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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수학의 세계 7대 난제 중 하나를 밝혀낸 한국의 교수.
전 세계적인 쾌거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사건이 된다.
그리고 그 교수의 수제자가 알수없는 수수께끼를 남긴 채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수학의 난제를 푼 수학자는 누구인가?

 
프롤로그
작성일 : 20-09-17 16:13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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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30년 프랑스 툴루즈

 그는 오늘도 디오판토스(Diophantus)가 저술한 ‘정수론(Arithmetica)’이라는 책을 한 시간 가량 읽었다.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나 촛불을 잠시 응시하던 그는 며칠 전 우연히 자신이 정리했던 친화수를 생각해보았다.

 자신이 종이에 빠르게 적은 낙서와도 같은 수학기호들을 바라보던 그의 머릿속에 우주를 관통하는 공간과 시간이 스쳐지나가는 듯했다.

 창에서 들어오는 쌉싸름한 풀냄새가 바람을 타고 그의 뺨과 이마를 매만졌다.

 그는 눈을 감았다.

 숫자와 기호가 머릿속에서 변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형식이 없는 형태로 바뀌어갔다.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이 만들어낸 숫자와 기호가 아니었다.

 우주의 언어였다.

 우주의 흐름이었다.

 인류보다 먼저 우주에 존재한 질서였다.

 무한한 자신의 상상력 속에서 빛보다 빠른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공간이 움직였다.

 에너지가 변형되고, 빛나기 시작했다.

 인류가 틀 속에 가두어놓았던 기존의 수학 질서와 법칙들이 모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가만히 눈을 떴다.

 창가에 서 있던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16세기 전형적인 프랑스 집의 내부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돌로 이루어진 벽과 바닥, 그리고 짙은 암갈색의 나무 책상, 그리고 그 위에 놓인 딱딱해 보이는 검은 빵이 있는 나무 접시.

 모두가 직선으로 이루어진 아무런 감흥을 일으키는 않는 지루한 모습으로 위치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서 자신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던 그는 황급히 자신의 책상에 앉아 펜을 들었다.

 그는 정신없이 종이에 뭔가를 증명하기 위해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기호와 상징, 그리고 문자가 생각나지 않았다.

 자신의 머릿속에만 있던 그 어마어마한 우주의 진리를 말로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툴루즈의 지방의회의 법률가인 관계로 주로 법률용어만 썼기 때문에 우주의 진리를 간단히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것엔 익숙하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혀온 이 진리를 알리기 위해 수학을 가까이 접하였고, 이 수학이야말로 자신이 알고자 하는 욕구와 또 알고 있는 지식을 잘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최근엔 그마저도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공간과 기하학에 대한 즉흥적인 깨달음은 수학으로도 설명하는 게 부족하였다.

 그의 친구인 파스칼과 데카르트였다면 이러한 깨달음?

 아니 직감에 의한 우주의 질서?

 이러한 것들을 좀 더 인류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할 수 있었을까?

 그는 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나의 진리를 깨우친 그에게는 더 이상 어제와 같은 하늘이 아니었다.

 우주와 지구, 그리고 지구를 둘러싼 모든 공간과 빛, 시간에 대한 그리고 자연에 대한 교감이었다.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하고 있었다.

 그러한 것들을 이해하는 것은 말이나 수학 기호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보고 있는 세상을 남들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는 또다시 침묵하기로 하였다.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쾌락과 흥밋 거리뿐이었다.

 어지러운 현재 프랑스 정치를 생각하면 그는 이렇게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 자신을 보전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친구들은 자신이 말하는 것에 대해 언제나 증명하고 정리해 보라는 말 뿐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듯이 조용한 자신의 성격대로 이번에도 그냥 입을 다물고 있기로 하였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도 우주의 진리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느끼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인간의 언어에 물들어 있었다.

 남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자신도 남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늘 그랬듯이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조용히 덮기로 하였다.

 세상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나 느낌을 다 말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신중해지고, 비겁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나마 자신이 유지하고 있는 것들을 누리고 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말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주변의 친구들이나 권력자, 상급자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100% 완벽하게 증명하여 나타낼 수 있는 것만 말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이 느꼈던 것을 언젠가 깨닫게 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책상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이 읽고 있던 디오판토스의 ‘정수론(Arithmetica)’의 번역본 여백에 다음과 같이 썼다.

 

 ‘an+bn=cn 을 만족하는 양의 정수해는 없다.’

 

 ‘Cuius rei demonstrationem mirabilem sane detexi hanc marginis exiguitas non caperet.(나는 진실로 굉장한 증명을 했지만 여백이 없어서 증명을 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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