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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물안개
작성일 : 18-12-20 14:51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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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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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나선 도복희 여사가 하늘을 쳐다보자마자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채 자지러지게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펼쳐지고 있는 신기로운 광경이 오롯이 혼자만 보는 행운으로 여기며 아주 리얼하게 생방송을 하고 있다.

 

 “정미야! 뭉개 구름이 솜털처럼 날아다녀. 세상이나 이럴 수가… 참! 준비 다했으면 너도 나와서 하늘을 봐! 정말 신기해”

 

 하늘을 향해 양 날개를 바짝 치켜세워 기지개를 길게 한번 펴고, 전신 스트레치나 하듯이 흔들어대기까지 하고, 차에 오르자마자 급 발진으로 주차장에서 사라진다.

 

 하늘에서 뭉게구름이 펼치는 화려한 쇼는 말 그대로 지나가는 뜬구름에 불과했다. 땅을 향해 떨어지는 황금덩이가 아닌 이상 감흥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뭔 날씨가 이래?”

 

 한 사내가 작은 배 갑판에 서서 하늘을 향해 투덜대고 있다.

 

 작은 배가 거칠게 출렁이는 파도를 헤쳐 부두에 지금 막 도착했다. 구조상 배는 철판이고, 부두는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철판과 콘크리트가 세게 부딪히면 둘 중에 하나는 상처를 입는다. 철판과 콘크리트에 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탄력 좋은 굵직한 직사각형 고무판을 부두에 붙여놨다. 배가 여기 부딪히면 튕겨져 아주 조금 바다로 밀려나간다. 배에 탄 사람들은 배가 이 고무판에 딱 붙는 순간에 디딤 발로 육지로 뛰어내려야 한다. 만약에 이 타이밍을 놓치면 배는 어디로 튕겨나갈지 모른다. 물론 서너 걸음 정도다. 그러나 바다에서 서너 걸음의 길은 황천길이다.

 

 항해 중에 덮친 바닷물 때문에 갑판이 제법 미끄러웠다. 선실 바깥에 달린 손잡이를 붙잡아 몸을 의지한 채, 하늘을 향해 원망스런 눈으로 또 쳐다보고 있다. 몸은 파도에 흔들리는 배처럼 울렁이고 있다. 눈은 오로지 원망과 불만뿐이다. 화가 난 가슴이 뜨겁게 활활 타오르고 있었지만 바다 한가운데고 떠들어봤자 들어 줄 사람도 없었다. 소 귀도 아닌 하늘에 대고 경읽기나 읽은 짓이나 다름없는 짓이었다. 눈을 한번 지긋이 감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숨만 내쉬면서 배에서 내리고 있다.

 

 “선장님!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기분 더러운 이유로 가슴이 이글거리며 불타오르고 있다고 해서 아무 관련이 없는 선장에게까지 전이 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나긋나긋하게 인사를 하고 육지를 밟는다. 괜한 오지랖. 일진이 나쁜 하루. 배에서 뛰어내려 다시 하늘을 원망스럽게 쳐다본다. 지나치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심기가 아주 불편하다는 걸 한방에 알아차릴 정도로 똥 씹은 인상이다.

 

 방금 전 바다 위에서 봤던 하늘이나 땅에서 보는 하늘이나 똑같았다. 그리고 그때 걸려온 전화를 다시 떠 올린다.

 

 그때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 위에서 눈은 하늘로 치켜 세워져 있었다.

 손은 발목 끝에서 어깨 위까지 덮은 작업복 오른 쪽 주머니에서 허둥대고 있었다.

 주머니가 여러 개라 쉽게 찾지 못하고 있었다.

 겨우 찾은 휴대폰을 귀에 대자마자 심장이 격하게 요동쳐 눈살이 기하급수로 일그러졌다.

 몇 초의 순간에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찌푸렸던 눈살보다 더 심하게 찡그려졌다.

 이글거리는 마음과 겉으로 드러나 있던 표정과 달리 목소리는 상대가 전혀 불편하지 않게 사근사근하게 설명했다. 그렇게 말하는 본인도 낯간지러울 정도였다. 당연히 씁쓸한 미소가 따랐다. 마주보고와 귀에 대고의 이중적인 자신. 본인도 가지고 있다는 데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다.

