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현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어떻게 빠져나간 거야?"
"여기 근무하는 경관의 말에 따르면, 한 배달원이 물통을 들고 왔다고 합니다."
"물통을?"
"네. 그러다니 그 물통을 다른 근무 경관을 쳤더군요."
"힘이 센 인간이 한 짓으로 봐야겠군."
"네. 그러고 난 후, 그 죽은 경관에게서 열쇠를 찾고서는 주세현이 빠져나가도록 만들었죠."
한편, 화전역 근처에서 간신히 벗어난 디애나 던과 이유석 작가는 이혜윤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갔다.
"어머! 이유석 작가님!"
"겨우 죽다 살아났지."
"죽다 살아났다니? 그게 무슨 일이죠?"
"주세현이라는 인물이 나타나서는 결혼식 피로연장을 피로 물들였어요!"
"세상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인물이군요."
"맞아."
"이 두 사람은 누구죠?"
"이유석 작가는 아는데, 다른 외국인은 모르겠어."
"디애나 던이라고 불러요. 웨딩플래너 관련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사람이고요."
"그렇구나. 디애나. 무사해서 다행이야." 이혜윤이 생수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고마워요."
뒤이어서 경관 2명과 로지 호프만이 편의점에 들어왔다.
"디애나 던, 이유석 작가?"
"네."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군요!"
"운 좋은 거죠."
"주세현하고 마주쳤다면서?"
"네. 하지만 나율 경호원이......"
"나율 경호원이라면 걱정할 것 없어. 그녀도 무사하니까." 로지 호프만이 말했다.
"다행이다......"
"로지 호프만 형사님?"
"무슨 일이지?"
"황기준하고 민세미를 죽인 사람을 봤다는 사람이 있답니다."
"해당 목격자하고 화상통화를 해야겠군!"
"그러죠."
황기준과 민세미를 죽인 사람을 봤다는 사람과 화상통화를 하는 경찰들!
"학원 수업이 있어서 신촌역에서 나왔는데, 그 때 한 사람이 뭔가 허둥거리면서 달리더라고요."
"허둥거리면서 달렸다?"
"네. 바쁜 일이 있겠구나 싶었는데, 얼굴에 피가 묻어있더라고요."
"얼굴에 피가 묻어있었다?"
"네."
"또 다른 건?"
"없었죠. 제가 본 것은 그것 뿐이었죠."
뒤이어서 다른 목격자의 진술을 들었다.
"저하고 제 여자친구는 홍대입구에 볼일이 있어서 열차를 타려는데, 그 때 허겁지겁 뛰어다니더라고요."
"맞아요. 그것도 얼굴에 피가 묻은 채로 말이죠."
"아까 전 한 증인이 말한 그 인물이?"
"네. 그 사람을 보자, 그 인물이 '뭘 봐?'라고 외쳤더라고요."
"그렇군요."
"이걸로 분명해진 셈이군요. 주세현으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경찰서로 빠져나가서 비어있는 예식장으로 가서 그 두 명을 부른 다음 그 자리에서 살해한 후, 화전 방향으로 힘껏 뛰었다는 거군요."
"저, 로지 호프만 형사님?"
"무슨 일이지?"
"황기준하고 민세미를 부른 사람은 아무래도 주세현이 아닐까 싶은데요?"
"뭐? 그 둘을 부른 인물이?"
"네. 통화기록에, 문자 메세지를 보낼 당시 전화번호를 알아봤거든요."
"지금 그 주세현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있을까?"
"알아봐야죠."
"최대한 빨리 알아내! 그 인간은 결혼식 피로연장을 피로 물들인 냉혈한이야. 그대로 두면 다음 표적은 보나마나 신랑신부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알겠습니다."
"로지!"
"형사님들 아닙니까?"
"다들 무사했구만!"
"뭐, 감사인사는 저기보이는 편의점 주인에게 해야겠죠."
"하긴...... 행여나 이 사람에게 해코지할 가능성이 있겠군. 그 주세현하고 주도선이라는 인간들을 무슨 일이 있어도 붙잡아서 재판에 서게 해야해.
그 둘을 잡지 않고선 아무도 집에 돌아갈 생각 하지 마!"
"알겠습니다......"
"반장님?"
"뭐야?"
"주세현으로 보이는 인물이 원당역 근처 원룸에 숨어들어갔답니다."
"그렇지! 그 인간을 잡을 기회가 온 건가!"
"그런 것 같군요."
"좋아, 당장 해당 지역 경찰에 연결해서 겹겹이 포위하라고 해! 절대 쉽게 빠져나가게 해선 안 된다고 말야!"
"알겠습니다."
"호프만 형사는 디애나 던 일행하고 함께 해주시오."
"물론이죠."
"주세현 빌어먹을 자식...... 이번이야말로 너의 마지막인 줄 알아라!"
그리하여 경찰특공대는 주세현이 숨어들어간 원룸을 겹겹이 포위했다.
"주세현! 너는 이미 포위됬다! 너가 살 길은 오직 항복 뿐이다! 지금 당장 나오지 않으면 즉각 발포하겠다!"
30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경찰특공대는 주세현이 숨어들어간 원룸을 강제로 열자, 이미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주세현을 발견하였다.
"이런 빌어먹을......! 이대로 사건은 파묻히는 건가......!"
"반장님?"
"무슨 메세지를 말인가?"
"네. 거기에 '주세현. 너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번에는 내 차례가 됬다. 결혼식 피로연장 참석을 방해하면 목숨 보장 못한다 -코드네임 블랙웨딩'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분명 주세현을 죽인 범인이 그랬겠군! 필적 조사를 서두르라고 전하고, 원당역 근처에 용의자가 지나갔는지 탐문수사를 진행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행여나 디애나 던 일행이 또 위험에 노출되어서는 안 되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망할 범인을 잡아야 한다!"
"반장님?"
"이번엔 또 뭐지?"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쓴 것으로 보이는 메세지가 원당역 근처 쓰레기통에서 발견됬습니다."
"원당역 근처에?"
"네. 이번 주 토요일 평촌역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끼어들면 죽는다고 적혀있습니다."
"평촌역이라...... 좋아. 평촌역 근처 예식장에 위험인물이 나타나나 철저히 감시하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해서 결혼식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거야?"
"아마 어디선가 정보를 흘러들었을 것입니다."
"어디선가 그러한 정보를 흘러듣는다? 하지만 정보를 얻을 만한 수단이나, 방법이 뚜렷하지 않을 터인데."
그 때, 경찰이 메세지를 보냈을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구파발역에서 체포됬다는 연락을 받았다.
"분명 코드네임 블랙웨딩이거나, 그의 부하일 거야."
"일단 그 인간을 만나보죠!"
"이런, 이런...... 원당역에서 무슨 볼일이 있더라?"
"아, 주세현 말이에요? 그 친구는 이미 죽었죠."
"너가 죽인 거 아니고?"
"누군가가 죽였더라고요. 당신들이 오기 30분 전이였죠."
"거짓말 마."
"정말이에요. 제 원룸이였다고요! 제 원룸에서 코드네임 블랙웨딩이 이런 짓을 했다고요!"
"그럼 원당역 근처 쓰레기통에서 나온 쪽지는 뭐야?"
"그 쪽지요? 전 모르는 일이에요."
"계속해서 부인하려고 들지 마. 머지않아 그 증거가 나올 거다."
"죄송하지만 저 아니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