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안은 천천히 눈을 떴다. 루시안에겐 모든 것이 새로웠다. 마치 아주 긴 꿈을 꾸고 일어난 듯이.
루시안의 몸은 팔다리 가릴 것 없이 저렸고, 허리도 아팠다. 루시안은 허리가 아픈 것을 보니, 아주 오랫동안 누워 있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루시안은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천막처럼 보이는 아지트의 내부에는 루시안이 누워 있던 침대를 포함해 총 세 개의 침대가 있었다. 루시안은 더 자고 싶었지만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얼마나 잤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천막 밖에선 사람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하하하! 적당히 해라, 너희들!”
“어, 일어났네?”
가온과 레오가 천막 문을 열더니 일어나 있는 루시안을 보고 말했다.
“아, 네.” 루시안이 답했다.
“몇 살이야?” 가온이 물었다.
“열여덟 살이요.”
“아, 그래? 난 열아홉 살 가온이라고 해.”
“난 열아홉 살 레오.”
“아, 네……. 근데 왜 제가 여기 있는 거죠…? 저, 그리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괜찮아, 괜찮아. 우리도 그래. 다 설명해줄게."
가온이 두려워하는 루시안에게 다독이듯 말했다. 가온은 루시안이 낯이 익고, 어디선가 한 번 본 듯한 소년이라 생각했다.
"나가자. 일어날 수 있어?” 가온이 말했다.
“네.”
루시안은 가온, 레오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여러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루시안을 발견하고선 저들끼리 속닥거렸다. 루시안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에 안도감의 웃음을 지었다.
상쾌한 공기와 맑은 하늘에 기분이 좋아진 루시안은 숨을 크게 쉬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왜 아무 기억이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하고도 편안한 공간이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 곳이었다. 루시안은 이곳이 위험한 곳은 아닐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런 루시안을 보며 레오가 말했다.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