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의 이야기 **
더 이상 촬영에 우리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들어가길 원하지 않는 것은 나뿐만은 아닌듯하다. 소속사 차에 탑승한 나와 댄, 빈, 효기. 아무도 더 이상의 말을 않는다. 차 안에서 우리는 극도의 피로감에 모두 꾸벅꾸벅 졸고 있다. 나도 감겨오는 눈꺼풀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제일 앞자리에서 몸을 돌려 우리를 찍고 계신 카메라 감독님도 더 이상은 찍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카메라를 거두신다. 그렇게 조용해진 차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덜컹하고 차가 멈춘다. 깜짝 놀라서 내가 잠을 깬다. 앞 자석에 앉은 빈은 언제부터 잠이 깨어 있었는지 창밖을 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내 옆자리의 효기도 깨어 있다. 그동안 핸드폰으로 잠든 우리들의 얼굴을 찍고 있었었다.
조용하게 빈에게 말을 걸어본다.
“빈아, 우리를 왜 깨웠어?”
“형, 솔밭 근린공원에서 우리 숙소까지 한 시간 걸리니까, 좀 더 쉬세요!” 효기의 일침이 날아온다.
빈이 뒤를 돌아보며, 효기를 보고 웃는다. 그리고 나에게 대답한다.
“그림 때문이었어. 일월오봉도”
“응? 일월…뭐?”
“일월오봉도. 그림 이름이에요.”
“그림?”
처음 들어본 낯선 이름에 나는 되물어 보지만, 우리의 목소리에 카메라 감독님이 깨어 나시는 것 같아 우리는 더 이상 말을 않는다.
그렇게 빈과 같이 차창 밖을 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소나무 숲길에서 비의 “한낮의 숲속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는 거지꼴이다. 모두 급하게 샤워를 하고 의상을 다시 입고,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를 한다. 재촬영 준비에 필요한 모든 인원이 우리 숙소로 모여서 시끌벅적하다.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낼 엄두를 못 낸다.
모두 핸드폰 속의 카톡방에 매달려 대화라도 해보고 싶은듯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마음이 타들어 간다.
== 7화. 촬영 첫날, 14:30PM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