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날이있다. 무슨 일을 하든 풀리지 않는날.
예상가능해서 더 슬픈날.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들어오세요”
면접이 몇 번째 인지 모르겠다.
반복된 질문. 반복된 대답
“합격여부는 추후 연락드리죠”
절대 뒤처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려 오히려 더 당당하게
구두소리를 더 명확하게 찍으며 면접장소에서 나온다.
“아…”
오랜만에 구두를 신었더니 뒤꿈치가 까졌다.
급하게 나오느라 운동화 챙기는 걸 깜빡했다.
떨어질줄 알면서도 헛된 희망을 걸며 구두를 신고 나오곤한다
앞으로 한발한발 내딜때마다 희망을 짓누르듯 구두가 내 뒷꿈치를 짓누른다.
그때 눈이 번쩍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구름이 보였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멀리서…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 남자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코너를 돌다 내가 불쑥 튀어나와 어쩔수없었다는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차에 치였다는 것이다. 보험처리해주겠다고 . 나를 무슨 보험사기꾼인거 마냥 쳐다보는 느낌이 기분이 나빴다. 그 때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의 시선 때문이었는지 그날의 면접때문이었는지.
“합의안할래요. 병원 검사 결과 나오면 그때 알려드리죠. 그만가주세요”
횡성수설하고 병원이불을 휙 뒤집어썼다. 남자가 더 말을 걸려다 가는 기척이 느껴졌다. 이불을 살며시 들처 눈만 빼꼼히 내밀었다. 베개맡에 명함이 하나 놓여져있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최악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