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 이야기 **
나를 바라보며 서 있는 우리의 멤버들.
내 머릿속은 계속 이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내가 깨운 소나무 네 그루의 영혼이 모였다.
이곳에서.
내가 처음 소나무에게 영혼이라는 것을 가지게 한 장소에서.
분명히 그들은 불에타 죽어 사라졌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영혼의 영생을 끊을 수 없으리라 절망하며 몇백 년을 이어 온 강제 되어진 누군가의 삶이었다.
그들도 내가 겪은 것과 같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까? 나를 기다렸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꿈 같은 일이 있기를 기도했는데, 지금 이 순간이 왜 이리도 무섭고 두려운지 모르겠다. 나를 위축시키는 두려움과, 이들과 드디어 한자리에 모였다는 기쁨이 뒤섞여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 모든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지금 나와 마주 서서 나를 바라보는 나의 멤버들의 눈에서 이 현실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쁜 마음과 미안한 마음과 놀라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멤버들에 둘러싸여 땅만 보고 있다.
PHOTO POINT, 소나무 쉼터.
소나기가 오려는 하늘 아래에서 서둘러 촬영 마무리를 하고 우리는 주차장으로 출발한다. 아무 말도 없이 우리는 산길을 반 이상 뛰다시피 내려왔다. 작가님이 주차장에 다 와 간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 말을 들은 켄형이 내 옆으로 다가와 내 얼굴을 보고 눈웃음을 건넨다. 우리는 지금 가볍게 달리고 있다.
우리의 어색한 침묵을 깨고, 켄형이 말을 꺼낸다.
“빈아, 나는.”
자신의 소나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비가 우리 옆으로 온다. 우리 앞에서 달리고 있던 네오형이 뒤를 슥 하고 돌아보더니 우리와 속도를 맞추어 준다. 효기에게 끌려가다시피 앞에서 달리고 있던 댄형도 속도를 늦추고 우리와 속도를 맞추어 케니형의 이야기를 듣는다.
소나기는 갑자기 쏟아져 내렸다.
쏟아지는 소나기 속에 케니형은 이야기를 멈추고, 그렇게 우리는 빗속을 달려 주차장에 다다랐다.