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 저녁 9시 무렵 시청 앞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제가 왜 그때 사람도 많은 시청 앞을 지나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때 네 번째 번개를 맞았습니다. 아, 번개를 맞을 때의 기분이나 느낌이요? 뭐 별 다른 건 없어요. 라고 말한다면 좀 거짓말이고, 처음 중학교 때 맞을 땐 처음이라 그런지 누군가에게 코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죠. 띵, 한 그 느낌이었는데 두 번째 부터는 글쎄, 뭐랄까요, 짜릿한 느낌입니다.
짜릿합니다. 정말 표현하기 힘들지만 말이죠. 항문성애를 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 저도 없습니다만 항문을 건드리는 느낌이랄까요. 이해하시기 힘드시겠지만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짜릿함이 번개를 맞으면 듭니다. 시청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굉장히 큰 번개가 빠지직하며, 푸르고 노란빛을 강하게 내며 내가 쓴 우산의 창에 맞아 번개는 땅으로 떨어져서 퍼져나갔습니다.
그때 떨어진 번개는 위력이 커서 공중전화부스도 날려버리고 전화기도 고장 나고 가로수도 반쯤 타 버렸습니다. 물론 제가 들고 있던 우산도 뼈대만 남았고 옷도 반쯤 타버렸죠. 짜릿함을 느끼는 순간 아, 내 인생이 또 다시 꼬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