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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일탈
작성일 : 18-12-20 14:51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3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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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참! 날씨 한번 지랄 갔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어떻게?”

 

 이 말 뒤로도 수많은 욕지거리가 엄청 쏟아졌다.

 너무 많아서 본인도 정리는 물론이고 기억도 나지 못할 정도였다.

 수많은 불만들을 구시렁거림으로 털어내고 싶기나 하듯이, 염장에서 끄집어내 뱉어버리며 차를 향해 걸어간다.

 

 나이가 오십세 살이나 돼버려 언행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없던 위엄을 지키려고 한다. 정말 가상이 아닌 가련하다. 길가에 지나치는 안면불식의 사람들조차 의식하게 된 나이. 아가리! 입 조심.

 

 전화 한 통이 가져다 주는 위력은 대단했다. 잠시나마 인생 전체를 반성할 기회를 제공했다. 간혹 지나치는 사람이 보이면 입을 급히 다물고 가슴 속으로만 자책을 구시렁거려야 했다. 어쨌던 안개가 오늘 일정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인생에 단 한번도 부딪힐 리 없는 전화 한 통도 정신을 안개 속으로 데려가 복잡하게 얽히게 해버렸다.

 

 본인조차 잊혀져 버린 과거사 중에 하나밖에 되지 않는 정치 끄나풀들과의 인연을 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를 떠올리면 그렇게 달가운 전화는 아니었다. 발가벗겨진 기분도 들게 했다.

 

 ‘이 나이에 경망스럽게 길바닥에서 하늘로 고개를 쳐들어 욕을 할 수도 없고, 게다가 상대가 하늘이라 욕을 해 본들 내 성질만 더 고약해지고, 욕해본들 또 무슨 소용이 있겠어. 제 명에 못살기밖에 더 하겠어. 이상한 날이네. 그 참! 날씨까지 정말 지랄 갔네. 갑자기 돌변하는 놈이 땅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하늘에도 있단 말인가? 그 참! 고약한 놈일세’

 

 그때 선박 회사의 대리점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면서 눈을 바다 위 하늘로 향하면서 짜증스럽게 구시렁거리며, 직접 체험한 오늘의 일기예보를 전달한다.

 

 “예! 안개가 심해서 배 근처에 얼씬도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파도가 심해요?”

 

 “예! 장난이 아닙니다”

 

 “검역은 요?”

 

 “검역관도 같이 돌아왔습니다. 부두에 접안하고 검역 마치면 그때 하죠”

 

 “그러죠!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목숨까지 걸고 할 수는 없죠. 허허허”

 

 “당연하죠. 허허! 저도 최대한 빨리 하겠습니다. 아! 예! 그럼 내일 오후에 접안 하는 걸로 알겠습니다. 예! 수고하십시오”

 

 전화를 끊고 원망스런 눈으로 멀뚱히 바다를 한번 더 다시 쳐다본다.

 

 바다 물 위 하늘이 물기 젖은 걸레로 닦여진 유리창처럼 보였다. 깨끗한 유리를 더 깨끗이 닦을 생각이었으면 숙련된 청소부를 시키던가 하지, 그까짓 인건비 몇 푼 차이 난다고 아마추어를 시켜, 손대지 않아도 될 파란 하늘을 흐리멍덩한 얼룩으로 덮어버려, 그 아래 사람들의 일정에 차질을 주는지, 원망스런 눈으로 물안개를 보는 방구가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하긴, 밥벌이 터전인 근무처만 아니면 먼 바다에서 유영해오는 물안개는 오늘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여길 정도는 맞다. 그러나 방우는 전혀 반대다. 달갑지 않았다.

