곤란한데...”

 

 “바로 파악해서 문자로 주소 넣어 드리겠습니다.”

 

 효찬은 자동차에 있는 내장 내비게이션 대신 본인의 휴대전화 속 내비게이션 앱을 켜서 심비서가 보내온 주소로 차를 몰게 했다.예상과 다르게 진국은 집에 있었다. 체험학습비를 만들 심산으로 어딘가에서 똘마니들과 삥을 뜯거나 열 받은 채 술이나 담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효찬은 생전 처음 마주하는 허름하고 지저분한 다세대 주택 앞에 차를 주차시키라고 명령하고 진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구세요?”

 

 퉁명스럽고 거친 목소리였다. 효찬은 최대한 미안한 기색의 목소리를 연기하면서 말을 꺼냈다.

 

 “나 권효찬이야. 같은 반인...”

 

 “재수 없는 재벌 새끼가 나한테 왜 전화를 하는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대꾸를 하는 진국에게 효찬은 계속 미안함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목소리를 흉내내며 말을 이어갔다.

 

 “사과할 게 있어서 전화했어. 너희 집앞이야. 잠깐 얘기 좀 하게 나올래? 아님 내가 너희집으로 갈까?”

 

 효찬은 자신의 가난을 보이기 싫은 진국이 밖으로 나올 것을 예상했다. 가난은 불편할 뿐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들 하지만 SNS에 가난을 자랑하는 사람을 본 기억은 없다. 효찬의 예상대로 진국이 다세대 주택 앞에서 나왔다. 효찬은 검은 세단 뒷좌석의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잠깐 탈래? 여기서 얘기하자.”

 

 진국의 효찬의 차 뒷자리에 타면서 말했다.

 

 “재벌이라고 해서 엄청 좋은 차 타고 다닐 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 그냥 국산차잖아.”

 

 “응, 할아버지께서 사치스러운 걸 좋아하지 않으셔서.”

 

 진국은 효찬의 대답에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앞좌석 시트를 발로 툭툭 차고는 말했다.

 

 “뭐냐, 할 말이란 게.”

 

 효찬은 일부러 진국에게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갑고 근엄한 목소리로 최기사에게 반말로 지시했다.

 

 “최기사, 잠깐 내려. 차 앞에서 대기해.”

 

 “네, 도련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효찬의 말에 자신의 아버지 또래로 보이는 운전기사가 굽신거리며 차에서 내리자 진국은 알 수 없는 패배감을 느꼈다. 진국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휴대전화를 꺼내 괜히 포털 사이트를 열고 뭔가를 읽는 것처럼 굴었다. 그리고는 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효찬에게 거칠게 말했다.

 

 “빨리 말하고 꺼져.”

 

 “너희 아버님 일로 사과하려고 왔어... 미안하다...”

 

 휴대전화를 보며 관심 없는 척 굴던 진국이 놀란 표정으로 효찬을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아빠 일? 뭔 말이야? 지금 뭔 소리하는 거야?”

 

 “그게... 나도 오늘 알았는데 우리 할아버지가 내 학교생활을 또 감시하고 계셨나 봐. 전에 너랑 부딪혀서 내가 넘어졌던 걸 아셨는지... 일부러 우리 회사 자동차정비업소를 니네 아버지 직장 근처에다 여셨던 거 같아. 유치원 때부터 할아버지가 늘 이러셔서 학교생활은 집에다가 얘기하지 않는데... 미안하다. 너희 아버지 실직하신 거...”

 

 효찬의 얘기에 얼굴이 붉어진 진국은 이성을 잃은 듯 갑자기 효찬의 멱살을 쥐었다.

 

 “씨발! 너 지금 뭐라 그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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