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니의 이야기 **
댄 형과 눈이 마주쳐서, 댄 형에게 소나무에서 댄형으로 영혼이 옮겨오게 된 질문을 던져 본다.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대화가 아니어서 그런지, 질문들이 머리에서 정리가 안 되고 마구잡이로 입 밖으로 나왔지만 댄형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이야기를 해준다. 누군가와 이런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댄형의 이야기를 듣는다. 형도 나처럼 영혼이 이동돼서 왔구나.
그 옛날, 선비가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그냥 그렇게 가버려서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몇백 년을 소나무에서 꽃으로, 꽃에서 꽃으로 영혼이 옮겨 다니며 살았다. 하지만, 이런 생명의 영혼을 깨워 주워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었다고 선비에게 말하고 싶었다. 옆에 앉은 빈의 어깨에 한 팔을 들어 껴안으며 이 말을 한다.
“아, 왜이레”라고 내 엉킨 팔을 푸는 빈의 얼굴에 마냥 귀찮아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리고 지금 이 아이, 케니의 몸과 본능이 원하는 것을 내 영혼이 잘 따르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의 내 인생이 행복하다는 고백도 빈에게 한다. 댄형과 마찬가지로 아마 처음 인간의 몸에 들어와서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경험을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모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믿고, 가수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미친 듯이 달려와서, 아니 달려가고 있는 지금의 내가 대견하고 특별해서 행복한 것 같다.
그리고 나 이외에도 소나무의 영혼을 가진 세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을 오늘 갑자기 알게 되어서 기쁜데, 우리가 모인 이 순간이 우리 영혼들의 마지막이 될 것이 너무 슬프다는 이야기도 한다.
“나, 우리 그냥 다 같이 이렇게 있고 싶어!”
빈을 향해서가 아니라, 우리 팀 모두에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