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용은 거북에게서 태어났다.
태초에 태어났다고 전해진 거대한 거북.
거북은 잠들기 전에 자신의 힘을 둘로 나누어 생명을 알을 낳았다. 알은 총 두 개로 나란히 등껍질 위에 올려두었다. 큰 용은 알 속에서 자신의 힘을 깨닫고 다스리며 몇 년의 세월을 지나 껍질 밖으로 나왔다. 옆의 앞에서는 아직 멀었는지 고동이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고 큰 용은 서서히 잠들어 가는 거북 위에서 동생 알을 지키며 지냈다.
그 사이 용왕이 놀러와 그에게 ‘수호’ 라는 이름을 주고 옆의 알에게 ‘파괴‘ 라는 이름을 부여하고는 바다로 돌아갔다.
이름을 부여받고 며칠 뒤 남은 알에서 작은 용이 깨어났다. 작은 용은 큰 용을 오라버니라 부르며 그들은 가족이 되었다. 그는 파괴라는 이름을 작은 용에게 알려주고 그녀는 알 근처에서 완전해지기 위해 자신의 힘을 다루는데 시간을 사용했다. 큰 용은 어머니 거북을 보호하며 지켜보는 것에 시간을 사용했는데 그 사이에 거북에게 찾아와 용에게 엎드린 녀석들이 수두룩했다. 큰 용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작은 용의 소재를 알리고 섬으로 보이는 거북을 지키라 명하였다.
섬의 설화가 시작되는 시점.
외부에서 풍랑을 견디며 너덜너덜한 배로 건너온 인간들이 있었다. 그들을 쫓아내러 큰 용이 앞으로 나섰다. 검은색 거대한 해룡이 나타나자 인간들은 기겁을 했다. 대륙의 구박을 피해 도착한 곳에서 용을 만나다니 이것으로 우리는 끝인가 생각들을 하는데 인간들 사이에서 한 여인이 앞에 나섰다. 그리곤 과감하게 용에게 외쳤다.
“대륙에서 살기 힘듭니다. 우리는 머물 곳이 없습니다. 부디 저희를 받아들여 주세요.”
여인은 그 외에도 자신들을 받아들여주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여러 가지 대며 용을 설득하려 했다. 용은 이야기를 들으며 여인의 눈에 깃든 마음을 살폈다. 보아하니 그들과 비슷한 힘을 지녀 핍박받은 존재였다. 그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장소를 지정해 그 곳에서 살도록 이야기 했다.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그가 감시하면 된다 생각했다. 섬에 인간들이 온 뒤로 더욱 활기찬 섬이 되었다.
여인은 사람들과 살기 좋게 집을 짓고 섬을 적당 선에서 개간해나갔다. 그리고 사람을 감시하는 큰 용과 친해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자주 말을 걸곤 했다.
“큰 용님 앞으로 뭐라 부르면 될까요?”
“지금 하는 호칭 그대로 해도 괜찮다”
“이건 너무 딱딱해요. 이름이 없다면 부르기 어렵고 사이가 먼 것 같아 싫습니다. 실례겠지만 제가 하나 지어드려도 될까요?”
큰 용은 한숨 쉬며 허락했다. 섬에 살기 위해 실랑이 할 때의 고집과 의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해라”
“그러면 저는 용님에게 미르라는 이름을 주고 싶어요. 미르님.”
큰 용은 자신의 이름을 웃으며 부르는 그녀가 유독 눈에 잘 들어온다 생각했다.
숲에 있던 작은 용은 큰 용이 왜 그들을 수락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인간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어머니 위에 집이라는 것을 짓는 행태가 이해가지 않았다. 그래서 밤에 몰래 큰 용을 만난 여인의 집에 쳐들어갔다.
흑발에 노란 눈을 지닌 작은 소녀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들어와 여인, 나리는 깜짝 놀랐다. 작은 용에게 나리는 주황빛 꽃을 닮은 인간이었다. 혼에서 꽃향기가 나 기분 좋은 여인이었다. 나리는 처음에 깜짝 놀랐지만 서툰 아이가 귀여워 밤에 몰래 오는 밤손님이라 지칭하였다.
한편 큰 용은 평소에 숲을 잘 나가지 않던 작은 용이 쫄래쫄래 나가기에 이상하다 싶었다. 그래서 뒤를 밟으니 나리의 곁에 다가가 당과를 받아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대체 어쩐 일이지?”
“어머! 큰 용님 어쩐 일이신가요?”
“이 아이가 왜 여기에 있는가?”
“밤에 놀러오는 꼬마 손님이에요”
큰 용이 목 뒤쪽을 잡아 올리자 시치미 뚝 떼며 시선을 돌린다.
“이는 작은 용이다. 네가 함부로 접할 존재가 못 되니 다시는 못 오도록 해두겠다.”
그 말에 나리가 서운한 표정이 된다. 그러자 큰 용은 마음이 약해져 다른 약조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녀석이 올 때 네가 위험하지 않도록 내가 같이 오겠다.”
그렇게 나리와 큰 용의 인연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