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의 이야기 **
네오의 말이 맞다.
네오의 말처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간이 나에게는 필요하다. 자신의 과거를 말하지 않는 네오의 아픔이 우리를 향하는 질문에 묻어난다. 가슴이 저린다. 마음이 조각나는 것 같이 아프다.
벽에 붙은 시곗바늘이 새벽 세시를 넘어가고 있다.
이젠 정말 잠을 좀 자야 한다.
어떻게 잡은 공중파 방송 스케줄인데, 내일 촬영에 우리의 피곤한 모습을 보이면서 촬영할 수는 없다. 오늘도 하루종일 우리 모두 제대로 집중하지 않아서 걱정인데, 내일까지 그러면 곤란하다.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다고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니 일단 눈을 붙이고 천천히 우리가 놓친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멤버들을 달랜다. 네오와 빈을 방에 남겨두고 모두 일어서자고 보챈다.
네오를 달래기 위해 어깨동무로 붙잡고 있는 효기를 풀어내고, 침대에서 끌어 내려 방문 밖으로 보낸다. 방바닥에서 일어설 기미가 안 보이는 나비와 케니를 일으켜 세워 둘의 방에서 내몬다. 나도 피곤하다. 그런데 잠은 안 온다. 모두가 그럴 것이다.
방을 나서며, 빈에게 한 가닥이라도 용기를 주고 싶어 이야기를 꺼낸다.
“너, 내 영혼이 들어있던 그 소나무 아래 박수 무당 몸을 묻은 거 생각나니? 그 소나무는 자기 뿌리 밑에 묻힌 박수 무당 몸을 잘 흡수해서 더 튼튼하게 자랐어. 그리고 지금은 어디 있는지 아니?”
빈의 눈과 마주친다.
“창덕궁 인정전의 기둥으로 아직 잘 버티고 서 있어.”
윙크를 해주고 나도 이제 자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