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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마검엽전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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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에 지옥이 구현되고 마의 군주가 현신하면 그누구도 그를 막지 못하리라!
이는 태초 이전에 맺어진 혼돈의 맹약, 육신에 머문 자나 육신을 벗은 자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구속의 약속일지니……
주검과 피, 그리고 살기가 강물처럼 흐르는 전장에서 본연의 힘을 되찾게 되는 신마기!
신마기의 주인은 전장을 거칠 때마다 마기와 마성이 점점 더 강해져 종국에는
그 자체를 마(魔)가 된다…….
제어되지 않는 신마기…
이는 곧 혼돈의 저주, 겁화의 재앙이다!

 
제 1 화
작성일 : 16-07-12 13:52     조회 : 944     추천 : 0     분량 : 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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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序)

 

 

 

 한줄기 바람이 관도변의 널찍한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사내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간질이며 지나갔다.

 그는 멀리 보이는 음산산맥의 웅장한 산세에 시선을 준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저물어가는 석양빛에 피처럼 물든 붉은 적포.

 육 척이 훌쩍 넘는 장신.

 선이 굵은데다 표정이 없어 무뚝뚝해 보이는 얼굴.

 강철처럼 차갑고 무심한 눈길.

 왼쪽 허리에 찬 넉 자 길이의 장도(長刀).

 “무슨 생각하세요, 호랑?"

 방금 전까지 비어 있던 사내의 옆에, 백의 궁장의 여인이 환상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곳이 앉은 그녀의 손에는 과일 몇 개가 들려 있었다. 여인의 뒤편에 자리한 숲에서 따온 듯했다.

 눈처럼 흰 백의 궁장을 입고, 칠흑처럼 검은 눈동자를 별처럼 반짝이며 그를 보고 있는 여인은 빛으로 조각한 듯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여인의 등장은 갑작스러웠으나, 사내를 놀라게 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사내의 무심하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을 뿐.

 흰 이를 드러내며 소리 없이 웃는 웃음.

 사내의 굳게 다물려 있던 입술이 벌어졌다.

 “예전의 나."

 여인은 사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아직도 혼란스러우세요?"

 사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행이에요."

 “네 덕분이다."

 여인은 과일을 바위에 올려놓고 사내의 팔짱 낀 오른팔 겨드랑이에 자신의 팔을 비집어 넣었다.

 사내가 슬쩍 팔을 들어 편하게 해주자 여인은 사내의 팔을 자신의 팔로 감싸듯 팔짱을 꼈다.

 굵지는 않지만 무쇠로 만든 듯 단단하면서도 고무처럼 탄력이 넘치는 사내의 팔이 그녀의 품에 가득 찼다.

 둘이 하나인 사내였다.

 비슷하지만 전혀 성격이 다른 둘.

 각각의 성격이 천의무봉할 정도로 개성이 강한 둘을, 하나의 정신 속에 담아야 했던 사내.

 보통 사람이었다면 미쳐 버렸을 상황에서도, 사내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마음의 혼란을 이겨냈다. 육신의 강함을 떠나서 사내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여인은 사내에게 기댈 수 있었다. 천하에 오직 사내만이 그녀의 안식처가 될 자격이 있었으니까.

 사내의 어깨에 아기처럼 뺨을 비비던 그녀가 말했다.

 “호랑."

 “왜?"

 “그들이 정말 금약을 파약(破約)하려 한다고 생각하세요?"

 사내는 무심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완안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혼천무극문이 후인을 찾지 못한 채 흐른 세월이 십여 년… 그들 중 엉뚱한 생각을 하는 자들이 없을 리 없지. 게다가 그들 중에는'그'의 후예들이 있다. 지존전의 사람들이 행했던 일련의 행사들 뒤에'그'의 후예들이 손을 쓴 흔적이 발견된 이상, 그들이 파약하려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일이다."

 그의 음성은 약간 탁한 중저음이었다. 게다가 담담한 어투.

 사내의 말투에서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적아를 막론하고 그를 아는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들었다면 이를 악물며 진저리를 쳤을 것이다.

 그의 입 밖에 나온 말은 어조가 어떻든 반드시 행동이 뒤를 따랐기 때문이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사람이었고,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무림의 한 시대를 연 사내였다.

 여인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그들'이 금약을 파약하든 지키든 전혀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사내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그 소박한 소망이 이루어질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넘칠 정도로 충분히 사내를 이해했다.