 

 물안개가 오기 전에 바다는 하늘과 거의 동급으로 파랬다. 누가 더 파란지 경쟁을 하느라 치고 박고 싸우는 꼴이 사나웠는지 태양이 불같이 화를 내 강력한 눈빛을 발산 시켜버렸다. 너울대는 파도에 온 태양의 눈빛이 다이아몬드를 양성했다. 잘못 착각해 파도에 넘실대는 다이아몬드를 건지려고 바다에 뛰어 들 정도였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물결들. 아름다웠다. 아름다움을 즐기려면 눈이 아려오는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 했다. 그 보람도 곧 다가왔다. 바다와 하늘의 직사광선을 피해 숨을 장소를 찾아 허둥대듯이 갈피를 잡지 못하다던 눈이 갑자기 수평선 멀리 잔잔하게 흐르는 파란 바다로 갔다. 파도가 하늘에 닿을 듯 말 듯 하얗게 물결치고 있었다. 파도위로 하얀 솜털이라 할지 새벽 이슬이라 할지 어떤 표현도 필요 없는 하얀 뭉개 구름이 몽글몽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뭉게구름인지 파도에서 올라온 물안개인지에 구분이 불가할 정도로 바다는 뿌옇게 가려져 갔다.

 

 이 정체불명의 솜털처럼 뿌연 무리가 파도를 스치며 울산 대교를 지나 동쪽 산으로 방향을 바꿔 몰려가고 있었다.

 

 맞은 편에 동해를 가로 막은 산들도 이 뭉게구름에 덮여가며 시야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

 

 이런 좋은 풍경을 본다는 건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서 일출을 볼 기회보다 더 어려운 행운일 것이다. 그러나 매일 이런 일출을 보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을 것이다. 기류에 떠밀려 하늘을 유영하는 물안개 위의 파랗기만 한 하늘을 매일 보는 자신의 삶이 다른 누군 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인지 모르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이런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 황금이나 다이아몬드로 된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치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의세(倚勢) 와도 같을 것이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들이, 젊음을 가진 자신들을 부러워하는 사실을 모르는 것 과도 같을 것이다.

 

 땅에서 갓 올라온 야들야들한 새순 위로 고개를 내민 하얀 솜털 같은 뽀얀 뭉게구름이 유유자적 하늘을 유영하는 광경을 사시사철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러워하겠지만 정작 방우는 이런 멋진 선물을 오랜 세월 동안 받았기 때문에 대수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때는 이런 화려한 하늘의 기교를 보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미인만 드나드는 수영장 입구의 경비원이 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미인들이 빨리 수영을 마치고 떠나야 한가해지듯이 물안개가 없어져야 일을 원래 일정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차에 거의 다다를 때 또 가슴이 뜨거워졌다. 헐레벌떡 달려야 했다.

 

 “이 봐요! 그렇게 딱지 뗄 때가 없어요. 이 외진 동네에 내 차 한대 밖에 없잖아요. 사람들이 진짜”

 

 여기에 주차를 하는 사람들은 주고 작은 배를 타고 화물선으로 업무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다. 한번 나가면 두 세시간이 걸리지만 하루가 걸리는 사람도 있다. 민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그럴싸한 핑계를 대지만 여기뿐만 아니었다. 말 그대로 끗발 있는 회사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지만 유독 외진 동네는 가차없이 주차위반 딱지를 붙이거나 이런 식으로 구청 차가 와서 동영상을 찍어 가버린다.

 

 오늘 같은 괜한 오지랖을 부린 날은 십 원도 벌지 못하는 날이다. 그런데 위반 벌금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 방우가 한판 붙을 기세로 노려봤다. 주먹다짐도 각오했다.

 

 “민원이 들어와서 그래요”

 

 민원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스톱!’하면서 누가 배타고 쫓아올까? 사무실 앞에서도 항상 이런 소리를 해서 주변 건물 전체를 돌아다니며 조사를 했는데도 민원을 넣은 사람이 없었다.

 

 “누가 또 해외 출장 가는 모양이죠?’

 

 딱지를 붙이는 사람과 주먹다짐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만 하고 차에 올라 화가 덜 풀려서 어딘가 전화를 한다.

 

 “형님! 잘 지내죠? 한방입니다”

 

 “그래! 요즘 뜸하네. 사업 잘 돼?”

 

 “예! 배터져 뒈지겠습니다. 제가 형님 근처에 얼쩡거려봤자 피해만 줘서 알아서 깨갱 하잖습니까! 허허! 주차위반 딱지를 이런 외진 데서 떼지 말게 해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는데 형님 정말 이러깁니까? 이래 놓고 표 모아달랬습니까?”

 

 길게 통화를 하고는 한 마디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형님도 종칠 때 됐네. 종쳤다. 종철아! 그럼 다음에 봬요. 연습장 쿠폰 남은 거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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