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의 이야기 **
효기에게 내몰리듯이 언덕길을 허겁지겁 내려오고 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것인가..그러면서 나는 나의 영혼이 살아온 이야기와 닮은 케니의 짧은 이야기를 듣는다. 켄의 이야기와 여름 소나기가 나를 정신 차리게 한다.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 내려와서 비를 피하려 건물 안으로 모두 같이 몰려 들어가려는데 빈의 “형”이라는 다 죽어가듯 기어들어 가는 소리를 듣고 멈추었다. 쏟아지는 빗속에 흠뻑 젖은 빈의 몸은 케니을 향해 있지만, 얼굴은 땅을 보고 있다. 둘을 바라보며 나도 그냥 빗속에 서 있다.
내 눈에 들어온 케니의 얼굴이 젖어 있다. 땅을 보고 서 있는 빈은 온몸이 젖어 있다. 어깨가 들썩이는 빈이 보인다.
“미…안…해…”
라고 말하며 주차장 건물 앞에서 비에 젖어 울고 있는 빈의 눈물을 보는 순간 나의 외로움이나 그 어떤 다른 모든 감정보다 우리 팀의 멤버로, 동생으로, 이 녀석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다. 케니가 빈을 안아주는 것이 보인다.
빈이 정말 그 선비라면, 내 동생 빈도 절대 만만하지 않은 몇백 년을 살았을 것이다. 마음이 시키는 데로 나도 뛰어가 둘을 와락 안는다.
조금 있으니 조용하게 네오가 다가와 그런 우리를 안아 준다.
그러고 있는 우리를 다시 나비가 박력 넘치게 안아준다.
소나기를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간 카메라 감독님이 우리를 찍고 계신 것이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