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의 이야기 **
댄형의 선유도 공원 아이디어는 정말 훌륭했다. 데뷔 초 우리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이곳저곳 다니면서 추억의 게임과 그때 우리가 찍었던 말도 안 되는 뮤직비디오를 다시 재연하면서 여섯 명이 정말 많이 웃었다. 카메라 앞에서의 어색한 말투도 없어지고,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바쁘게 움직이던 동공도 초점을 잡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이 되었다. 데뷔 초 카메라가 어색해서 억지웃음도 짓지 않던 네오형도 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이고, 온몸에 힘주고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던 우리도 이제는 힘 빼고 유연하게 변한 것이 우리의 눈으로도 보이는 촬영이었다. 정말 거리낌 없이 서로 웃으며 촬영했다.
네오형과 빈이 모습도 아파 보이지 않아 좋았다.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다음 순서로 넘어갈 시간이다. 오늘 저녁은 숙소가 아닌 호텔로 이동해서 차려 주시는 저녁을 먹을 계획이다.
호텔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왁자지껄한 우리들. 최신 유행의 걸그룹 노래를 틀고 포인트 안무를 따라 춘다. 호텔에 도착해서도 떠들썩하다. 차 안에서 팔만 휘저으며 따라 했던 걸그룹 안무를 온몸으로 따라 추고 있다. 제작진은 우리들의 이런 모습이 좋으신지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촬영 중이시다. 우리도 별 스트레스 없이 촬영한다.
각자 방을 배정받고, 방에 가방을 내려놓고, 저녁 준비를 기다리는 동안 야외 수영장으로 가서 여름날 수영을 하기로 한다. 드리어 여름 휴가를 온 것 같다.
호텔 측의 배려로 저녁 야외 수영장 개장이 끝나고, 이용객들이 모두 다 나가시고 나서 우리의 야외 수영장 촬영이 시작된다. 덩치에 맞지 않게 수영을 못하는 네오형에게 효기가 열심히 수영을 가르친다. 빈은 그런 둘 옆에서 계속 딴짓거리 중이다.
아마 방송에 우리 수영복 입은 모습이 나가면 대박일 것 같다. 그동안 열심히 운동한 멤버들의 몸이 보기 좋다. 네오형의 넓은 어깨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몇 개는 딴 수영선수 같고, 한 덩치 하는 막내는 그런 네오형을 압도하는 근육을 자랑 중이다. 데뷔초부터 잘 다듬어온 홍빈의 근육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요즘 열심히 운동한 결과를 보여주듯, 여름 스포츠용품 광고 촬영을 한 댄형과 케니형의 복근도 대단하다. 우리들의 엄청난 수영장 장면을 찍으신 제작자분들은 얼굴에 미소를 담고, 우리에게 계속 칭찬 일색이시다.
수영을 마친 우리는 배가 고프다. 얼른 옷을 입고 저녁이 준비되어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밥 먹으러 모이는 속도는 초고속이다.
제작진의 의도는 우아한 식사를 하며 다 같이 데뷔 초 영상과 우리의 뮤직비디오들을 보면서 추억을 이야기하고, 고마운 분들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지만, 음식을 우리 앞에 놓아두고는 힘든 일이다. 스테이크 한 조각이 입안으로 들어가자 다시 이성을 잃은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입속으로 음식을 밀어 넣기 바쁘다. 하지만, 눈은 카메라를 보면서 윙크를 하고 옆 사람에게 말 좀 하라고 옆구리를 찌르고 난리지만, 입은 음식을 오물오물 열심히 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