 

 “허허! 누군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친구를 혼란스럽게 한 것 같다. 나는 정치판에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 하다못해 우리동네 동장이 누군지도 몰라. 미안! 친구야! 지금 회의 중이라 길게 통화를 못한다. 도움이 못돼 미안하다. 끊어도 될까? 회의 중인데…”

 

 전화를 건 상대가 할말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상은 더 일그러졌고 입술은 더 굳게 다물어졌다. 한참을 듣기만해서 상대가 지친 것 같았다. 알아서 전화를 끊어주었다.

 

 휴대폰을 찾으려면 또 허둥댈게 분명할 짓인, 수많은 주머니 속에 휴대폰을 던지듯이 푹 쑤셔 넣어버리고는 뇌까렸다.

 

 ‘개새끼가 내가 초상을 몇 번 치렀는데 단 한번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놈이 무슨 정치를 한다고 손을 벌리고 지랄이야. 이 동네서 나를 모른다는 건 딱 두 종류지. 타지서 왔거나 자격지심. 등신 같은 새끼가 자기가 나를 알면 본인이 더 잘 알지 어디다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끼워 넣어서 잘난 척을 해. 그 사람이 대통령이고 내 친형일지라도 너같이 간사한 놈은 안 도와준다. 약은 놈의 새끼. 믿을 수 없는 새끼. 내가 이 나이에 네 같은 놈 간사한 새끼의 졸개나 하란 말이냐? 꼴같잖은 놈이 어디다가 함부로 나부대고 있어. 어이 씨! 기분 더럽네’

 

 하늘도,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도, 모두 가슴을 벌렁거리게 할 만큼 짜증만 나게 했다. .

 

 하늘을 향해 한번 더 불쾌한 눈으로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순간적으로 가슴이 이글거리려 쉽게 가라앉지도 식혀지지도 않았다. 또 뇌까리고 있다.

 

 ‘자식들이 어디다가 내 이름을 함부로 끄집어내고 있어. 감히. 내가 너희 같은 놈들을 도와 줄 리도 없지만 내 이름이 한번만이라도 구설수에 오려면 수만 배로 자근자근 밟아 아예 화장을 시켜 버린다. 도움은 못돼도 훼방에 내가 한 가닥 하지. 꼴같잖은 놈들이 자기 주제도 모르고 어디다가 함부로 나부대. 에이 씨! 이러다가 개나 소나 전부 대통령 하려고 나부대겠다. 나이 들면 돈과 권력이라더니 그럼 열심히 사는 이유가 개나 소나 되기 위했단 말인가? 도축장에서 도살당하는 선거 날인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길가에 가래침을 서너 방 거세게 내뱉어 버린다.

 

 퉤! 퉤! 퉤!

 

 ‘그 말은 즉! 너 같은 놈은 알지도 못했는데 돈 푼 꽤나 있다 보니 개나 소나 되고 싶더라. 그래서 자기 부위를 아프지 않게 맛있는 부위만 도려 내주는 칼질 잘하는 백정이 필요하더라. 그 백정을 네가 잘 알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너를 찾았다. 내가 언제부터 백정도 아닌 알선하는 놈이 되어 버렸지? 그럼 대가가 제법 되나? 얼마 주려나? 이 참에 전업해버려?’

 

 갑자기 고개를 한번 갸우뚱하고 길에 서서 돋보기 안경을 끼고는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다.

 

 ‘선거철도 아닌데 왜들 이러지?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철에 맞게 오르내리는데 왜 제 철도 아닌데 내 이름이 오르내리지? 그것도 아주 자존심 상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어? 네가 얼마나 잘 났길래? 아니지! 그래! 내가 잘났다. 아니지! 개뿔도 없었던 놈이라 여긴 놈이 반전되었으니 이제 내가 개뿔도 없는 놈이네. 그럼 당연히 무시 당하는 게 맞지. 오! 이 말이었구나. 뭐! 틀린 말도 아니네. 그런데 어쩌냐! 나를 인정하지 않는 놈을 내가 인정해 줄 수는 없지. 허긴 진짜 잘났던 놈들. 그러니까 공부 꽤나 한 놈들은 지금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돼 더 위에 오르려고 쌍 코피 터지는 중이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놈들이 나부대는 게 맞긴 하네. 그럼 그보다 못한 나는? 등신 맞네’

 

 갑자기 비 맞은 강아지 형상이 된 것처럼, 털을 흠뻑 젖힌 빗물을 털기라도 하듯, 사지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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