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여느 때와 별반 다를거 없는 토요일…)
‘어제 그렇게 많이 마신거 같지는 않은데 은근 숙취가 있네…’
“오빠 괜찮아?? 우리 어제 은근 마신거 같은데?”
“그러게….아 숙취쩐다 썅…”
“두분 어제 또 술 드신거에요?? 조금씩 드세요 너무 많이 드시는거같아요”
유미다…
살갑게 다가워서 날 괴롭히는 귀여운 녀석…근데 지각만 좀 안했으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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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거 아세요? 다음 주에 새로운 여직원온대요 원무담당이라던데”
“이쁘대?”
“이쁘대?”
“찌찌뽕”
(이 녀석은 진짜로 내 가슴을 꼬집는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 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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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샘 시술있어요”
“깡샘 검사 다 끝났죠?”
“깡샘 골밀도검사 얼마나 걸려요?”
“깡샘 현왕수님 검사 언제 해요?”
오냐오냐 다 알아서 할거니까 보채지마라
술이 다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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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수고하셨습니다…주말들 잘 보내시고 다음 주에 봐용”
“고생들 하셨습니다”
“욕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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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2시 반…
오늘도 다들 그렇게 퇴근을 하고 나 혼자 덩그러니 병원에 남았다…
“응? 깡 집에 안 갔어?”
“아 네~원장님 어차피 할 것도 있어서 그냥 병원에서 공부나 하려구요”
“응 그럼 문단속 좀 부탁할게 오늘 고생했고 다음 주에 보자구”
“네 원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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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다들 갔다…꺼진 불…어두운 병원…
그렇게 시끌벅쩍하고 정신없었나 싶을 정도로 고요하다…
내가 일하가 있는 병원은 잠실 번화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이면 밖은 네온사인으로 화려한 밤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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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일 할 때가 좋다..일하면서 공부할 때가 더…..더….
다들 퇴근하고 홀로 남겨진 이곳…외로운 공기를 들이마시면 더 외로워질까봐….
책상에 앉아 책을 펴본다..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거나 무엇이라도 하지않으면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거같아서..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했던 외국어 공부….
뭘 그렇게 열심히해? 그거해서 모해..그냥 좀 쉬어..아무렇지않게 말하는 그런 사람들..
그래…오늘 안 하면 내일하면 되지….내일 안 하면 모레하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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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건 너희들 이야기고 나에겐 당장 내일은 아닐지라도 내년은 없을 수도 있어…
내 스스로의 현실을 인지할수록 목표와 그 결심은 더 확고해져갔고 일분일초가 아까웠다..
너희들은 절대 이해못한다….
더 이상 그 어떤 아름다운 기다림만으로 나의 의지를 표현할 수 없다라는 것을..
핑계대지말고 합리화시키지말고 보여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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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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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저 책을 보고 일찍 침대로 가 잠을 청한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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