 사내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결코 중도에서 그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내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여인은 사내의 시선이 향한 음산산맥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곳에… 호랑께서 말씀하셨던 그분들이 있는 건가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저하고는 경우가 다르다고 하셨잖아요. 긴 세월이 흘렀는데… 조금 걱정스러워요."

 사내는 싱긋 웃었다.

 “그들은 나와 함께라면 죽음마저 비웃었던 강골들이다. 염왕도 껄끄러워 데리고 가지 않았을 거다."

 “황 가가와 호 가가처럼요?"

 여인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사내는 호탕하게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하하, 맞다. 그들처럼."

 고개를 젖히고 호탕하게 웃는 사내의 눈에 그리움의 빛이 어렸다. 그로서는 보기 드문 감정 표현이었다.

 그가 말했다.

 “앞으로 있을 싸움에는 그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다."

 "호랑께서 깨우시는 걸 그분들도 기뻐하실 거예요."

 사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진심으로 그러기를 바랐다.

 현세에서 그와 재견(再見)하는 것은 지난날 그들이 원했던 일이긴 하나, 사내로서는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 있을 싸움은 절대무적(絶對無敵) 일인군단(一人軍團)이라 불리는 그에게도 그리 쉽지 않은 것이었으니까. 그도 강했지만 상대도 그만큼 강한 것이다.

 생각에 잠긴 사내의 가라앉은 눈을 바라보던 여인이 화사하게 웃으며 화제를 바꾸었다.

 “저하고 다시 만나기 전 얘기 해주세요."

 고개를 돌린 사내의 심연처럼 깊고 강철처럼 단단한 시선이 여인의 눈과 부딪쳤다.

 그의 눈빛이 솜처럼 부드럽게 풀어졌다.

 그는 여인이 태어나던 날 그녀를 보았다.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열 몇 해가 지나서였고.

 그 후 그녀는 언제나 그와 함께였다.

 죽음을 거스르던 그 처절한 순간을 지나 그의 팔짱을 끼고 있는 지금까지.

 사내의 입가에 소리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지난날 잠든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던 처절한 외침이, 방금 전의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너를 다시 만나리라. 그를 위해 무한의 세월이 필요할지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 네가 깨어나는 그날 나는 네 옆에 있으리라. 누구도 그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막으려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용서하지 않겠다. 설사 그것이 운명일지라도.

 

 사내는 자신의 팔짱을 낀 여인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었다.

 여인의 손등에서 전해지는 매끄럽고 따뜻한 느낌이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그는 자신이 했던 맹세를 지켰다, 그 대가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크긴 했지만.

 사내가 입을 열었다.

 “예전에 다 해주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느냐?"

 여인은 사내를 향해 가볍게 눈을 흘겼다.

 “제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잠을 잤는지 잊으셨어요?"

 “잊을 리가 있나. 하하하."

 사내는 나직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졌는데…….

 “아직 갈 길이 멀잖아요. 호랑의 예전 얘기들은 재밌으니까 들으면서 가면 심심하지 않을 거예요."

 음산산맥의 웅자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거리였다.

 하지만 실제로 음산산맥의 경내에 들어서려면 닷새는 더 필요했고, 그의 목적지까지는 그 후에도 사흘 정도를 더 가야 했다.

 사내는 팔짱을 꼈던 팔을 풀어 여인의 어깨를 보듬어 안았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그는 그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이야기쯤이야…….

 사내가 말을 이었다.

 “어디서부터 얘기해 줄까?"

 “음……."

 사내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고 있던 여인이 고개를 들었다.

 “사조 할머님을 만났을 때부터요."

 “그럴까?"

 사내는 눈을 반쯤 감았다.

 그의 반개한 눈은 음산산맥을 향하고 있었지만 산을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가 보는 것은 아득한 세월의 저편이었다.

 아주 오래되어 몇 해라 말하기도 어려운, 이전의 기억이 심연의 바다를 헤치고 부표처럼 서서히 떠올랐다.

 그의 눈앞에 아름답고 웅장한 계곡이 펼쳐졌다.

 검푸른 절벽이 병풍처럼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넓은 계곡.

 분지의 곳곳에 자리 잡은 처마 선이 유려한 고택들.

 바람이 불 때마다 가슴을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파도처럼 눕던 푸른 갈대밭.

 그의 고향.

 만사(萬邪)와 만마(萬魔)의 영원한 이상향…….

 그리고 그들이 갖는 무한한 공포의 근원…….

 신의 불을 품고 수천 년을 이어져 온 가문…….

 사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때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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